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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13 / 서문: 나비처럼 날아서…… 17
[1부 캐시어스 클레이] 권투 선수의 꿈 33 / 격렬한 싸움 49 / “더 그레이티스트” 56 / 유명세 66 [2부 무하마드 알리] 타이틀 결정전 81 / “내 이름이 뭐야?” 98 / 추방된 권투 선수 111 / 가장 잔인한 경기 121 [3부 우리의 챔피언] 알리 대 프레이저 133 / 귀환 148 / 스모킹 조 대 전설적 영웅 163 / 정글의 혈전 171 [4부 경력이 끝나다] 링의 전사 187 / ……벌처럼 쏘다 200 / 인생의 격투 208 / 유산 214 해제 226 / 옮긴이의 말 238 / 사진 출처 243 / 참고 문헌 244 / 시합 연표 245 / 찾아보기 249 |
Walter Dean My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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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알리는 영웅들을 망가뜨리는 권투라는 스포츠의 헤비급 챔피언 선수였다. 조 루이스는 1982년 세상을 떠날 때 심한 뇌 손상이 있었다. 거리에서 우리와 놀아 주던 나의 영웅 레이 로빈슨은 1989년 사망 당시 알츠하이머병에 시달렸다. 알리를 상대로 싸운 제리 쿼리는 1999년 ‘정신을 못 차리는 혼미’한 상태로 죽었다고 한다. 이 책의 자료를 모으기 위해 플로이드 패터슨 사무실과 연락이 닿았을 때 그 역시 뇌 손상으로 고통받았다는 것을 알았다.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파티에서 조 프레이저와 짧게 이야기를 나눌 때 살짝 불분명한 그의 발음이 수상쩍었다. 권투는 알리가 지배한 경기이자 자기 자신을 헌신한 경기였다.
--- p. 13~14 “춤을 출 거예요!” 알리가 노래했다. “춤을 추겠어!” 그 노래가 슬퍼서 노래 부르던 몇 사람은 눈물을 글썽거렸다. 피할 수 없는 죽음의 길을 가는 그리스 영웅처럼 카리스마 있는 젊은 선수가 탈의실에서 마지막 노래를 부르는 동안 노먼 메일러는 깊은 숨을 내쉬었다. 도전자 알리가 먼저 나왔다. 알리의 수행 팀이 후덥지근한 아프리카의 밤을 가르며 천천히 걸어 나왔다. 관중은 링으로 향하는 알리에게 환호했다. 사람들이 손을 뻗어 알리를 만졌다. 알리는 링에 올라서서 권투 장갑 낀 주먹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포먼과 그의 팀이 천천히 링으로 뛰어왔다. 포먼은 권투의 미래였다. 젊고 튼튼하고 활기가 넘쳤다. 포먼은 얼른 링으로 가고 싶은 것처럼 보였다. 포먼은 자신이 받아야 할 예우를 알리에게 뺏긴 챔피언이었다. --- p. 176~1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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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더 그레이티스트’가 우리에게 남긴 것
월터 딘 마이어스는 알리의 영웅적인 면모를 드라마틱하게 그리는 대신, 그의 삶과 그가 산 시대를 냉철하게 서술한다. 인종차별이 극심하던 1942년 텍사스에서 캐시어스 클레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그가 독창적인 스타일로 올림픽 챔피언과 세계 헤비급 챔피언에 잇달아 등극한 순간, 그리고 정상에 선 클레이가 노예 소유주의 이름을 버리고 무하마드 알리로 거듭났음을 선언한 순간과 베트남전쟁 징병을 거부한 대가로 챔피언 타이틀을 빼앗긴 뒤 복귀하기까지의 험난한 여정 등, 알리의 삶에서 결정적인 순간들과 주요 경기들을 몽타주하듯이 빠르고 힘 있게 서술한다. 저자는 알리가 복서로서 그리고 운동가로서 어떤 위업을 이루었고 세상에 어떤 메시지를 던졌는지 객관적인 시각으로 평가한 뒤, 알리의 삶에서 우리가 얻어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가 ‘용기’라고 말한다. 용기는 두려움을 버리는 게 아니다. 용기란 두려움을 직면하는 의지, 평생 위험에 맞서는 의지, 도덕적으로 옳은 일을 반드시 해내는 의지가 있다는 뜻이다. 작가들은 알리가 리스턴을 두려워하고 입대를 두려워하고 ‘이슬람 국가’를 외면하는 것을 두려워했다고 말했다. 알리는 두려웠지만 자신에게 닥친 모든 일에 맞설 만큼 충분히 분별이 있고 담대했다. 