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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기록해주지 않는 엄마들의 오늘
때론 외롭고 버거울 때도 있지만 생애 그 어떤 순간보다 빛나는 시간들을 담은 위로와 공감의 기록. 갖은 시행착오를 겪는 서툰 엄마지만 아이를 향한 마음만큼은 온 세상보다 크다. 기록해주는 이 없는 시간을 버틴 모든 엄마들을 토닥이는 따뜻한 그림 한 장.
2017.10.24.
에세이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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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힘든 시간 잘 버텨준 우리에게
하나 소중한 것들의 법칙 01 따뜻한 남쪽 섬 02 가정식 백반 03 반성 04 갈증 05 엄마가 된다는 것은 06 2인자 07 이브 08 단유 09 불필요한 겸손 10 한 장의 추억 11 백색소음 12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13 내리사랑 14 위너 15 어른아이 16 웃음소리 17 시간을 달리는 소녀 18 백조의 호수 19 참을 인 20 그리움의 조건 21 아프리카 22 계산대의 엄마 23 다단계 24 두가시 25 소중한 것들의 법칙 둘 그때도, 지금도 26 고민 27 나이트메어 28 내가 가장 좋아했던 것 29 문희 30 소녀 감성 31 고향의 맛 32 초미세먼지 33 꽃 같은 인생 34 점심 배달 35 제주도의 푸른 밤 36 생활의 발견 37 챔피언 결정전 38 장 보고 올게 39 바나나 케이스 40 퇴근 풍경 41 공간의 위로 42 비와 당신의 이야기 43 7월의 평화 유지군 44 그때도, 지금도 45 나 없거든 46 까닭 모를 47 매일 이별 48 무기력 49 이 구역 미친 년 50 쉬야블라썸 셋 흔들려도 괜찮아 51 no exit 52 완벽한 가족 53 기장 추가 없음 54 울고 싶은 날 55 love 56 사랑해. 고마워. 미안해 57 폭주족 검거 58 후회 59 낮잠 훼방꾼 60 영원한 비밀은 없다 61 흔들려도 괜찮아 62 아껴줄 한 사람 63 의존증 64 이사 65 모성 66 행복의 기준 67 심야식당 68 저녁놀 69 무명, 이름 없는 여인 70 계속하시겠습니까? 71 호언장담 72 보고 싶은 얼굴 73 배도라지 퐁당 74 네 생애 봄날은 75 어린이집에서 온 전화 넷 안녕, 꿈나무 76 무통지옥 77 어떤 쉼 78 나누고 싶은 바다 79 독립 만세 80 인생극장 81 훨훨 멋지게 82 문화생활 83 확답 84 빨래하기 좋은 날 85 위대한 유산 86 부처의 마음 87 너라는 기회 88 서른넷의 겨울 89 까만 밤 90 접근 금지 91 미친 하루의 뒤끝 92 범인은 바로 93 엄마의 보물 94 억새밭 95 good day 96 낙서 97 무리한 어른스러움 98 사는 게 별건가 99 쉬어 가기 100 한여름의 태교여행 101 안녕, 꿈나무 epilogue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한마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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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을 하는 친구들도 당연히 저마다의 고충이 있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원하는 일을 하며 예쁘게 꾸미고 다니는 미혼 친구들, 어쩐지 더 성공한 삶을 사는 것만 같은 그들의 모습을 볼 때면 육아만 하고 있는 내 모습에 멋진 의미를 부여하기가 좀 힘들었다. 그러다 문득 아기를 보물처럼 안고 삼삼오오 지나가는 젊디젊은 아기 엄마들이 눈에 들어왔다. 엄마라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을 해내고 있는, 어쩌면 인생 최대의 위기를 무사히 넘기고 있는 그들.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일상의 ‘위너(winner)’가 아닐까. ---「위너」중에서 우리 엄마는 날 가졌을 때 홍옥이 그리도 먹고 싶었단다. 새큼달큼하고 단단한, 별로 비싸지도 않는 그 사과를 돈이 없어서 못 먹었다는데, “지금이라도 사줄까?” 하니 “지금은 이가 안 좋아서 못 먹어” 하신다. 아, 딱 한 번이라도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나는 1984년 1월 22일로 가야지. 24시간이 넘는 진통을 견디고 혼자 짐 가방을 꾸려 분만대 위까지 도착한 만삭의 아가씨에게 가야지. 