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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불편함과 불쾌감을 일으키는 감각을 둔화시켜 어린이들을 모든 고통에서 해방된 완전성장체로 육성한다’는 취지로 설립된 ‘성장관리부’의 지침에 따라 아이들 몸속에 ‘성장도우미’라는 바이오컴퓨터가 심어진다. 인체가 감각할 통증을 자동으로 해소시키는 물리적 진통 도구인 성장도우미는 실시간으로 아이들의 몸을 통제하고, 등급을 매겨 관리한다. 통각이 점차 퇴화되어 어떠한 아픔도 겪지 않는 신체로 만드는 데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고통을 없애 주는 시스템 덕분에 아무도 고통 받지 않는 세상에서, 주인공 소녀 미아는 아픔을 느끼는 유일한 아이다. 신체적 고통은 물론 타인의 불편한 마음마저 공감할 수 있는 남다른 몸을 가진 미아를 사람들은 오히려 냉대하고 따돌린다. 그들의 시선에 따라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느끼며 괴로워하던 미아는 어느 날 우연히 성장관리 시스템에 속해 있지 않은 다른 세상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자기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자신의 참모습을 성찰함으로써 잘못된 세상을 부정할 수 있는 자기 안의 힘을 깨닫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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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의 고통은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문학에서 성장 또는 자기실현의 문제는 오랫동안 중요한 주제가 되어 왔다. 고통 없는 성장을 부르짖는 ‘성장관리부’에 맞서 진정한 자신으로 성장하기 위해 고통을 감수하려는 미아의 이야기는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는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의 한 구절을 떠올리게 한다. 참된 나를 찾아가는 길은 기존의 규범과 결별하는 데에서 시작되듯이, 모두가 진리라 믿고 완전무결하다고 생각했던 ‘성장관리부’에 대해 처음부터 무언가 잘못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은 미아를 새로운 세계에 눈뜨게 만들었다. 가상 세계에 빗대어 비틀린 현실을 드러내는 작가의 다른 작품들처럼 이 책은 인간의 완전한 건강을 위한 시스템 ‘성장관리부’가 컴퓨터와 인공지능을 매개로 인체를 완벽하게 제어한다는 설정으로 독자들의 상상력을 확장시킨다. 보이지 않으면서 우리를 통제하는 거대한 시스템, 혹은 성공을 위한 경쟁을 부추기는 현실의 잘못된 논리들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오로지 정상만을 향해, 그것도 1등으로 도착하기 위해 다른 이들을 짓밟으며 질주하는 애벌레처럼 자기 내면의 소리와 자신이 절실하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맹목적으로 나아가는 우리 자신의 모습에 대한 경고이자 반성인 것이다. 그러니 너 자신을 믿어야 한다고 누구나 고통 받는 것을 두려워하며 피하려고 한다. 하지만 고통은 회피가 아니라 극복해야 할 대상이 되어야 한다. 약물이나 기계에 의존해 고통을 아예 느끼지 못하게 만드는 것은 결국 시스템에 순응하는 인간으로 길러지는 것이다. 하지만 몸속에 들어온 이물질을 감싸 안는 괴로움을 견디며 마침내 아름다운 보석을 만들어 내는 진주조개처럼 고통스러운 현실을 극복해야만 보석 같은 열매를 얻을 수 있다. 아프면서 큰다는 말은 이런 뜻일 것이다. “마음의 소리보다 세상의 구호대로 바쁘게 길러지는 이 시대 어린이들에게, 가슴속에 묵은 고통을 숨긴 채 본연의 자기로부터 멀어진 삶을 이어 가는 모든 이들에게, 힘주어 말합니다. 네가 느끼고 생각하고 꿈꾸는 것이 진실이라고. 그 과정에서 겪는 아픔은 너의 잘못이 아니라 성장의 일부인 것이라고. 그것이 너를 키우고 앞으로 나아가게 할 거라고. 그러니 너 자신을 믿어야 한다고.” - 작가의 말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