알리는 인생에서 다운된 적도 있었고 다시 일어날 용기도 있었다. (……) 무엇을 하고 있건 무엇을 했던 알리는 언제나 걸출한 인물이었다. 알리는 늘 옳은 일이라고 믿는 바를 행했다. 그것은 누구나 인생에 바라는 최고치다. _본문 222~223쪽(유산) ‘더 그레이티스트’,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다 열여덟 살에 로마 올림픽 라이트헤비급 금메달 획득, 프로 통산 61전 56승(37KO) 5패, 세계 헤비급 챔피언 3회 등극. 우리에게 무하마드 알리는 무엇보다도 ‘위대한 복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책은 알리가 링에서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일별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구성을 취하고 있다. 1954년 열두 살의 삐쩍 마른 꼬마였던 클레이가 애지중지하던 자전거를 도둑맞은 뒤 복수를 다짐하며 권투에 입문하는 순간부터 1981년 서른아홉 살의 노장 알리가 트레버 버빅에게 난타당한 뒤 판정패한 마지막 경기까지, 알리가 링 위에서 보낸 27년의 세월 속에서 가장 빛나거나 가장 극적이었던 순간들을 짧은 분량으로 박진감 넘치게 그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압권은 1964년 2월 25일, 겁에 질려 시합에 나서지도 못할 거라던 모두의 예상을 깨고 스물두 살의 풋내기 클레이가 폭력단 행동대 출신의 헤비급 챔피언 소니 리스턴을 7회 TKO로 무너뜨리는 장면이다.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는 명언을 탄생시킨 이 시합에서 클레이는 힘으로 밀어붙이는 거구 리스턴을 빠른 발놀림과 주먹으로 유린한 끝에 스스로 손을 들게 만든다. 격투 세계가 망연자실했다. 챔피언 리스턴이 시합을 중단했다. 캐시어스 마셀러스 클레이는 이제 세계 헤비급 챔피언이었다. 무슨 일이 생겼을까? 어떤 사람들은 조작일 거라고 말했다. 클레이의 탈의실에서 대혼란이 벌어졌다. 기자들은 큰 소리로 질문을 던지며 들어가려고 했다. 원기가 넘치는 클레이는 자신이 왕이라고 전 세계에 소리 지르고 있었다. 탈의실에서 세컨드가 리스턴의 얼굴에 난 상처에서 흐르는 피를 지혈하려고 애썼다. 상처는 진짜였다. 땀과 피와 고통도 진짜였다. 그 점에 대해서는 리스턴 아니 그 어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이 녀석 누구야?” 리스턴이 놀라서 중얼거렸다. _본문 29쪽(서문) 이 밖에도 “캐시어스 클레이로 알고 있는 사람을 다른 이름으로 부르지 않겠다고 언론에 떠든” 어니 터렐을 난타하며 “내 이름이 뭐야?”라고 포효한 1967년 2월 6일의 시합, 링으로 돌아온 알리에게 프로 데뷔 후 첫 패배를 안긴 1971년 조 프레이저와의 시합, 알리가 링을 떠난 사이 무적으로 군림하던 조지 포먼과 킨샤사에서 맞붙어 챔피언 타이틀을 탈환한 1974년 ‘정글의 혈전’, 평생의 라이벌이었으며 당시 1승 1패를 주고받았던 조 프레이저와 세 번째 맞붙어 승리를 거둔 1975년 ‘마닐라의 스릴러’ 등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무하마드 알리와 격동의 역사 무하마드 알리를 ‘더 그레이티스트’로 만든 첫 번째 요인은 링에서 쌓은 업적이지만, 가장 큰 요인은 그가 안락함을 버리고 또다시 힘든 싸움에 뛰어들었다는 점이다. 캐시어스 클레이가 태어난 1942년은 철저한 인종 분리 정책으로 인해 흑인과 백인이 평행지구처럼 서로 동떨어진 세상에서 살았던 시대다. 흑인들은 백인 전용 식당과 학교를 이용할 수 없었고 대중교통이나 영화관에서 백인과 나란히 앉을 수 없었다. 저자는 다른 많은 흑인 청년들처럼 인종차별에 순응하며 살아갈 수도 있었던 클레이가 어떻게 불의에 맞서기로 결심하게 되었는지 역사적인 맥락 속에서 차근차근 설명한다. 캐시어스 클레이는 누구였을까? 클레이는 인종차별이 심한 남부에서 성장한 흑인이자 꿈을 쫓아야 할 시기에 빗자루를 잡아야 했던 흑인들을 지켜보았던 흑인이었다. 피부색 때문에 마실 수 없었던 음수대를 보면서 수치심을 느꼈던 흑인이었다. 1963년 8월 28일 클레이는 민권운동에 대한 전국적인 지지가 쇄도한 워싱턴 평화 대행진을 보았다. 그러나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앨라배마 주 버밍엄의 흑인 교회 폭파 사건으로 어린 소녀 네 명이 죽었다는 것도 알았다. _본문 70~71쪽(유명세) 이 책은 무하마드 알리라는 걸출한 인물을 통해 격동의 시대를 조망하는 역사서이기도 하다. 