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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제 이름을 가진 젤툴라강 체릭테 할아버지의 이야기 순록 없는 순록 올가미 봄나지야 곱슬곱슬한 오솔길 나쁜 피 롬치하 올붓칸 순록 없는 순록 올가미 작은 아메리카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
Повесть и рассказы Кэптукэ, 갈리나 이바노브나 바를라모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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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이번에는 하루가 아니라 타이가 더 멀리 며칠의 일정을 가신다. 엄마는 아빠가 빠트리고 가는 게 없는가 살펴본다. 그 후 아빠는 순록에 올라타고, 우리는 각자 자신의 일을 하기 시작한다. 사냥을 나가는 사냥꾼은 배웅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냥꾼이 사냥을 떠나는 모습을 바라보거나 가는 길에 대해 말하거나 어느 곳에서 사냥을 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묻지 않는다. 사냥을 떠나는 것을 그저 일상의 일로 여겨야 한다. 불필요한 대화나 쓸데없는 소란은 행운을 막을 수 있다.
--- pp.11~12 “그래, 무슨 일인데?” “이제는 채금장에 갈 때 순록들의 뿔에 붉은색 천을 매야 돼.” 내가 놀라서 물었다. “그런데 뭐 하러 그렇게 하는데?” “그건 이제 붉은 정권이 들어서기 때문이야.” “그게 무슨 말이야? 정권이 옷 색깔로 정해진다는 거야?” “어, 나도 자세히는 모르겠어. 다만 이제 정권을 잡은 사람들이 붉은 사람들이라고 불린다는 것만 알아. 크고 붉은 사람들. 아마 이제는 높은 사람들이 붉은색 옷을 입을 거 같아. 그런데 크고 붉은 사람들이 정권을 잡는다는데, 작고 붉은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건지 모르겠어.” --- p.70 하늘에 사는 아이이히트 여신이 영혼의 새 오미를 땅으로 내려보내 주면 사람이 태어난다. 그 영혼의 새 오미가 아기의 영혼이 된다. 저기 하늘의 아이이히트 여신이 있는 곳에는 커다란 나무가 자라는데, 그 나무에 수많은 둥지가 있다. 그 둥지에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기의 영혼인 오미 새들이 살고 있다. 아기가 자라게 되면, 아기의 영혼 오미는 어른의 영혼인 헤얀이 된다. 영혼 헤얀은 항상 사람과 함께 있는데, 보이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해가 비칠 때 그 영혼의 반영을 볼 수 있다. 아이이히트 여신이 바로 해다. 여신이 땅을 바라보고 있을 때, 사람은 그림자 모양의 자신의 영혼 헤얀을 볼 수 있다. 사람이 죽으면, 영혼 헤얀이 몸을 떠나 영혼 묵디가 되어 저승으로 간다. 그런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의 경우, 영혼 헤얀이 영혼 묵디가 되지 못하고 저승으로 가지도 못한다. 영혼 헤얀은 저승으로 가는 길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영혼은 유령이 되어 이 땅에서 헤매게 된다. 그런 유령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불안하게 만든다. --- pp.251~252 나는 어떤 사람이 샤먼이 되어야 한다면 그에게 미래의 보조령인 새들이 다녀간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 새는 거위, 오리, 백조, 백학, 뻐꾸기 등 다양하다. 그 새들은 샤먼이 하늘로 날아가는 것을 도와주게 된다. 동물들 가운데 물고기도 보조령이 되기도 한다. 사람이 거부를 해도, 보조령들은 계속해서 그가 샤먼이 되게 만든다. 무병이라고 하는 병이 들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면 그 사람은 넋이 나가 타이가를 헤매고 다니게 된다. 우리 아빠는 어떻게 될까? 샤먼이 될까 아닐까? 샤먼이 되는 것은 이제는 좋지 않다. 그렇지만 샤먼이 되지 않는 것은 더 나쁘다. 화가 난 보조령들이 넋을 돌려주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 p.2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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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시베리아 지역 소수민족 출신 작가의 작품
예벤크족 출신인 갈리나 켑투케는 러시아 소수민족 출신 작가들 가운데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작가다. 본명은 갈리나 이바노브나 바를라모바. 필명인 켑투케는 젤툴라 강변에 살았던 예벤크 씨족의 명칭으로 ‘짐승의 추적’을 의미하는 예벤크어다. 소설가인 동시에 예벤크어와 민속을 연구한 언어학자이자, 민속학자였기에 그녀의 작품에는 예벤크족 유목민의 전통 관념, 생활 관습, 의례, 설화 그리고 순록 유목민으로서 겪게 되는 여러 가지 애환이 간결한 필치로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 <제 이름을 가진 젤툴라강>은 아무르주 제야강 유역에서 순록을 유목하는 예벤크인 가족의 셋째 딸의 눈으로 바라보는 유목민의 일상을 나타낸다. 시대적 배경은 러시아의 사회주의 혁명 직전과 혁명 이후 유목민 집단화 시기다. 소설 전반에는 예벤크족의 신화와 민담, 마법에 관한 이야기가 일상과 조화를 이루며 결합되어 있다. 여기에서 켑투케는 현실세계와 정신세계, 현실과 가상을 별개로 분리시키지도, 대립시키지도 않는다. 그것은 하나의 세계 속에 어떠한 이질감이나 모순도 없이 공존하고 있다. 어디까지가 현실 세계이고, 어디부터가 마법의 세계인지 그 경계는 명확하지 않다. 마치 현실의 인물들이 민담의 세계 속 주민으로 살고 있는 듯하다. <체릭테 할아버지의 이야기>에는 작가의 화신이라 할 수 있는, 예벤크어와 민담을 연구하는 박사가 등장한다. 그는 쉬기 위해 고향을 방문했다가 체릭테 노인을 만난다. 그리고 노인에게서 예벤크족의 민담과 전설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채록하게 된다. <순록 없는 순록 올가미>는 봄나크와 기숙학교라는 공통의 소재로 엮인 단편 모음이다. 봄나크의 기숙학교 시절 이야기와 그곳을 이미 졸업하고 성인이 된 이후의 이야기들이 하나의 제목 아래 결합되어 있다. 변해 가는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불임과 음주, 실업 등 많은 사회 문제에 직면한 예벤크인들의 불안한 현재 삶의 모습이 작품 속에서 묘사되고 있다. 모든 작품의 밑바탕에는 유목 생활에서 정주 생활로 삶이 변화하며 겪게 된 예벤크족의 현실 모습이 깔려 있다. 그러한 현재적 삶의 결핍에 대한 부정적 묘사와 동시에 나타나는 예벤크족의 신화와 민담, 전설에 대한 소개는 작가가 제시하는 미래의 비전일 것이다. 현재에 와서 시베리아 소수민족들이 자신들의 전통을 회복하는 데 힘을 기울이는 것도 바로 자신들의 정체성 회복과 정립이 그들의 미래와 바로 직결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