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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여행 가방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저자 소개 2

세르게이 도나토비치 도블라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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Сергей Донатович Довлатов

러시아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단편 작가로,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고 있다. 도블라토프는 1941년 9월 4일 피난지 우파에서 태어났고, 3년 후 전쟁이 끝나자 부모가 지내던 레닌그라드로 돌아간다. 이곳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고, 1959년 레닌그라드국립대학교 인문대학 핀란드어과에 입학해 이오시프 브롯스키를 비롯한 여러 문인 및 화가들과 교류하는 한편 1960년 같은 학교를 다니던 아샤 페쿠롭스카야와 결혼한다. 1962년 성적 불량으로 퇴학당하면서 3년간 교도관으로 군 복무를 한다. 1965년 제대해 레닌그라드국립대학교 언론학부에 입학했고, 레닌그라드 조선학교 학생
러시아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단편 작가로,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고 있다. 도블라토프는 1941년 9월 4일 피난지 우파에서 태어났고, 3년 후 전쟁이 끝나자 부모가 지내던 레닌그라드로 돌아간다. 이곳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고, 1959년 레닌그라드국립대학교 인문대학 핀란드어과에 입학해 이오시프 브롯스키를 비롯한 여러 문인 및 화가들과 교류하는 한편 1960년 같은 학교를 다니던 아샤 페쿠롭스카야와 결혼한다. 1962년 성적 불량으로 퇴학당하면서 3년간 교도관으로 군 복무를 한다.

1965년 제대해 레닌그라드국립대학교 언론학부에 입학했고, 레닌그라드 조선학교 학생 출판부에서 일하면서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다. 이때 옐레나 리트만을 만나 이듬해 첫딸 예카테리나를 낳는다. 1972년 가을 새로운 시작을 위해 에스토니아 탈린으로 가서 『다섯 개의 교차로(Пять углов)』를 완성하지만 최종 단계에서 출판이 무산되자, 1975년 봄 빈손으로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1976년 프랑스와 이스라엘에 있던 러시아 이민 잡지들에서 도블라토프의 단편들이 실리더니, 이듬해 미국의 ‘아디스(Ardis)’ 출판사에서 『보이지 않는 책(Невидимая книга)』이 출판되었다. 정부의 요주의 인물이 된 도블라토프는 다니던 신문사에서 해고당한다. 1976년과 1977년 여름 프스코프에 있는 푸시킨 보존지구에서 가이드로 일하기도 한다. 1978년 2월 아내와 딸이 미국으로 이민을 가 버리고, 여름에 무위도식과 포주 등의 억지 죄목으로 체포된 뒤 출소와 함께 곧장 고국을 떠난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반년을 보낸 도블라토프는 미국으로 입성, 가족의 재결합과 함께 작가로서의 재기에 성공한다.

미국에서 도블라토프는 작가가 되었다. 고국에서 무수히 퇴짜를 당했던 글들을 다듬어 출판했고,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1980년부터는 『노비 아메리카네츠(New American)』라는 러시아 이민 잡지를 발간, 큰 반향을 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어로 된 작품들이 영어 및 다른 언어들로 번역되어 나가면서 도블라토프는 명실상부 작가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1980년대 중반 도블라토프는 독자층을 형성하면서 [뉴요커]지 등에도 꾸준히 작품을 싣는 등 12년의 이민 생활 동안 열두 권의 책을 미국과 유럽에서 출판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도블라토프는 끝내 고국에서는 작가로 인정받을 수 없었다. 50주년 생일을 기념으로 고국에서 출판될 책들이 나오기 열흘 전 1990년 8월 24일 갑작스런 심장 마비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그렇게 작가로 고국 땅을 밟고 싶었던 도블라토프의 오랜 숙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는 기억되고, 그의 책은 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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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마산에서 태어난 김현정은 부산대 노어노문학과를 거쳐 2003년 러시아 정부 장학생으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학교 러시아어문학 및 교육학과 석사 과정에 입학, 2005년 논문 「도블라토프의 작품 세계 속 「여행 가방」(Книга 「Чемодан」 в творчестве С. Д. Довлатова)」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6년 대한민국 관정 이종환 재단 국외 장학생으로 동 대학 박사 과정에 입학, 2009년 논문 「도블라토프의 「우리들의」와 가족소설의 전통(Книга С. Д. Довлатова 「Наши」 и традиция семейного ро
1977년 마산에서 태어난 김현정은 부산대 노어노문학과를 거쳐 2003년 러시아 정부 장학생으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학교 러시아어문학 및 교육학과 석사 과정에 입학, 2005년 논문 「도블라토프의 작품 세계 속 「여행 가방」(Книга 「Чемодан」 в творчестве С. Д. Довлатова)」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6년 대한민국 관정 이종환 재단 국외 장학생으로 동 대학 박사 과정에 입학, 2009년 논문 「도블라토프의 「우리들의」와 가족소설의 전통(Книга С. Д. Довлатова 「Наши」 и традиция семейного романа)」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도블라토프의 작품을 번역하고 있고, 도블라토프 관련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안톤 체호프와의 단편 비교, 레이먼드 카버와의 단편 비교, 도스토옙스키와의 수용소 문학 비교 등). 이외에도 대학 강단에서 진행한 러시아 문화와 역사, 민속학을 러시아 정교와 아우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도블라토프 연구 논문으로 「『여행 가방(Чемодан)』 : 이민 작가 세르게이 도블라토프 “물건(вещи)”에 묻어 있는 소비에트 러시아의 체취」, 「“짧은 이야기(рассказ)”의 미학으로 본 러시아 문학(제정러시아의 체호프와 소비에트러시아의 도블라토프)」, 「세르게이 도블라토프의 『보존지구(Заповедник)』 속 푸시킨의 정치적 “슬라바(слава 영광)”에서 미학적 “슬로보(слово 단어)” 찾기」, 「수용소 문학 : 도스토예프스키의 『죽음의 집의 기록』(1862)과 도블라토프의 『교도소』(1982) “공연”을 통해 바라본 범인(犯人)의 범인화(凡人化)」가 있으며, 번역서로는 『우리들의』(지만지, 2009), 『보존지구』(지만지, 2010)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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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2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228쪽 | 210*297*20mm
ISBN13
9791128828973

