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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문학과 의학
우리 소설에 그려진 의술의 풍경-한국 의학 100년의 흔적 농담 속에 파묻힌 진실-『아주 오래된 농담』과 의사들 난장이의 죽음, 그 이후-다시 읽는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밥과 생명의 위기-삶과 죽음과 시 은빛 마을의 풍경-『슬픈 시간의 기억』과 슬픈 몸 삶이 저물어 가는 모습-우리 시대 죽음의 백서 소와 광우병에 대한 에세이-권력·문화·욕망과 먹거리 2부 의·과학 전무나와 건강 의료대란과 소비자 주권 의료전문가와 건강 생명공학의 실상과 허상 생명과 안전의 도시는 가능한가-2003.2.18. 대구지하철참사, 100일째의 기억 상식과 전문지식의 갈등-수돗물불소화사업의 경우 광우병의 위험과 정부의 무모함 몸과 삶의 위기-인문학디 대안인가 3부 정치·사회·문화와 건강 한국인 원폭피해자 실태와 의료지원 대책 의학기술과 여성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 허물기 일상의 언어와 전문용어 사이의 간격 발문/질병의 시대에 건내는 생명의 목소리-김연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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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실린 글들은 의료계가 의약분업을 빌미로 파업을 하던 그 무렵을 전후해서 최근까지 공론의 장에서 논의되던 ‘의료’와 ‘건강’과 관련해서 쓴 글들, 의료인이 아닌 제3자의 시각에서 본 의사와 의료현장에 대한 이야기들을 내 나름의 시각에서 정리하여 묶은 것들이다. 그러다 보니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최근 논란에서부터 10년의 세월이 훌쩍 지난 생명복제와 관련된 글도 함께 실려 있다. 이렇게 오래 묵혀 둔 글까지 꺼내 한 책에 묶어 놓은 것은 우리 사회에서 이런 쟁점들이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 있을 뿐 여전히 미해결의 과제로 남아있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하나같이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하나같이 해결되지 않은 의제들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해서 잊고 무시해도 될 만한 의제는 더더욱 아니다. 우리 사회는 매일 새로운 의제들이 만들어져 사람들의 관심과 시선이 한 곳에 오래 고정되기 힘든 곳이기도 하다. 그것이 역동적인 사회의 공통적인 특성인지는 잘 모르겠다. 우리 사회에서 해결되지 않는 의제들이 쉽게 묻혀버리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우리 사회의 지적 풍토의 가벼움 탓이 아닐까 한다. 체세포 복제를 둘러싼 생명윤리적 쟁점들은 우리 사회에서 벌써 유행 지난 노래가 되고 말았지만 해결이 되었다거나, 사회적 합의를 이룬 지점이 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하는 지식인이나 언론인은 구경하기 어렵다. --- pp.8-9
지금 우리나라 의료체계는 공급과잉과 공급의 불균형이 뒤엉킨 채 가닥을 잡을 수 없을 정도의 혼란 속에 빠져있다. 의료 공급의 불균형이 사회문제가 되는 의료소외계층이 있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의료가 몸을 보살피는 기술과 지혜의 차원을 넘어 소비의 대상, 때로는 부를 과시하기 위한 수단으로 남용되고 있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최소한의 질서마저 무너진 의료시장에서 국민들은 약에 찌들어 있다. 어느 한 곳에서도 의지할 곳을 찾지 못했던 고단한 육신을 달래기 위해 무한정 약에 의존해 온 것일지도 모른다. --- p.42 지금 의사들이 해야 할 일은 의권을 쟁취하기 위한 싸움이 아니라, 사회 전체를 병동으로 만들어 이익을 챙겨가는 세력들과의 싸움이다. 그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힘은 국민들의 신뢰와 애정이 뒷받침된 의사의 자존심과 오기뿐이다. --- p.65 의약분업시대의 소비자 주권 운동이란 것 또한 별다른 것이 아니다. 의사와 약사에 의해 일방적으로 규정된 약과 주사에 대한 문화를 바로잡는 것이고 시민사회의 이런 움직임 없이 의약분업이란 제도만으로 약물의 오남용은 결코 줄어들지 않는다. … 의료에 관한 소비자 주권 운동은 의학기술에 의해 왜곡된 인간과 생명의 가치를 바로잡는 가치전환 작업이어야 한다. 