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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모든 기획을 이렇게 요약할 수 있을까?
사랑의 얼굴과 그 얼굴을 내게서 앗아가는 시간 앞에서 내가 느끼는 혼란을 동시에 제시하는 것. --- p.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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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처럼 아름다운
웃음처럼 가까운 죽음처럼 불가능한. 한평생에 몇 번이나 될까? 백 번? 오백 번? 우리는 낯선 집에서 잠을 깨고, 비행기에 올라타며, 사랑하는 이를 떠나고, 그리고 불현듯 신비가 다시 찾아와, 모든 기준들을 산산조각 내고, 말하고 싶은 바로 그 갈망이 우리의 목을 죈다, 우리를 대신하고 나서는 한마디를 허공 속에 외치고 싶은 갈망이. 이런 순간들은 서로 결합하지도 않고, 하나의 인식으로 이어지지도 않으면서 살아남아, 쌓여간다. 무수한 단자들로...... --- p.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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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판본
세계적인 사진 작가 베르나르 포콩의 사진집 『사랑의 방』이 출간되었다. 50편의 사진과 에세이가 함께 공명하고 있는 이번 작품집은 한국의 독자들을 위해 기획한 세계 최초의 판본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각별하다. 베르나르 포콩은 작품 시리즈인 '이미지의 종말' 이후 작품 활동을 접고, 당분간 전시활동에만 주력할 예정이다. 따라서 이번 한국에서의 전시와 함께 출간되는『사랑의 방』은 그의 후기작들을 살펴보는 데 있어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이다.
유년과 청춘의 시기는 포콩이 가장 사랑했던 시간들이다. 이미 지나간 시간, 추억이 깃들였던 공간에 두 번 다시 발 담글 수 없지만 포콩은 사진을 통해 과거를 재현하려는 시도를 해왔다. 포콩의 대표작은 1980년 마네킹 인형으로 소년 시절의 추억을 재현한 '여름 캠프' 시리즈이다. 이 작업을 계기로 '메이킹 포토의 선구자'로 인정받기 시작한 포콩은 1986년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개최된 프랑스 미술전에서 일대 변신을 보여준다. 짙은 상실감이 감도는 '텅 빈 방'의 실내 풍경을 통해 '시간'에 대한 성찰을 보여주는 작품들을 선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마네킹' 시리즈에서 치밀한 계산과 준비작업을 통해 완벽주의적인 면모를 보여주었다면 '방' 시리즈에서는 남겨진 흔적을 통해 사랑의 실체를 더듬으려는 결핍의 안타까운 몸짓을 그대로 드러내 보였다. 『사랑의 방』작업에서 베르나르 포콩은 사진 찍기라는 행위에 내포되어 있는 소유욕에서 물러나 결국은 아무 것도 소유할 수 없음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여준다. '부재'의 공간을 채워넣으려는 시도 대신, '부재'에 적응하고자 노력함으로써 오히려 현존에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역설적 메시지는 황혼기에 접어든 포콩의 성숙함을 느끼게 한다. [우리는 어떤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사진을 찍는다. 그러나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음을 곧 깨닫게 된다. 하여, 잃어버린 것의 영광을 노래하기로 결정하자, 기적이 일어난다. 부재에 적응하려고 세심히 노력함으로써, 현존의 매우 확고한 인상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사진은 종교적 실천이다. 얻으려 생각하는 것을 얻지 못하고, 구하려 생각하는 것을 구하지 못하지만, 더 많이 얻고, 더 많이 구할 수 있으니 말이다. --- p.9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