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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_ 시작하면서
01_ 혼란의 24시간 02_ 알 수 없는 힘이 나를 그 곳으로 이끌다 03_ 가까스로 후쿠시마행 비행기에 오르다 04_ 후쿠시마에 발을 디디다 05_ 파괴된 원전을 지척에 두고 발이 묶이다 06_ 어떻게든 후쿠시마를 떠나야 한다 07_ 뜻하지 않은 은인을 만나다 08_ 냉정할 만큼 침착한 센다이에 놀라다 09_ 민간 구조대, 안타깝게 철수하다 10_ 센다이, 여진으로 나를 반기다 11_ 재난 현장으로 점점 가까이 다가가다 12_ 내가 보는 모든 것이 사실이 아니기를 13_ 멀쩡한 노인을 미친 사람 만들 뻔하다 14_ 사상초유의 매몰지 그 곳은… 15_ 정오의 햇살 그리고 파란 천막 16_ 해질녘의 재난 현장 17_ 화창한 날씨와 코를 괴롭히는 냄새들 18_ 거리의 사람들 그리고 나 19_ 짧은 시간 정들었던 일행과 작별하다 20_ “까마귀야 행운을 가져왔니?” 21_ 세상에서 가장 값진 과자를 맛보다 22_ 슬픈 도시, 희망은 어디에 23_ 스미마셍 24_ 차량을 망루로 사용하는 경찰관 25_ 다시 돌아온 센다이 26_ 이른 아침 오후나토의 절망 27_ 일본은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28_ 찹쌀떡의 저력 29_ 불쾌한 일본인 30_ “욘사마, 고마워” 31_ 타코야끼와 함박눈 32_ 눈 덮인 마을 33_ 쓰나미 위력의 끝은 어디인가 34_ 가마이시의 마지막 밤 35_ 귀환 36_ 기록을 마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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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나미 경보가 울린 후 대피할 시간도 없이 들이닥친 대형 파도. 인간의 머리로는 상상치도 못했던 엄청난 규모의 파도는 무엇 때문에 이 마을뿐만 아니라 인간의 모든 것을 삼켜버렸을까? 어리석은 질문임을 알면서는 자꾸 나 자신에게 물었다.
* * * * * * 다시 한참을 걸었다. 개흙을 밟고 파편을 넘을 때마다 내딛는 발 아래에 시신이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조심하며 걷는 수밖에 없었다. 가다 보니 내 앞에 병원이 떡 하니 서 있었다. 참사의 순간 이 곳에 있던 사람들은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병원 4층에 오르니 병실에 승용차가 숨죽인 채 고개를 쳐박고 있다. * * * * * * 한 마디로 살아 있는 지옥이다. 삶 저편의 세상이 있다고 믿어본 적은 거의 없지만, 지금 내 눈앞에 펼쳐진 세상이야말로 생지옥이다. 점점 자연이 무서워지고 두려워진다. 자연은 자신의 만행을 인간이 가진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다는 걸 알려주려는 듯 잔혹한 풍경을 만들어놓았다. 그리고 자신의 위대함을 인간이 스스로 깨닫기를 바라는 듯 지금은 아주 조용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 잔혹한 만행과 흔적 없는 침묵에 이젠 내가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기운이 빠지고 허탈했다. 삶이 무상했다. ‘열심히 일궈놓으면 뭐 해. 자연이 한번 심술을 부리면 찰나에 사라져버릴 것을.’ 아귀다툼까지 하며 욕심을 채우고 사는 우리가 한없이 가여웠다. * * * * * * 할아버지는 계속 폐허더미를 뒤지면서 뭔가를 찾았다. 그러다가 2층에서 내려오고 있는 나를 향해 무언가를 건넸다. 과자다. 쿠키라고 해야 하나? 쓰나미에 밀려들어온 개흙을 잔뜩 뒤집어 쓴 과자. 할아버지는 아직 상하지 않았으니 맛 한 번 보라고 했다. 그런데 이거 참, 먹기 곤란하다. 한참을 망설이는데 날 향해 있는 할아버지의 시선이 자꾸만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 더 이상 망설이면 할아버지가 서운해 하실 것 같아 과자 봉지를 뜯어 한 입 베어 물었다. 그런데 이 과자, 오우~ 보통 맛이 아니다. 과자도 쿠키도 아닌 게 참 맛있다. 나는 내가 아는 최소한의 일본어로 할아버지께 감탄을 표했다. “오이시!(おいしい! 맛있다는 의미의 일본어)”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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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 대지진,