이것은 기술과 자본의 종속에서 스스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의사들을 견인해내는 가장 강력한 힘일 수도 있다. --- p.173 우리가 지금까지 보아왔던 모든 개발과 발전의 과정에는 생명의 파괴가 전제되어 있었다. 그 생명에는 우리 인간의 생명도 포함되어 있다. “생명과 안전의 도시”라는 꿈은 개발과 발전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꿈일 것이다. 기술과 도구를 이용하여 이룩한 진보의 역사가 이어져 오면서 인간은 기술에 대해 무한한 환상을 키워왔다. 그 결과 온 지구촌이 지금 엄청나게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기술과 개발, 그리고 인간을 포함한 이 땅의 모든 생명들의 가치에 대한 철저한 성찰 없이 첨단기술로만 건설된 도시를 “생명과 안전의 도시”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 p.210 몇 해 전부터 의학계의 각 학회는 ‘세포분열’을 거듭하고 있고 이에 따라 수많은 분과학회가 생기고 있다. 하지만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세포분열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 이것이 무한경쟁에 내몰린 의사들의 경쟁력을 높이고, 의사들 사이의 영토분할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머지않은 장래에 더 큰 문제를 불러올 것이다. 국민들의 일상 문화나 정서와 괴리된 전문성은 1차 의료현장에서는 쉽게 뿌리내리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지금 1차 의료현장에서 절실히 필요한 것은 고도의 세련된 전문성이 아니라 사람을 전인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1차 의료기관의 포괄적 기능이다. 수많은 인재들이 몰려들고 또 의사들의 높은 교육수준에도 불구하고 의료계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팽배한 이유를 깊이 헤아리지 못한다면 의료계의 앞날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을 것 같다. --- p.3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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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 의료 현실과 사회 문화에 대한 에세이
질병의 시대에 건네는 생명의 목소리 대구경북 인의협(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를 역임했으며 우리 사회 주요이슈들에 대한 에세이들을 발표해왔던 신경과 전문의인 김진국이 지난 10년 동안 발표했던 글을 추려 묶은 에세이집이다. 이 책은 의료계의 주요 쟁점에 대한 논의와, 생에서 죽음에 이르는 인간의 몸과 생명에 대한 성찰, 문학에 반영된 인간과 의료계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의료인과 의료현장의 모습이 담겨있는 문학작품을 통해 우리 사회의 의료 현실을 통찰하고자 한다. 또한 우리 사회의 현실을 담고 있는 문학작품에서 의료인으로서 저자가 느낀 삶과 죽음의 문제, 의학과 건강의 문제를 돌아본다. 2부는 의료와 건강과 관련된 전문가들의 주장에 대한 비평이나 반론 성격의 글들을 모은 것으로, 우리 사회의 주요 이슈들에 대해 의료 전문가로서 판단하고 책임져야 했던 문제들에 대해 성찰한다. 3부에서는 원폭피해자, 여성, 장애인에 대한 정치사회적인 인식과 의료정책 문제들, 정신과와는 학문적으로 별개인 신경과가 정신과 분야로 오해되고 있는 현실 들을 의료현장에서 직접 느낀 체험들을 통해 이야기한다. 갑갑한 분지의 도시 대구에서, 따스한 아랫목이 아닌 차가운 윗목의 한 자리를 꿋꿋이 지키고 있는 저자의 날카로운 사회 비평 저자는 의사라는 직업의 멋들어진 허울에 가려진 의료계의 실상을 고백한다. 실체를 가늠키 어려운 거대 자본 앞에서 의사 개인은 무력한 존재일 뿐이다. 저자는 “의료에 관한 진정한 소비자 주권 운동은 단순히 환자의 알 권리나 언제라도 진료받을 권리가 보장되는 수준이 아니”며, “의학에 의해 일방적으로 규정되어버린 건강과 생명에 대한 가치, 몸에 대한 문화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한다. 의료 서비스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그것을 소비하는 이들도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우리가 잃어버린 가치들을 일상 속에서 복구해내고 의료계의 현실에도 새로운 생명의 싹이 트기를 고대하는 저자의 고민과 실천이 절실히 드러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