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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마흔 찾기
대한민국 남자들의
정덕현
엘도라도 2011.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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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장. 마흔, 그들이 사는 세상
마흔은 준비된 시간, 남성들이여 잔치를 즐겨라_매일 ‘맞이하며’ 살아가는 삶
1년이 왜 이리 빠른 거야_시간의 시대에서 미션의 시대로
아빠가 뿔났다_옛날식 아버지와 화해하는 법
결혼을 후회한다고? 남자들의 새빨간 거짓말!_당신 정말 나 없이도 살 수 있어?
때론 마이너리티 정서가 필요해_문득 자신의 삶이 마이너리티라 느껴질 때
365일 중 단 하루, 순수해지는 시간_자신이 자꾸 더럽혀진다 생각될 때
공포영화보다 더 무서운 건강검진_죽음을 응시하며 사는 법
저는 간입니다_중년의 존재감에 대하여
그래도 가끔은 삽질이 그립다_정신노동의 시대를 살아내는 법
본래 사는 건 신파야, 그래서 뭐_쿨한 세상을 살아내는 법
우리도 한때는 ‘27살 클럽’을 꿈꾸었다_청춘의 열정과 중년의 열정

2장. 마흔, 그들은 왜? 그리고 그들만의 매력
군대이야기를 하는 남자들의 속내_이야기의 폭을 넓혀서 삶이 풍요롭다
기계에 집착하는 중년_미디어와 중년 남성
남자들은 왜 프로야구에 열광할까_해야만 하는 일을 즐겁게 하는 법
나는 왜 나를 미워하고 공격할까_중년에게 종교가 필요한 이유
그가 연극을 보고, LP판을 듣는 이유_아날로그 중년과 디지털
당신에게도 돌국이 있습니까_중년의 나눔
과정이 재미없는 성장드라마는 없다_중년 남성과 과거 지향적 삶
중년, 책이 좋아지는 나이_아날로그 감성의 체험으로서의 책
당신의 집은 당신의 아지트입니까_중년 남성과 집

3장.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상수도? 내 몸은 하수도가 문제야_잘 싸야 잘 사는 시대의 생각의 전환
누구에게나 술에 관한 작은 역사는 있다_술에 대처하는 중년의 자세
이병헌을 꿈꾸는 여자, 김태희를 꿈꾸는 남자_능력의 시대에서 매력의 시대로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천만에!_정답 없는 시대를 살아내는 법
프로를 꿈꾸는 남성, 아마추어를 꿈꾸는 남성_돈 벌이? 즐겨야 사는 시대의 생존법
당신도 공감 없는 회의에 지치셨나요_중년의 조직생활과 커뮤니케이션
당신이 받았던 교육, 자식들이 받아야 할 교육_중년 남성과 자녀교육
말하는 편인가요 들어주는 편인가요_중년 남성과 대화의 기술
엄마의 밥상만 있나, 아빠의 밥상도 있다_집안일에 대처하는 남자들의 자세

4장. 당신의 마흔을 더욱 빛내줄 몇 가지
무엇을 남길 것인가_중년 남성과 위대한 유산
분류하던 20세기형 남자, 공감하기 시작하다_20세기식 교육을 받은 중년들의 21세기를 사는 법
정신없다고요?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_중년과 멀티태스킹
개와 고양이에 관한 21세기적 생각_중년 남성과 공존 공감
공감하고 공감하라_중년과 공감의 힘
빨리 죽거나, 신나는 삶을 살거나_중년의 삶, 당신의 열정
한 번의 포옹, 수백 번의 말보다 낫다_중년과 스킨십
아직도 담배 피워? 담배 피우는 게 어때서?_중년과 기호식품 그리고 남녀
자전거의 눈높이, 자동차의 눈높이_중년 남성과 삶의 속도, 시각
여전히 진실에만 집착하나요?_스토리의 시대를 살아남는 법
가끔은 꺼두셔도 좋습니다_속도의 시대와 중년의 시간
가난하다고 꿈도 가난해야 돼?_희망의 격차와 행복의 격차
상 받아본 지 얼마나 되셨습니까_남성들, 스스로라도 상을 줘야 하는 이유

저자 소개 1

대중문화평론가이자 칼럼니스트. 어려서부터 TV가 좋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TV를 ‘바보상자’라고 불렀다. 나는 아니라고 우겼다. 내가 좋아하는 게 바보상자라니. TV가 왜 좋은지, 드라마와 예능과 다큐가 왜 가치가 있는지 애써 찾아 글로 쓰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일을 계속 했고, 쓴 글들이 알려지면서 어느새 드라마, 예능, 영화 보고 음악 들으며 글 쓰고 방송하고 강연하는 일로 먹고살고 있다. 대중문화가 가진 통속성이 때론 그 어떤 위인들의 철학만큼 우리네 삶에 영향을 미친다고 믿고, 그래서 드라마 한 편을 통해 나누는 수다와 주장들이 현실을 바꾸는 중요한 힘이라고 생
대중문화평론가이자 칼럼니스트.

