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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 다윈의 유산과 멘델의 메커니즘 2 뒤엉킨 강둑 3 우리의 먼 과거 4 유전자와 문화 5 문화적 진화―우리는 서로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가 6 지각, 진화, 믿음 7 인구 증가와 감소 8 문화적 진화로 바라본 역사 9 생명과 죽음의 순환 10 생태계와 인간의 지구 지배 11 소비와 그에 따른 대가 12 새로운 긴급과제 13 지구 대기를 바꿔놓다 14 에너지―우리는 에너지를 고갈시키고 있는가 15 자연 자본 살리기 16 지배 체제―예상치 못한 결과에 대처하기 에필로그 주 찾아보기 |
Paul R. Ehrlich
Anne H. Ehrl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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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종류의 생물체 개체군에서 일어난 변화가 다른 종류의 생물체 개체군에 변화를 일으키는 사례는 많다. DDT는 통상적으로 진드기를 잡아먹는 곤충에 특히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DDT를 들판에 뿌리면 진드기를 잡아먹는 곤충의 개체군이 급격하게 줄어들어 그 결과 진드기 개체군은 폭발적 증가를 보인다. 이는 또다시 다른 많은 식물과 동물 개체군의 환경을 변화시킨다.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 잎응애는 별로 대수롭지 않은 농작물 해충이었다. 그러나 DDT와 다른 합성 살충제가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잎응애의 천적이 대폭 줄어들자 잎응애는 어느 과학자 집단의 말을 빌면 "전 세계 농업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심각한 절지동물 해충"이 되었다. --- p.61
우리 지각 체계의 한 가지 양상은 환경 배경을 항상 일정한 상태로 고정해 놓는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된 것이 습관화 현상으로 동물들에게도 널리 나타난다. 습관화는 의식에서 일정한 자극을 제거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를테면 에어컨이 작동하기 시작할 때에는 윙 소리가 들리지만 이후에 이 소리는 곧 '꺼진다.' 습관화는 다른 자극에도 적용된다. 예를 들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로스앤젤레스 하늘에 처음으로 스모그가 나타나기 시작했을 때, 이 일은 사람들 사이에 자주 논의의 주제가 되었고 언론에서도 많이 다루었다. 이제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사람들은 통상적인 수준의 대기오염에는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며, 언론조차 대기오염 문제를 날씨 예보에서 다루게 되었다. --- p.191 지금도 북쪽 지방으로 이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검은 피부를 가진 사람(예를 들면 스코틀랜드로 이주해온 파키스탄 인)은 비타민D 결핍증을 앓는 일이 잦다. 북극 지방에 사는 이뉴잇족은 고위도 지역의 삶에 적합한 피부보다 검은색을 띠고 있지만, 이곳에 온 지 겨우 5000년 정도(약 250세대)밖에 되지 않았고 생선과 해양 포유류를 주로 먹는 이들의 식단에는 비타민D가 풍부하게 들어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호주 북부 열대 지역에 사는 흰 피부를 가진 유럽인은 피부암과 엽산 결핍증에 잘 걸린다. 실제로 호주에서 개인이 평생을 사는 동안 피부암에 걸릴 가능성은 거의 50퍼센트 가까이 되며 이는 미국에 비해 3배나 높은 수치이다. --- p.206 열역학 제2법칙의 그 유명한 효과가 발휘되는 지점이 바로 순환 과정에서 먹이연쇄가 담당하는 부분이다. 태양에너지가 쓰일 때마다 일할 수 있는 에너지는 점차 줄어든다. 따라서 맨 처음에 식물이 확보한 태양에너지와 비교하면 초식동물이 생명 작용을 위해 확보할 수 있는 태양에너지의 칼로리는 훨씬 줄어든다. 육식동물이 확보할 수 있는 태양에너지는 그보다 더 적어지고 육식동물을 먹는 생물체가 얻을 수 있는 태양에너지는 더더욱 적어진다. 순환 과정을 마무리하는 중요한 활동의 주역인 분해자는 집단으로 볼 때 가장 적은 에너지를 얻게 된다. (…) 이 모든 관계에서 끌어낼 수 있는 중요한 교훈은 간단하다. 곡물을 소에게 먹이고 다시 이 소고기를 인간에게 먹이는 것보다 인간이 밀과 쌀, 옥수수 같은 곡물을 직접 섭취할 때 더 많은 사람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점이다. --- p.270 호주 모턴 만에서는 독성해초가 급속도로 번져 어부들의 몸에 발진과 부스럼이 생겼으며 이들의 생계 수단도 모두 죽고 말았다. 한때 상업적인 새우 저인망 어선과 게잡이 배가 40척이나 되었지만 지금은 그중 6척만 작업하며 이 가운데 몇 척은 겨우 부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니얼 폴리의 표현을 빌면 바다는 지금 '미생물 수프'(유기분자가 농축된 수용액을 말하며, 여기서 생명이 발생한 것으로 추측한다.-옮긴이)로 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폴리는 "우리 아이들은 자녀들에게 '해파리 먹어야지.'라고 말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 p.3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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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진화생물학자 부부의 역작!
