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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_ 트라우마에 대한 이해에서 진정한 치유가 시작된다
1. 너무나 인간적인 살인범 변호사가 원하는 것 원인을 알 수 없는 극심한 통증 죽을 것이냐, 죽일 것이냐 사회가 원하는 도덕 2. 검게 불타버린 마음들 생존자의 죄책감 분노와 냉소로 뒤덮인 마을 예상치 못한 복병 마법의 알약과 가슴 통증 나는 나쁜 엄마입니다 3. 사랑, 얼어붙은 몸까지 녹이다 의학교과서에도 없는 증상 환자의 머리를 찾아 나선 의사 다시 살고 싶어요!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힘 4.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고통의 늪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검은 거래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5. 착한 변태의 분노 최악의 환자를 만나다 잃어버린 영혼 충격적인 함정에 빠지다 썩은 토마토라고 불린 아이 조조와 조이라는 선물 사랑에 굶주린 소년 아버지의 힘겨운 고백 이제 영혼이 성장할 시간 6. 부모에게 빼앗긴 어린 시절 밝은 표정 뒤에 숨은 상처 세 명의 루시 사진 속 아이의 도발적 표정 받아들일 수 없는 죽음 마음의 비명을 듣다 목숨을 건 진실과의 대면 7. 내 안의 지킬박사와 하이드 두 개의 정신을 헤매다 제가 미친 건가요? 뒤엉킨 기억들 나쁜 아이라는 주홍글씨 아버지가 파놓은 끔찍한 덫 곪디 곪은 상처가 터지다 변화의 봄바람 이제 춤출 수 있어 8. 딱딱한 껍질을 벗어던진 사람들 서늘했던 재앙의 기억을 꺼내놓으며 말하지 못한 응어리와 다 흘리지 못한 눈물 9. 정신과 의사, 트라우마를 고백하다 어린 시절로의 귀환 난생 처음 느낀 짜릿한 해방감 딸과 떠난 트라우마 여행 마침내 봉인을 열다 엄마를 잃어버린 아이 목숨과 맞바꾼 기억 뜨거워진 눈시울 옮긴이의 말_ 다양한 상처의 근원을 이해하는 것의 절실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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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하지 않은 사건과 사고로 트라우마(trauma)라는 이름의 크나큰 정신적 상처를 가진 많은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있다. 어쩌면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당사자일 수도 있다. 어린 시절 부모에게 당한 학대나 무차별적인 폭력과 집단적 차별, 자연재해, 갑작스러운 가족의 죽음 등은 인간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기는 것은 물론 몸과 정신을 혼란에 빠뜨린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트라우마의 상처를 드러내기는커녕 트라우마의 존재 자체를 인식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몸속 깊숙이 봉인되어 있던 트라우마는 평상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의식 속에 숨어 있다가 특정한 사건을 계기로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낮은 자존감부터 우울증, 무기력감, 지나친 폭력성,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과 불안, 분노에 이르기까지 그 모습은 다양하다.--- p.6 언젠가 하버드 대학교의 어느 객원교수가 우리 병원의 정신과 모임에서 했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여러분 중 누구라도 단 10초 안에 살인자가 될 수 있습니다.” 나는 역시 하버드 대학교의 교수다운 발언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당신이 퇴근해서 집에 돌아왔는데 창밖에서 한 남자가 당신 아이의 머리에 총을 겨누고 있는 게 보인다 칩시다. 막 방아쇠를 당길 참이에요. 당신에게도 총이 있고 당신이 먼저 그 녀석을 죽일 수 있다면……. 어쩌시겠습니까?” 나라면 녀석을 죽일 것이다.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이 없었다. 따라서 나는 단 10초 안에 살인자가 될 수도 있었다. 누구든 마찬가지일 것이다.“내 가족을 지키기 위해 상대를 죽인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죽을 것이냐, 죽일 것이냐……. 스타보스가 마리사와 자기 자식들을 죽일 거라고 믿었기 때문에 파파도풀로스가 그를 먼저 죽인 게 아닐까? 