어려서부터 TV가 좋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TV를 ‘바보상자’라고 불렀다. 나는 아니라고 우겼다. 내가 좋아하는 게 바보상자라니. TV가 왜 좋은지, 드라마와 예능과 다큐가 왜 가치가 있는지 애써 찾아 글로 쓰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일을 계속 했고, 쓴 글들이 알려지면서 어느새 드라마, 예능, 영화 보고 음악 들으며 글 쓰고 방송하고 강연하는 일로 먹고살고 있다.
대중문화가 가진 통속성이 때론 그 어떤 위인들의 철학만큼 우리네 삶에 영향을 미친다고 믿고, 그래서 드라마 한 편을 통해 나누는 수다와 주장들이 현실을 바꾸는 중요한 힘이라고 생각한다. 평론가로 불리며 어쩔 수 없이 평가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그보다는 대중들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걸 더욱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다.MBC 시청자 평가원, JTBC 시청자 위원으로 활동했고, 백상예술대상·대한민국예술상 심사위원이며 SBS 〈열린TV 시청자 세상〉, KBS 〈연예가중계〉와 〈비인칭 시점〉, MBC 〈무한도전〉 등 다양한 방송에 출연했다. 저서로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숨은 마흔 찾기》, 《다큐처럼 일하고 예능처럼 신나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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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2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299쪽 | 478g | 140*210*20mm
ISBN13
9788901116860

책 속으로

"남자도 폐경기가 있단다."
마흔을 앞둔 어느 해 송년 모임에서 한 친구가 이런 얘길 꺼냈다. "웬 폐경기? 남자가 무슨 생리를 하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 그렇게 묻자 그 친구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폐경기 맞아. 의사 친구한테 물어봤더니 남성호르몬이 줄어든다고 하더라. 마흔부터 1년에 평균 1.2%씩." 나는 새삼 친구들의 면면을 둘러보았다. 젊었을 때는 남는 혈기를 어쩌지 못해 사고도 꽤 치고 다니던 녀석들이, 이제 보니 다들 둥글둥글해져 있다. 역시 호르몬인가? --- p.5

무엇보다 우리네 중년들은 개발시대를 살아내면서 자신의 진정한 삶을 저당 잡히는 것을 당연시해왔던 경험이 있다. 하지만 21세기를 맞아 양보다는 질을, 성공보다는 행복을 추구하는 삶이 새로운 가치관으로 등장하면서 우리네 중년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자신이 살아왔던 가치관과 앞으로 살아가야 할 가치관이 부딪치는 그 지점에 서 있게 된 것. 그래서 이 '새로운 중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맞이하느냐는 것은 중년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앞으로 중년을 맞게 될 청년들에게도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좀 더 준비한다면 청년들은 더 화려한 중년을 맞이할 것이며, 이미 중년을 맞이한 이들이라면 지금이라도 새롭게 마음을 먹고 실천하는 것으로 꽤 괜찮은 변화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도 있을 것이다. --- p.8

"아빠는 괜찮다." 아무렇지도 않게 던지던 아버지의 이 말이 이제는 새롭게 들린다. 정말 아빠는 괜찮았던 것일까. 왜 '아빠도'가 아니고 '아빠는'이었을까. 혹 힘겨운 삶 저편에서 실은 괜찮지 않은 삶을 살고 계셨던 건 아닐까. 이 시대의 아버지들은. '아버지, 그렇게 괜찮다고만 말고 화라도 내보세요.' 속으로 이렇게 말하면서 나 스스로도 다짐한다. 절대로 가족들을 위한다는 마음 때문에 그저 "괜찮다"는 말만 반복하는 그런 삶은 살지 말아야지. 그러다 어느 날 불쑥 내 머리 위에 뿔이 솟아날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혹 그 뿔을 보는 가족 중 누군가가 뒤늦게 가슴 아픈 마음을 갖게 될지도 모를 일이니까. --- p.35