지금의 내 나이보다 훨씬 어린 스물아홉의 엄마에게 새빨간 홍옥 한 봉지를 들고서. 그러고는 말해야지. 힘내라고. 나중에 나중에 홍옥보다 더 멋진 걸 갖게 된다고. 배 속에 있는 아이가 크고 커서 또 딸내미 하나를 낳는데 붉을 ‘윤’에 구슬 ‘아’ 자를 쓴 윤아라는 이름을 가진 예쁜 녀석이라는 것도 함께 말해주어야지. ---「시간을 달리는 소녀」중에서 가끔 엄마의 입장에서 벗어나 ‘사람 대 사람’으로 욱할 때가 있다. 그리하여 결국엔 ‘사람 대 괴물’로 변해 있는 관계를 마주한다. “어쩌라고!!!” 소리를 질러버린 날, 얼마 못 가, ‘아, 어쩌지?’ 하고 후회한다. 내 안에 오래도록 잠복되어 있던 독이 올라오는 느낌이다. 아이에겐 이런 내 모습이 초미세먼지보다 더 치명적일 텐데…. ---「초미세먼지」중에서 지난주까지 집에 와계시던 엄마가 쓰던 이불, 베개를 일주일이나 더 거실에 뒀다 집어넣었다. 요즘 들어 자꾸 누군가와 같이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살면서 생기는 크고 작은 일, 좋고 나쁜 일, 그로 인해 생기는 마음의 소란도 나 혼자 껴안기엔 아직 부족한 어른인 것 같다. 문제가 생기면 무엇부터 손대야 할지 잘 모르겠고 그러다 결국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지기도 한다. 곁에 두고 시시콜콜 상의할 대상이 필요한 걸까, 에둘러 쿨한 척 생각해보기도 했지만 실은 나는 아직도 어딘가에 치대길 좋아하는 사람인 것 같다. ---「그때도, 지금도」중에서 어제 못 했던 말을 오늘 하고 오늘 못 하는 말을 내일이면 하겠지. 몸무게 늘어나는 속도는 이제 줄었는데 그 외의 것들이 서운하리만치 속도를 내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부스스 눈 비비며 인사하는 아이 얼굴을 살펴보니 어제 모습이 영 보이질 않네. 괜히 맘이 토라진다. 자식이… 급하게도 가네. ---「매일 이별」중에서 혼자서도 척척 카시트에 잘 앉던 녀석이 며칠 전부터 “융나가 엄마 무릎에 앉아”라며 카시트를 거부한다. “자동차가 달릴 땐 의자에 꼭 앉아 있는 거야”라고 했더니 결국, 폭발했다. 발을 동동 구르며 울고불고….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적합한지 아닌지 아무런 생각도 판단도 할 수 없는 몇십 분이 흘렀다. 그렇게 반 포기 상태로 30분 정도를 묵묵히 참던 남편이 조용히 창문을 내린다. 갇혀 있던 아이 울음소리가 밖으로 나가고 시원한 에어컨 바람 사이로 습하고 더운 공기가 훅 들어온다. 달리는 차 소리와 울음소리가 섞인 혼돈의 질주. 그렇게 우리는 목적지를 향해 그저 달리고 또 달렸다. 육아가 힘든 건 참아야 하기 때문이 아니다. 참아도 참아도 도망칠 곳이 없기 때문이다. ---「no exit」중에서 그 시절 엄마에겐 목욕탕 가서 본전을 빼는 게 그 무엇보다 중요했을 테니, 이젠 이해한다. 그래도 매번 갈 때마다 사포로 민 것 같은 상처가 생기고 그 상처가 나을 때쯤이면 또 주말이 돌아와 목욕탕에 가는 게 어찌나 싫었던지. 상처 나는 게 싫다기보다는 아프다고 말하는데도 “이게 뭐가 아파?” 하며 마치 무통주사라도 맞은 사람처럼 공감해주지 못하는 엄마의 모습에 진짜 속상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윤아가 떼를 쓰면 내가 그렇다. 무통주사 한 박스 맞은 사람처럼. 다른 사람들은 자식 혼낼 때 애처롭고 아프다는데 난 왜 이렇지. 상황은 다르지만 결국 내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던 엄마처럼 나도 똑같이 윤아를 대하고 있는 것 같아서 찜찜하다. ---「무통지옥」중에서 배변훈련에 잘 적응해나가던 어느 날. 윤아를 데리고 카페 화장실에 들어가려는데 살짝 컴컴한 분위기의 카페 화장실이 무서웠는지 ”어어어, 아니에요. 싫어 싫어!!“ 하면서 완강히 거부하는 게 아닌가. 그렇게 관광객들의 이목을 받으며 실랑이를 하던 사이 “쉬이이이이이” 어느 손님의 테이블 앞에서 그대로 소변을 해버리고 만 윤아. 뜨아아!!! 너무 당황해서 할 말을 잃은 나는 연신 탄식을 하며 사태를 수습한 후 겨우 카페를 빠져나왔다. 한 손엔 기저귀만 입은 윤아 손을 잡고, 다른 한 손엔 젖은 바지를 들고. 연꽃이 가득 피어 있는 ‘연화못’이라는 곳을 지나오는데 어쩐지, 부처의 가르침 속으로 걸어 들어가야 할 것만 같았다. ---「부처의 마음」중에서 마음을, 시간을, 눈앞의 일들을 하고 싶은 대로 컨트롤하는 건 여전히 힘들지만 사랑이라는 게 남녀의 이야기이기만 했던 때에는 잘 하지 못했던 직진 사랑, 퍼붓는 사랑을 할 수 있으니 이건 정말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너라는 기회」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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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키우는 얘기 말고도 할 말 많은,