그 참사 현장을 기록한 국내 최초의 책! ● 참사 후 현장에 달려간 사진가의 용기 있는 취재, 생생한 현장 담아 ● 좌절, 절망… 하지만 그 안에서도 피어나는 가족애와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 발견 ● 원전 사고 후 25년이 지난 지금도 체르노빌은 ‘사람이 살 수 없는 도시’ … 원전에 대한 경각심 높여야 ● 이 책은 우리에게 묻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라고. 평온하던 오후, 그러나 곧 비명마저 들리지 않는 생지옥으로 변하다 지난 2011년 3월 11일 이른 오후. 일본 동북부의 여러 해안 도시들에는 여느때와 같이 한가로운 풍경들이 펼쳐지고 있었다. 아이들은 평소처럼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고, 부모들은 직장이나 집에서 일상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잠시 후, 시속 115km의 쓰나미가 몰려오면서 그 곳은 대재앙의 지역이 되고 말았다. 관측사상 4번째로 큰 규모(규모 9.0)의 지진이 일본 동북부 해저에서 발생했고, 그 영향으로 최고높이 38.9m의 거대한 해일이 불과 몇십 분 만에 일본 동북부 해안 지역을 완벽하게 덮어버리고, 그 곳은 곧 더 이상 비명소리마저 들리지 않는 생지옥으로 변하고 말았다. 그 때부터 전 세계 사람들의 관심은 일본 동북부 지역의 쓰나미 피해 소식에 몰렸다. 원전 파괴, 방사능물질 유출과 같은 대지진이 남긴 피해 소식으로 전 세계가 충격과 공포에 빠져 있었던 3월 14일, 카메라를 어깨에 멘 한 한국인 사진가가 후쿠시마 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참사 소식을 듣자마자 본능적으로 취재 욕구가 솟아났고, 갖은 고생 끝에 결국 후쿠시마에 발을 내디딜 수 있었다. 그 날부터 그는 대지진과 쓰나미가 할퀴고 간 일본 동북부 전 지역을 다니면서 대자연의 위력과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절망, 좌절, 그리고 슬픔을 한 컷 한 컷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일본 동북부 전 지역을 취재, 생생히 기록한 ‘국내 최초’의 책! 《쓰나미, 아직 끝나지 않은 경고》는 일본 동북부 참사 이후 최초로 출간되는 본격 재난 다큐멘터리 서적이다. 이 책에는 3월 14일부터 보름 남짓한 기간 동안 일본 동북부 전 지역을 취재한 작가의 노력은 물론이고 언론에서 세세하게 잡아내지 못한 참사의 현장들이 그대로 글과 사진으로 표현되어 있다. *사람이 살았던 잔인한 풍경들… 그 속에서 발견한 인간의 강한 의지 사진을 한 장 한 장 보다 보면 정말 사람이 살았던 곳일까 싶을 정도로 잔혹한 풍경이 펼쳐진다. 인적은커녕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아 으스스한 해안 도시, 폐허더미만 보이는 마을, 뼈대만 남은 병원 건물, 대형 어망을 뒤집어쓴 기차역사, 두 건물 사이에 끼여 있는 대형 컨테이너 선박, 호수가 되어버린 운동장, 끊어진 도로, 엿가락처럼 휘인 철로… 이런 곳에서 다시 사람이 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다. 더불어 ‘자연이 무엇 때문에 인간이 일궈놓은 이 터전을 이렇게 짓밟았을까’ 하는 의문도 생기고, ‘열심히 살아도 자연의 분노 한번이면 모든 게 허사가 되는구나’ 하는 절망감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쓰나미, 아직 끝나지 않은 경고》는 그런 좌절과 절망만 전하지 않는다. 자기가 살던 집을 찾기 위해 폐허더미 사이로 난 길을 헤매는 사람들, 평생 운영하던 과자점 건물 바닥을 뒤져서 쓰나미가 오기 전에 만들어둔 과자를 발견하고는 기뻐하던 할아버지, 친구가 살던 집터를 뒤져서 추억이 간직된 물건을 찾던 이십대 여성들, 쓸 만한 집기들을 챙기다가 속상한 마음에 “촬영할 거면 돈을 내라”고 화를 내던 아저씨 등의 사람들을 마주할 때면 비록 지금은 좌절해 있지만 이제 곧 다시 일어날 거라는 강인한 의지와 희망을 느끼게 된다. *10여 년간 보도 사진만 찍어온 사진가의 의미 깊은 취재기 일본 동북부 전 지역을 다니며 사진으로 담고 글로 기록한 사람은 바로 사진가 류승일이다. 그는 그동안 국내의 외신사를 비롯해 국내 인터넷 뉴스 매체와 시사 주간지에서 사진기자로 근무하면서 크고 작은 사건?사고 현장을 취재해왔다. 사건?사고 현장을 촬영하다 보면 위험이 뒤따르지만, 항상 그 현장으로 달려가는 이유에 대해 “그 현장에는 척박한 사건?사고만 있는 것이 아니다. 피해자들의 고통이 있고, 인간과 인간 사이의 끈이 보인다. 사진은 그 모든 것을 담아 전달하는 도구이자 생명이다”라고 말한다. 일본 동북부의 쓰나미 피해 현장으로 달려간 것도 같은 마음이었다. 이처럼 《쓰나미, 아직 끝나지 않은 경고》는 작가가 단순히 현장의 모습을 그대로 전하고자 한 마음에 그치지 않고, 극한의 상황에서도 꺼지지 않는 사람 사이의 따뜻한 정과 강인한 의지, 그리고 희망까지 담아 더더욱 의미가 깊다. 