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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귄터 그라스의 신작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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神처럼
일찍 배웠다 언젠가 뢰벤부르크에서 한밤의 탱고 죽음의 탱고 눈 속의 춤 선인장의 춤 한때는 왈츠가 유행이었지 찰흙으로 된 발 자정 이후 아랍 여인의 베일 춤 짝짓기 하다 옛 멜로디에 맞춰 밀리터리 블루스 앙코르 어느 상습범의 절반만 진심인 참회 8월의 사랑 신뢰 뭍에 다다랐다 기적 격렬한 부딪힘 빠른 돈벌이 처음에 하나의 울림 속에서 예술적 방식으로 그 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신성 모독적으로 발트 해 위에서 익숙한 침대에서 나와 마지막 소원 세 가지 눈 깜박할 동안의 행복 물구나무서는 사람의 노래 부활절 직전에 카라 둘이서 버섯 따러 갔었다 춤, 가장 구체적이고 가장 생생한 기억과 소망 ㅣ 장희창 |
Gunter Wilhelm Grass,Gunter Grass
귄터 그라스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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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처럼 우리는 서로를 맛보았다 그러고 나서 발견했다, 지치고 만족해서, 서로를 맛보았던 그 혀로 서로에게 세계를 설명해 줄 공손한 단어들을, 휘발유 가격의 폭등과 연금 제도의 문제점과 베토벤의 마지막 현악 4중주의 난해함을. ---p. 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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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길들여진 독일 문단에 나타난 야생의 괴물
“잘 길들여진 독일 문단에 나타난 야생의 괴물.” 독일의 시인 엔첸스베르거(H. M. Enzensberger)가 귄터 그라스를 두고 한 말이다. 물론 이것은 그 어떤 권위에도 굴하지 않고 평생을 작업하고 싸우고 사랑해 온 그라스의 열정에 대한 평가다. 우선 그의 작품들만 보더라도 독자가 그 치열한 구성과 표현 방식을 따라가기란 어지간한 끈기만 가지고는 어림도 없다. 대개는 앞부분에서 고개를 갸웃거리며 책장을 넘기다 포기하기 일쑤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그의 호흡을 따라가 본 독자라면 진정 한 인간이 가진 표현력이라는 것이 이토록 질기고 섬세하며 또한 광막할 수 있다는 데 새삼 놀라게 될 것이다. 귄터 그라스는 책을 한 권 끝낼 때마다 판화나 조각을 하면서 그동안의 고생을 벗어나 원기를 되찾곤 한다. 소설 『게걸음으로 가다』를 끝내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가라앉아버린 배와/아직도 울리고 있는 비명을/책으로 요약하고 나자…”, 그는 『라스트 댄스』의 시 「神처럼」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는/흥을 돋워줄/무언가를 만들고 싶어졌다./그래서 묵은 냄새를 풍기는/축축한 찰흙으로/형상을/움직이는, 안이 비어 있는/남녀를 빚었다.” 그가 그리 오래 책상을 떠나 있지는 않았음을 이 책은 말해 주고 있다. 귄터 그라스가 그림과 함께 시를 써서 실은 책이 이번이 첫 번째는 아니다. 이미 『글 읽을 줄 모르는 사람을 위한 습득물(Fundsachen fur Nichtleser)』이라는 책이 1997년에 출간돼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이번에 나온 책 『라스트 댄스』는 『글 읽을 줄 모르는 사람을 위한 습득물』에 실린 수채화 분위기의 그림들과는 달리 연필이나 목탄, 색연필 등을 사용해서 그린 거칠고 운동감이 살아 있는 그림들이, 시와 함께 책장을 넘나들고 있다. 이 책에서 우리는 작가이면서 동시에 판화가이고 조각가인 그라스의 면모를 동시에 볼 수 있다. ■ 연필로, 목탄으로, 붉은 색연필로―다이내믹한 움직임 이 책 『라스트 댄스』를 손에 쥐는 순간, 당신은 알 겻이다. 연필로, 목탄으로, 붉은색 연필로 그린 그림들이 많은 것을 함축적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것을. 이 그림들과 시가 가지는 유사성은 놀라울 정도다. 모든 것이 움직이고 있다, 다이내믹한 움직임. 시집에는 춤을 추거나 섹스를 하고 있는 남녀의 모습을 그린 그림들이 실려 있다. 그들은 마치 죽음의 춤을 추듯 윤무를 하며, 뱀파이어처럼 책장 위를 떠돌고, 서툴게 물구나무를 서지만, 모두 비극적이면서 동시에 희극적인 쾌활함을 보여준다. -토마스 쾨스터 75세 생일을 맞아 귄터 그라스는 자신이 새로이 작업한 판화와 조각들을 전시한 바 있다. 2003년 1월~3월에는 브레멘의 갤러리 퀸에서 “먹고, 마시고, 춤추기”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열었으며, 이 책이 출간될 즈음에도 책 제목과 같은 “라스트 댄스”라는 주제로 조각과 그림을 전시했다. “라스트 댄스” 전시회에서는 시집에 실은 그림들을 선보였다. ■ 일흔을 넘긴 노작가의 자전적 시집 귄터 그라스는 자신의 시집 ?라스트 댄스』에서 에로스와 타나토스를 그림으로, 그리고 시로 보여준다. 붉은 찰흙으로 빚은, 청동에 부어 만든, 그리고 잿빛 종이 위에 그린, 탱고를 추고 섹스를 하는 남녀들을 빠른 속도로 만들어낸다. 그들은 거침없이 주저하지 않고 춤을 춘다. 잽싸게 또는 질질 끌며 스텝을 밟고 대담하게 몸을 구부리면서 박자를 따라간다. 이런 작업의 와중에 시인은 글을 썼다. 그의 시들은 춤추는 남녀의 매우 아름다운 동작과 리듬을 그려낸다. 한때 '뢰벤부르크'에서 추었던 또는 요즘에도 부엌에서 추는 래그타임, 블루스, 왈츠, 슬로폭스. 완전히 도취돼서 춤을 추는 사람들과 포르투갈의 선인장들. "이카로스와 이카라"의 비상, 그리고 "손님 없는 축제"에서 추는 죽음의 춤. '라스트 댄스'라는 제목은 이제는 늙어버린, 그러나 여전히 능숙하고 열정적인 춤꾼으로서 멀리 몸을 내뻗으며 과거의 추억과 현재의 주위를 맴도는 작가가 세계를 관조하는 시선을 보여준다. 이번에 발표한 놀라운 시들에서 그는 자신이 때때로 물구나무서서 세상을 바라보며 어떻게 세상을 비웃는지를, 그러면서도 그 다음 순간에는 어떻게 삶 속에서 싸우고 사랑하는지를 보여준다. "북은 둥둥거리기를 멈추지 않"기에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