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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엘리베이터
2. 넥타이 3. 선물 4. 표정 5. 동갑내기 6. 커플 7. 이름 8. 첫눈 9. 감기 10. 둘 11. 담배 12. 생각 13. 괜찮아 14. 문자메시지 15. 화이트 크리스마스 16. 요즘 17. 변화 18. 우려 19. 조언 20. 분명 21. 인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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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지는 만화책
강풀의 『순정만화』 게시판에는 이전 목록을 누르고 눌러도 끝을 찾기가 쉽지 않을 만큼(총 리플 수 25만 명 이상; 다음 미디어 추산)의 감상평이 올라와 있다. 수많은 인터넷 카페에 순정만화가 퍼날라진 것을 감안하면 실로 엄청난 현상이다. ‘…저절로 눈물이 흘러내린다, 읽을수록 행복해진다, 사랑의 용기를 배웠다’는 내용에서부터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달라, 너무 감동적이다…’는 내용까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의 찬사가 쏟아진다. 파페포포나, 귀여니 소설이 인터넷에 연재될 때도 이렇게까지 폭발적인 인기를 끌지는 못했었다.
순정만화를 찾는 독자들의 연령층은 1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하다.『순정만화』가 세대를 뛰어넘는 신드롬을 일으키는 이유는 감동과 사실성에 있다. 『순정만화』 속에는 ‘순정’을 잃고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일상의 미학이 담겨 있다. 젊은 세대에겐 가슴 떨리는 설렘을, 중년 세대에겐 지나가 버린 시절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을 반추하게 한다. 섬세하고 탄탄한 스토리 구성을 바탕으로 전개되는 『순정만화』는 주인공인 여고 2학년 ‘수영’과 열두 살 연상인 평범한 직장인 ‘연우’를 축으로 한다. 여기에 남자 고교생 ‘숙’과 연상의 여인 ‘하경’, 노점상을 하는 목도리 장수 ‘규철’과 붕어빵을 파는 ‘은주’의 이야기가 교차된다. 첫 장면에서의 ‘조때따!’로 상징되는 말괄량이 여고생과, 열두 살 연하의 여고생 앞에서 얼굴이 발그레해지는 어리버리한 아저씨는 저마다 아픈 상처를 갖고 있다. 그러나 아픈 상처와 열두 살이라는 나이 차이를 딛고 펼쳐지는 두 사람의 순수한 사랑 이야기는 누구나 일생에 한 번쯤은 느껴 보았을 ‘순정함’으로 가득하다. 만화가 연재되는 수요일과 토요일이면 미디어 다음의 서버가 느려질 정도로 접속이 폭주한다. 업데이트가 늦어지면 작가에게 빨리 올리지 않으면 위해를 가하겠다는 협박성 글들도 심심치 않게 올라올 정도로 『순정만화』 마니아들의 중독성은 도를 넘어선다. 작가의 홈페이지(www.kangfull.com)는 엄청난 접속 폭주로 인해 1월 내내 다운되었다. 엽기만화가 강풀, 순정만화가 강풀, 운동권 만화가 강풀. 『순정만화』의 작가 강풀(본명: 강도영, 30세)은 그림 공부를 하거나 누구에게 사사받은 적도 없다. 상지대 재학시절 ‘한겨레 그림판’에 실린 박재동 화백의 만평을 보고 충격을 받아 대자보, 만장 등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며 만화가의 꿈을 키운 작가는 대학 졸업 후 무려 400여 군데의 회사에 만화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이력서를 보내 퇴짜를 맞기도 했다. 그 후 단행본 삽화, 잡지 연재 등 만화와 관련된 프리랜서 생활을 하다가, 2002년 6월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www.kangfull.com)를 열게 되었다. 처음으로 올린 만화는 학창 시절 우연히 길거리에서 본 ‘똥’에 대한 만화였다. 바로 그 다음날, 강씨의 홈페이지는 온통 ‘똥칠’로 뒤덮였다. 강씨의 만화를 본 독자들이 저마다 똥에 대한 경험담을 올렸기 때문이다. 인터넷 최고의 인기 만화가 강풀이 뜨기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그 후로 일상생활에서 얻을 수 있는 엽기적인 소재(구토, 똥 등에 얽힌 이야기)로 그려진 <일쌍다반사>로 강풀은 인터넷 만화가 1세대로 불리며 네티즌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이제 인터넷 만화는 강풀을 빼고 논의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강풀은 엽기적인 똥 이야기나 사랑 이야기만을 그리는 작가는 아니다. 네티즌 사이에선 ‘운동권 만화가’로 불리기도 한다. 참여연대와 전교조 등 시민단체가 그의 만화를 홍보 파트너로 삼고 있고, 특히 2002년 미군의 장갑차에 깔려 숨진 여중생을 추모하기 위해 그린 만화 <효순아, 미선아>는 네티즌의 손에서 손으로 옮겨 퍼져 촛불 시위의 기폭제가 되기도 했다. 분절된 네모칸의 형식을 과감히 벗어나서 새로운 형태의 만화를 만들어내고 있는 작가의 주된 팬은 20, 30대였다. 홈페이지의 서버가 느려지는 시간도 주로 점심시간이나 퇴근 후 10시를 전후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순정만화』가 연재된 이후 그의 팬은 10대에서 50대까지의 다양한 계층으로 폭이 넓혀졌다. 하루에도 일일이 열어보지도 못할 정도의 팬레터를 받는 그는 2004년 지금, 대한민국 최고의 만화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