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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부 아주, 천천히 시간을 먹다 지난 사랑이 너에게 말을 건다면 | 사람 하나 떠나보내고 | 막차를 놓친 것처럼 | 길 위에서 보내는 편지 | 마약김밥 | 아주 오래된 연애 | 그대가 나의 그 사람인가 1 | 그대가 나의 그 사람인가 2 | 비가 오면 그대에게 전화를 걸고 싶다 1 | 비가 오면 그대에게 전화를 걸고 싶다 2 | 조약돌 | 아주, 천천히 시간을 먹다 | 그리운 것들은 다 멀리 있다 | 섬에서 쓰는 편지 | 당신 곁에서 잠들고 싶다 | 낯선 곳에서 | 남이섬 갈림길에서 | 자기만의 고독 | 눈물 무늬 | 결국 당신도 사라지겠지만 | 첫사랑 | 당신에게 가는 길 | 사랑은 추상적이다 | 별 하나가 지상으로 떨어졌다 | 그림자 2부 계절의 문턱에서 그대를 기다린다 꼭 그런 날 | 오랫동안 그리움 하나 | 슬픔은 빛깔이 없다 | 너에게 섬이 되어 | 그리움이 달처럼 깊어지면 | 사랑이라 말하는 것들 | 사랑이 가면 사랑이 온다는데 | 자작나무 숲에서 | 봄은 왔는데 | 그대가 두고 간 슬픔 | 사랑은 습작이라고 | 세월이 가면 | 봄여름가을겨울 | 사랑이라는 길 | 산다는 것은 | 연애편지 | 그대가 떠나고 | 아름다운 동행 | 외로워야 성숙해진다 | 사랑은 곁에 머무르는 것 | 멀리서, 가만히 3부 당신에게 쓰는 연애편지 그믐 | 사랑했었다는 말 | 눈 내리는 카페에서 | 슬픔은 눈물을 안다 | 먼 곳 | 그대에게 보내는 연애편지 1 | 그대에게 보내는 연애편지 2 | 그대에게 보내는 연애편지 3 | 그대에게 보내는 연애편지 4 | 그대에게 보내는 연애편지 5 | 그대에게 보내는 연애편지 6 | 홀로 걷는 시간 | 회상 | 빈자리 | 이 가을의 슬픈 기별 | 인생 | 우리가 들판의 나무라면 | 타클라마칸 | 잊고 있던 옛사랑 | 그 여자의 이름은 가을 | 겨울밤 | 아버지의 등대 | 가을 편지 4부 길은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간다 남이섬 가는 길 | 내가 홀로 여행을 떠나는 이유 | 바람이 뺨을 스치는 오후의 주절거림 | 길은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간다 | 사랑은 어떻게 시작될까 | 환幻 | 어느 겨울, 카페에서 | 눈먼 사랑 | 첫눈 | 누구나 한 번쯤은 | 상처 | 오랜 사랑의 얼굴 | 재즈가 있는 자라섬 | 진심 | 연가戀歌 | 빈터에서 | 비가 오는 날엔 | 외로움은 다 이유가 있다 | 사랑한다는 말을 하기 전에 5부 저물어가는 것들은 모두 아름답다 가을비 오는 날 | 시와 벚꽃 | 봄은 어디 가고 눈만 내렸다 | 달 밝은 밤 | 견딜 수 없는 것들이 있다 | 아내의 몸 | 슬픔은 깊어가고 | 그믐달 | 산다는 것 | 빗속을 걷다 | 꽃의 말 | 올 사람은 오고 갈 사람은 간다 | 섬에서 띄우는 편지 | 길이 멀고 험할지라도 | 익명의 섬 | 저물어가는 것들은 모두 아름답다 책에 사용한 그림들 |
정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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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에는 누구나 대상이 있다. 나의 글들도 명명할 수 없는 그 어떤 그리움의 대상을 향하고 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막연하고 먹먹한, 어떤 사랑에게 보내는 연서이다. 그는 바로 지금의 아내일 수 있고, 혹은 내 곁에 있는 친구나 동료일 수도 있다.