내가 아는 한 선배는 가끔 혼자 여관에 간다고 했다. 뭐 특별한 일(?)을 하러 가는 게 아니라 '혼자 있고 싶어서'라는 그 선배는 여관방 소파에 앉아서 책을 읽거나, 침대에서 늘어지게 낮잠을 자거나, 혹은 멍하니 창밖을 쳐다보거나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그렇게 몇 시간을 보내고 나면 어딘지 다시 기운이 생기더라는 것이다. 다시 가족들 품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진다는 것이다. --- p.39

우리는 늘 병원 언저리에서 망설인다. 저걸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걸 꼭 확인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어차피 살 놈은 살고 죽을 놈은 죽는다던데… 이런 저런 핑계로 그 죽음이란 놈을 대면하지 못한다. 하지만 중년이라는 삶의 자각증상이 점점 흐릿해지는 나이에서는 죽음을 가끔은 응시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래서일 것이다. 조물주가 이 중년부터 자꾸 우리 몸을 아프게 만들어놓은 것은. 삶을 더 소중하게 느끼라는 것일 게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참 건강검진 받는 건 여전히 공포영화보다 더 무섭다. --- p.61

남자와 군대이야기는 바로 이 '트라우마와 프라이드 사이'에 존재한다. 트라우마를 겪은 이들은 그것을 하나의 프라이드로 바꾸기 위해 이야기를 과장한다. 그리고 놀라운 일이지만 이 이야기는 진짜처럼 믿어진다. 함께 군대이야기를 하는 남자들은 그 공통의 기억을 서로 매만져주면서 그 이야기를 상호인증해주기도 한다. "그래 맞아, 바로 그랬어" 하고 말이다. --- p.95

아이폰을 거의 애인처럼 매일 만지작거리고 문지르고 조이고 펴고 하는 남성들의 심리는 단순히 스킨십 부재 때문이 아니다. 남성들은 그래도 나와 직접적으로 교감하는 그 어떤 존재를 간절히 원하고 있는 것이다. 젊었던 시절 그래도 덜 디지털화되었던 그 시기에 가졌었던 아날로그적인 교감들이 그리운 것이다. 그래서 이 디지털의 끝단에 선 것처럼 보이는 아이폰이 지독히도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건드린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중년 남성들이 미디어에 집착하게 되는 건, 미디어가 갖는 그 핵심적인 기능,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은 욕구가 강렬하다는 얘기다. 그래서 어쩌면 서로 아이폰을 퉁 치며 느끼게 되는 정서적인 공감대의 밑바탕에 자리한 것은 외로움인지도 모른다. --- pp.102-103

이제 중년의 나이에 접어든 친구들을 만나면 흔하게 나오는 얘기가 "헛살았다"는 것이다. 젊었을 때 친구들이 꿈꾸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길 위에 서 있는 자신의 삶이 참 허망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시인을 꿈꾸었던 한 친구는 광고 카피라이터가 되어 매일매일 상품들과 씨름을 한다고 했다. 여행에 매료되어 여행사를 차리게 된 친구는 기업들의 접대 여행을 주로 하게 되면서 이젠 여행 다니는 게 지긋지긋해진다고 했다. 소설가를 꿈꾸었던 친구는 문학을 주로 발간하는 출판사에서 소설가들 시중이나 들며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영화가 좋아 감독의 길로 들어선 친구는 이제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돈도 되지 않는 영화를 왜 자신이 하고 있는지 의아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고 한다. -pp.132-133

친구 중 누군가가 "담배를 끊었다"고 말하면, 늘 농담 삼아 해주는 얘기가 있다. "이제 목숨만 끊으면 되겠네." --- p.164

그저 아침에 일어나 습관처럼 아내가 차려주는 밥을 먹고 출근을 해서, 회사에서는 중년으로서의 고립감과 위기감을 느껴가며 동료들을 바라보다가 퇴근해서는 둔감해진 걸음으로 집으로 돌아와 가족보다는 텔레비전을 더 쳐다보다가 잠이 드는 하루하루의 생활을 살다 보면 마치 기계가 되어버린 듯한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아무도 자신에게 마음을 열고 접근해주지 않는다고 한탄하는 남성은 결국 자기 스스로 문을 닫아버렸다는 사실은 잘 깨닫지 못한다. 공감 없는 삶은 삶의 의욕마저 꺾어버린다. --- p.244

진실의 시대는 가고 스토리의 시대가 왔다. 수없이 많은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의견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다. 이것은 우리 중년들이 과거에는 경험하지 못한 것이다. 왜냐하면 그 때는 정보가 한 방향으로만 흘러갔으니까. 지금 양방향에서 쏟아져 나오는 정보들은 한 가지 사안에 대해서 서로 다른 의견들을 내세우며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운다. 진실이면 통하던 시대를 살아왔던 우리 같은 중년들에게는 대 혼동이지만 지금 세대에게 이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중년들의 진실에 대한 집착은 이 시대에는 때론 꼴통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 pp.275-276

