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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위험한 지역의 민주주의
PART 01 현실 부정하기 : 미친 민주주의 제01장 투표와 폭력 제02장 종족 정치학 제03장 가마솥 안 : 분쟁 후의 평화 정착 PART 02 현실 직시하기 : 끔찍하고 잔인하고 기나긴 이야기 제04장 총 : 불에 기름붓기 제05장 전쟁 : 파괴의 정치 경제학 제06장 쿠데타 : 비유도 미사일 제07장 코트디부아르의 대붕괴 PART 03 현실은 변화한다 : 책임성과 안보 제08장 국가 건설과 국민 국가 건설 제09장 얻어먹기보다는 죽는 게 낫다? 제10장 현실 바꾸기 감사의 글 부록 참고문헌 옮긴이의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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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폭력은 권력 투쟁의 또 다른 변종이다. 우리는 이제 정치적 폭력을 불법적이며 옳지 않은 것으로 여긴다. 지난 100년간 고소득 사회에서 우리는 민주주의의 원리를 체득했고, 점차 이를 보편적인 것으로 여기게 되었다. 권력에 이르는 길은 총알이 아닌 투표용지가 되어야 한다. 냉전 종식 이후 고소득 국가의 민주주의는 이러한 기준을 보편적이고도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쪽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갔다. 이라크에서 정권 교체가 이뤄지도록 하는 적극적 활동과 비폭력을 장려하고 유인책을 제시하는 선에 그치는 수준의 활동 가운데, 무엇이 옳은지에 대한 갈등도 있다. 하지만 국제 사회는 목표에 대해 견해를 같이 했다. 그리고 크게 성공했다. 채 20년도 지나지 않아 민주주의가 저소득 국가에 널리 확산된 것이다. 그렇다면 평화의 결과는 대체 무엇일까? (9쪽)
민주주의가 정치적 폭력에 대한 해답이라고 우리는 확신하기 때문에, 이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아주 무례하게 보인다. 민주주의의 평화 장려 정책의 이득은 정책 분야에서 기본적인 확신이 되었는데, 실제로 정치 영역에서는 보기 드물게 일치된 믿음 중 하나다. 서로 일치하는 게 별로 없는 조지 소로스와 조지 부시도 이 점에 대해서는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빈국들이 민주화하기 시작했을 때, 나는 다른 누구나처럼 열광했다. 하지만 뒤이은 시간들은 내가 기대한 것보다 어려운 시절이었다. 난 혀를 끌끌 차는 비판가들에게 할애할 시간이 별로 없다. 변화는 어렵고, 이에 반대하는 강력한 세력이 있다. 최빈국들이 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 아니다. 난 내 연구 성과를 뒤돌아보며 명확한 것들을 놓쳤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계속 의심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들의 목소리는 민주주의의 환호에 묻혀 들리지 않았다. 나는 좀 더 개발된 국가들에만 해당될 수 있는 이론들이 확대 해석된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됐다. 최빈국은 책임성과 합법성의 효과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하기에는 전제 조건이 부족할 수 있다. 이렇게 의심하는 것은 내키지 않았지만 증거를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28-29쪽) 짐바브웨에서는 무가베 대통령이 부랑자들을 고용해 투표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정부가 알고 있다는 소문을 퍼뜨렸고, 이처럼 나쁜 통치가 횡행하는 상황에서 그것은 쉽게 무시할 만한 위협이 아니었다. 사실 한 장의 표는 정부의 선택을 결정하는 것도 아니고, 결과에 어떤 영향도 주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정부를 반대하는 표가 적발될 위험이 약간이라도 있다면, 그 같은 일은 하지 않는 게 좋다. 그러한 선택은 유권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고, 이미 악조건에 살고 있는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무책임한 ㅈ시이다. 이만큼까지 생각한 대통령은 뭐가 좋은지 고민할 것이다. 평범한 유권자에게 뇌물을 주는 데 드는 비용은 얼마며, 또 몇 장의 표를 사야 하며, 얼마만큼까지 감당할 수 있는가? 어떤 대통령은 흐뭇해하며 의자에 등을 기댈 것이다. 