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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비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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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봉황 저
왕의서재 2011.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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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1부
1948년 봄, 지하
2부
1968년 겨울, 진
3부
2000년 여름, 미호

저자 소개

저자 : 고봉황
1970년 제주에서 태어났다. 1993년 한양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방송작가로 활동하면서 KBS에서 「생방송 전국은 지금」, 「체험 삶의 현장」, 「이것이 인생이다」, 「다큐멘터리 대한민국」등 교양 프로그램을 집필했고, TV 드라마로는 「보리밭」, 「결혼이야기」, 「아름다운 유혹」, 「열여덟 스물아홉」, 「착한여자 백일홍」 등을 집필 했다. 그리고 만 사십 세에 2010년 첫 장편소설 『비바리』를 출간하게 됐다. 작가로 살면서 사십부터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쓰고 사는 게 꿈이었다. 필자가 태어나던 해에 어머니는 독일 간호사로 떠나셨다. 자라면서 함께 살 수 없는 운명에 처한 사람들과 고향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에 대해 자연히 관심이 많았다. 첫 장편소설 『비바리』에는 제주 여인 삼대에 걸친 비극을 담았다. 상처 받은 모성을 치유하기 위해 땅에 대해 집착하는 한 여인의 지독한 욕망과 그녀를 향해 목숨까지 바친 한 남자의 처절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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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9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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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0.84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7.8만자, 약 5.7만 단어, A4 약 112쪽 ?
ISBN13
9788993949353

책 속으로

지하는 버둥거리며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했다. 그러자 남자는 그녀의 두 손을 한데 모아 쥐고는 결박했다. 그녀는 남자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겁먹을 것 없어요.”
남자의 목소리는 의외로 부드러웠다. 그러나 쿵쾅거리며 뛰는 지하의 심장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았다.
“소리 지르지 말아요. 해치려고 하는 거 아니니까. 알겠죠?”
15쪽


지하는 그제야 재호의 뒤에 서 있던 더벅머리 청년 박우찬을 보았다. 그는 옷 솔기가 너덜너덜한 낡아빠진 갈중이 적삼을 입고 있었다. 지하와 그는 달리 인사를 건넬 필요도 없는 사이였다. 우찬은 지하네 목장 테우리목동 박춘삼의 아들이었다.
17쪽

“송만수의 땅이란 말이지…….”
강두식이 대꾸 없이 고개만 끄덕거렸다. 그는 제주 경찰서의 형사였지만, 최영환이 시키는 일은 무엇이든 했다. 강두식은 최영환의 지시로 며칠째 재호의 뒤를 캐고 있었다. 최영환이 남원면까지 사냥을 나온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던 것이다.
23쪽

지하는 윗옷으로 부시원을 덮어주었다. 그래도 마음이 놓이질 않았다. 지하는 시원의 가슴에 자신의 얼굴을 갖다 댔다. 심장이 뛰었다. 더불어 자신의 심장도 고동쳤다. 그녀는 두 팔로 시원의 몸을 감싸 안았다. 마음이 더없이 편안하고 행복했다. 지금 이 순간처럼 앞으로도 영원히 이 남자 옆에 단 하나의 여자로 남아 있기를 그녀는 진심으로 바랐다. ---p.58쪽

최영환이 목장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그제야 지하는 눈치 챘다.
“집이 모두 불탔어요. 땅문서를 찾을 방법이 없어요.”
“그야 포기 각서를 쓰면 아주 간단하지.”
“네?”
“아버지가 죽었다지? 그럼 네 오라비한테 상속이 될 테니 대리인으로서 포기 각서를 써. 법적 공증은 내가 받도록 하지.”---p.89쪽

흥분한 강두식이 벌떡 일어나더니 지하의 머리채를 잡아 던졌다. 바닥에 머리를 부딪힌 지하는 그대로 쓰러졌다. 움직일 수조차 없이 큰 고통이 엄습했다. 그 틈을 타 강두식의 손이 그녀의 옷고름을 풀어헤쳤다. 속옷은 벗기기도 귀찮다는 듯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p.104쪽

