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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Scene 01 6회초 2사 2루 Scene 02 상대 선발 투수의 심리를 읽다 Scene 03 6회말 무사, 투수 이승호 -최정의 징크스 -시즌 초반 SK 마운드를 홀로 지킨 이승호 -중간계투 관리법 -투수의 공을 직접 받는 이유 Scene 04 운명을 가르는 내야 땅볼 -잠실구장의 딱딱하고 울퉁불퉁한 내야 -내야수를 위해 캠프지를 바꾸다 -내야진과 투수진의 궁합 -6회말 무사 1루 Scene 05 볼카운트 1-3 -1- -최악을 염두에 둔 볼 배합 -볼 배합의 기준 -초구, 바깥쪽 낮은 볼. 142㎞ -좋은 투수의 5가지 능력 Scene 06 볼카운트 1-3 -2- -포수 정상호의 입장 -투수 이승호의 입장 -타자 나지완의 입장 -박경완의 전화 -깜빡했던 2차전 나지완의 타석 Scene 07 KIA 6번 타순의 비밀 -KIA 6번 타순의 비밀 -연결하는 6번 -이종범 -SK의 타선의 키는 8번 Scene 08 도루가 3배 많았던 KIA -위장 스퀴즈 -도루를 둘러 싼 수 싸움 -도루의 기술, 5초의 비밀 Scene 09 6인 로테이션 -곽정철의 파워커브 -6인 선발 로테이션 -로테이션의 비밀 Scene 10 좋은 포수란 무엇인가 Scene 11 단기전에서 포수의 역할 -상대 중심 타자를 막아라 -투수들의 자신감 Scene 12 박경완의 전화 3통 -박경완의 첫 번째 통화 -박경완의 두 번째 통화 -마스크를 쓴 채 밖의 시선으로 -글로버의 포크볼 Scene 13 단기전의 하위타선 -단기전, 하위 타선의 맹활약 -SK 킬러, 안치홍 -최경환의 마지막 안타 Scene 14 나주환은 왜 홈에 던졌나 -1점차, 내야수비 -나주환은 왜 홈에 던졌을까 Scene 15 투수의 구위와 수비위치 Scene 16 복잡 미묘한 대타작전 Scene 17 최희섭과 김상현 -타격은 변한다 -최희섭, 카멜레온 타자 -빨리 찾아온 소포모어 징크스, 김상현 -7회말 1사 만루, 최희섭-김상현 Scene 18 분석으로 보이지 않는 것들 -기세 싸움 -주도권을 잡기 위한 1-0 -시리즈의 첫 단추 Scene 19 잠수함 투수의 생존법 -잠수함 투수의 왼 무릎 -투구폼의 변화 Scene 20 10승 투수로 홀로 선다는 것(우리가 새가슴 투수라 부르는 것) Scene 21 투수의 쿠세 -투수는 미리 공을 결정한 뒤 던진다 -투구습관을 둘러싼 전쟁 -투구습관 파악의 유효성 -용병 투수들의 자신감 Scene 22 KIA의 준비된 수비 Epilog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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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다 똑같아요. 그때 우리는 이기고 있었어요. 6회초 5-1이 됐을 때, 상호가 홈을 밟았을 때, 이겼다고 생각했어요. 남은 아웃카운트는 겨우 12개였어요. 우리가 1년 동안 잡은 아웃이 수천 개예요. 그런데, 그게 잘 안 됐어요. 그거 알아요? 그 전날, 마지막 시합이잖아요. 밤새 고민 했어요. 몸도, 마음도, 머리도, 온통 야구 생각 밖에 안 했어요. 밤새 정리한 걸 A4 용지에 적어서, 아침에 선수들에게 나눠줬어요. 6차전까지 헤매던 정근우가 7차전에서는 찬스를 만드는 안타를 쳤어요. KIA 선발 구톰슨에게 예상외로 초반에 우리가 밀렸어요. 양현종에 대비해 왼손타자들에게 조언한 게 있어요. 사실, 곽정철이가 제일 두려웠어요, 우리는. 최희섭과 김상현은 어떻게 막았는지 알아요? 9회초 이길 수 있었어요. 이현곤과 안치홍은 예상을 완전히 벗어났어요. KIA가 준비를 많이 했어요.
