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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7
배에 오르다·13 / 북극항로 원정대·19 / 두명의 선장 ·38 / 무알코올 맥주와 80가지 음식·46 북극항로가 열리다·54 / 북극항로, 세계 물류 지도를 바꾼다 · 62 실전 같은 대피 훈련 그리고 배에서 맞은 추석 · 67 사상 첫 북극 탐험에 나섰던 그리스의 피테아스 · 76 / 북극항로의 개척자 노르덴쉘드 · 80 북극권 진입 그리고 오로라 · 84 / 아이스 파일럿의 등장 · 96 북위 70도, 북극항로 구간 진입 · 109 / 신비한 해빙 그리고 쇄빙선의 등장 · 115 난센이 멈췄던 바다에서 · 136 / 얼음 바다 위에 다시 멈추다 · 152 바다코끼리 가족과의 만남 · 163 / 북극곰과의 짧은 만남 · 184 / 다시 만난 바다 · 193 난센의 마지막 공략 · 200 / 난센과 피어리 · 209 / 북극항로 구간을 통과하다 · 213 푸른 남해 바다 · 2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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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글로비스는 북극해 항해의 경험이 전혀 없어서 스웨덴의 스테나 해운의 배를 용선했다. 모든 승무원도 스테나 해운 소속이었다. 북극해 항해에 경험이 전혀 없는 한국은 항해 정보를 수집할 전문가 두 명과 항해 과정을 취재 보도할 네 명의 신문기자를 함께 태우기로 결정했다. 이런 이유로 2013년 여섯 명의 한국인들은 러시아 서쪽 끝에 위치한 우스트루가 항에서 유조선 스테나폴라리스에 올랐다.
---「북극항로 원정대」중에서 출항한 지 25일 만에 우리는 북극항로 구간을 지났다. 북극권에 진입한 뒤 19일 북극항로 시작점에 들어선 지 13일 만의 일이었다. 노르덴쉘드는 북극해를 1년 만에 건넜다. 난센은 북극해의 얼음 위에서 3년 동안 고통스런 탐험을 했었다. 하지만 1세기 동안 북극해는 너무도 달라져버렸다. 우리는 유조선에 나프타를 가득 싣고 북극해를 한 달 만에 지나왔다. 이제 더 많은 배들이 우리가 건너온 항로를 따라 동서를 오갈 것이다. ---「북극항로 구간을 통과하다」중에서 나는 카메라 뷰파인더를 통해 멀어져가는 배를 바라보았다. 그 순간 휴대전화가 진동했다. 긴급 뉴스 알림 서비스였다. ‘한국 첫 북극항로 시범 운항 성공’이란 제목의 통신사 뉴스였다. (…) 나는 액정화면을 통해 기사를 읽은 뒤 스테나폴라리스를 다시 쳐다보았다. (…) 배 위로 가득 찬 푸른 하늘에 지나간 36일의 기억이 펼쳐졌다. 10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신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북극해의 진기한 풍경들이었다. 북극권에 들어설 때 우리를 반겨준 초록의 오로라, 시시각각 다른 빛을 발하던 해빙 얼음을 깨고 올라온 바다코끼리들의 붉은 눈동자, 눈보라 속에 멀어져가던 북극곰의 뒷모습, 두꺼운 얼음을 뚫고 우리를 이끌고 나가던 쇄빙선 등 북극항로의 영상들이 어른거렸다. 어쩌면 영원히 다시 만날 수 없는 장면들이 여수의 하늘에서 희미하게 잦아들어 갔다. ---「푸른 남해 바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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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항로가 열린다는 것은 경제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사건이다. 유럽에서 동아시아로 항해할 때 가장 빠른 길이 북극항로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는 북극의 얼음이 다 녹아, 유럽과 아시아의 물류가 활성화된 뒤의 북극해를 상상해보았다. 얼음도, 바다코끼리도, 북극곰도 없는 북극해는 과연 인류에게 새로운 기회의 바다가 될 것인가.