파파도풀로스는 스타보스가 자기를 그 파이프로 죽이려 한다고 믿은 게 아닐까?--- p.38 “엘리, 만약 짐 헨리와 제니가 우리와 대화하지 못했다고 생각해봐. 짐 헨리는 앞으로도 계속 캑캑거렸을 거고 제니의 가슴 통증이 진짜 심장 마비로 이어졌을지 누가 알아? 산불은 살갗만 태우는 게 아니야. 마음도 당한다니까. 그곳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불에 데였을지 생각해봐.”--- p.71 “심장 질환, 가슴의 두근거림, 가슴 통증, 숨막힘, 천식, 온갖 감염, 월경 이상, 요통, 우울증과 불안감, 부부생활의 어려움과 자동차 사고……. 아이들의 경우에는 부모에게 달라붙거나 야뇨증, 행동 장애와 비행 등이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지역 내 모든 의사들의 발바닥에 땀이 날 지경입니다.” 이상했다. 처음에 우리가 봤을 때는 자신의 극심한 생리적 반응들을 스트레스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으로 받아들였던 사람들이 지금은 똑같은 반응들을 놓고도 훗날 크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증상으로 여기고 걱정했다. 화재 발생 첫 날, 헨리가 겪었던 숨막힘과 제니가 경험했던 가슴 통증을 마치 모두가 앞다퉈 따라잡으려는 것 같았다.--- pp.87~88 “아나스타샤는 화재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무척 상심한 상태에서 죄책감까지 느꼈어요. 부모가 자기를 더 이상 사랑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런 병을 통해서 따님이 자신을 스스로 공격했다고도 볼 수 있어요.”--- p.117 “복통이 심해서 수술을 받으려고 입원한 어느 젊은 환자를 만났는데요. 이번이 벌써 다섯 번째 수술이라고 했어요. 제가‘모든 일 중에서……’질문을 던졌더니, 연인 관계가 깨질 때마다 통증을 느낀다면서 바로 얼마 전에 여자친구가 자기를 떠났대요. 그래서 제가 통증에 대해서 자세히 말해달라고 했어요. 복부 상부가 아주 커다랗게 뻥 하고 뚫린 것 같다고 했습니다. 자기를 떠난 연인이 보고 싶을 때마다 그런 기분이 든다고 이야기했어요. 그의 통증은 정말로 버림받음의 통증이었어요. 버림 받음의 통증이라니……. 그런 진단은 예전에 들어본 적이 없었어요.”--- p.121 폭발로 다리를 잃은 군인들은 병원으로 실려올 때까지 고통을 느끼지 않았다. 산불을 겪은 주민들도 자신이 불길에서 안전해질 때까지는 고통을 느끼지 않았다. 따라서 고통은 생존을 위한 줄에서 맨 앞에 설 때까지 자기 차례를 기다릴 수 있는 성질의 것이었다. 특히 심리적 고통이 그렇다.--- p.150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내 옆에 지나가는 사람들을 힐끗 쳐다보았다.이 사람도 학대를 당했을까? 저 사람은 다른 사람들을 학대했을까? 세상이 학대와 지저분한 것들로 넘쳐나 보였다. 섹시한 몸과 유혹하는 듯한 눈빛은 이미 광고의 표준이었다.신문, 라디오, 텔레비전, 인터넷, 이 모든 것이 폭력과 강간, 외설, 매춘과 소아성애로 넘쳐 났다.교도소와 교회, 학교와 가정에는 학대와 상스러움이 만연했다. 상담잽과 응급실에서 내가 본 것은 잔물결에 지나지 않았다.--- p.201 “저는 아버지가 원하지 않은 딸이었던 것 같아요. 부모님에게는 이미 사랑스런 딸이 있었으니까요. 제 언니요. 두 분은 정말 아들을 원했는데 제가 태어난 거죠. 키만 큰 못생긴 딸이요. 어머니는 저를 잘 돌봐주셨지만 언니를 더 예뻐했어요. 저는 아버지의 사랑을 받고 싶어 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리려고 계속 노력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미워했어요.”--- p.238 “당신이 미쳐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말도 안 되는 상황이나 정신적 외상을 초래할 수 있는 처지에 있었을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본인의 정신을 각기 다른 상태의 둘로 나눈 것이 어쩌면 아주 현명한 행동이었을 수도 있어요. 자신이 미친 것 같은 느낌이었을지 모르지만 그것 때문에 당신은 자신감 있게 일상을 꾸려나갈 수 있었던 것이고 동시에 당신의 트라우마는 당신이 알아차릴 수 없는 정신의 깊숙한 곳에 보관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우울과 불안, 두려움, 반항심 같은 것들은 바로 이 다른 세계가 좌뇌의 당신에게 보내는 신호들이었어요. 당신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해주기 위해서였죠. 그리고 당신이 더욱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주기 위한 것이기도 했습니다.”