우찬은 지하에 대한 복수를 생각했다. 받은 만큼, 아니 곱절로 고통을 되돌려주고 싶었다. 그러려면 먼저 이 남자를 그냥 내버려두고 갈 순 없는 일이었다.---p.107쪽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지하는 아이를 낳았다. 울음소리가 앙칼진 몸집이 왜소한 여자아이였다. 몸을 풀고 지하는 하루를 꼬박 잠만 잤다.
지하는 아이를 나 몰라라 했다. 다음 날부터 지하는 밥을 짓고 빨래를 하는 등 일만 했다. 아이의 이름을 ‘강진’이라 지은 것은 오순손이었다. 지하는 아이의 이름에 대해서도 좋다, 나쁘다 아무런 대꾸조차 없었다.
지하는 제가 낳은 강진보다 부건을 끔찍이 예뻐했다. 퉁퉁 부어오른 젖도 진이 아닌 건에게 물렸다.

---p.131쪽

출판사 리뷰

한국 최초! 제주를 무대로 한, 파란만장한 여인 3대 이야기!
평범한 꿈과 사랑을 좇았던 여자일 뿐이었다. 그러나 폭력의 역사는 그녀를 난도질했다. 사랑을 잃고 원수의 자식을 낳아야 했던 가혹한 운명, 빼앗긴 것을 되찾기 위한 복수심이 그녀의 삶을 불타오르게 했다


아름다운 풍경과 넉넉한 인심으로 한국 제1의 관광휴양지가 된 ‘제주도’는 불과 몇 년 전에 탄생한 이름에 불과하다. 아름다운 제주로 탈바꿈하기까지 그 이면에는 우리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아픈 과거가 숨겨져 있다. 지금은 우리의 어머니가 된 비바리(처녀를 뜻하는 제주 토속어)들이 차마 입에 담지 못할 폭력의 역사를 온몸으로 받아낸 덕택이었다.
소설 『비바리』는 1948년 제주4.3부터 60년간 질곡의 역사 한가운데 있었던 한 여자와 그녀의 딸, 그리고 손녀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폐허 속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당당히 일어서는 ‘여자의 생명력’, 마음먹은 건 반드시 이루고야 마는 ‘여자의 집념’, 운명을 거부하면서까지 지켜내려는 ‘여자의 사랑’을……. 마치 소설 속의 여자 3대는 ‘여자의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을 하려는 것 같다.
숨 가쁘게 벌어지는 사건들 속에서 주인공들의 움직임을 따라가다 보면 몸서리쳐질 울분이, 깊은 가슴으로부터의 감동이, 반전에서 오는 쾌감이 우리의 감성을 전율시킨다.

폐허 속에서도 뿌리를 박는 제주 여자의 생명력!

1948년 4월 3일, 제주도엔 3만여 명의 주민들이 학살당하는 4.3 사태가 발생했다. 남한만의 단독 선거를 반대한 좌익들이 한라산으로 입산해 무장대를 조직하자, 미군정은 이들을 소탕하기 위해 초토화 작전을 감행한다. 해발 200∼600m 사이의 중산간 마을들은 적성지역으로 간주돼 불바다가 됐고, 제주도 인구의 10분의 1인 3만여 명의 주민들이 학살당한다. 한국판 ‘킬링필드’가 제주도에서 벌어진 것이다.

남자들이 벌인 이데올로기 전쟁의 최대 피해자는 제주의 여자들이었다. 수많은 여자들이 학살되고 겁탈 당하는 살육과 야만의 시간을 받아내야 했다. 주인공 송지하도 이 불가항력적인 운명을 빗겨갈 순 없었다. 소박한 꿈을 안고 살아가던 한 여자는 원수의 잔혹한 폭력으로 원치 않는 생명을 잉태하게 됐다. 그러나 눈물 한 방울 흘릴 여력조차 없이 폐허의 잿더미 속에서 제 몸과 핏덩어리를 살리기 위해 어금니를 깨물고 삶의 터전을 마련해야 했다.
“살암시민 살아진다”
힘든 일을 당하면 당할수록 강해진다는 제주여인들이 하는 말이다. 아무리 어렵고 극한 상황에서도 살다보면 생존의 방도가 생길 것이니 절망하지 말라는 뜻이다.
『비바리』는 결코 4.3사태의 비극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철저히 개인사적 입장에서, 남자들이 벌인 집단 광기의 역사 속에서도 결코 좌절하지 않은 제주 여자의 억새처럼 강인한 생명력을 이야기한다. 마치 바람과 함께 사라진다의 ‘스카렛 오하라’처럼.