-「프롤로그」에서 동아시아--유럽 해상물류의 최단 거리, 북극항로를 가다 100여 년 전만 하더라도 북극해는 ‘신의 영역’이었다. 탐험가들은 끊임없이 북극점 탐험과 북극해 횡단에 나섰지만, 북극해는 그들의 발걸음을 쉽게 받아들여주지 않았다. 수많은 탐험가들이 북극해의 얼음 속에 희생되고 말았다. 그런데 지난 2008년 여름, 북극해를 통해 유럽에서 아시아로 건너갈 수 있을 정도로 빙하가 줄어든 게 처음 확인되었다. 수십 년 사이에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었다. 북극해와 인접하고 있는 나라들은 그 소식에 큰 관심을 보였다. 북극해는 유럽에서 동아시아로 오가는 최단 거리 코스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이런 북극해의 변화에 대해 대응하기 시작했다. 이미 일본은 2012년 북극항로 시범 운항에 성공했고, 다음해 중국 또한 바로 시범운항을 마친 뒤였다. 우리 정부는 북극항로 개척이 장기적으로 수출입 물류비용을 줄여 한국 기업들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큰 기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리고 2013년 5월, 한국은 북극이사회 상임 옵서버에 가입했다. 이를 계기로 해양수산부는 북극항로를 통한 화물 수송 시범 운항을 추진했다. 해양수산부는 여러 해운회사들에 제안을 했고 현대글로비스가 이를 받아들여 항해가 결정됐다. 러시아 우스트루가 항에서 나프타 44,000톤을 싣고 30여 일 동안 15,500km를 항해해 한국의 광양 항으로 들어온다는 계획이었다. 이것은 그동안 국적 선사들이 이용한 남방항로(지중해~수에즈 운하: 인도양을 거치는 항로) 22,200km보다 6,700km 짧은 것이다. 운항 기간도 약 10일 정도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침내 2013년 가을, 여섯 명의 한국인들이 러시아 서쪽 끝 우스트루가 항에서 유조선 ‘스테나폴라리스’에 올랐다. 항해전문가 2인, 그리고 기자 4인이 한국 국적선 최초로 북극항로 시범 운항에 탑승, 북극항로 항해가 시작되었다. 우리나라 최초이자 마지막이 되어버린 북극항로 항해 『신의 바다를 건너다』는 2013년 9월 16일부터 10월 22일까지 36일 동안 북극항로를 항해했던 당시의 기록이다. 36일 동안 자고 일어나도 바다, 또 자고 일어나도 바다인 대형 유조선에 갇혀(?) 북극항로를 지나면서 있었던 모든 것들을 이 책에 담았다. 항해 당시의 경험했던 과정들과 관련 자료들을 정리해 송고한 기사들과 기사로는 보내지 못한 아기자기한 이야기들, 관련 자료들을 통해 찾아낸 흥미진진한 북극과 북극해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신의 바다를 건너다』는 세 갈래의 이야기들이 씨줄과 날줄처럼 엮여있다. 첫째는 북극해와 북극항로와 관련된 내용이다. 저자는 북극해와 북극항로가 갖는 경제적 의미들을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북극해의 자원이 얼마나 되는지, 북극해의 얼음이 녹아내리면서 생긴 항로가 미래에 세계 경제 지도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북극권의 나라들이 이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등을 전해준다. 둘째는 선박 안에서 일어난 에피소드와 북극해에서 보게 된 진귀한 풍경들이다. 저자는 난생 처음 탄 유조선에서의 일어난 일들을 아기자기하게 풀어냈다. 또한 북극해에 들어서며 마주친 오로라, 얼음바다 한가운데서 멈춰 있을 때, 배에 다가와 얼음을 깨고 탑승객들에게 인사를 한 바다코끼리 가족, 눈보라 속에 홀로 걸어가던 북극곰 등 북극해에서 겪은 일들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저자는 기온의 변화로 수십 년 뒤에는 영원히 다시보지 못하게 될지도 모르는 북극 동물들을 만나며 느낀 기쁨과 안타까움을 드러낸다. 또한 해빙 때문에 두 차례나 며칠씩 발이 묶인 채 쇄빙선을 기다렸던, 만만치 않은 북극항로 여정을 잘 보여준다. 셋째는 탐험가들에 대한 이야기다. 고대 그리스의 피테아스부터, 1년여에 걸쳐 북극해를 건넜던 노르덴쉘드, 스스로 설계한 프람 호를 타고 3년 동안 목숨을 건 북극 탐험에 나섰던 난센, 인류 최초로 북극점에 도달했다고 알려졌지만 실패한 것으로 드러난 피어리의 여정 등 치열했던 북극 탐험가들의 삶을 그려냈다. 사진기자인 저자가 담은 북극 얼음의 다양한 자태, 얼음을 깨고 올라오는 바다코끼리들의 생생한 표정, 갈라지는 해빙 위로 쓸쓸히 걸어가는 북극곰의 뒷모습을 담은 사진들은 심심찮은 볼거리를 주고 있다. 2013년 가을, 저자가 유조선 스테나폴라리스에 탑승해 북극항로를 항해한 것이 한국 선적으로서는 최초의 일이었다. 하지만 이후 3년 반여가 지난 지금까지 우리 선적이 다시 북극항로를 항해한 일은 더 이상 없었다. 『신의 바다를 건너다』는 결국 처음이자 마지막 북극항로 항해기로 남아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