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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영.'
종태가 나를 불렀다. 나는 돌아섰다. 그는 성큼 다가오더니 주머니에서 손을 뺐다. 곧이어 날카로운 것이 내 배를 찌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강렬한 아픔을 주면서 내 뱃속을 꿰뚫었다. 나는 주저앉았다. 이 순간이 되기까지 안으로 참고 참으면서 뛰쳐나올 구멍을 찾고 있었던 것처럼 붉게 화난 피가 뭉클뭉클 솟구쳤다. 종태, 나는 벌써 숨이 가빠져 그의 이름을 제대로 부를 수가 없었다. --- p.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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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코고는 소리는 점점 커져가더니 당나귀 우는 것처럼 괴상하고 요란해졌다. 어머니는 그 소리에 스스로 놀라 벌떡 일어났다가 다시 쓰러졌다. 언니는 아주 늦게 돌아왔다. 휴학을 하고 취직자리를 잡았다고 했다. 화장을 하지 않아 언니는 다른 여자처럼 보였다. 옷도 면바지에 스웨터 차림이었다. 꾸미지 않고는 절대 대문 밖에는 못 나간다고 생각하던 언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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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단한 비극의 여주인공처럼 걸어갔다. 리어카에서 싸구려 선글라스를 하나 샀다
그것을 끼자 훨씬 기분이 좋아졌다. 세상은 조용하고 걱정 없어 보였다. 버스는 더러운 것을 내뿜지 않았고 택시는 우아하게 달려갔다. 백화점 빌딩은 커다란 스폰지 빵처럼 보였다. 나는 취한 듯 빌딩과 좁은 하늘을 보며 걸었다. 그때 무엇인가 빠르게 내 옆을 스쳐갔다.바퀴 달린 물건을 발바닥에 깔고 미끄러져가는 보더였다. 그는 사람들을 부드럽게 헤치고 인도의 둔덕도 가볍게 뛰어넘었다. 인간의 몸이 그토록 자유롭게 굴러가는 것이 신기했다. 그는 갑자기 사라졌다. --- p.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