이제 지긋한 중년의 나이에 접어든 친구들은 "왜 이리 시간이 빨리 가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시간이 가는 속도는 나이와 비례한다고 친구들은 말한다. "10대는 10킬로, 20대는 20킬로, 40대는 40킬로… 이렇게 훅 가는 거야." 그 속도에 일조하는 건 휴대폰으로 대변되는 사회의 속도다. 우리는 그 속도 위에 올라타고 정신없이 앞으로 달려 나간다. 멈춰서거나 뒤돌아보는 것이 마치 삶의 정체停滯라도 되는 듯이. 그 앞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고. --- p.281

컴퓨터 화면을 보면 우리가 얼마나 바쁘게 살아가는지 단박에 알 수 있다. 우리는 문서 작업을 하면서 귀로는 음악을 듣고 한쪽에서는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또 인터넷 망에 발을 디딘 채 검색을 한다. 여기저기 띄워져 있는 창들은 아마도 50년 전으로만 돌아가도 사람들의 머리를 핑핑 돌게 만들었을 것이다. 이제 그 창들을 하나씩 차례로 끈다. 컴퓨터를 끄고 마치 오랜 만에 깨어난 사람처럼 창밖을 바라본다. 혹시 휴대폰을 잃어버린 게 아니라 버린 건 아니었을까. --- p.282

젊어서는 어떻게든 돈을 많이 벌어 부자가 되겠다고 아등바등하던 우리들은 이제 중년의 나이가 되어서도 여전히 꿈을 꾸지만 그래도 무리하지는 않는다. 적당히 포기했고 적당히 행복해졌다. 가난한 꿈이라고 해도 초라해지거나 행복해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 p.289

"여보. 우리도 여기다 상 하나 붙여놓을까?"
"무슨 상?"
"그냥,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당신에게 감동하여 이 상을 줍니다. 뭐 이런 거."

--- p.295

출판사 리뷰

마흔의 ‘미친 존재감’을 일깨워줄 공감백배 에세이
마흔, 그들이 사는 세상!

1. 남자, 마흔에 빠지다!

“잔치는 이제부터 시작이야!”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는다는 ‘불혹’의 나이, 마흔. 이제 막 ‘중년’이라는 타이틀까지 떡 하니 부여받았건만, 여전히 세상만사에 귀가 쏠리고 마음은 아직 팔팔한 이팔청춘인 것만 같다. 그렇다고 있는 그대로 다 표현하고 살자니 ‘마흔’이라는 나이가 무색하고 조금은 방정맞아 보이는 감이 없지 않다. 그래서 결국 그들 대부분은 세상이 말하는 ‘점잖은 마흔’으로 살아간다. 막상 속마음은 조용히 숨겨놓은 채. 이런 그들에게 마흔의 매력과 세상살이, 나름의 하소연을 함께 소통하고 공감하고 어루만질 수 있는 편안한 ‘사랑방’을 선사한다.
마흔을 갓 지나온 문화평론가 정덕현은, 넘치는 혈기에 다소 무모하기도 했던 광란의 2,30대를 거쳐 이제 성숙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돌아온 이 시대 마흔에게, ‘우리 삶이 그리 나쁘진 않았다’고 ‘그대들의 지난 삶은 귀하고 갚진 것이었다’고 그리고 ‘앞으로도 창창한 인생이 충분히 남아 있다’는 공감과 응원의 메시지를 던진다. 사회 곳곳에서 노련미를 발휘하고 가정에서는 꿋꿋한 가장 역할을 하면서도, ‘나 좀 알아봐 달라’는 특별한 요구 없이 그저 묵묵히 살아가는 마흔의 ‘미친 존재감’을 함께 나누고 싶은 것이다.
사실 생각해보면 마흔은 여러모로 매력적인 나이다. 성숙미와 노련미, 폭넓은 이해력, 사람과 세상에 대한 진정성, 웬만한 일 아니고는 쉽게 흥분하거나 동요하지 않는 평정심. 마흔 즈음이 되면 대개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이런 품성을 갖추게 된다. 그렇다고 특별히 유행에 크게 뒤지거나 젊은이들과의 소통에 큰 지장을 겪지도 않는다. 연로한 어르신들과 젊은 친구들 사이의 급격한 문화적 간극을 비교적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때로는 멋지게 완충역할을 해내기도 한다. 이런 완숙한 매력을 한껏 발산할 수 있는 시기이기에, 마흔은 ‘제대로 잔치가 시작되는’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시대 마흔의 정서를 제대로 관통했던 김광석의 노랫말처럼 서른 즈음에 ‘매일 이별하며’ 살아왔다면, 이제 마흔부터는 준비된 성숙한 인간으로서 ‘매일 맞이하는’ 삶을 살아가도 좋을 것이다.