빼앗긴 것을 되찾고야 마는 제주 여자의 집념!

송만수는 무려 218년 동안 제주도의 목장들을 감독하는 감목관직을 대대로 이어받고 있었다. 그의 목장은 사방 200리에, 키우는 말도 수천 필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였다. 그러나 송만수의 목장은 한국판 킬링필드의 한복판에 있었다.
호시탐탐 목장을 노리던 무뢰배들이 송만수와 그의 아들, 그리고 막내딸인 송지하를 구렁텅이로 몰아넣어 목장을 가로챘다. 지하는 엇갈린 운명의 연인을 구하려다 겁탈을 당하고, 원수의 자식을 낳아 키워야 하는 잔인한 운명에 처하게 된다.
빼앗긴 목장 땅은 야만적 폭력에 유린당한 그녀의 운명과 하나였다. 가족도 사랑도 자식도 모두 잃고만 그녀에게 유일한 희망이요 신앙이었다. 목장은 해방 후 불바다가 됐고, 근현대 개발 바람을 타고 투기 대상이 됐다. 지하는 불굴의 집념으로 빼앗긴 땅을 하나하나 되찾아 간다.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하는 제주 여자의 사랑!

여자로서 최고의 형벌은 원수의 자식을 낳아 키워야 하는 운명이 아닐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제 자식을 평생 저주스럽게 쳐다봐야만 했다. 엄마의 상처를 알 길 없는 딸은 내내 엄마의 사랑을 갈구하다 죽고, 제 손으로 자식을 죽인 격이 된 어미는 모성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고 만다. 자신의 모성에 치명적인 상처를 받은 어미는 그것을 보상받기 위해 잃어버린 땅에 집착한다. 전쟁과 그녀 때문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받은 또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가혹한 역사에서 불굴의 의지로 살아남은 감목관 집 말테우리의 아들이었다.

신분과 전쟁과 분단과 여자의 욕망 때문에 4번이나 거듭 여자의 사랑을 잃었다. 오직 여자를 잊기 위해 일본으로 밀항했다. 목숨을 내던지고 싸우다보니 악명 높은 야쿠자가 됐다. 결국엔 지하의 목장을 다 사고도 남을 얰부가 되는 남자. 60년 뒤, 여자는 빼앗긴 목장 땅을 한 뼘도 남기지 않고 악착같이 되찾는다. 그런데, 온갖 오욕을 겪으며 평생 되찾은 땅을 한꺼번에 다 뺏기게 생겼다. 이번의 약탈자는 죽은 딸이 남긴 손녀! 그런데 손녀 뒤에는 말테우리의 아들이 있었다.
손녀는 엄마를 죽음으로 내몬 할머니와 땅을 놓고 최후의 일전을 선포한다. 막강한 자금력으로 손녀를 지원하는 남자의 행동은 복수일까? 아니면…….

추천평

소설 『비바리』에는 현무암처럼 바다 바람을 견뎌낸 여자의 삶이 있다. 주인공 송지하는 질곡 많은 삶을 산 제주 여인의 표상인 동시에, 개발의 현대사 속에 묻혀 있었던 한국 여인의 모습이다. 나는 이 소설을 읽고 고향 제주도를 다시 눈앞에 불러냈다. 그 섬에서 한 평생을 산 할머니와 어머니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잘 살아낸 그들의 삶이 떠올라 뜨거운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제주 섬 밖으로 전해지지 않았던 비바리의 삶이 이 소설을 통해 비로소 바다를 건넜다.

배우 고두심
리뷰 총점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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