책 속으로

아침에 편집장실로 호출을 받았습니다. 사무실에는 쉰쯤 되는 낯선 남자가 앉아 있었죠. 깡마르고, 귀 위쪽에 화환을 쓴 것 같은 대머리였습니다. 모자를 쓴 채로 머리를 빗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남자는 편집장 의자에 앉아 있었습니다. 사무실 주인은 손님 의자에. 나는 소파 가장자리에 앉았습니다.
“인사드리세요.” 편집장이 말했습니다. “국가안보위원장 칠랴예프 소령이십니다.”
나는 예의 바르게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소령은 무뚝뚝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주변 세계의 불완전함이 그를 언짢게 하는 듯 보였습니다.
편집장의 행동에서 나는 ? 동시에 ? 동정과 고소함을 보았죠. 그의 모습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뭘 봐? 끝장났지?! 이제 스스로 잘 빠져나가 보라고. 내가 그리 경고했건만, 바보같이….”
소령이 입을 열었습니다. 날카로운 목소리는 그의 찌든 모습과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아르투르 토른스트렘을 아시는가?”
“네.” 나는 답변합니다. “어제 알게 되었습니다.”
“반체제적인 질문 같은 걸 하지는 않던가?”
“그러진 않았습니다. 질문을 하고 그러진 않았습니다. 기억나는 건 없습니다.”
“하나도?”
“제 생각엔, 하나도.”
“어떻게 처음 알게 되었는가? 정확히, 어디서, 어떻게 알게 되었지?”
“저는 타이피스트들 옆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가 들어와서 묻기를….”
“아, 묻기를? 그러니까, 물어는 봤다는 거지?! 뭐에 대해서, 밝힐 수 있겠나?”
“그가 물었습니다. 여기가 화장실인가요?”
소령은 이 문구를 메모하고, 덧붙였습니다.
“좀 더 집중해 주길 요청하네….”
이후의 대화는 내게는 전혀 무의미한 것들이었습니다. 칠랴예프는 모든 것을 궁금해했고. 우리가 무엇을 먹었는지? 무엇을 마셨는지? 어떤 화가들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는지? 심지어 스웨덴 사람이 자주 화장실을 갔는지도 궁금해했습니다.

--- p.78∼79

출판사 리뷰

주인공 ‘도블라토프’는 출감 후 미국으로 이민을 간다. 미국에 도착한 그는 러시아에서 들고 온 여행 가방을 구석에 처박아 두고 까맣게 잊어버린다. 어느 날 그는 우연한 계기로 그 가방을 발견하고 열어 본다. 셔츠, 양말, 양복, 단화, 모자, 장갑 등 특별한 물건은 없지만 그 안에 깃든 추억은 특별하다. 그는 가방 속 물건들 하나하나에 얽힌 일화들을 떠올린다.

각각의 일화에는 소비에트 러시아의 부정적인 단면들이 간접적으로 드러나 있다. 하지만 도블라토프는 이마저도 유머로 승화시킨다. 이에 그 사사로운 추억들은 친구에게 흥미로운 경험을 듣는 것처럼 느껴지고 마치 우리의 이야기인 것처럼 공감을 일으킨다. 그러나 사실 이 이야기는 ‘픽션’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이렇게 이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소비에트 사회의 모습이 너무나도 그럴듯하고 생생하게 그려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소설 속 설정과 실제 ‘원형’ 사이에 공통분모를 두고 예술적으로 가공하는 것은 도블라토프의 주된 창작 기법 중 하나다. 이러한 기법과 유려하고 유머러스한 입담이 우리를 자연스럽게 소비에트 러시아 사회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여행 가방』은 미국으로 이민 간 도블라토프가 소비에트 시절부터 준비했던 모든 작품을 출판한 뒤 순수하게 미국에서 쓴 것이다. 도블라토프는 이 작품을 통해 이민 작가로서 정체성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세련되고 성숙한 문체와 기교를 선보여 작가로서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러시아에서는 그의 작품을 무엇 하나 게재해 주지 않았다. 때문에 미국에서 집필을 시작한 이 책의 출판은 작가 개인에게 뜻깊은 의미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작가 사후에는 러시아와 에스토니아 등에서 여러 도블라토프 관련 문화 행사가 열렸는데, 『여행 가방』 육성 녹음 CD, 『여행 가방』 캐리커처 등 각종 기념 상품을 팔기도 했다. 이는 도블라토프와 『여행 가방』의 위상을 보여 주는 것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소비에트 러시아 시절의 문단이 얼마나 폐쇄적이고 편협했는지 보여 주는 한 단면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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