거대한 재앙을 옆에서 본 우리는 이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쓰나미, 아직 끝나지 않은 경고》가 의미를 갖는 또 다른 이유는 ‘냄비근성’과 ‘안전불감증’이 뼛속 깊이 박힌 지금의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책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 실린 사진을 보고 글을 읽는 내내 ‘만약 이런 일이 대한민국에서 생긴다면?’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몇 년 전에 개봉된 영화 「해운대」의 장면들도 새삼 현실처럼 다가온다. 뒤이어 ‘그렇다면 우리 대한민국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라는 또 다른 질문이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일본 대지진을 통해 보았듯이 지진은 땅을 갈라놓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쓰나미를 몰고와 인간의 삶을 수장시켰고, 원전을 파괴했으며, 각종 기간시설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만일 우리나라에 이와 같은 지진이 일어난다면 원전이 무려 8개나 위치한 부산과 울산 지역이 안전할 리 없으며, 내진 설계가 되지 않은 건물 등 각종 시설물도 폐허로 전락할 가능성 또한 짙다. 만약 후쿠시마의 경우처럼 원전이 파괴되어 방사성물질이라도 유출되면 수십년에 걸쳐 그 후유증을 고스란히 겪을 수밖에 없다. *지금, 뼛속 깊이 박힌 ‘냄비근성’과 ‘안전불감증’을 버리고 재해에 대비해야 할 때 생각만 해도 악화일로다. 1986년 4월 26일에 일어난 체르노빌 원전사고는 무려 25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 일대를 사람이 살 수 없는 곳, 죽음을 앞둔 노인들만 거주하는 것으로 바꾸어놓았다. 이를 볼 때 원전사고는 원전 피해 지역은 물론 그 주변 지역까지도 ‘죽음의 도시’로 만들어버리는 최악의 사고인 것이다. 게다가 우리는 대폭발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백두산을 지척에 두고 있다. 오랜 기간 침묵을 지키고 있었던 백두산이기에 한번 폭발하면 팝콘 튀기듯 터질 것이며, 그 영향은 적도에까지 미칠 것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최악의 상황만큼은 피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저자는 ‘기록을 마치며’에서 이에 대해 이렇게 정리를 하고 있다. 재앙에 가까운 전 세계적 기상 이변과 환경문제를 봤을 때 우리에게 일본과 같은 일이 닥치지 않으리라고 확신할 사람은 아무도 없어 보인다. 그럼 우린 어떻게 해야 할까? 일본에서의 잦은 지진을 강 건너 불 구경 하듯 지켜보기만 한 우리다. 아직 내진 설계된 건물도 몇 되지 않고, 지진에 대비한 훈련도 몸에 익히지 않았다. 지진과 쓰나미에 대한 두려움은 있지만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결국 우리는 물질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건축물의 내진 설계, 지진 발생을 대비한 훈련과 같은 정책적 준비를 해야만 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당신이 나라의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이든, 건물을 짓는 사람이든, 일반 소시민이든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 지금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그럼으로써 후회 없는 날들을 보내는 것이다. 자연이 한번 크게 화를 내면 인간이 가진 대부분의 것은 힘없이 무너진다는 것을 이번 촬영을 통해 보고 또 느꼈다. 그러니 더 이상 자기 욕심을 채우기 위해 아등바등 사는 것을 그만두면 좋겠다. 지금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행복하게 사는 것이 지금 우리가 준비할 수 있는 최고의 대비책인 것이다. 저자의 의문이 ‘현실화’되기 이전에 하루 빨리 정부 차원에서의 자연 대재앙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더불어 개인 차원에서는 저자의 말처럼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사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것이다. 이처럼 《쓰나미, 아직 끝나지 않은 경고》는 이웃나라 일본의 참상에 대한 밀착 보고서임과 동시에, 곧 우리에게도 닥칠 수 있는 거대한 자연재해의 경고를 대신 전함으로써 냄비근성과 안전불감증에 빠진 대한민국에 ‘우리는 이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책이라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