2. 마흔을 더욱 빛내줄 핵심 키워드, ‘공감’
“당신의 ‘마흔’은 안녕하십니까?”
마흔을 넘어선 중년들은 개발시대를 살아내면서 자신의 진정한 삶을 저당 잡히는 것을 당연시해왔다. 회사와 가정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면서 앞만 보고 열심히 내달려오다 문득 멈춰 서서 잠시 주위를 둘러보니 낯선 풍경에 어리둥절해진다. 양보다는 질을, 성공보다는 행복을 추구하는 삶이 새로운 가치관으로 등장하면서 ‘새로운 중년’을 준비해야 할 지점에 서게 된 것이다. 이 ‘새로운 중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맞이하느냐는 것은 중년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앞으로 중년을 맞게 될 청년들에게도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좀 더 준비한다면 청년들은 더 화려한 중년을 맞이할 것이며, 이미 중년을 맞이한 이들이라면 지금이라도 새롭게 마음을 먹고 실천하는 것으로 꽤 괜찮은 변화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도 있을 것이다.
새로운 마흔을 준비하기 위해 가장 먼저 고려해보아야 할 키워드가 바로 ‘공감’이다. 21세기는 분류되었던 것들이 하나로 통합되는 이른바 통섭의 시대이며, 이런 시류에 힘입어 창의성과 소통의 기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분류하는 사고방식에 익숙한 중년들은 여전히 상대방에게서 자신과 다른 것을 먼저 찾는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들과는 달라야 한다”는 게 어린시절 그들의 금언이었기 때문이다. 남들보다 좋은 대학을 가야 하고 대학을 졸업하고는 좀 더 나은 회사에 취직해야 하며, 결혼도 좀 더 좋은 집안 사람과 해야 하는 것이 그들의 삶의 방식이었다. 이 과정 속에서 그들은 부지불식간에 사람을 분류하고 나누는 습관을 들여왔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는 이제 더 이상 시대의 흐름을 따라갈 수가 없을뿐더러 인생을 제대로 즐길 수도 없다. 하물며 여기저기서 강조하는 창의성도 다름 아닌 ‘공감’에서부터 비롯된다. 나와 다른 누군가의 생각을 인정하고 서로 다른 생각이 융합되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게 마련이니 말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재차 강조한다. “공감하고 공감하라”고. 단지 사람만이 아니라 동물이나 사물과도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이런 측면에서 당신의 ‘마흔’은 안녕한지 한번 생각해볼 일이다.

3. 빨리 죽거나, 신나는 삶을 살거나
“공포영화보다 더 무서운 건강검진”
마흔에 접어들면 ‘건강’이라는 이슈 앞에서 의연해지기 쉽지 않다. 모임 등에서도 자연스럽게 건강에 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한참 얘기를 나누다 보면 왠지 심란해지기 일쑤다. 게다가 또래 친구들을 한두 명 저세상으로 떠나보내고 나면, 건강 문제를 더 이상 남의 일로 볼 수 없게 된다.
저자는 건강검진을 받으러 갔다가 ‘암에 걸릴 뻔한’ 해프닝을 소재로 삼아, 중년과 건강 그리고 죽음을 대하는 법에 관해 이야기한다. “삶의 자각증상이 점점 흐릿해지는 중년이라는 나이에서는 죽음을 가끔 응시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죽어가는 내 몸을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지금의 삶속에서 무한히 많은 낭비의 흔적들을 찾아낼 수 있을 테니까. 삶은 그렇게 흘러가고 지금 흘러가는 시간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며, 지금 할 일을 지금 하지 않으면 영영 할 수 없다는 것. …조물주가 이 중년부터 자꾸 우리 몸을 아프게 만들어놓은 것은 삶을 더 소중하게 느끼라는 것일 게다.”
어차피 인생에 정답은 없다. 저마다 가장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택해 걸어가게 되어 있다. 하지만 때로는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삼사오오 모여 앉아 서로의 경험담을 함께 나누며 위로하고 위로 받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 과정에서 기쁨을 얻고 에너지를 충전해 남은 길을 더 열심히 걸어간다면 훨씬 더 괜찮은 삶을 살아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이 시대 마흔에게 제공하는 ‘인생의 휴식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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