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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 나를 찾아가는 여정
제1장 자존적 자화상 : 자기 맞섬의 드라마를 보다 빈센트 반 고흐 - 나는 반성한다.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거야 폴 고갱 - 예술에서 나는 언제나 옳다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 그의 얼굴에서는 언제나 가을바람이 분다 앙리 루소 - 인생 이모작을 보여 주는 자화상 살바도르 달리 - 예술가의 임무는 정신의 배고픔을 해결하는 것이다 미켈란젤로 다 카라바조 - 재주만 믿고 까불지 마라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 여전사로 둔갑한 자화상 제2장 숨바꼭질 자화상 : 화가의 숨은 그림을 찾다 마사초 - 화가는 예수의 제자들만큼 위대한 일을 하는 사람이다 얀 반 에이크 - 결혼식 속에 숨은 자화상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 살가죽으로 남은 사나이 디에고 벨라스케스 - 창조력은 왕의 권위 위에 있다 귀스타브 쿠르베 - 어린아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진실을 볼 수 있다 제3장 자서전적 자화상 : 내 안에서 길을 찾다 알브레히트 뒤러 - 나 그대에게 모두 보여 주리다 렘브란트 하르멘스존 판 레인 - 인생은 한바탕 꿈이로구나 프리다 칼로 - 자신과 맞서는 드라마틱한 자화상 제4장 여인의 향기가 묻은 자화상 : 여성은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다 페테르 파울 루벤스 -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화가의 자화상 카스파르 프리드리히 - 풍경에서 결혼의 의미를 캐는 자화상 에곤 실레 - 사랑의 두 길 보기 마르크 샤갈 - 나는 꿈꾼다. 세상 모든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꿈을 오스카 코코슈카 - 허무한 사랑에 중독된 자화상 스탠리 스펜서 - 얼마나 어리석은 모습인가. 나 자신을 용서하지 않겠다 제5장 죽음의 냄새가 나는 자화상 :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서다 프란시스코 고야 - 나는 그때 죽음을 보았다 아르놀트 뵈클린 - 삶과 죽음은 동전의 양면이다 에드바르 뭉크 - 저승으로 보낸 편지 제6장 미술사 길목에서 만나는 자화상 : 창작 정신의 단초를 찾다 니콜라 푸생 - 그림 읽어 주는 화가 에드가르 드가 - 떡잎부터 다른 청년 자화상 폴 세잔 - 회화 연구에는 내 자신이 최고 모델이야 앙리 마티스 - 색채의 이름을 불러 주는 자화상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 & 페르디낭 빅토르 외젠 들라크루아 - 역사적 한판 싸움 레오나르도 다 빈치 - 의심스러운 자화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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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반 고흐 - 나는 반성한다.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거야
