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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건축 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공간들이 손짓하며 부른다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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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거장의 도면을 들여다보다
사부아 주택Villa Savoye
| 설계 | 르 코르뷔지에 / 1931년 프랑스 푸아시

두껍닫이로 사라지는 빈지문 128짝
기쿠게쓰테이/ 에도시대 초기, 가가와 현 다카마쓰 시

복원이라는 이름의 연금술
카스텔베키오 미술관Museo Civico di Castelvecchio
| 설계 | 카를로 스카르파 / 1964년(원래의 건물은 14세기) 이탈리아 베로나

여로의 마지막에 도착한 섬
노코노시마에 있는 단 가즈오의 집/ 후쿠오카 현 후쿠오카 시

제3의 사나이가 숨어든 지하 수도
빈의 지하 수도Die Wiener Kanalisation / 19세기 중반, 오스트리아 빈

어깨에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속 나의 집
| 설계 | 세이케 기요시 / 1970년 도쿄 오타 구

풍경 속의 장례식
숲의 화장터
| 설계 | 에리크 군나르 아스플룬드 / 1940년 스웨덴 스톡홀름

사상가들을 가둔 사색적인 감옥
도요타마 감옥
| 설계 | 고토 게이지 / 1915년 도쿄 나카노 구

숲에 세워진 십자가
오타니에미 예배당Otaniemen Kappeli
| 설계 | 헤이키 시렌, 카이야 시렌 / 1957년 핀란드 오타니에미

내 마음의 계단통
하타노다이 역 / 1951년 도쿄 시나가와 구

왓슨, 방은 그 사람의 인생을 그대로 보여주는 곳이라네
셜록 홈스 박물관The Sherlock Holmes Museum / 1815년 영국 런던

오키나와의 집에서는 낮잠도 기분 좋구나
나카무라 가문의 고택/ 18세기 중반 오키나와 현 기타나카구스쿠 촌
메카루 가문의 고택/ 1906년 오키나와 현 이제나 촌

생물학자와의 이인삼각
솔크 생물학 연구소The Salk Institute for Biological Studies
| 설계 | 루이스 칸 / 1965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에필로그

독자를 위한 견학 안내

저자 소개 2

나카무라 요시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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なかむら よしふみ,中村好文

1948년 지바현 출생으로, 세계적인 주택 전문 건축가이다. 1972년 무사시노 미술대학 건축학과를 졸업했으며 1981년 자신의 설계사무소 <레밍하우스>를 설립했다. 1987년 <미타니 씨의 집>으로 신인 건축가에게 수여하는 제1회 요시오카상을 수상했고, 1993년에는 <일련의 주택작품>으로 제18회 요시다 이소야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현재 일본대학 생산공학부 주거공간디자인 코스 교수로도 재직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집을, 순례하다』, 『다시, 집을 순례하다』, 『집을, 짓다』 등이 있다. 건축가를, 그것도 주택 전문가가 되고자 한 저자는 자신을 매료시킨 20세기 주택의
1948년 지바현 출생으로, 세계적인 주택 전문 건축가이다. 1972년 무사시노 미술대학 건축학과를 졸업했으며 1981년 자신의 설계사무소 <레밍하우스>를 설립했다. 1987년 <미타니 씨의 집>으로 신인 건축가에게 수여하는 제1회 요시오카상을 수상했고, 1993년에는 <일련의 주택작품>으로 제18회 요시다 이소야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현재 일본대학 생산공학부 주거공간디자인 코스 교수로도 재직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집을, 순례하다』, 『다시, 집을 순례하다』, 『집을, 짓다』 등이 있다.

건축가를, 그것도 주택 전문가가 되고자 한 저자는 자신을 매료시킨 20세기 주택의 명작을 찾아 카메라와 스케치북 하나 들고 떠난 <주택순례>를 7년 동안 해왔다. 그동안 르 코르뷔지에가 연로하신 노모를 위해 지은 18평의 <어머니의 집>을 비롯해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낙수장>, 게리트 토머스 리트벨트의 <슈뢰더 하우스>, 안도 다다오의 <스미요시연립주택>, 필립 존슨의 <글라스 하우스> 등 20세기 건축의 거장들이 전 세계에 지은 집 30여 채를 견학했고, 그 중 17채의 집을 선별해 『집을, 순례하다』 시리즈를 통해 독자들에게 소개했다. 직접 그리고 찍은 스케치와 사진 등을 담은 여행일기 같기도 한 이 시리즈는 맛깔스럽고 다정다감한 문체와 따뜻한 감성과 친절한 해설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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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강원도 곰배령에서 살다가 제주로 터전을 옮기고 몇 해 동안 유기농으로 귤 농사를 지었다. 좋은 책을 만나면 호미 대신 노트북을 펴고 한국어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집을 생각한다》, 《다시, 나무에게 배운다》, 《고양이 탐구생활》, 《할머니의 행복 레시피》, 《건축이 태어나는 순간》, 《우리는 작게 존재합니다》,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산골기업 군겐도를 말하다》, 《전쟁과 목욕탕》, 《달밤 숲속의 올빼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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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3월 21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196쪽 | 740g | 190*265*20mm
ISBN13
9788990985743