너무나 많은 말이 쏟아져 나왔다. 별로였던 냉면 맛은 싹 잊을 정도로 가슴이 뛰었다. 상자를 연 판도라의 마음을 알 것 같았다. 그 안에는 세상의 모든 방정식을 풀 수 있는 비밀의 공식이 있는 듯했다. 투수 중심의 볼 배합은 가장 통상적인 방법이다. 현재 마운드에 올라와 있는 투수의 능력을 우선 고려한다. 투수의 스터프가 제대로 들어오고 있는지, 위력이 떨어지지 않았는지, 원하는 코스대로 잘 들어오고 있는지를 판단해 볼 배합을 결정한다. 투수가 타자보다 능력적으로 우위에 있거나, 아니면 반대로 아주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투수가 던질 수 있는 공 중 그나마 나은 공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때 투수 중심의 볼 배합을 가져가야 한다. 타자 중심의 볼 배합은 포수 중심의 볼 배합과 일맥상통한다. 포수가 타석에 들어선 타자를 꼼꼼히 살펴 타자의 약점이나, 투구에 대한 반응을 통해 타자의 노림수를 파악해 이와 반대로 적용하는 볼 배합이다. 이때 타자에 대한 데이터와 타자의 심리 상태 등이 고려 요소가 된다. 타자의 약점이 확실해 보일 때 타자 중심의 볼 배합이 우선할 수 있다. 상황 중심의 볼 배합은 점수 차와 아웃카운트, 수비 위치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위기 때 희생플라이조차 맞지 않아야 하는 상황이라거나, 병살타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 또는 특정한 방향(좌익수 또는 우익수 방향)으로 타구를 보내면 안 되는 상황 등일 때 적용된다. 다음 타자를 상대하는 게 나을 경우도 상황에 따른 볼 배합이 적용된다. 물론, 상황 중심의 볼 배합은 투수의 구위와 제구력 등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 정상호도 위 3가지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민해야 했다. 타자 나지완은 선이 굵은 스타일의 공격을 한다. 주자는 빠르지만, 4점차다. 상대 벤치 또한 중심타선을 뒤에 두고 무리한 작전을 펼칠 가능성은 낮았다. 나지완, 최희섭, 김상현 모두 정면 승부를 택할 가능성이 높았다. 정상호는 조심스럽게 이승호에게 초구 사인을 냈다. 나지완의 ‘상태’와 ‘노림수’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초구의 대응 자세를 살펴야 했다. 무엇보다, 중심타자 3명을 돌파해 낼 수 있는지, 이승호의 공을 파악해야 했다. 5차전은 다시 문학구장에서 열렸다. 김 팀장은 “경기를 앞두고 김현수의 훈련 모습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김현수의 표정은 잔뜩 굳어 있었다. 그동안의 부진을 씻고자 하는 결의가 대단했고, 예민함이 극도에 달했다. 두산 김광림 타격코치는 김현수의 그런 심리 상태를 잘 알고 있었다. 김현수를 상대로 특유의 티 배팅 연습 - 김현수의 정면에서 김현수를 향해 공을 빠르게 던져주는 - 을 시키고 있었다. 평소보다 훈련 강도가 더 셌다. 더 빠른 공이 김현수를 향했다. 김현수는 이를 악물고 배트를 휘둘렀다. 김현수의 머리에서 땀이 뚝뚝 흘렸다. 그러나 티 배팅 훈련을 마치고 배팅 케이지에 들어선 김현수의 타격은 김 팀장의 눈에 엉망으로 보였다. 김 팀장은 “이상할 정도였다. 특히 몸 쪽으로 들어오는 배팅볼에 대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자꾸 타구가 먹혔다.”고 말했다. 몸 쪽 승부가 가능할 것 같다는 판단이 섰다. 그리고 장성호에게 전달했다. “빠른 승부가 몸 쪽으로 가능할 것 같다” 결과는, 실패였다. 김현수는 2회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들어선 첫 타석, 볼카운트 1-2에서 들어온 몸 쪽 직구를 완벽하게 때려 홈런을 만들어냈다. 경기 전 타격 연습 때 보여준 밸런스와는 완전히 달라졌다. 이유는 배트였다. 배트가 바뀌어있었다. 김현수는 2009시즌 초반까지 손잡이 끝에 테이프가 뭉툭하게 감긴 스타일의 배트를 사용했다. 그곳에 오른손 손가락을 걸어놓고 스윙을 했다. 스윙의 폭이 커지고, 힘이 실렸다. 2009시즌 때린 18개의 홈런은 그 스윙에서 나왔다. 일본에 진출한 김태균을 따라 감은 테이프였다. 시즌 후반, 다시 예전의 배트로 돌아갔던 김현수가 5?전에서는 다시 테이프가 감긴 배트를 들고 나왔다. 분석팀과 정상호는 이를 놓쳤다. 김 팀장은 “솔직히, 비가 살렸다. 그 홈런 1개는 5차전 승부를 가를만한 홈런이었다.”