지금 생각하면 고갱의 심정이 이해가 된다. 역시 고갱의 생각대로 우리는 서로를 위해 헤어지는 게 나을 것 같다. 붕대로 귀를 싸맸지만 거의 다 나은 것 같다. 마음도 편안하다. 어리석은 짓을 저지른 이런 내 모습을 남기고 싶다고 의사한테 말했더니 감정을 다스리는 데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내 행동에 대한 반성의 의미로 자화상을 그리기로 마음먹었다. --- p.16 폴 고갱 - 예술에서 나는 언제나 옳다 어떤 희생과 고난이 있더라도 확신을 갖고 목표에 도달하는 삶은 가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술가의 삶도 똑같다는 생각이다. 예술가도 장발장처럼 지금 벌어지고 있는 현실에서는 인정받지 못하지만, 추구하고 그래서 최종적으로 도달해야 하는 목표가 있다면 그 힘으로 현실을 헤쳐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자기희생을 통해 성스러운 가치를 구현하는 존재가 참다운 예술가이기 때문이다. --- p.26 살바도르 달리 - 예술가의 임무는 정신의 배고픔을 해결하는 것이다 달리가 가진 정신은 어떤 것일까. 해답의 힌트가 그림 속에 있다. 잘 구운 베이컨이다. 식사 대용으로 서구인이 즐겨 먹는 식품이다. 상자 위에 배치한 베이컨 때문에 달리의 얼굴은 먹음직스러운 식품처럼 느껴진다. 예술가가 식품이 된다면 어떤 종류일까. 정신적 양식일 것이다. 예술가가 인류의 생존을 위해 기여하는 것은 정신적인 면이기 때문이다. --- p.57 미켈란젤로 다 카라바조 - 재주만 믿고 까불지 마라 이 그림에서 다윗의 표정은 골리앗의 목을 들고 있는 영웅으로는 어울리지 않는다. 고뇌로 그득 찬 슬픈 얼굴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카라바조 자신의 젊은 시절 모습을 상상으로 그린 것이다. 자신의 헛된 삶을 반성하는 속죄의 심정을 담은 상징이다. 추한 표정을 한 골리앗의 머리는 만년의 카라바조 얼굴이다. 재능만 믿고 방탕하게 삶을 허비한 오만하고 어리석은 자의 표정이다. --- p.63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 여전사로 둔갑한 자화상 위대한 여성화가 젠틸레스키는 남성 중심의 역사에 정면으로 맞선 전사였다. 이 그림에서 단호한 표정으로 적장의 목을 베는 여전사는 작가 자신이다. 그녀가 베어 버린 것은 홀로페르네스의 목이 아니라 남성 위주의 가치관이었다. --- p.71 마사초 - 화가는 예수의 제자들만큼 위대한 일을 하는 사람이다 마사초는 이 그림에서 열두 제자 중 한 사람을 자신의 모습으로 그려 넣었다. 변장 자화상인 셈이다. 머리 위에 성인을 상징하는 둥근 후광까지 그려 넣어 자신을 위대한 인물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예수의 위대한 생애와 생각을 전 세계에 전파하는 데 산파 역할을 한 열두 제자와 예술가는 같은 수준으로 인류의 정신세계를 이끌어 준다는 생각을 보여 주고 싶었던 것이다. --- p.87 얀 반 에이크 - 결혼식 속에 숨은 자화상 반 에이크는 왜 이처럼 복잡한 구성을 만들어 수수께끼 같은 그림을 그린 것일까. 자신이 본 현실이나 거울에 비친 현실이 그림 속에서는 똑같은 허상이라는 사실을 보여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결국 화가는 허상을 좇는 존재라는 자각을 결혼 에피소드를 빌어 표현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그림은 자화상적 요소를 지녔다. --- p.95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 살가죽으로 남은 사나이 미켈란젤로는 왜 이처럼 끔찍한 몰골의 자화상을 그렸을까. 하나님이 특별히 준 재능을 인간적 욕심을 채우는 데 낭비한다는 생각 때문에 그리스도 앞에 서는 날에 자신은 어떤 심판을 받을 것인가 하는 데 대한 공포가 있었다. 예술가로 대접받으면서 살았지만, 신의 영광을 증명하는 진정한 의무를 다하지 못한 삶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 자신은 성자의 껍질 같은 존재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 p.107 알브레히트 뒤러 - 나 그대에게 모두 보여 주리다 자화상의 의미와 가치를 가장 확실하게 보여 준 화가는 알브레히트 뒤러이다. 자신의 모습을 발가벗겨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는 즉물적 성격의 자화상을 남겼을 뿐만 아니라 실제보다 미화된 모습을 원하는 청년기의 심리도 표현했다. 