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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비행기 착륙, 여행 이야기의 시작 우연은 여행이 주는 선물이다 친절한 일상보고 서비스 로마에선 로마법을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표현은 단순하게 방콕은 방콕이 아니다 모로 가도 삼천포로 신은 디테일에 있다 그곳을 사랑하라 애초에 떠날 운명이었던 것 숫자 3의 법칙 여행자의 철학 나는 사람을 여행합니다 웨어 아 유 프롬? 지구 건너편의 또 다른 우리들 무한 여행 경쟁 시대 낯선 이방인의 기억 픽션과 논픽션 사이 길은 지도 밖에 있다 당신만의 탐험론을 펼쳐라 무엇이 당신을 떠나게 하였는가?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 여행에 왕도는 없다 느림의 미학 아프니까 여행이다 전통과 현대 사이 그 어딘가에서 별의별 박물관 파리는 프랑스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세계에서 제일 비싼 빅맥은 스위스에 있다 인천공항은 ICN 당신의 도시도 아름다울 수 있다 나는 여행하는 파워블로거다 21세기의 콜럼버스 제목이 반이다 디지털 노마드의 비극 당신도 괴테가 될 수 있다 좋아요를 많이 받는 팁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틈새시장 공략법 사진이 곧 당신의 여행이다 코끼리 코에 고프로를 달자 2분 30초 세계 일주 휴전선에서 테크토닉을 히말라야에는 설인 예티가 산다 미니멀리스트의 여행가방 실전이 중요하다 여행 공감 콘서트 청중을 찾아 직접 떠나라 오감을 사용하라 온몸으로 여행을 추억하라 여행은 운이 아니다 남은 화페는 그대로 가져오자 여행 선물 제대로 고르는 법 위대한 모험가는 무뚝뚝하다 인내하라 때로는 아날로그 1년 내내 내 방 여행하는 법 당신의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는 깨달았다 Epilogue |
Matthias Debureau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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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리해야 한다. 하나의 도시를 단 세 개의 이미지로 단번에 요약해내는 훈련을 하라.
예를 들자면, ‘나에게 뉴욕이란 바벨탑, 조깅, 가스펠이지’처럼 말하는 거다. 그리고 ‘범세계주의’, ‘모자이크’ 혹은 ‘혼합 민족’과 같은 키워드로 미화하라. 이러한 단어들은 음식, 음악, 문화, 국민 등에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다. --- p.39 오, 이런, 당신이 신나서 이야기하는 와중에 누군가가 별안간 당신 말을 끊고는 자기 여행 경험을 들고나와 떠들기 시작한다면? 신속히 제압하여 당장 그 입을 막아버려라. 그 사람이 언급한 장소는 관광지 분위기가 물씬 나는 데다, 그 나라 경제 사정에 비해 물가가 터무니없이 비싼 곳이라 일부러 제외했다고 강조하라. (…) 그리고 당신 역시 그토록 다채롭고 풍부하며 신비로운 나라를 충분한 시간을 갖고 여행하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하라. 당신이 여행지에 머문 기간을 살짝 부풀리는 것도 좋겠다. ‘두 달 동안 인도에 있었다’라고 하는 대신 ‘10주 반 동안 인도에 있었다’라고 한다든지. --- p.53~54 당신의 여행 계획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밝혀라. 세계 지도를 펼쳐놓고 다트를 던져 어디로 갈지 정했다고, 아니면 당신이 어디로 갈지를 선택한 게 아니라 그 나라가 당신을 선택했노라고 결연히 고백해도 괜찮다. 당신은 그 나라의 ‘부름’을 들은 것이다. ‘여행 경비’를 밝히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때 당신 주머니에 딱 1 ,000유로가 있었고, 마침 한량으로 지낼 수 있는 두 달의 시간이 있었다고. ‘그래, 고생이나 직싸게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여행을 떠났다고 하라. --- p.65 통상적인 미술관 관람 코스에 포함되지 않는 특이한 미술관을 추천하면서 당신이 편견 없이 열린 사람임을 특별히 강조하라. 라스베이거스의 네온아트 미술관, 리히텐슈타인의 계산기 박물관, 리즈 성의 개 목걸이 박물관, 릭사임의 벽지 박물관, 노리치의 겨자 박물관, 산 세바스티안의 시멘트 박물관, 레바논의 비누 박물관, 오스틴의 햄 통조림 박물관 정도가 좋겠다. --- p.77 불편한 심기를 애써 감추려 하지 마라. 먼 여행에서 돌아와 환기가 잘 되지 않는 밀폐된 공간에 같은 자세로 앉아 있자면 힘든 게 당연한 거 아닌가. 얼마든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도 된다. 그러니 당신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모인 사람들을 향해 잠시 불쾌함이 팍팍 묻어나는 태도를 보여라. 모름지기 위대한 모험가에게는 무뚝뚝한 면이 있기 마련이다. --- p.1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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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좀 유행이 지났어.