고 말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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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30년 사상 최고의 명승부로 기억된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의 코리안 시리즈 7차전 1982년 출범한 한국프로야구. 근 30년에 달하는 역사 속에서 수많은 명승부가 나왔다. 프로야구 원년 우승팀 OB베어스의 짜릿한 우승 세리머니, 당대 최고의 투수 최동원이 2사 2스트라이크 3볼의 풀카운트 끝에 타자를 제압하고 포호했던 코리안 시리즈 7차전, 이승엽 - 마해영의 기적 같은 역전 랑데부 홈런 등. 하지만 그 오랜 프로야구의 역사 속에서 코리안 시리즈 7차전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끝내기 홈런이 승패를 결정지었던 경우는 단 한 번, 2009년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가 벌인 명승부뿐이었다. 100년 역사의 메이저리그에서도 단 한 번밖에 없었던 짜릿한 끝내기 홈런, 그리고 승자의 환호와 패자의 눈물. 특히 이 경기 초반의 승자는 SK였기에 승자 KIA는 더더욱 환호했고 SK는 빼 아픈 패배를 곱씹을 수밖에 없었다. 승자와 패자로 갈라설 수밖에 없는 두 팀의 맞대결 하지만 두 팀 모두 위대한 승부의 주인공이었다 오랜 기간 코리안 시리즈만을 바라보고 철저히 준비를 거듭했던 KIA. 두산과 5차전 마지막 경기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그것도 1, 2차전을 연패한 후 행운의 비와 실력으로 3연승을 거머쥐고 코리안 시리즈에 오른 SK. 두 팀 중 어느 팀이 우승한다 해도 충분히 승자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낼 수 있는 상황. 특히 SK는 승리한다면 대망의 코리안 시리즈 3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할 순간이었다. 코리안 시리즈 7번의 경기, 두 팀은 과연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결과를 얻었는가. 어째서 이 코리안 시리즈 7전의 승부는 ‘위대한 승부’라 평가되는 것일까? 화려한 선수들의 플레이 뒤에 숨겨진 프런트와 코치, 감독의 치열한 두뇌싸움을 알게 된다면 야구라는 스포츠가 얼마나 심오한 것인지 실감하게 될 것이다. 그저 하나의 시합에 불과한 경기를 ‘위대한 승부’로 승화시킨 두 팀 선수, 코치, 감독의 치열한 두뇌 싸움 가장 빠르고 강한 공을 던지는 것은 투수만의 역할이 아니다. 타자의 성향, 주자, 볼카운트… 모든 상황에 따라 투수, 포수, 수비수가 대응하고 준비해야할 것들이 달라진다. 선발투수, 구원투수, 마무리투수의 목표와 역할이 다르며, 각자의 책임을 완수할수록 팀은 승리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그 모든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KIA와 SK 구단의 프런트들은 최고의 준비를 마치고 결전에 임했다. 과연 그들이 코리안 시리즈를 위해 준비했던 비책은 무엇이며 상대의 강선수를 옭아매기 위해 준비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진정한 야구의 재미는 ‘야구를 알면서’ 시작된다. 프로들의 화려한 무대 뒤에 가려져 있던 ‘진정한 승부의 광경’ 이 책에는 현재에도 프로야구 경기장 위를 뛰고 있는 선수들의 생생한 증언과 그들을 훈련시키고, 작전을 지시하는 ‘야구의 신’의 발언과 기록이 담겨있다. 데이터의 스포츠 야구, 그리고 그들이 어떻게 데이터를 만들어왔는지 이 책을 보면 다가오는 ‘가을야구’의 재미는 틀림없이 몇 배로 향상될 것이다. 2009년의 기적 같았던 승부는 2010년에도 계속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