--- p.249 “정신과 의사로서 홀로코스트의 경험이 도움이 된 적이 있습니까?” “오랜 시간 동안 혼자 배우고 익히는 과정이 환자에 대한 인내심을 기르는 데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트라우마의 충격이 내 안에도 넓게 퍼져 있었기 때문에 나는 환자들의 마음 구석구석에 파고든 트라우마의 여파를 탐구할 각오가 되어 있었습니다. 게다가 홀로코스트를 통해서 나는 대세가 되는 것들을 경계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주류라도 틀릴 수가 있고 심지어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트라우마를 부정하고 약물을 지지하는 정신의학의 주된 관념에 나는 지금껏 저항해왔습니다. 스스로 내 고통에 무릎을 꿇거나 환자들이 그런 일을 당하게 놔둘수는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수년간 기본적으로 내가 그랬듯이, 만약 홀로코스트를 경험한 후에도 행복할 수 있다면 아주 극심한 트라우마로 심각한 장애를 입은 환자들에게도 희망은 있다고 믿었습니다. 몇몇 환자들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마음속에 품은 사랑은 파괴할 수 없다고 믿었어요. 왜곡하고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비틀 수는 있어도 결코 사랑을 파괴할 수는 없습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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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는 어떻게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드는가?“
정신과 의사이자 트라우마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가 파헤친 우리 마음속에 감추어진 파괴적 상처의 정체! 10초 안에 살인자로 돌변한 남자, 자살 시도가 습관이 된 변호사, 포르노에 중독된 물리치료사, 뇌졸중에 걸린 34세 여성…. 트라우마가 이들의 삶을 잔인하게 휘저었다! 인간의 몸과 정신을 극한 혼란에 빠뜨리는 치명적 마음의 상처, 트라우마. 왜 우리는 트라우마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는가? 트라우마는 어떠한 모습으로 드러나는가? 정신적 상처는 치유될 수 있는가? 부모의 무관심과 학대부터 갑작스런 사고와 재난, 잔혹한 폭력과 집단적 차별까지, 그동안 몰랐던 트라우마의 원인을 찾아내고 치유하는 전 과정을 생생하게 담은 매력적인 심리교양서! 자연재해부터 테러, 교통사고, 각종 범죄, 가족의 죽음, 과도한 스트레스까지 우리는 매일 트라우마의 위협 속에서 살고 있다! 사례 #1. 뉴욕경찰 수사관이었던 앤서니 야코피노는 9.11테러 이후 6개월 동안 무너진 월드트레이드센터(WTC) 사이에서 시신 찾는 일을 도왔다. 임무를 마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에 시달렸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가슴이 뛰어 병원을 찾은 그에게 의사는 “심장에는 이상이 없다. 극도의 공포를 느끼는 공황장애 같다”고 말했다. 이후 더욱 잦아진 공황장애 증세를 겪은 그는 결국 4개월 뒤 쓰러지고 말았다. 사례 #2. 아이들을 보호해야할 교장과 행정실장, 교사 등 10명이 기숙사와 교장실에서 5년간 학생 12명을 성폭행한 광주 인화학교 사건. 이 잔혹한 일이 일어난 지 6년여가 지났지만 피해 학생들의 고통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자신의 힘으로는 저항할 수도 도망칠 수도 없었던 아이들에게 남은 것은 낮은 자존감과 우울감, 심한 감정기복, 대인기피증 뿐이었다. 9.11 테러와 인화학교 사태는 수많은 사람을 고통으로 몰아넣었다. 사건 자체도 심각한 문제였지만 그것을 겪은 당사자와 가족들이 받은 정신적 고통은 전문가들이 정신적 피폭을 당했다고 진단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건의 참혹함, 가해자들의 잔인함과 그들에 대한 처벌에 집중했다. 그러나 피해자들이 어떤 고통 속에 살고 있는지, 사건이 그들의 남은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그 상처를 어떻게 치유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자연재해, 각종 범죄, 교통사고, 화재 등 일상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위험은 언제든 인간을 정신적 고통속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 표면적인 위험에서는 벗어났지만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마음을 다친 사람들. 