그렇지 않아? _카를 라거펠트(여행에 대해서) 무한 여행 경쟁 시대, 주위에 이런 사람 꼭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여행을 검색해보자.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의 셀 수 없이 많은 여행 사진을 구경할 수 있다. 그걸 계속해서 보고 있으면 공항 근처에도 가지 않았지만, 세계 일주를 한 것 같은 피로감이 밀려온다. 돈과 시간만 있으면 누구나 살 수 있는 게 여행인데, 우리는 왜 이렇게 여행 다녀온 것을 열심히 자랑하고 있을까? 이 책의 저자이자 시티즌케이 매거진의 부편집장인 마티아스 드뷔로는 여행 이야기를 모으는 수집가다. 여행 이야기를 모았다기보다 여행 이야기를 부풀려 말하는 행위 자체를 모았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하다. 『여행 이야기로 주위 사람들을 짜증 나게 만드는 기술』은 그 결과물이다. 저자는 여행 후기를 어떻게 풀어야 허세 작렬 여행자로 거듭날 수 있는지 익살스러운 어조로 설명한다. 저자의 문장을 읽고 있으면 저절로 ‘와, 진짜 이렇게 괴롭히는 사람 꼭 있어’ 하고 공감하며 실소를 머금게 된다. 그러다 어느 문장에서는 뜨끔해지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바로 그게 이 책의 저자가 ‘왕재수’ 여행자에 빙의한 이유다. 여행 이야기로 주위 사람들을 녹초로 만드는 방법 4단계 하나, 패키지를 거부하고 현지인처럼 여행했다고 말하자. 현지인처럼 버스를 타고, 현지인처럼 먹고, 현지인처럼 화장실을 갔다고 말하자. 다른 관광객과 차별화된 여행을 하는 것이 여행 셀럽으로 가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둘, 여행지를 애인처럼 의인화하라. ‘천의 얼굴을 가진 이 도시의 매력은 절대 마르지 않는다’라고 애인 삼고 싶은 이를 소개하듯 말하자. 이 도시가 나만을 위해 허락한 우연들이 있다고, 내가 그 도시로 찾아간 것이 아니라 사실은 그 도시가 나를 불렀던 것이었다고 속삭이자. 셋, 인질에게 선물 쓰나미를 안겨주며 전체 레퍼토리를 모조리 들려주자. 모순된 이야기가 뒤섞여도 신경 쓰지 말자. 그리고 상상도 못 할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가 천운으로 살아왔다고 덧붙이며 동정심을 유발하는 것도 잊지 말자. 넷, 이제 여운을 남길 시간이다. 이 모든 과정을 마쳤다면 당신은 진정한 여행 이야기로 주위 사람들을 지치게 만드는 기술을 모조리 습득한 것이다. 이제 조용히 창가에 다가가 눈에 들어오는 것들을 긴 시간 응시하다 이렇게 마무리하라. “세계는 아직 못다 읽은 책과 같다”라고…. 언제까지 여행 이야기로 SNS를 도배하며 살 것인가 여행이란 단어는 듣기만 해도 참 좋다. 매번 여행을 떠나는 사람을 보면 ‘참 자유롭고 멋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유럽 여행을 다녀왔다면 최소 3개월은 프랑스 어느 도시를 걷고 있는 나의 사진을 프로필로 고정해야 한다. 여행 후기를 SNS에 올리는 것은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다. 우리 모두가 당연히 그렇다. 이 책은 우리가 자연스럽고 좋다고 여겼던 일에 작지 않은 파문을 일으킨다. 처음부터 끝까지 내내 과장된 말투와 허세 섞인 목소리로 끊임없이 여행 이야기를 부풀리는 기술들을 늘어놓지만, 그 속에는 의미가 결여되어 있다. 의미 없는 이야기를 반복하는 방법으로 의미를 묻고 있는 것이다. 여행도 나를 꾸며주는 일종의 장식품이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남의 관심을 끌려다가 정작 나의 관심은 뒷전이 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만든다. 주위 사람들에게 여행 후기를 상세히 들려줘야 비로소 여행을 마친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러나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여행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길을 떠나는 사람은 없다. 단지 그런 이유로 일부러 낯선 도시에 떨어져 숙소를 찾고, 밥 먹을 곳을 찾고, 모르는 글자로 된 간판이 가득한 곳을 잔뜩 긴장하며 돌아다니는 바보 같은 짓을 하는 건 아니다. 이제 여행을 다녀오면 여행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자. 이제 좀 촌스러운 짓 아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