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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향기 없는 꽃, 글라디올러스(Gladiolus)
2. 갖고 싶은 남자 3. 사랑하는 방법도 모른 채 4. 그들의 웨딩 5. 미련한 여자 6. 하루하루 7. 전주곡 : 운수좋은 날 8. 그대가 잠든 사이 9. 진심, 그리고 거침없이 애(愛) 10. 해빙(解氷) 11. 좋을 텐데 12. 안동, 그 길에서 작가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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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자, 이찬주는 철근 콘크리트의 단단함 만큼이나 감흥이 없었다. 그 어떤 시련이 해일처럼 몰아닥쳐도 그 자리에 고집스레 서 있을 것 같은 고지식함이 여자에게서 느껴졌다.
“글쎄. 이 웃기지도 않는 발상은 대체 누구 머리에서 나온 거야? 이 회장님?” 찬주에게서 시선을 돌리며 희재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저요.” 찬주는 언제가 처음이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오래전에 이 남자를 만났다. 그녀와 키가 비슷한 어렸을 즈음에 남자는 그녀에게 말했었다. 꽃 같더라고. 글라디올러스처럼 향기 없는 꽃 같다고. 그 후 남자에게는 많은 일이 일어나 그는 어느 새 그녀를 잊어버렸지만 정작 그녀는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었다. 처음으로 그녀에게 꽃이라 말해 준 남자를. “제가 당신을 갖고 싶어서요.” 희재의 눈에 문득 한기가 서렸다. 웃을 때는 누구보다도 부드러웠던 분위기가 대번에 바뀌었다. 송곳으로 찔러대듯 날카로운 시선이 찬주의 몸 곳곳으로 떨어져 내렸다. “갖고 싶다, 라…… 그럴싸한 핑계네.” 이죽거린 희재는 자리에서 일어나 찬주를 향해 입매를 비틀어 올렸다. 그는 장난감이 아니다. 누군가 갖고 말고 할 한낱 매물 따위가 아니었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