그들은 모두 트라우마라는 거대한 올가미에 걸려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한 채, 마음속에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을 품은 채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이에 트라우마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폴 발렌트는 《누구나 10초 안에 살인자가 될 수 있다(생각연구소 刊)》(원제:In Two Minds)를 통해 평범한 일상 이면에 숨겨진 인간의 고통스런 내면을 들여다본다. 40년간 트라우마 환자들을 상담한 수천 건의 임상자료를 토대로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생생한 사례들을 제시하며 정신적 상처에 힘겨워하는 인간의 모습과 놀라운 치유의 과정을 보여준다. 호주 최초의 트라우마 연구자이기도 한 저자는 트라우마로 인한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증상들이 우리를 끊임없이 공격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다친 마음으로 인해 몸이 아프거나, 우울증, 자살충동 등에 시달리거나 누군가를 공격하는 일들이 생길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특히 각종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으면서도 정신적 상처에 무감각한 현대인들에게 트라우마에 대한 이해는 필수라고 환기시키며 “그 무엇보다 삶에 크고 강렬한 영향을 미치는 트라우마를 끊임없이 세상 밖으로 불러내 뒤엉킨 마음의 고통을 풀어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소설처럼 짜임새 있게 전개되는 10개의 사례룰 통해 트라우마의 다양한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트라우마라는 다소 무겁고 민감한 주제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놓는다. 그러면서 독자에게 ‘나의 트라우마는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은 누구도 피할 수 없었던 잔혹한 폭력에 상처받은 사람들, 제대로 된 치료와 관심을 받지 못해 그 상처를 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트라우마 피해자들의 고통을 한 번 더 생각해보고 감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OECD 국가 가운데 자살률 1위, 자살 사망률 증가 속도 1위인 한국 사회에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다.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한 사회 분위기, 정신적 상처쯤은 알아서 해결하기를 강요하는 우리 문화 속에서 마음의 질병은 제대로 이해받지 못하고 이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심리적 상처는 결코 저절로 해결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는 이 책은 사람과 그 마음을 더욱 소중하게 여기고 서로의 다친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마음의 장애에 대한 날카로운 진단과 분석! 정신적 고통과 정면승부를 벌인 사람들의 이야기와 놀라운 치유 과정 담아 저자가 만난 트라우마 피해자들은 거대한 산불로 생활 터전을 잃은 사람들부터 아버지에게 강간당한 경험이 있는 변호사, 어머니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해 뇌졸중에 걸린 여성까지 다양하다. 어린 시절 나치의 광기에서 살아남은 저자는 의사이자 트라우마 피해자로서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상황을 누구보다 이해하고 깊이 공감한다. 그들의 상처를 살피고 치유에 힘써온 저자는 책을 통해 트라우마의 아픔과 상담과정을 섬세하게 풀어내며 정신적 상처의 심각성과 인간이 가진 놀라운 회복력을 이야기한다. 이 책은 트라우마의 본 모습을 다룸으로써 과거부터 현재까지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 트라우마의 존재를 인식하고 이에 대처할 수 있게 돕는다. 