이런 전략에 드는 비용이 자신의 예산 범위 안에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어떤 대통령은 표를 좀 더 싸게 살 방법이 없는지 곰곰이 생각해볼 것이다. 그 방법은 도매 매표 행위다. (43쪽) 쿠데타가 일어날 가능성은 대통령들에게 당연히 큰 관심사일 것이다. 만약 쿠데타가 독재 정치만 위협한다면 이는 분노할 것이 아니라 독재자들을 축출하는 유일한 방법이 될 수도 있다. 문론 민주주의 체제가 쿠데타 위협을 받는다면 이는 전혀 다른 문제다. 쿠데타가 독재자를 대체한다 해도 경제학자인 내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이었다. 내전을 치를 경우 좁은 의미에서 소득이 없어지는 것과 넓은 의미에서 다수의 사망자와 사회적 결속력 약화 현상 등을 겪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한 비용이 드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이유는 내전이 장시간 지속되는 데다 매우 파괴적이고 대부분 결판이 잘 나지 않기 때문이다. 쿠데타는 남성의 국부를 가격하는 것처럼 나쁜 정부를 쫓아내는, 값싸고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 나는 이 같은 예상을 토대로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이쯤에서 대통령들이 불쾌감을 못 이기고 내 책을 던져버릴 수 있으니 쿠데타를 방지하는 요소에 대해서도 뒤에 설명할 것이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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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가난한 자들에게 민주주의는 위험할까?
세계적 석학 폴 콜리어가 밝히는 정치권력의 충격적인 진실! 최빈국에도 민주주의가 확산되며 현대는 엄청난 정치적 변화를 겪었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진정 보급된 것인가? 최빈국은 분명 선거를 치렀다. 이들 국가들은 미국과 유럽의 압력에 의한 강력한 촉진 활동으로 민주주의의 가시적 특성이자 규정적 특성으로 여겨지는 선거를 치렀다. 그러나 진정한 민주주의는 그저 경쟁 선거를 하는 것만이 아니다. 선거에는 선거 관리에 대한 규칙도 있어서 부정행위는 처벌받게 되어 있다. 또 진정한 민주주의는 견제와 균형을 통해, 선출된 정부의 힘을 제한하기 때문에 선거에서 이긴 자가 패배자들을 억압할 수 없다. 엄청난 정치 지형의 변화는 민주주의의 확산으로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선거 제도의 확산이었다. 그런데 승리자의 권력에 제한이 없다면, 선거는 사실상 문제가 된다. 이러한 생사 투쟁이 선거 관리 규칙의 지배 아래 있지 않으면 선거 참가자들은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그리고 그 결과는 ‘민주주의’가 아닌, ‘미친 민주주의’ 였다. 나쁜 통치자들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온갖 부정과 정치적 폭력을 저질렀다. 그렇다면 최빈국들에 현존하는 폭력과 내전, 빈곤의 악순환은 해결될 수 없는 것일까? 또 국제사회는 간섭과 방임의 경계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아프리카 문제 전문가인 폴 콜리어는 이 책에서 광범위한 조사 연구를 통해 최빈국 사회에 존재하는 민주주의의 위험성과 근본원인을 파헤치고, 그 해결책을 제시한다. 우리는 왜 권력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가? 10억 명이 살고 있는, 세계 경제의 가장 밑바닥 국가들에선 주로 폭력을 통해 권력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정치적 폭력은 그 자체가 책임 있고 합법적인 정부를 세우는 데 있어 재앙이자 장애물이다. 그것이 재앙인 이유는 투쟁 과정이 엄청나게 파괴적이기 때문이다. 또 폭력에 의존하는 권력은 정부가 국민에게 봉사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지배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오만한 가정을 자초하기에,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정치 지도자들의 홍보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두 번째 이유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성숙한 민주주의의 정치 지도자들은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는 데 필사적이기에 늘 환하게 웃고 있다. 