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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 정진아
아무도 몰래 살짝 보기 그냥 잘해주기 슬쩍 옆에 앉기 동화책 빌려주기 모르는 문제 가르쳐주기 축구할 때 응원하기 …… 고백할까 말까 망설이기. 그러다 보니 어느새 100일이다. 짝사랑 100일째. 말의 부화 / 강지인 그 아이를 만나면 어떤 말을 걸까? 품고 있던 말들이 새가 되었나 봐! 멀리서 그 아이가 보이자마자 조잘조잘 새 한 마리 생각의 껍질을 깨고 곧바로 날아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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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 정진아
아무도 몰래 살짝 보기 그냥 잘해주기 슬쩍 옆에 앉기 동화책 빌려주기 모르는 문제 가르쳐주기 축구할 때 응원하기 …… 고백할까 말까 망설이기. 그러다 보니 어느새 100일이다. 짝사랑 100일째. 말의 부화 / 강지인 그 아이를 만나면 어떤 말을 걸까? 품고 있던 말들이 새가 되었나 봐! 멀리서 그 아이가 보이자마자 조잘조잘 새 한 마리 생각의 껍질을 깨고 곧바로 날아간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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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를 읽는 아이들이 줄어들었다고 좋은 동시들이 창작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어린이들에게 더 잘 읽히고, 더 좋게 다가가기 위한 동시인들의 노력이 더 치열해졌다고 본다. 그래서 좋은 동시를 만나면 아이도 어른들도 가슴이 뛴다. 짧은 글이지만, 깊은 감동으로 다가가면 그 어린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시를 읽을 수 있는 깊은 가슴을 소유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대표 동시인들의 단체인 ‘한국동시문학회’가 우수동시선집을 발간했다.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대표 시인들의 작품, 149편이 엄선되어 수록되어 있는 이 책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우선은 이 책을 통해 어린이들이 다양한 동시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보통 동시집은 한 작가의 작품집으로 출간되거나, 특별한 주제를 끼고 기획 출간되기 때문에 다양한 작품을 만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주제를 정하지 않고, 여러 작가들의 작품 중에서 엄선되었기 때문에, 작가마다 지닌 다양한 개성들을 만나볼 수 있다. 길게 쓴 산문시도, 4줄로 된 짧은 동시도 맛볼 수 있고, 가족과 일상을 다루는 동시에서부터 환경과 죽음을 다루는 동시까지 작품의 스펙트럼이 매우 넓다. 그래서 어린이들에게 동시를 통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기에 좋은 책이며, 동시를 교재로 학습활동을 하기에도 좋다. 두 번째로 이 책은 동시인이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예비 작가들에게 모범 교재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 활동하고 있는 시인들의 작품은 이 시대의 동시 경향을 대변해 준다. 따라서 현재의 동시 경향을 한 눈에 보기에 가장 좋은 책이 바로 이 우수동시선집이다. 다양한 시도와 실험이 있는 시, 안정감 있는 형식 속에 기발함을 담아내는 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동심을 읽어내는 기성 시인들의 재치를 발견할 수 있다. 이 책의 표제작은 정진아 시인이 쓴 ‘100일’이라는 동시이다. 아무도 몰래 살짝 보기 / 그냥 잘해주기 / 슬쩍 옆에 앉기 / 동화책 빌려주기 / 모르는 문제 가르쳐주기 / 축구할 때 응원하기 / …… / 고백할까 말까 망설이기. // 그러다 보니 어느새 / 100일이다. // 짝사랑 100일째. 100일 / 정진아 전문 이성을 좋아하는 어린이의 감정을 ‘짝사랑’이라는 단어 속에 감춰 놓은 이 시는 ‘고백할까 말까’라는 고민을 통해 어른들과 다를 게 없는 어린이들의 감정을 잘 그려내고 있다. 이 책 속에는 연애시, 철학시도 있고, 자연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동시, 가족을 익살스럽게 소개하는 동시들도 가득하다. 참 좋은 동시 창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