엄마의 진짜 속마음이 담긴 육아일기 101장 ‘육아일기’라고 하면 으레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날짜는 아이가 태어난 지 며칠 되었는지로 세고, 먹이고 재우고 씻기는 단순한 일들이 얼마나 스펙터클해질 수 있는지 하소연하며, 뒤집고 기고 서고 말하는 아이의 발달 상황을 꼼꼼히 기록하는 가운데 바쁜 육아 일상 틈틈이 엄마로서의 보람과 행복을 슬쩍 끼워 넣는 그런…. 하지만 소로소로 허지애 작가의 『한밤중의 육아일기』는 그런 보통의 육아일기와는 좀 차이가 있다. 아이를 키우는 이야기보다는 육아를 경험하며 갖게 되는 복잡다단한 감정과 자신에 대해 되돌아보는 과정을 더욱 섬세하게 그렸다. 미숙한 초보 엄마로서의 실수와 마음 졸임, 엄마가 되었지만 여전히 ‘엄마답지’ 못한 자신에 대한 자책, 아이를 키우면서 비로소 아주 조금 이해할 수 있게 된 친정엄마에 대한 애틋함, 전업주부 신세이지만 언젠가 백조처럼 날아오를 날을 그리는 경력단절녀로서의 꿈, 연애와 결혼, 출산과 육아를 함께하며 조금씩 색이 바뀌어가는 남편에 대한 다양한 감정들…. 네이버포스트에 연재된 소로소로 허지애 작가의 〈하루 한 컷 한 줄 일기〉는 이처럼 초보 엄마의 육아 감정을 생생히 담아내 2만 팔로워, 누적 조회수 500만을 기록하며 수많은 엄마들의 열렬한 공감과 지지를 얻었다. 기존의 포스팅에서 가장 반응이 좋았던 회차들과 미공개 에피소드를 합쳐 펴낸 책 『한밤중의 육아일기』에는 아이를 낳고 키우며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경험과 감정들로 생각이 깊어진 엄마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무도 기록해주지 않는 오늘을 사는 엄마들에게 건네는 그림 한 장, 글 한 줄의 따스한 위로 사회 곳곳에서 남녀 차별이 줄었다지만 육아는 여전히 여자의 몫이다. 먹이고 재우고 씻기고 놀아줘야 하는 아이의 주양육자로서 살아가는 많은 엄마들이 ‘엄마사춘기’를 겪는다. 아이를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며 온전히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갖지 못하는 가운데 심리적 갈등과 혼란을 느끼고 자신의 정체성과 삶의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허지애 작가는 이처럼 정신없이 돌아가는 육아 일상을 아날로그적 감성이 물씬 풍기는 따스한 그림과 그 위에 놓인 한 줄의 문장으로 기록한다. 이를 통해 일상 속에서 미처 되돌아보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게 해준다. 수유와 유축을 반복하며 하얗게 지새웠던 어느 밤, 등원 준비를 하다 울음을 터뜨린 딸아이를 아빠 손에 들려 보낸 어느 아침, 작정한 사람처럼 아이의 실수에 너그럽지 못하고 다그치기만 했던 어느 오후, 남편이 오기를 기다리며 골목에서 서성대던 어느 저녁…. 아무도 주목해주지 않았던 일상은 그림이 되고, 그림은 곧 위로가 된다. 그림 속의 엄마는 오늘 미처 되돌아보지 못한 나의 모습이기도 하기에, 허지애 작가의 그림 속 엄마는 그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내 모습이자 대한민국 모든 엄마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아이가 자라고 일기가 쌓여감에 따라 엄마도 하루하루 성장할 것이다. 그리고 힘들고 벅차기만 하던 오늘도 언젠가는 한 장의 그림처럼 빛나는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작가의 말 육아가 힘든 것인 줄 알았는데 육아를 힘들어하는 내 자신이 힘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 또한 그저 보통의 엄마에 속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고 비로소 엄마 아빠를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이것은 무를 수도 없고 관둘 수도 없는, 나의 일기이자 모두의 일기. 힘든 시간 보내고 있는 초보 엄마들에게, 특히 기록해주는 이 없는 시간을 버틴 우리의 엄마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