그런가 하면 마음속에 품어 왔던 이상적인 모습을 자화상으로 담아내기도 했다. --- p.141 렘브란트 하르멘스존 판 레인 - 인생은 한바탕 꿈이로구나 초상화로 벌어들인 돈이 바닥이 나고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결국 삶을 정리할 나이에 파산 선고를 받고 말았다. 모든 것을 잃고 나니 내 자신이 보인다. 이제야 내 모습을 바로 보고 그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서 얻은 것이 있다. 예술은 돈이 잵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 p.151 프리다 칼로 - 자신과 맞서는 드라마틱한 자화상 지평선이 보이는 광야에 앉아 있는 두 명의 프리다는 손을 맞잡고 있다. 이혼 문제로 갈등하는 자신의 마음을 이중 자화상으로 표현한 것이다. 심리적 자화상인 셈이다. 어지러운 구름으로 뒤덮인 하늘에서는 금방이라도 폭우가 쏟아질 것 같다. 자신의 복잡한 마음 상태를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 p.171 카스파르 프리드리히 - 풍경에서 결혼의 의미를 캐는 자화상 하트 모양의 특이한 구성인데, 신혼여행 중 작가의 마음을 보여 주기 위한 표현이다. 프리드리히의 장기는 이처럼 극적 풍경으로 자신의 생각을 담아내는 것이다. 두 명의 남자는 모두 작가이다. 서 있는 남자는 젊은 날의 프리드리히이며, 엎드린 사람은 현재의 프리드리히이다. --- p.199 에곤 실레 - 사랑의 두 길 보기 두 인물의 표정에서 실레의 두 마음이 읽힌다. 실레는 현실적 안정을 위해 새로운 사랑으로 택한 에디트에 대한 미안함과 지독한 사랑으로 얽힌 발리를 향한 애증을 이중 자화상으로 담아낸 것이다. 진정한 예술가의 작품은 이처럼 속마음을 고스란히 토해 낸다. --- p.206 마르크 샤갈 - 나는 꿈꾼다. 세상 모든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꿈을 내 그림을 두고 어떤 이들은 초현실적이라고 말한다.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이 등장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주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댄다. 그렇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리는 것일 뿐이다. --- p.212 스탠리 스펜서 - 얼마나 어리석은 모습인가. 나 자신을 용서하지 않겠다 스스로 용서되지 않는 나 자신을 위해 ‘주홍글씨’ 같은 자화상을 그리기로 마음먹었다. 이렇게 우매하고 멍청한 일을 저지른 화가가 이렇게 생겼구나 하고 알아볼 수 있도록 말이다. 그래서 가능하면 아주 어리석은 모습으로 자화상을 그리려고 한다. 그래야만 앞으로 살아가면서 반성하고 속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 p.228 프란시스코 고야 - 나는 그때 죽음을 보았다 이 작품은 만년 고야의 화풍을 읽어 내는 데 이정표 같은 의미를 지녀 고야 개인의 회화사적으로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두껍게 물감을 바르는 임파스토 기법과 아주 얇은 붓질로 터치의 흔적을 남겨 표현력을 강조하는 특이한 방식을 사용했다. 이런 표현법은 19세기 말 표현주의 화가들이 참조해 발달시킨 방법이다. --- p.241 에드바르 뭉크 - 저승으로 보낸 편지 뭉크가 인간 심리를 그림자 형상으로 담아내는 방식은 독일 표현주의 영화에서 심리 묘사 기법으로 발전했다. 우리가 영화 속에 등장하는 검은 그림자를 보면서 불안, 공포, 긴장감 같은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은 뭉크의 회화에서 비롯한 감정이다. --- p.2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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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는 자화상으로 세상을 향해 말을 건넨다!
