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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제1부| 기억을 따라온 저녁 옥상달빛극장 묘박지 그믐치 안녕, 가로수길 FM 라디오 1501호와 1502호 사이 결론 퀼트하는 밤 마음의 문신 입춘 무렵 명의를 만나다 청사포, 비 마도로스 아내 보람끈 마음약방 자판기 제2부| 별똥별 환한 이름표 첫눈 오는 고향 세 번 피는 꽃 참, 멀다 벚꽃 한 잔 뜨거운 흉터 청사포 산복도로 눈 감옥에 갇히다 행운목 인형 뽑기 눈 내리다 등대 해법은 없다 사계절 이븐 바투타 제3부| 별, 바다에 앉아 울 줄이야 부산역 계단을 오르며 온천에서 케나와 함께 꽃 지는 날 이별 후 그늘에 서서 황태 곡옥曲玉과 마주치다 봄은 오고 윤슬 빗자루 이월 바람 무인도 슬픔이란 터 제4부| 첫눈이 오시는 날 첼로 소리에 젖는다 돌침대 곁에서 휴休 따개비밥 종점에 서다 외등 바다와 마주앉다 튤립꽃 해무 짙다 저물녘 통도사 범종 소리 당본리堂本里 1번지 폐타이어 화분 첫눈 해설_이송희/기억의 시·공간에 머문 존재들에 대한 호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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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달빛극장
수정산 산복도로 고개도 잠든 저녁 에코하우스 옥상으로 찾아온 명화극장 세상을 펼쳐 보는 일 지친 것들 껴안는다 가파른 만디버스 종아리 힘줄 세우고 숨이 꺽꺽 넘어갈 듯 전봇대 잘도 피해 골목길 변두리 계단 달도 기웃 올라온다 먼 그대 좋아했던 장국영의 해피 투게더 분홍빛 문장 안고 새끼손가락 걸었던 뒷모습 정면으로 보며 여름 모퉁이 보낸다 묘박지 파도는 가라 해도 때론 잠시 쉬고 싶다 지친 몸 발 쭉 뻗듯 닻을 풀어 내리는 밤 먼 데서 그대가 올까 뭍을 향해 깜박인다 시간의 바다 위를 섬으로 떠 있는 배 가진 짐 다 부리고 달빛 가득 실어 놓고 생이란 한낱 꿈인가 노숙에 든 저 이방인 그믐치 바람의 이마 위에 작은 그늘 드리워도 어디쯤 오고 있을 새로운 날 마중하듯 참았던 속내를 꺼내 실마리로 오는 비 안녕, 가로수길 햇빛도 뚫지 못한 대신동 벚꽃 터널 재건축 공사판에 떠밀려서 무너진다 텅 빈 길 혼자 남아서 지난 봄날 걷는다 설렘에 파문 그리며 어깨를 감싸준 곳 분첩 꺼내 바르던 그 마음도 시간 따라 꽃으로 떨어져 내린다 잊으라고 빗장 건다 넉넉한 쉼표였던 긴 의자 부러진다 흐르는 바람의 말 안개 몰아 길 지우고 기억을 따라온 저녁 필름에 물 스민다 FM 라디오 가만히 들어보면 시詩 아닌 것 없는 시간 감탄사 입에 물고 웃음도 날아오른 연둣빛 상큼한 음성 노래 속에 몸 싣는다 올빼미 시계 앞에 겸상한 책과 음악 내줄 건 글뿐이라 가난이 민망해도 밥 한 술 말아 먹으며 잠시 놓친 길 간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