하지만 10억 인구가 사는 최하위 사회의 정치 지도자들은 웃지 않는다. 모든 공공건물과 학교에 걸려 있는 그들의 홍보 사진은 위협적인 우거지상을 하고 있다. 이 책은 정치적 폭력이 왜 ‘10억 인구가 사는 최빈국들에서 일어나고 있는지, 그리고 그러한 폭력을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설명한다. 코트디부아르와 케냐, 짐바브웨… 독재와 폭력, 유혈사태로 얼룩진 땅에 진정한 민주주의는 실현될 수 있는가? 지금의 우리에겐 아프리카를 비롯한 최빈국들이 겪고 있는 빈곤 문제가 생소하게 다가올 수도 있지만, 1963년 한국과 케냐의 1인당 국민 소득은 거의 비슷했다. 당시 사람들은 같은 식민지 해방 국가인 두 나라가 21세기에 이르러 이렇게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두 국가 모두 식민지 체제에서 독립한 나라였지만 한국은 주목할 만한 경제 성장을 통해 과거 식민 지배국이었던 일본과의 격차를 좁혔다. 반면에 21세기의 케냐인들은 유럽인들과 삶의 질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아직도 50년 전인 1960년대와 비슷한 수준의 삶을 살고 있다. 아프리카 하면 가정 먼저 떠오르는 것이 분쟁을 치르고 있거나, 분쟁 이후에도 내전 상태에서 회복하지 못한 채 빈곤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다. 식민지 해방 국가 가운데 다른 지역에 비해 유난히 아프리카만 왜 저개발과 내전, 빈곤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선진국들이 매년 퍼붓는 거액의 원조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낭비되고 있는 것일까? 이미 《빈곤의 경제학》을 통해 최빈국이 빠진 빈곤의 덫에 대한 신선한 관점을 소개해 2008년 국제 문제 부문 세계 최고의 저술에 수여하는 라이오넬 겔버상을 받은 폴 콜리어는 이 책 《전쟁, 총, 투표》(폴 콜리어지음, 21세기북스 펴냄)에서 빈곤과 내전의 관련성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시한다. 최빈국 중에서도 특히 아프리카의 경우 가장 상황이 좋지 않은 곳은 적대적인 세력들이 치르는 전쟁 때문에 지역민들이 끝없이 살해되고 있다. 선진국들은 이들 나라에 경제적 원조를 해주고 민주주의의 상징인 선거를 치르게 하면 최빈국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콜리어는 치밀한 연구를 통해 선거가 오히려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를 제시한다. 만병통치약일 줄 알았던 선거의 한계를 입증한 것이다. 선거로 충분하지 않다면 최빈국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바로 안정몼이다. 오랜 연구를 바탕으로 한 콜리어의 이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원조 프로그램을 통해 수단에 병원이나 학교를 짓는다고 해도 내전 때문에 언제 이 인프라가 무너질지 모른다. 오히려 프랑스가 프랑스어권이었던 아프리카 지역을 보호했던 것처럼 선진국은 체계적인 안전 보장을 고려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이에 대해 콜리어는 국제 사회가 사용할 수 있는 틀을 소개한다. 더불어 군사 비용을 늘리는 국가에는 그에 맞는 비율로 원조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국제 사회가 이를 인식하고 협력하여 실행에 옮기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프랑스의 예처럼 미 국방부(펜타곤)는 최근 아프리콤이라는 아프리카 사령부를 창설했다. 아프리카의 천연자원을 얻으려는 미국의 계획적인 전략으로 여겨 천연자원 개발 분야에서 반대 여론도 많지만, 콜리어의 조언을 고려한다면 아프리콤은 아프리카의 안정화에 커다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아프리카의 현재와 미래는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며, 다행스럽게도 콜리어처럼 정치적 어려움에 대한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안하는 학자들이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미 최빈국들 사이에 새로운 인식을 가진 지도자들이 개혁을 꿈꾸고 있으며, 그들 대다수가 한국을 경제 개발의 성공 모델로 여기고 있다. 앞으로 아프리카 국가들과 한국의 협력 및 외교 관계는 현세대뿐만 아니라 후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