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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yuki Sugihara,すぎはら みゆき,杉原 美由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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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수채화 수업을 시작하며
"이번 책엔 정말 많은 정보를 담으셨네요!? 잘 차려진 진수성찬 같아요~" 편집 담당자와 동료 강사들이 제 책에 대해 이런 의견을 주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번만큼은 제대로 담아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왜냐고요? 수채화 테크닉을 모두 모은 이 책으로나마 아틀리에 AQUAIR 수강생들에게, 그리고 물리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제 수업을 함께하실 수 없는 분들께 기쁨을 드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AQUAIR의 수업은 함께 참여한 수강생들과 강사의 노력이 담긴 결정체입니다. 수업은 도입, 테스트, 어드바이스, 복습 등 이런 일련의 과정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마치 입시학원 같죠?! 실패야말로 실력을 쌓는 데 큰 도움이 되는 자산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책에서는 이런 촘촘한 과정을 실시간 수업처럼 완성해 보았습니다. (이 또한 제 수업을 정성껏 기록해 준 유능한 팀 AQUAIR 덕분입니다.) 인생이 마냥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없으실 거예요. 우리는 다양한 삶 속에서 얼마의 초조함과 괴로움을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타인에게서 얻는 기쁨이 아니라 내 안에서 우러나는 기쁨을 알고, 또 그것을 다른 누군가와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온통 책임져야 할 일들만 잔뜩 있는 요즘, 내 안에서 우러나온 무언가를 타인과 공유하는 기쁨을 맛보면서 자기 자신의 내면 세계를 다독여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지진 직후 저는 붓을 잡는 일이 무의미하게 느껴져 아틀리에 수업을 잠시 접게 되었습니다. 그림 따윈 한낱 종이에 불과한 것만 같아 정말 아무것도 그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저 상실에 대한 고통, 스러져간 생명의 덧없음에 사로잡혀 옴짝달싹할 수가 없었죠. 한동안 쉬던 아틀리에를 다시 나가면서도 죄책감은 여전했고, 수강생들 역시 그림 한 장 그리지 못하는 힘든 시간이었으리라 짐작했습니다. 그런데 웬걸요! 대부분의 수강생들이, "수업이 시작되기만을 기다렸어요! 그림을 그리면서 불안감을 해소했습니다!" 한결같이 이렇게 말씀하시는 겁니다. 어떤 어르신은 정전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온종일 그림만 그렸다고 하시며 작품 몇 점을 보여 주시기도 했습니다. 저는 순간 아차 싶었습니다. 눈앞에 안개가 활짝 걷히는 것만 같았습니다. 잠시 잊고 있던, 종이와 색연필이 주는 소박한 기쁨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다시금 제게 필요한 건 그림을 그리는 일이며, 그림이야말로 저를 강하 게 해 주는 버팀목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여러분이 저를 이끌어 주셨습니다. 여러분에게 이 책이 단순한 그림 기법 이상의 버팀목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즐겁게 수업을 시작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