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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의 무지개
자연과 인간의 다양성, 젠더와 섹슈얼리티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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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며: 거부된 다양성

제1부 동물의 무지개
1 성과 다양성
2 성 대 젠더
3 몸 안의 성
4 성 역할
5 두 가지 젠더로 구성된 가족
6 다양한 젠더로 구성된 가족
7 암컷선택
8 동성 섹슈얼리티
9 진화론

제2부 인간의 무지개
10 배아에 관한 이야기
11 성 결정
12 성 차이
13 젠더 정체성
14 성적 지향
15 심리학적 관점
16 질병 대 다양성
17 유전공학 대 다양성

제3부 문화의 무지개
18 두 개의 영혼, 마후, 히즈라
19 유럽중동 역사상의 트랜스젠더
20 고대의 성관계
21 톰보이, 베스티다, 구에베도체
22 미국의 트랜스젠더 정책

부록: 정책 권고
옮긴이의 말
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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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자 : 조안 러프가든
스탠포드 대학교의 생물학 교수로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트랜스젠더다. 저서로는 『진화론 입문서』(1998년), 『카리브해의 아놀도마뱀: 생태, 진화 그리고 판구조론』(1995년), 『개체군 유전학과 진화생태학 이론: 개론』(1979년) 등이 있다.
역자 : 노태복
한양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환경·생명운동 관련 시민단체에서 국외교류업무를 맡았다.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며, 옮긴 책으로는 『꿀벌 없는 세상, 결실 없는 가을』, 『생태학 개념어 사전』, 『생각하는 기계』, 『현대수학사 60장면』 등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10월 18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684쪽 | 1060g | 153*224*35mm
ISBN13
9788964620076

책 속으로

교미의 유일한 목적으로 정자 전달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온갖 문제점이 줄줄이 뒤따른다. 만약 수컷이 정말로 ‘바람난 아내를 두었다면’, 충실하지 못한 짝을 버려야만 한다. 그런데 수컷 큰부리바다오리는 짝을 버리지도 않고 짝이 배우자외 교미를 받아들여도 공격하지 않는다. 수컷 큰부리바다오리는 짝의 문란한 정도에 맞추어 부모로서 자신의 새끼 돌보기를 줄이지도 않는다. 왜 그러지 않을까? …(중략)… 그런 관점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짝짓기가 정자 전달만큼이나 관계 이루기에 관한 것이라고 제안한다. ---p.182

왜 동성애가 암컷 보노보들 사이에서 진화했을까? 암컷들은 친척관계가 없는 다른 암컷과도 돈독한 우정을 지속하며, 먹이에 대한 접근을 통제하고 수컷보다 암컷끼리 서로 먹이를 나누어 먹으며, 동맹을 맺어 수컷에게 협공을 펼치거나 심지어 상처를 입히기도 한다. 먹이를 더 잘 통제하고 수컷의 위협이 적기 때문에 암컷 보노보는 그러한 우정을 맺지 않는 암컷 침팬지보다 더 이른 나이에 번식을 시작한다. 번식을 처음 시작하는 나이가 어리니 평생토록 번식에 더 많이 성공한다. 동성 섹슈얼리티를 비롯한 이러한 사회체제에 속하지 않은 암컷은 무리의 혜택을 공유하지 못한다. 암컷 보노보는 레즈비언이 아니면 생존이 위태롭다. ---p.223

무엇보다도 성선택 이론이 다양성을 억압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성선택 이론은 수컷끼리의 경쟁을 나약한 개체를 솎아내는 활동으로 여기며, 암컷선택이란 수컷끼리의 경쟁에서 이긴 수컷와 잠자리를 함께하여 새끼들에게 훌륭한 유전자를 물려주기 위한 수단이라고 본다. 부당하게도, 이러한 퇴행적이고 엘리트주의적인 견해는 유전자 풀의 다양성이 대부분 나쁜 유전자, 즉 수컷이 반드시 제거해야 하고 암컷이 피해야 하는 유전자들로 이루어진다고 여긴다. ---p.254