책 속으로

카스텔베키오 미술관은 부드러운 S 자 곡선을 그리며 베로나를 가로지르는 아디제Adige 강 근처에 있습니다. 처음 이 미술관을 방문했을 때 마음 깊이 깨달은 사실이 있습니다. 실제 공간에 몸을 담고, 두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보고, 귀를 기울여본 다음에야 비로소 건축이란 것의 진가를 알 수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리고 이 미술관에서는 어딘가 모르게 ‘체온’이라고 부르고 싶어지는 온기 같은 것이 느껴집니다. 고요함 속에 침묵의 음악이 흘러나오는 듯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때부터 카스텔베키오는 ‘내 마음속의 건축’이 되었고, 카를로 스카르파는 존경하고 사랑하는 인물, 본받고 싶은 건축가가 되었습니다. --- p.4 중에서

그곳은 스카르파가 혼을 바쳐 만들어낸 주옥같은 건축 공간이며, 정적과 함께 즐거움과 기쁨이 공존하는 하나의 작은 우주입니다. 그곳에 감도는 농밀한 분위기나 동굴과도 같은 기운을 말로는 좀처럼 전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질이 좋은 벨벳으로 온몸을 부드럽게 감싼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맞습니다. 카스텔베키오 미술관의 내부 공간에서는 피부에 와 닿는 어떤 특별한 감촉이 느껴집니다. --pp. 47-50 중에서

유사 체험과 몸소 경험해보는 것과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언젠가 빈의 하수도에 실제로 들어가 몸소 체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마음 한구석에서 점점 커져만 갔습니다. 그리고 결국 2003년 5월, ‘꿈에 그리던 하수도’ 속에 들어가 내부를 마음껏 둘러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 몸을 숙여야만 겨우 지나갈 수 있는 통로를 지나 둥근 천장으로 둘러쳐진 거대한 하수도 쪽으로 나왔습니다. ‘제3의 사나이를 쫓아 마침내 여기까지 오게 되었구나!’ 싶어 감개무량한 마음이 솟아올랐습니다. 터널은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제 오른쪽 뒤편으로 점점 멀어져갔고, 불현듯 검은 롱코트를 펄럭이며 그 속으로 달려가는 오손 웰스의 환영을 본 듯했습니다. --pp. 79-80 중에서

“제일 처음 지은 집(나의 집) 바닥에는 돌을 깔았는데, 이게 정원까지 연결되어 있었어요. 신발을 신은 채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방 하나뿐인 집이었지요. 근데 불편한 점도 있었어요. 낙엽 같은 것들이나 먼지는 물론 이런저런 벌레들, 어쩌다보니 개도 집 안으로 막 들어와요. 그러니까 이게 진정한 ‘원룸’이었던 거지.” --pp. 87-89 중에서

길 왼쪽 편으로는 일직선의 낮고 흰 돌담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화장터를 향해 천천히 걸어가는 우리 일행과 함께하며 길을 인도해주는 듯합니다. 그리고 일행은 커다란 파석을 불규칙적으로 깔아 만든 아름다운 돌길을 따라 오르막길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돌길이 언덕 정상에 도달해 사라질 때쯤, 화장터의 주랑이 일행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화장장으로 향하는 조문객들은 이런 풍경을 바라보며 돌길 위로 슬픈 발걸음을 옮기게 될 터입니다. 그러나 이곳의 길은 남겨진 자들의 슬픔을 부드럽게 감싸고 비탄에 젖은 마음을 깊은 곳에서부터 치료해주는 포용력과 치유력을 가지고 있는 듯 느껴집니다. (…) 이렇듯 건축적인 디자인의 장점을 살리면서 동시에 지형과 풍경을 최대한 자연의 모습에 가깝게 연출하는 것을 ‘랜드스케이프 디자인landscape design’이라 부릅니다. [숲의 화장터]는 가슴에 와 닿는 랜드스케이프 디자인의 성공 사례이며, 최고의 수준을 보여주는 랜드스케이프 디자인의 걸작입니다. 아스플룬드와 레베렌츠라는 두 건축가의 기도와 정진이 땅의 정령이 되어 이곳에 스며든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이른바 랜드스케이프 디자인의 기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번이라도 이곳에 발을 딛고 서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기적이라는 말이 과장된 표현이 아님을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pp.103-104 중에서

