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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뭄바야, 이제 곧 은바 할아버지의 몸은 저 멀리 사막의 밤처럼 차가워질 거야. 그리고 너도 이젠 알아야 해. 이 초원의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그렇게 늙고, 그렇게 죽어서 그렇게… 영원히 사라지는 거란다. 알겠니….”
“뭄바야, 앞으론 우리 물소들의 거만하고 뻣뻣한 등뼈처럼 말해라. 알겠지.” 그렇게… 초원을 숨 쉬게 하는 바람은 어디서 불어와 세상의 모든 것을 건드리고 또, 어디로 데려가 멈출까요‥. 뭄바에게 그 바람들은 얼마나 스쳐 갔고, 또 얼마나 많은 비와 마주쳤을까요. 뭄바는 숨소리는커녕, 발이 어떻게 떨어졌는지‥ 등도 돌리지 못한 채 조용히 뒷걸음치며 그곳에서 벗어났습니다. 처음으로 사자들과 정면으로 마주친 순간, 뭄바는 나무토막처럼 멍하니 서 있기만 했습니다. 그렇게도 자랑스러웠던 자신의 거대한 뿔은 있기나 했었는지‥, 그림자도 떨었을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뭄바 눈에만 보이는 짙은 회색의 하늘마저 고개를 돌리는 듯했습니다. 돌아오는 길, 힘없이 흔들리는 마른풀들마저 자신을 비웃는 것 같았습니다. 태양은 어디로 숨었는지… 저 멀리 뭄바는 어렴풋이 검은 물소로만 보였고, 어디로 가야 할지‥ 한참이나 이리저리 서성거렸습니다. “만약 이 초원에 신이 있다면, 그 신이 너희 물소들에게 이 거대한 뿔을 준 것은 아마도… 이 초원에서 진정한 전사가 되라는 것‥, 그것이 아닐까? 너의 그 거대한 뿔을 제대로 보라고! 너희 물소들은 무쇠 같은 뿔을 머리에 메고 있어. 사자들에겐 무시무시한 이빨과 발톱은 있어도 뿔은 없어! 무엇이 두려운 거지…? 그리고 그 큰 눈망울로 이 초원의 하늘을 봐봐. 저 붉은 하늘을 닮은 너의 붉은 털! 이 드넓은 초원에 너 같은 동물이 어디 있는지? 뭄바‥, 너는 저 하늘과 하나야!” “그것은 바로 너의 심장이야. 전사의 심장이자, 뭄바의 심장!” ‘나는 뭄바의 뿔‥, 그래서 뭄바에게 내 말을 전해. 나는 두려운 것이 없고, 절대 부러지지 않으며, 무엇과도 싸워 이길 수 있어! 중요한 건 너의 심장이야!’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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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바라보는 아프리카 초원은 무척이나 평화롭고 아름답게 보입니다. 그러나 한 발짝만 더 들어가면 매일매일 사투가 벌어지는 곳입니다. 태어났을 때부터 붉은 털을 갖고 태어난 뭄바는 친구인 토냐와 마케를 제외하고는 다른 물소들에게도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합니다. 우리가 사는 인간 세상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다른 물소들과 달리 하늘로 솟는 거대한 뿔 때문에 뭄바는 커갈수록 세상에 무서운 것이 없어 보입니다. 그러다 어느 날 혼자서 초원을 거닐다가 사자들과 정면으로 마주치는데, 이미 배가 부른 사자들이라서 뭄바는 겨우 위기를 모면합니다. 뭄바에게 그때의 공포와 두려움은 큰 상처로 남았고, 그 후 뭄바는 자신에 대한 최소한의 자존감마저 추락하며, 더 나아가 사자들의 황금빛 털을 부러워하는데, 꿈에서조차 자신이 사자인 꿈을 꿉니다. 바로 자신에 대한 극단적인 부정과 두려움이 자신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던 사자에 대한 경외로까지 이르게 된 것입니다. 이제 뭄바에게 반전의 기회는 없을까요…? 이 책 [뭄바의 뿔]은 자신에 대한 근본적인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이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과 의지의 행동과 용기. 아직도 우리 사람들에게도 만연한 차별과 관용의 대한 인식의 전환, 그리고 이를 극복하는 우리들의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박 북 작가의 말 박 북 작가는 이 책의 집필 동기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20여 년 전 우연히 동물과 관련된 기사에서 보았던 아프리카물소들의 전사[戰士]적인 성격과 저돌성, 그리고 최근에 알게 된 아프리카 흑인 중에 하얀 피부를 갖고 태어난 아이들의 끔찍한 실태들. 그리고 얼마 전에 무척이나 인상 깊게 보았던 아프리카의 붉은 물소 사진‥, 이 모든 것이 어우러지고 분출되면서 이 그림책을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그림책은 동물 이야기이지만, 우리 인간의 이야기입니다. 우리 안의 차별과 관용, 그로 인해 계급 계층 간의 끊임없는 분쟁과 분투, 그리고 자기 존엄. 더 나아가 우리 사회의 차별받고, 약자들의 분투를 응원하는 심정에서, 그리고 그 분투를 표현하기 위해 폭발할 것 같은 거친 선으로 그렸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