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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지대
옮긴이의 말 |
Su Tong,蘇童,본명 : 童忠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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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죽나무길에는 사실 참죽나무가 한 그루도 없다. 시적인 정취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이 성북의 작은 거리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유일한 화초가 바로 야반화다. 사람들은 통상 이 꽃의 이름을 야반화라 알고 있는데, 야반화라는 이름이 어쩌면 참죽나무길의 시끌벅적하고 평범한 일상에 어울릴지도 모른다.
그러면 그냥 야반화라 부르자. 야반화는 여름에만, 그것도 저녁에만 피는 꽃이다. 마치 참죽나무길의 아이들같이 말이다. 밥 때가 되어 식탁 앞에 앉아 허겁지겁 먹어댈 때를 제외하고는 엄마들은 집안에서 아이들을 찾아볼 수가 없다. ---p.12 "나 묻지 마." 다성이 말했다. "쓰레기들이나 사람을 묻지. 너희는 쓰레기야. 나 돼지머리랑 할 얘기가 있어." 돼지머리가 뒷머리의 상처를 움켜쥔 채 다성 옆으로 다가왔다. 그때 돼지머리는 하늘과 땅이 핑핑 도는 것만 같았지만 애써 참으며 다성에게 농담을 던졌다.' "나한테 할 말이 뭔데?" 돼지머리는 그의 친구들에게 눈을 찡긋하더니 말했다. "설마 네 당비 대신 내달라는 건 아니겠지?" "자명종." 다성이 말했다. "자명종이 저 꼭대기에 있어. 내 대신 그것 좀 우리 입에 갖다 줘. 우리 엄마 매일 아침 출근할 때 알람 들어야 해." ---p.390 빗방울은 텅펑의 종이우산 위로 떨어지고, 우리들의 참죽나무길 위로도 떨어졌다. 성북 일대의 날씨는 잠시잠깐 시원하고 상쾌할 것이다. 그러나 장마는 서둘러 왔다가 서둘러 가리라는 것을 누구나가 알고 있다. 비가 그렇게 많이 내려야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장마가 지나고 나면 무더운 여름이 또 찾아올 것이고. 한 해가 지나고 나면 또 다음 해가 와도 무덥고 짜증나는 여름은 늘 찾아오는 것을. ---p.3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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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상상으로 가득한 자유로운 나그네' 쑤퉁
그가 최초로 털어놓는 자전적 성장소설! 중국 문단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쑤퉁의 자전적 경험이 짙게 녹아든 청춘소설 『성북지대』는 1970년대, 문화대혁명의 풍파를 겪은 지난 세대의 은원이 가시지 않은 그 시절, 중국 강남 유역의 한 작은 도시를 배경으로 가정으로부터도 학교로부터도 인정받지 못하고 겉도는 '불량 청소년들'을 가감 없이 그려내고 있다. 사회는 그야말로 빠르게 변화해가고 있고, 어른들은 그 속도를 따라가기는커녕 하루하루의 생활조차도 힘겨워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도시의 변두리 '참죽나무길'에 사는 '나쁜 녀석들'이 서툴게 어른 흉내를 내며 사회와 부딪치는 모습을 쑤퉁은 그 특유의 생생한 문체로 뛰어나게 포착해낸다. 『성북지대』는 "불온한 청춘의 한 페이지를 섬세하면서도 무자비하게 그려내"었다는 극찬을 받을 정도로 쑤퉁의 작품들 가운데에서도 그 서정성과 통찰력을 인정받고 있다. "『성북지대』는 쑤퉁 최고의 청춘소설이다!" 세 개의 커다란 굴뚝이 상징물처럼 자리 잡은 성북지대. 위로는 공업용 기름 연기가 성북의 하늘로 모여들어 회색빛 구름을 형성한데다 아래로는 검은 먼지가 주택들의 창문마다 달라붙어 뿌옇게 뒤덮는 곳. 그러한 성북지대의 변두리 '참죽나무길'에서 자란 소년들에게는 당장의 현실도 앞으로 닥칠 미래도 모두 흐릿하기만 할 뿐이다. 소년들은 학교로부터 쫓겨나고 불량청소년으로 낙인찍히고 그들의 인생은 점점 더 어긋나기만 한다. 그들은 결국 동네 여자아이를 강간하거나, 유부녀와 바람이 나서 도망치거나, 좀도둑질로 연명하거나, 다른 동네 청년들과 힘겨루기를 하다 횡사할 뿐이다. 쑤퉁은 그 자신이 실제로 오래도록 거주했던 참죽나무길을 배경으로 소시민들의 일상과 희로애락을 담았다. 그중에서도 나이 많은 어른들보다는 소년소녀들이 주요 인물로 등장시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세월에 대한 애틋함을 청춘소설로 아름답게 그려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