진화생물학으로 풀어낸 생태환경 보고서 이 책을 지은 과학자 부부 폴 에얼릭과 앤 에얼릭을 먼저 소개하는 게 좋을 듯하다. 폴 에얼릭은 스탠퍼드대학교 교수로,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가 노벨상에서 제외된 분야에 수여하는 크라포르드 상을 받은 세계적인 진화생물학자다(집단생물학 및 생물다양성보존). 국내에 소개된 『인간의 본성(들)』(2008, 이마고)은 '앞으로 20~30년 내 나오기 힘든 인간 진화를 다룬 걸작'(『사이언스science』)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앤 에얼릭은 스탠퍼드대학교 생명과학부 선임 연구원으로 나비, 산호초 물고기에서 핵무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폭넓은 연구 활동을 벌여왔으며 시에라 클럽 등 여러 환경단체와 함께 활동하고 있다. 이 부부는 유엔환경계획의 사사카와 환경상 등 환경 관련 상을 다수 수상하며 생태 분야의 독보적인 팀을 꾸려왔다. 이들의 결합은 '진화생물학의 관점에서 본 생태환경 이야기'라는 주제의 독특한 책을 낳았다. 세계 각지를 대상으로 한 두 사람의 평생에 걸친 연구 성과가 이 책 한 권에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의 원제는 『The Dominant Animal(지배하는 동물)』(2008, Island Press)이다. 한마디로 호모 사피엔스라는 하나의 종이 어떻게 지구를 지배하는 존재가 되었고, 그 과정에서 어떻게 환경과 상호작용을 벌여왔으며, 그 결과 지구는 어떤 상태에 놓이게 되었느냐를 진화론에서 국제정치에 이르는 광범위한 스펙트럼으로 고찰한 것이다. 왜 '진화의 종말'인가? 호모 사피엔스, 진화의 법칙을 거스르는 지배종 이 책이 한국어판에서 『진화의 종말』이란 제목을 갖게 된 이유는 이렇다. 먼저 우리는 우리 시대의 문명을 진화의 관점에서 보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인류 발생의 비밀을 밝힌 진화론의 위대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처음부터 지구의 모든 동식물을 다스리는(지배하는) 존재로 태어났다고 인식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미 진화는 끝이 났다. 한편으로 인류는 진화론의 모든 질서에 인위적으로 개입하는 '선택압'으로서 수많은 생물종을 멸종시켰으며 지배종인 자신 또한 스스로 변화시킨 환경의 영향을 되받는 미래의 '멸종 위기종'으로 몰리고 있다. 폴 에얼릭은 인류 문명과 역사를 '문화적 진화'로 해석한다. 이미 여러 진화론자들이 '문화의 진화'를 이야기해왔지만 이 책에서 문화적 진화는 독특한 역할을 한다. 바로 지구 생태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속에 존재하는 인류의 모습을 진화의 연속선상에서 보여주는 것이다. 이 같은 시각은 기후변화 등 익숙한 환경 문제에 접근하는 데도 새로운 시야를 제공한다. '운동'으로서의 환경에 과학적 분석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또 진화학자들이 '유전학적' 진화에만 초점을 맞춰 환경을 배경으로만 인식하는 한계도 넘어서게 한다. 이미 인류는 환경에 맞춰 적응을 하는 존재가 아니라 지구 전체를 바꾸는 존재이며 계속 지배종으로 남기 위해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진화론에서 생태학, 기후학, 인구학, 국제정치까지 광범위한 분야를 명쾌하게 정리하고 상호연관성을 짚다 이 책의 장점은 진화론은 물론 생태학, 기후학, 인구학 등에 걸친 광범위한 분야를 입문서 수준에서 깔끔하게 정리하고 특히 지구 생태계 차원에서 이들 학문들이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큰 그림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기후변화, 공중보건, 인종 및 소수민족 차별, 생물 다양성 보전, 지속가능한 사회 등 다양한 문제에 올바로 대처하도록 돕는 기초적인 과학 지식이다. 내용은 크게 둘로 나뉜다. 전체 16장 중 6장까지가 진화와 인류의 문화적 진화를 주제로 삼고 있다. 6장 이후는 인구, 역사, 생태, 기후, 소비, 에너지, 정치 체제 등을 다룬다. 진화와 생태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대표적인 예가 병자초 모기와 알락딱새다. 병자초 모기는 북아메리카 동부 지역에 서식하는데, 식충식물인 푸푸레아의 주머니 속 물에 산다. 겨울잠을 자는 애벌레는 낮의 길이를 기준으로 수면 상태에 들어가는데(유전자가 통제한다), 언제부턴가 낮의 길이가 예전보다 훨씬 짧아져서야 겨울잠을 시작했다. 온난화로 인해 예전과 같은 시기에 겨울잠을 자면 몸에 비축한 지방을 다 소진하여 봄이 되더라도 생존할 수 없기 때문에 '적응'한 것이다. 이와 반대로 유럽에 사는 알락딱새의 몇몇 개체군은 90퍼센트나 감소했다. 온난화로 기후가 따뜻해지자 벌레 개체가 가장 많은 시점이 당겨졌고, 알락딱새 새끼들이 먹이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한 것이다. 인간이 환경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동안 이처럼 지구 생태계는 진화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