핍박 속에서도 세차게 타오른 흑인 민권운동의 열기, 미국 대법원으로부터 인종별 분리 교육이 불법이라는 판결을 이끌어 낸 1954년 ‘브라운 대 교육위원회 소송 사건’, 마틴 루서 킹으로 대변되는 통합 운동 진영과 맬컴 엑스로 대변되는 분리 운동 진영의 갈등, 차별 철폐를 위해 25만 명이 함께한 1963년 워싱턴 평화 대행진, 존 F. 케네디?맬컴 엑스?마틴 루서 킹?로버트 케네디의 연이은 암살, 베트남전쟁과 반전운동, 또 다른 방향에서 자유를 외친 히피들의 플라워 무브먼트 등, 당대를 뒤흔들었던 역사적인 사건들이 작은 책 속에 알차게 담겨 있다. 패자들에 바치는 송가 이 책은 무하마드 알리의 위대한 승리와 투쟁에 대한 책이면서, 한편으로는 처절한 패배와 희생에 대한 책이다. 아울러 태산만큼 큰 용기나 의지로도 피해 갈 수 없는 수렁에 대한 책이며, 빈손으로 돌아서는 수많은 패자들과 궁극적으로는 아무도 승리하기 힘든 비극적인 싸움에 바치는 송가다. 월터 딘 마이어스는 보는 이들의 피를 절절 끓게 하는 이 박력 있는 스포츠가 링 위에서 서로 맞부딪는 선수들에게는 피가 튀고 뼈가 으스러지는 잔혹극임을 책 전반에 걸쳐서 거듭 얘기한다. 최고의 선수란 예외 없이 우리 모두가 교육받아 온 억제의 장벽을 아주 쉽게 무너뜨릴 수 있는 사람이고, 상대를 세게 내려쳐 인사불성에 빠트리겠다는 의지로 링에서 분노할 수 있는 사람이고, 링 바닥으로 쓰러져 피 흘리는 상대를 지켜볼 수 있는 사람이다. 프로 수준에서 싸우기 위해서는 사람들을 다치게 하고 싶어야 한다. 또다시 펀치를 날릴 때 그 선수의 눈에서 무력한 표정을 보고 싶어 해야 한다. 프로 권투란 피와 통증과 더 많은 고통이 있는 운동이다. 노골적인 잔인성이 당연한 운동이다. 그게 싫다면 그 선수는 그곳에 있지 말아야 한다. 이 사안의 부정적인 면은 분명하다. 상대를 인정사정없이 두들겨 패고자 하는 것이 권투 선수의 욕구라고 한다면 상대의 목표 또한 동일하다는 점이다. 인간의 몸이 치르는 희생은 충격적이다. 아치 무어가 말했듯이 “네 몸에는 일정 수의 격렬한 싸움의 흔적이 들어 있다.” _본문 51~52쪽(격렬한 싸움) 게다가 이 스포츠는 극소수의 승자들에게만 충분한 보상을 할 뿐 대다수에게는 결코 수지맞는 장사가 아니다. “권투에 입문하는 젊은 선수들은 권투가 보장하는 거금을 받고자 방법을 모색”하지만 대부분은 “자잘한 시합을 몇 차례 뛰다 패배하면 다른 직업으로 옮”기게 마련이고 “역설적이게도 그 길이 아주 큰 위험을 마주하는 권투 세계에서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저자는 말한다. 대부분의 젊은 선수에게 권투는 저항할 수 없는 매력이 두 가지 있었다. 첫 번째는 고액의 수입과 시합에 거는 희망이었다. 먹고살기 위해 바닥 청소를 하는 남자에게 고급스런 옷과 돈다발과 명성이 있는 풍족한 생활을 가져다줄지도 모를 시합 말이다. 이 꿈의 부정적인 측면은 권투로 돈을 버는 선수들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1960년대 중간급 선수의 통상적인 대전료는 2,500달러에 불과했다. 이 돈에서 훈련비, 세컨드 보수, 의료비, 장비, 여행비를 지불하고 매니저에게 대략 40~50퍼센트 정도를 줘야 했다. 오늘날도 가장 낮은 수준의 시합에서 버는 돈은 필요 경비보다 몇 달러 더 되는 정도다. _본문 50~51쪽(격렬한 싸움) 약육강식의 논리가 지배하는 싸움판에서 무하마드 알리는 부와 명성을 거머쥔 극소수 중 하나였으며, 그중에서도 가장 위대한 승자였다. 그러나 그는 “영웅들을 망가뜨리는 권투라는 스포츠의 헤비급 챔피언”이었다. 그리고 “권투는 알리가 지배한 경기이자 자기 자신을 헌신한 경기였다.”(본문 15쪽) 월터 딘 마이어스는 영웅의 삶이 주는 벅찬 감동만큼이나 큰 고뇌와 고민을 독자들에게 안기면서 책을 마무리한다. 어쩌면 이 책은 육체의 고통에 관한 이야기이고, 우리가 영웅을 어떻게 잃을 수밖에 없었는지 짚어 보는 비통한 보고서일지도 모른다. 선수로서 알리의 몰락은 불가피했다. 권투를 사랑했던 남자는 너무 오래 권투에 매달렸고 오랫동안 자신을 존재하게 했던 의지를 과신했다. 알리의 마지막 시합인 버빅과의 경기에서 한 스포츠 기자가 알리의 오랜 경호원 왈리 ‘블러드’ 무하마드를 돌아보며 말했다. “블러드, 알리가 다쳤어요.” “맞아요, 알리는 아파요.”가 대답이었다. 전 미국이 그 통증을 느꼈다. _본문 206~207쪽(인생의 격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