비록 포유류의 성염색체 시스템이 생식세포의 크기를 기준으로 이분법적으로 나타나긴 하지만, 난자 또는 정자를 만듦으로써 젠더를 결정하는 몸은 성 결정의 유전학에 의해 제약받지 않는다. 진화론의 관점에서 보면 몸은 지역적인 상황에 자유롭게 적응한다. 정말로, 인간게놈 연구는 모든 사람이 유전적으로 서로 다름을 밝혀내고 있다. 개체주의는 살갗 수준이 아니라 우리의 DNA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어떤 두 사람을 비교해봐도 유전적 차이는 발견될 수 있다. 그리고 만약 태생적인 기질을 반영하는 여러 사회적 범주로 사람들을 나누더라도, 그러한 범주에 속한 사람들 사이에서 유전적 차이가 드러날 것이다. ‘정상적인’ 사람은 균일한 표현형, 몸, 그리고 뇌로 이루어진 집단이 아니다. ‘정상적인’ 사람은 눈꽃송이처럼 유전학적으로 다양하다. ---p.315

우리 종의 미래를 가장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요소는 우리의 전체 무지개가 어떤 식으로든 더러운 색으로 얼룩져 있어서 정화해야 한다는 믿음이다. 만약 히틀러가 인류를 솎아내어 하나의 ‘위대한 인종’을 만들었다면, 그는 분명 전염병으로 말미암은 멸종에 매우 취약한 동질의 종을 만들어냈을 것이다. 나치즘에 대한 비판 대부분은 개인에 대한 잔학성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나치즘의 잘못된 과학적 전제가 전체 인구의 관점에서 얼마나 큰 재앙이 될 수 있는지를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다. ---p.447

하지만 무지개는 정적이지 않다. 우리 사회, 그 속의 제도와 범주를 바꾸면 우리 종의 본질은 우리 사회 내부에 지금도 작동하는 자연선택의 새로운 힘에 반응해 서서히 바뀐다. 이로써 다시 사회에 새로운 무지개가 등장한다. 빙하가 움직이듯 천천히 문화 현상과 생명 활동이 서로 엎치락뒤치락하는 셈이다.

---p.580

출판사 리뷰

트랜스젠더 진화생물학자,
젠더의 고정관념을 뒤집다


얼마 전, 극중 소재로 동성애를 다룬 TV드라마와 그에 대한 비난광고가 사회적인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사람들의 인식이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다지만, 우리 사회에서 ‘성 소수자’라 불리는 이들은 여전히 숱한 사회적 편견, 불이익과 싸워야 하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왜 동성애나 트랜스젠더와 같은 성적 다양성은 사라지지 않을까? 유전자의 문제이거나 질병은 아닐까?
『진화의 무지개』는 이러한 편견에 맞서, 자연과 인간에서 나타나는 젠더 표현과 섹슈얼리티의 다양성, 곧 ‘무지개’야말로 오히려 진화과정을 이끄는 한 축임을 진화생물학의 관점에서 밝힌 최초의 책이다. 글쓴이는 30년간 도마뱀을 연구한 저명한 생태학자로, 그 자신이 1998년 52세의 나이에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트랜스젠더이기도 하다.
글쓴이는 기존 진화론의 ‘성선택’을 비판하며 그 대안으로 ‘사회적 선택’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성적 다양성이 생명체의 진화, 생존과 번식에 어떠한 이점을 가지기에 계속 유지되며 인간사회에서는 그러한 무지개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통찰력 있게 보여준다. 특히, 생물학에서부터 의학, 심리학, 유전공학에 이르기까지 기존 이론들의 바탕에 깔린 ‘남성(수컷)/여성(암컷)’이라는 고정된 젠더 이분법을 강하게 비판한다. 기존 이론들이 이 이분법에 따라 성적 다양성을 그 자체로 인정하지 못하고 ‘질병’, ‘비정상’으로 간주함으로써, 결국 과학적으로도 수많은 오류를 낳았을 뿐 아니라 인권침해, 증오범죄 등의 여러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다윈의 ‘성선택 이론’은 왜 오류인가
다윈의 성선택은 진화생물학에서 최초로 젠더를 다룬 이론이다. 성이 구별된 거의 모든 동물은 수컷이 암컷을 소유하고자 서로 끊임없이 투쟁하며, 그 결과 암컷은 가장 강한 수컷, 최상의 유전자를 지닌 수컷을 선택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동물의 사회는 “매력적이고 잘생기고 건강한 전사형 수컷을 찾는, 신중한 안목을 갖춘 처녀 암컷”의 삶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이 책에 따르면, 자연은 이빨과 발톱이 으르렁거리는 경쟁의 정글이 아니라 다양한 성적 행동을 통해 온갖 종류의 우정과 협력이 사회적 관계를 맺는 곳이며, 여기에는 성적 다양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제로, 성선택 이론은 젠더 표현과 섹슈얼리티의 다양성에 의해 여지없이 무너진다. 성선택 이론의 논지에 따르면, 한 종 내에 여러 젠더가 있다면 번식능력이 열등한 젠더는 진화과정에서 없어져야 마땅하다. 그 자체로는 번식할 수 없는 동성애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성적 다양성은 여전히 많은 동물 종에서 발견되는데, 그 예는 음경이 달린 암컷 점박이하이에나, 다섯 개의 젠더를 가진 옆줄무늬도마뱀, 수컷끼리 짝을 지어 백년해로하는 회색기러기, 인류의 친척뻘로서 암컷끼리 동성애를 통해 생존을 유지하는 보노보 등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생식세포의 크기에 따른 남녀(암수)의 이분법적 모형, 유전적 우월성의 위계구조를 전제로 하는 성선택 이론으로는 이렇듯 몸과 행동, 생활사에서 나타나는 성적 다양성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성선택 이론과 그 영향을 받은 여러 분야의 이론들은 이렇게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을 모두 예외나 속임수, 관찰자의 오류로 치부함으로써 다양성을 억압하고 젠더 고정관념을 영속화했다. 그렇기에 트랜스젠더인 글쓴이로서는 “자연에서의 내 위치를 부정하고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정형화된 틀 속으로 나를 구겨 넣는” 성선택 이론을 부정하는 것은 “학문적인 과제가 아니”라 “성선택 이론 때문에 인간의 본성이 잘못 파악”되는 것을 막는 작업이다.

