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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ynne Pi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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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렐의 입술이 바짝 말랐다. 이제 때가 온 것이다.
로렐은 주머니 속에 손을 넣어 양각 무늬가 도드라진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벌써 백 번은 넘게 만졌을 것이다. 지난 5월 초순의 어느 아침, 그 카드는 로렐의 베개 위에 놓여 있었다. 밀랍으로 봉해지고, 반짝이는 은빛 리본으로 매어진 채로. 안에 담긴 내용은 세 줄도 안 될 정도로 짧았지만, 모든 것을 바꿔 놓았다. 애석하게도 현재 받는 교육 수준이 불충분하다고 사료되어, 아발론 아카데미에서 8주간 교육을 받아야 함. 여름 초입 아침나절에 방문 바람. ‘애석하게도 불충분하다?’ 이 부분이 로렐 엄마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 사실 요정과 관계된 것이라면 뭐든 달갑지 않은 게 엄마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로렐이 요정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후에도, 그들의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로렐의 부모는 자신들의 수양딸이 보통의 여자아이들과 조금 다르다는 걸 일찌감치 깨닫고 있었다. 로렐이 요정들의 신성한 땅을 물려받기 위해 인간세계로 보내진 아기 요정이라는 터무니없는 사실을, 어쨌든 놀라울 정도로 덤덤히 받아들인 셈이다. 로렐은 트롤들에 대해서 부모님께 말하지 않은 게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랬다면 지금 여기에 서 있지 못했으리라. “준비됐어?” 타마니가 로렐의 머뭇거림을 느꼈는지, 힘주어 물었다. ‘준비됐냐고?’ 로렐은 지금보다 더 준비가 될 수 있을지…… 아니면 덜 될 수 있을지 알 수가 없었다. 로렐은 타마니를 따라 조용히 숲 속을 걸었다. 울창한 나무들이 쏟아지는 햇빛을 가로막아 그들의 여로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다. 그들은 오솔길이라고 부르기도 어려운 곳을 걷고 있었지만, 이 길이 어디로 이어지는지는 로렐도 알고 있었다. 곧 작고 울퉁불퉁한 나무로 향하게 될 것이다. 이 숲에서 흔치 않은 종이라는 것만 빼고는 평범해 보이는 나무였다. 여기서 12년을 살며 숲 속을 탐험했던 로렐도, 그 나무를 본 건 딱 한 번뿐이었다. 트롤들과 싸우다 부상을 입고 의식을 잃어가는 타마니를 데려왔을 때였다. 그때 로렐은 그 나무가 변하는 것을 목격했고 나무 너머에 있는 요정들의 세계를 언뜻 보았었다. 그리고 오늘, 로렐은 그 문을 통과할 것이다. 드디어 아발론이 어떤 곳인지를 두 눈으로 직접 보게 될 것이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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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발론을 여는 주문, 스펠스』의 세계
§ 숨겨진 진실 § 하나. 고도로 발달된 식물들의 세계 ‘아발론’이 있다. 둘. 인간과 비슷한 외향을 한 이러한 식물들의 목격담은 ‘요정’에 대한 전설로 전해졌다. 셋. 요정들은 크게 네 종류로 나뉘며, 각자 계급과 역할이 있다. ※ 식물? 요정? 대체 뭐지? 동물 중에서도 영장류는 눈부신 진화 끝에 ‘인간’이라는 발달한 L(종)이 되었다. 그렇다면 식물은? 식물도 진화해서 어떠한 존재가 되지 않았을까? 『윙스』의 시리즈의 요정들은 이러한 놀라운 상상력에서 출발했다. 인간과 비슷한 외모를 가지고 있기에 ‘진화한 식물’의 목격담은 ‘요정’이라는 전설로 전해졌다. 그들은 이산화탄소를 마시고 산소를 내뱉고, 물과 약간의 당분으로 살아가며, 크게 네 종류로 나뉘어 각자의 역할을 하며 살아간다. 다른 식물들을 지배하는 놀라운 능력을 가진 겨울 요정, 다른 식물들을 통해 신비로운 약을 만드는 가을 요정, 환상과 불꽃을 만드는 여름 요정, 보초와 일꾼 노릇을 하는 봄 요정이 바로 그들이다. ※ 요정들에게 계급이 있다고? 요정들은 그 싹이 트는 시기에 따라 종류가 결정된다. 겨울에 싹이 트는 겨울 요정은 가장 강한 능력을 가졌기에 역사상 왕으로 추대 받아 왔으며 아발론에도 단 세 명만이 존재할 정도로 희소하다. 가을 요정은 믹서Mixer라는 별칭이 있으며 요정들을 위한 이로운 약물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겨울 요정 다음의 대우를 받는다. 아발론 전체 요정의 15%는 화려한 환상을 만들어내는 여름 요정으로, 스파클러Sparkler라고 불리운다. 그리고 로렐에게 헌신적인 사랑을 쏟는 매력적인 타마니는 요정의 80%를 차지하는 봄 요정Ticer으로서 다른 요정들을 위해 헌신하는 일을 한다. 지금까지의 로맨틱 판타지는 잊어라! 『신데렐라』부터 〈시크릿가든〉까지……. 여성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아온 로맨틱 판타지 픽션에는 나름의 법칙이 존재했다. 평범한 여자 주인공이 우연한 기회에 완벽한 남자 주인공의 마음을 사로잡아, 우여곡절 끝에 영원토록 행복하게 산다는 천편일률의 법칙. 분명 로맨틱 판타지의 장르에 속하지만, 이러한 기존의 법칙에서 벗어났다는 점이 바로 『윙스』 시리즈의 매력이다. 철저하게 주인공 로렐의 시각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정체성의 혼란에 대한 공감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남자 주인공들과의 로맨스가 팽팽한 긴장감을 주지만, 사랑에 있어서 선택의 주체는 바로 여주인공 로렐이다. 보호받고 선택받으며 노심초사 기다리고 운명에 순응하는 어디선가 본듯한 히로인이 아닌, 혼란스러움 속에서도 자신의 숙명과 마주하려는 용기 있는 소녀 로렐. 독자들이 그녀에게 자신을 투영하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재구성된 신화의 놀라운 리얼리티! 『셰익스피어 ?한여름밤의 꿈』과 『그리스 로마 신화』, 『안데르센 동화』의 공통점은? 바로 세계 곳곳에 존재하는 요정에 대한 기록들이라는 것. 『잃어버린 날개, 윙스』는 역사적으로도 한참을 거슬러 올라가는 고전적 소재를 21세기적인 감각으로 서술한 작품이다. Kirkus Reviews 의 서평과도 같이, 참으로 비현실적인 소재를 지극히 현실적인 배경과 깔끔하게 조화시켰다는 점이 이 소설의 매력일 것이다. 풍부한 상상력으로 재구성된 요정 신화와 고등학교 생활의 스트레스, 성적과 외모에 대한 고민, 이혼과 입양 등 평범한 삶의 이야기가 두 축이 되어 독자를 이끌어 간다. 판타지 문학, 특히 요정에 대해 관심이 없었더라도 이 소설에는 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누구나 한 번쯤 열망하는 달콤한 현실도피가 현실적인 이야기 속에 기다리고 있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