생물학계의 권위자 조너스 솔크 박사와 건축계의 카리스마 루이스 칸이 만난 순간, ‘가장 아름다운 미국 건축’의 탄생과 프로젝트의 성공은 이미 약속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계획에서 완성까지 6년이라는 긴 세월이 걸린 솔크 생물학 연구소는 건축 의뢰인과 건축가 사이의 강한 신뢰 관계가 바탕이 되어, 이인삼각 경기를 하듯 서로의 협동 작업을 통해 만들어진 건축물입니다.

--- p.176 중에서

출판사 리뷰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공간의 비밀, 농밀한 기운이 감도는 그들을 만난다!

“위대한 건축물을 실감하는 최상의 방법은 그 건축물 안에서 잠을 깨는 것이다.”
- 건축가 찰스 무어Chales Moore -


삼십 년 이상 주택을 전문적으로 설계해온 건축가 나카무라 요시후미中村好文 그는 전작 『집을 생각한다』(2008, 다빈치)에서 ‘좋은 집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하여, 집이 꼭 갖추어야 할 요소들에 대한 생각을 나눈 바 있다. 집이라는 건물 자체는 물론 집을 둘러싼 풍경,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 어린 눈길이 계속되어, 이번에는 그의 마음을 들썩이게 하고 마음 한구석에 단단히 자리 잡은 소중한 ‘마음속 공간’ 스물다섯 가지를 펼쳐 보이며 ‘좋은 건축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구한다.

좋은 건축이 꼭 갖추어야 할 요소는 무엇인가?
이들 건축물의 어떤 면이 저자의 가슴 깊숙이 파고들었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전작에서는 ‘좋은 집’에 대해 고민했다면, 이번에는 주택, 도서관, 미술관, 예배당, 화장터, 연구소 등 건축 전반을 폭넓게 다루며 그들 공간의 비밀을 풀어간다. 그렇게 하나둘 드러나는 비밀들이 바로 ‘좋은 건축’을 이루는 요소들이다.

이를테면 그 특유의 냄새, 일종의 아우라가 감돌며, 건축가의 고뇌와 체취가 진하게 배어 있는 공간, 기능적이고 합리적인 측면을 잃지 않으면서도 건축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와 신비감, 기지와 유머, 꿈이 반영된 공간, 주위 풍경이나 지형과 자연스럽고도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공간, 기후 풍토를 고려하여 고안해낸 슬기로운 지혜가 마을에서부터 방안 구석구석까지 미처 있는 공간,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아 오래도록 그곳에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공간, 보존된 옛 것과 추가된 현대적인 부분이 선명한 대비와 조화를 이루며 자유로우며 활기찬 분위기를 자아내는 복원된 공간 등과 같은 것이다.

마음을 울리는 공간의 힘은 유명 건축가의 걸작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몇 번을 보아도 질리지 않는 영화처럼, 들을 때마다 울고 웃기는 만담처럼, 몇 번이고 다시 찾아가 들어가보고 싶게 만드는 공간들이 있다. 단지 그 안에 온몸을 담그는 것만으로 마음이 충족되고 힘이 솟아나게 하는, 효능 좋은 온천과도 같은 곳. 누에고치 속 같이 따스하고 포근하여 ‘어머니 배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곳. 저자가 찾아가 하나하나 그 공간의 비밀을 밝히는 이들은 르 코르뷔지에, 루이스 칸, 에리크 군나르 아스플룬드와 같은 유명 건축가의 작품뿐만이 아니다. 훌륭한 돌담이 현대 조각가의 작품처럼 보이는 17세기 일본의 어느 시골 학교, 서른 번도 넘게 보고 또 본 영화 [제3의 사나이]의 배경이 된 오스트리아 빈의 지하 수도, 숭고한 빛이 쏟아져 내리는 사상가들을 가둔 감옥과 지하철의 환승 계단통 등 우리가 통상 ‘유명한 건축물’로 생각지 않는 것들을 포함한다. 특히 한국의 ‘하회마을’은 마을 전체를 ‘살고 싶은 마을’로서 다루며 긴 페이지를 할애하여 관련 사진들과 실측도면, 일러스트 등을 첨부한다.