언제부턴가 ‘아주 오래된 연애’라는 주제로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 남자가 한 여자를 만나서 사랑을 한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 곁에 있는 사랑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할까? ---「프롤로그」중에서 늦은 저녁 퇴근길, 그리웠던 사람을 만나러 간다. 내 기억의 책갈피 속에 오래 머물다가 그냥 가버린 사랑이다. 카페테리아 커피 향이 마주 앉은 탁자 위에 번지고 그 사랑이 지금 나에게 말을 건다. 보고 싶지 않았느냐고… 어떻게 지냈느냐고…. ---「지난 사랑이 너에게 말을 건다면」중에서 막차를 놓친 것처럼 이미 떠난 사람을 붙잡지 마라. 그런 어리석음을 갖지 마라. 한번 떠난 사랑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 ---「막차를 놓친 것처럼」중에서 색 바랜 수첩이나 낡은 가구처럼 우리 사랑은 너무 오래 만나서 부족함이 없고 때론 따분해서 봄날 나른한 식곤증 같은 것. 서로의 마음을 전부 안다고 생각하지만 이미 열정과 열병도 지난 지 오래. 어쩌면 서로에 대해 우리는 아무것도 몰랐는지도 몰라. 가끔은 처음 만났던 그 시절로 돌아가서 그 설렘으로 남은 날들을 견디는 것. 그게 사랑이고 그게 행복임을. 그게 아주 오래된 연애임을. ---「아주 오래된 연애」중에서 지금 그대를 바라본다. 눈가에 도는 주름살 겨울 산보다 더 깊은 눈빛의 그대를 바라보면 사랑하는 사람아 사랑하는 사람아 마음속으로 불러보는 그대. 이미 많은 세월이 붉은 저녁 강처럼 흘러가고 우리가 한 몸으로 떠받치는 세상의 아름다운 함몰 속에서 서로가 지탱하며 살아올 수 있었던 것은 그래 그래 사랑 때문이었지. ---「그대가 나의 그 사람인가 1」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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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절과
저물어가는 모든 아름다운 것들에게 아주 오래된 연인에게는 뜨거운 고백이나 열정적인 연애가 없다. 시간이 흐를수록 관계는 권태로워지고 이별의 아픔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진다. 반복되는 위기와 사소한 변심은 다정했던 사이를 끝내 무너뜨린다. 오래 만나오는 동안 잊은 것이다. 서로가 긴 슬픔을 지워가며, 긴 계절을 지나가며 사랑해왔음을… 숨소리만으로 모든 걸 알 수 있고, 눈빛만 보고도 상대방을 이해해왔음을…. 인생은 영원하지 않고 모든 관계에는 끝이 있다. 절절했으나 때론 지독했던 인연도 결국 사라지겠지만, 사랑이 있기에 살아야 할 이유와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정법안 시인에게 삶이란 사랑이 끝난 뒤에 오는 그리움, 외로움, 쓸쓸함을 견디며 살아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가슴 먹먹해지는 그리움의 대상이 있게 마련이고, 그는 배우자이거나 한평생 마음에 묻은 사람일 수 있다. 시인은 수많은 계절을 지나면서 틈틈이 써온 사랑에 관한 시를 한 권의 시집으로 묶었다. 절절했으나 지독했던 지난 사랑의 연대기 삶과 사랑에 관한 깊은 사색의 시편 『아주 오래된 연애』에는 시인이 이십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틈틈이 써온 글들이 담겨 있다. 젊은 시절에 느꼈던 사랑의 감정을 토로한 연서들과 나이를 먹어가면서 느낀 삶과 사랑에 대한 사색이 삼십여 년의 세월을 지나 고스란히 녹아 있다. 군 시절 지금의 아내에게 보낸 연애편지와 이제는 눈가에 주름살이 새겨진 중년의 아내를 바라보며 적어 내려간 시들이 사랑의 본질과 속성을 섬세하게 보여준다. 그에게는 사랑에 관한 첫 번째 시집이자 절절한 ‘사랑의 비망록’인 셈이다. ― 지금 초소에는 세찬 바람이 불고 내린 눈은 내 눈썹 끝에 눈꽃이 되지만 그대 생각으로 인해 이 초소의 밤은 따뜻합니다. (p.129) ― 갑자기 스물한 살 때 아내의 예쁜 얼굴이 생각났다. 그래 당신이 내게 바로 마약이었지. 그런데 그 마약 같은 당신은 어디 가고 할멈 같은 당신이 내 곁에 있지. (…) 밥에 말아 먹지도 못하는 그놈의 돈 안 되는 시 쓴다고 무려 삼십 년을 애먹인 나 때문에 주름살 왕창 새겨진 아내. 아냐, 지금도 예뻐. 아냐, 매일 구박하는데 내겐 마귀야. (p.24-25) 작가는 104편의 시를 통해서 저물어가는 것들의 아름다움을 노래한다. 무릇 오래된 것에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지난날이 문득 추억으로 찾아오고, 그립던 누군가를 우연히 만나면 일순간 마음이 헐거워지듯이 말이다. 추억은 흘러가버린 것이고 사랑은 아픈 것이라지만, 사람은 그것을 회상하고 반복하면서 성장해나간다. 책 곳곳에서 일상의 풍경을 붓과 먹으로 담아내는 정빛나 화가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가로등 불빛이 따스한 골목, 능소화가 피어 있는 담장처럼 편안하고 익숙한 공간이 젊은 날의 추억을 길어 올린다. 기억 저편에 머물다 그냥 가버린 사랑도, 오랫동안 곁을 지켜온 인연도 모두가 소중하다. 이 책은 가벼운 연애가 만연한 요즘 매몰되어가는 순수한 사랑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고, 사랑이 버거운 사람들에게는 누군가를 다시 사랑할 용기를 불어넣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