특히 저자는 자신의 트라우마 치유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트라우마가 운 나쁜 누군가의 상처가 아닌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는 흉터와 같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지금 가장 걱정되는 일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마치 상담을 받듯이 독자 스스로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고 주변을 살펴볼 수 있도록 이끈다. 살인을 저지르고 구속된 한 남자는 극심한 복부 통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남자는 그저 신경성 통증으로 여겼지만 저자는 거듭된 상담을 통해 어린 시절 새아버지에게 폭행당했을 때 느꼈던 공포감으로 인한 복통이 어른이 되어서도 나타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극심한 복통, 이것이 그를 살인자로 만든 발단이었다. 어린 시절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모두에게 존경받는 사업가가 된 그는 어느 날 동료로부터 자신과 가족의 안전을 위협받자 다시 한 번 극심한 복통을 느꼈다. 어린아이처럼 이 상황에서 도망칠 수 없다고 생각한 그는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선택은 상대를 죽이는 것뿐이고 판단했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동료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1장) 팔다리가 마비되는 증상으로 입원한 스무 살 여성은 자신 때문에 가족의 전 재산이 잿더미로 변해버렸다는 괴로움에 휩싸여 있었다. 부모님이 자신을 믿고 가게와 동생을 잠시 맡긴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원인은 전기 누전이었지만 그녀는 사고로 인해 더 이상 부모의 사랑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크나큰 상실감과 사고 당시에 받은 극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이로 인해 심장이 찢어질 듯한 고통과 팔다리가 마비되는 신체적 아픔을 겪었다. 트라우마가 그녀의 몸을 집어 삼킨 것이다. 치료를 거듭하면서 사고의 원인은 다른 데 있었음을 확인시켜주고 부모 역시 ‘네 탓이 아니다’라고 끊임없이 위로한 결과 그녀는 조금씩 사고의 악몽과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3장) 어떤 상담자는 포르노와 변태적 성행위에 탐닉하면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을 겼었다. 그러면서도 누군가에게 버림받는 것을 견디지 못했다. 상담을 통해 어린 시절 형에게 성추행 당하면서도 부모님의 보호를 받지 못했던 고통스러운 기억을 끄집어낸 그는 자신이 감당할 수 없었던 모멸감을 호소했다. 그때의 정신적 충격이 그에게 비뚤어진 가치관을 심어주었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관계도 제대로 맺을 수 없게 만들었던 것이다. 고통스럽지만 자신의 아픔을 마주하고 부모님께 뒤늦은 위로를 받은 그는 밝은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다.(4장) 이렇게 저자는 조금씩 환자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그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상처를 드러나게 해주었다. 그리고 상담을 통해 함께 분노하고 함께 슬퍼하는 동시에 모든 문제는 당신이 못나서가 아니라 저항할 수 없는 외부로부터의 폭력 때문에 겪게 된 것이고 가족과 주변 사회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위로했다. 상담을 통해 마음의 경계를 풀고 자신을 고통으로 몰아넣은 트라우마의 근원을 찾아간 사람들 모두가 힘겹지만 용기 있게 자신의 상처를 마주했다. 그러면서 원인을 알 수 없었던 신체적, 정신적 증상들을 이해했고 주변의 관심과 애정을 회복할 수 있었으며 자존감을 되찾을 수 있었다. 트라우마라는 정신적 상처는 깊은 대화와 주변의 이해를 통해 치유할 수 있는 것임을 이 책의 주인공들이 증명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불안을 느끼고 있다. 문제는 그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채 다양한 형태로 고통받고 있다는 것이다. 트라우마에 대한 이해를 발판으로 서로가 서로의 마음 문을 끊임없이 두드려야 한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이야기할 수 있다면, 그 상황을 이해받고 위로받을 수 있다면, 영혼과 삶을 잠식하는 어두운 트라우마의 그늘은 조금씩 걷힐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