이성애 중심의 사회는
올바르지도, 아름답지도 않다

인간게놈 연구가 밝혀냈듯 모든 사람은 유전적으로 서로 다르며, 성호르몬, 호르몬 생성-전환의 촉매인 효소, 호르몬 수용체도 젠더 결정에 영향을 준다. 게다가 환경적 ? 문화적 요인까지 고려한다면 성적 다양성은 실로 무한하다고 하겠다. 이 책은 이처럼 지금껏 많이 연구되지 못한 인간의 무지개에 대해 다양한 생물학적 근거를 제시한다. 이런 생물학적 근거가 없다면, 그토록 오랜 역사, 여러 사회에 걸쳐 인간의 무지개가 존재해온 것을 쉽게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과학적인 근거와는 무관하게, 인간사회에서는 문화, 종교, 정치, 권력관계 등의 영향으로 이성애 중심 사회체계가 자리를 잡음으로써 성적 다양성은 ‘비정상’, 혐오와 차별의 대상으로 취급받고 있다. 특히 글쓴이는, 성적 다양성을 정상이 아닌 ‘질병’으로 간주해 격리하려 하거나 ‘치료’하려 하는 경향에 대해 힘주어 비판한다.
예컨대 혐오치료라는 요법은 그야말로 인권유린의 잔혹함을 보여준다. 동성을 찍은 야한 사진들을 보여주고 성적인 자극을 느끼는 조짐이 보이면 처벌을 내리는 방식인데, 처벌에는 구토를 유발하는 약물을 투여하거나 오랜 기간 반복적으로 강한 전기충격을 가하는 방법 등이 사용되었다. 심각한 육체적 ? 정신적 부작용을 남겼음은 물론이다. 이 밖에도 ‘치료’를 위해 오랜 연구와 온갖 불필요한 치료요법, 수술, 투약 등이 동원되었지만, 그것들은 온갖 폐해와 부작용만 남겼을 뿐, 동성애 기질이나 젠더 변이에 대해 어떠한 적합한 이론이나 치료법도 내놓지 못했다. 근본적으로 성적 다양성은 질병이 아니기 때문이다. 글쓴이는 무지개의 다양한 색채를 남녀라는 두 가지 색으로 ‘정화’하려는 식의 ‘치료’가 나치즘의 우생학과도 비슷하다고 경고한다.
인간의 무지개는 이제까지 과학, 종교, 그리고 관습에 의해 부정되어왔고 이론적으로도 골칫거리였지만, 분명히 인간 삶의 한 부분으로 존재하며 지극히 ‘자연스러운’ 삶의 형태다. 글쓴이는 우리가 만약 편견으로 굳어버린 오해와 무지를 걷어내고 무지개를 우리의 유전자 풀, 즉 공유된 인간성에서 생겨난 “인간 다양성의 정상적인 한 부분으로 존중”한다면, 종의 미래도 더욱 아름다운 색으로 채색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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