자화상은 세상을 바라보는 화가 자신의 모습이다. ‘나는 누구인가’ 하는 물음인 동시에 자아 표현의 가장 첨예한 형태이다. 우리는 자화상을 통해 화가의 한 시기 또는 생애 전체를 압축한 정신의 결정체를 만나게 된다. 자화상은 예술가의 지극히 사적인 체취와 함께 정신의 본 모습을 담고 있기 때문에 중요한 작품이다. 이 책에서는 보통 ‘자화상’ 하면 떠오르는 순수한 의미의 자화상에서부터 특정 주제를 부각시키는 자화상, 인생의 갈피에서 사건으로 솟아오른 자화상, 대표작 속에 숨긴 자화상, 신화 인물로 변장한 자화상 그리고 자서전적 의미의 자화상에 이르기까지 서른한 명의 자화상을 다루고 있다. 개개 자화상을 설명하기 전에 자화상을 그릴 즈음의 개인사를 바탕으로 작가의 예술관과 시대 상황을 조율해 만든 독백을 넣어 작가의 주관적인 심정을 이해하기 쉽게 했다. 화가의 입장에서 본, 다양한 형태의 자화상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자화상에 담긴 화가의 속마음을 들여다봄으로써 그들의 그림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자기 맞섬의 드라마를 보다 화가들이 자신의 얼굴을 그리는 것은 모습을 후세에 남긴다는 의미도 있지만,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인간 본질의 문제를 담고 있다. 생애의 굴곡이 많았거나 자기애가 강한 작가일수록 진정성 있는 자화상을 남겼다. 자화상에는 화가 자신의 겉모습뿐만 아니라 결코 평범하지 않은 화가의 삶이 압축돼 있다. 따라서 자화상을 통해 드라마틱한 생애로 점철된 화가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 화가의 숨은 그림을 찾다 그림 속에 자신을 등장시키는 자화상은 화가 자신의 이야기, 즉 예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나 화가의 신분 보장 같은 것을 적극적으로 말하기 위한 것이다. 예술 창작 능력의 위대함을 사회적 권리로 쟁취하려는 예술가 권익 보호운동인 셈이다. 마사초, 얀 반 에이크, 미켈란젤로, 쿠르베 등이 이러한 방법으로 자화상을 남겼는데, 그림 속에 숨은 화가의 모습을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내 안에서 길을 찾다 자화상은 작가와 모델이 같다는 점을 빼면 초상화와 조금도 다를 바 없다. 그런데 화가는 언제나 자각의 정점에서 자화상을 그린다. 따라서 우리는 자화상을 통해 화가의 자의식을 엿볼 수 있다. 최초로 자화상다운 자화상을 남긴 알브레히트 뒤러, 가장 위대하고 풍요로운 자화상을 남긴 렘브란트, 다양한 자화상을 남긴 프리다 칼로 등의 자화상은 그들 생애 전반에 걸쳐 그려졌기에 자전적인 의미가 있다. 여성은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다 많은 화가에게 여성은 영감의 원천이 되곤 했다. 모델의 차원을 넘어서 작가의 삶에 스며든 여성인 경우에는 예술 세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화가의 삶에 긍정적으로나 부정적으로 영향을 끼친 여성을 모델로 한 자화상들이 있다. 마르크 샤갈의 자화상에서는 행복과 정신적 안정을, 오스카 코코슈카의 자화상에서는 불안이나 실연의 처절한 심정을, 스탠리 스펜서의 자화상에서는 어리석은 욕망의 모습이나 삶의 반성 같은 자기 성찰의 이미지를 읽을 수 있다.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서다 자신의 모습에 죽음의 이미지를 덧칠하는 작가는 죽음과 각별한 인연이 있는 경우가 많다. 유년기에 가족의 죽음을 연이어 겪은 뭉크는 저승에 대한 관심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죽음의 분위기를 그 어떤 작가보다도 실감나게 표현한다. 열병의 괴로움을 안고 산 고야도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섰던 경험을 바탕으로 죽음의 세계를 엿볼 수 있게 한다. 또 자녀의 죽음으로 저승 세계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뵈클린은 그로테스크한 환상성을 동원해 우리를 죽음의 세계로 안내한다. 창작 정신의 단초를 찾다 미술사에서 새로운 물꼬를 트는 것은 미술 개념을 바꾼다거나 새로운 조형 논리를 제시할 때이다. 이러한 작가의 생각은 생애 정점에서 나온 대표작에서 보인다. 그런데 이런 실험의 단초를 보여 주는 것이 자화상이다. 새로운 회화 원리를 개척한 푸생이나 세잔의 자화상이 그런 경우이다. 마티스도 자화상을 통해 자신이 평생 추구한 색채의 힘을 실험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