“기와와 볏짚으로 지붕을 얹은 집들이 너무 모여 있지도, 그렇다고 너무 떨어져 있지도 않은 적절한 밀도로 어깨를 나란히 한 채 모여 있었습니다. 풍성하고 부드러워 보이는 베이지색 초가지붕은 산양이나 양 등 초식 동물의 등을 연상시키는데, 멀리서 보니 마치 양떼 무리가 강으로 물을 마시러 온 것처럼도 보입니다. 높은 곳에서 보니 ‘강이 다정하게 안아주고 보호해주고 있는 아름다운 마을’이 말 그대로의 모습으로 눈앞에 펼쳐져 있습니다. 그저 말없이 바라보고만 있었습니다. 여기저기 온돌방의 굴뚝에서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이것이야 말로 ‘백성의 아궁이가 바쁘구나’라는 가사 그대로였습니다. “너무 완벽하네!” 무심결에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고야 말았습니다.”(상권 p. 81 하회마을)

실제 공간에 몸을 담고, 두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보고, 귀를 기울여본 다음에야 비로소 건축의 진가를 알 수 있다. 저자는 어깨에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공간의 비밀들을 탐색해나간다. 건축가와 함께하는 여행에서는 지나치기 쉬운 작은 것에서부터 전체 공간, 나아가 전체 도시에 이르기까지, 많은 것을 보고 담을 수 있다. 특히 그가 뛰어난 눈썰미와 관찰벽을 지닌 이라면 큰 도움이 된다. 공간을 설계한 건축가와 그 공간에 깃들어 있는 사연을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것은 물론, 금세 줄자를 꺼내들고 이런저런 수치를 재어 스케치북에 도면을 그려 보여주니 말이다.

또한 가능만 하다면 그곳에서 머물며 건축물에 감도는 작은 기운 하나까지도 놓치지 않고 체험하려 한다면 더욱 감사할 일이다. 하회마을의 어느 민박 온돌방에서 쪼그리고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하고 기어 다쾴며 방의 넓이와 높이, 문과 창문의 크기를 재면서 공간 설계자의 헤아림을 가늠하고, 선배 건축가들의 마음 씀씀이에 감탄사를 연발하는 저자의 겸손한 자세는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는 따끈따끈한 온돌방의 아련한 추억을 상기시켜 당장이라도 그 아랫목을 찾아 몸을 누이고 싶게 한다.

풍부한 사진, 아기자기한 일러스트와 더불어 건축을 다시 생각한다
오랜 시간을 들여 자신의 분야에 진지하게 몰두하며 파고드는 고수를 만나는 일은 늘 즐겁다. 이들은 단순한 ‘전문가’를 넘어선, 좋은 의미의 ‘중독자’이다. 하루 24시간 내내 건축에 대한 것만을 생각하고, “밥 먹을 때도 건축이다!”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그런 저자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귀를 기울일 가치가 있다. 그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건축물을 찾아다니며, 그 면면을 들여다보고 공간의 비밀을 들여다보는 건축 여행은 기대와 재미와 감동이 함께한다. 그러면서 좋은 건축이란 무엇인지, 건축의 참 맛은 어떻게 느낄 수 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화려하고 풍부한 사진과 저자가 직접 그린 아기자기한 일러스트와 도면들은 이해를 돕고 감동을 배가시키는 동시에, 직접 가서 내 눈으로 보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들게 하는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

한편 저자와 함께 건축 여행을 하는 동안 또는 여행이 끝난 후, 이름난 웅장한 걸작들로 향하던 눈이 내 집의 내 방, 내 사무실을 둘러보고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왓슨, 방은 그 사람의 인생을 그대로 보여주는 곳이라네.”라는 말이 너무도 의미심장하게 다가와, 내가 몸담고 있는 공간에서는 과연 어떤 기운이, 어떤 향기가 감돌고 있는지 살펴보게 되기 때문이다. 나의 공간은 따스한 온기가 흘러나와 질 좋은 벨벳처럼 온몸을 부드럽게 감싸는 곳인가, 아니면 영욕의 세월을 지낸 후 폐허처럼 변해버린 낡은 궁전에서처럼 냉랭함과 쓸쓸함이 몸을 떨게 하는 곳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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