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말 문법은 우리말 세계를 보여 주는 지도
1부 우리말의 세계 첫 번째 강의▹ 우리말에서 우리의 얼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두 번째 강의▹ 우리말을 잘하면 외국어도 잘할까? 세 번째 강의▹ 한글 맞춤법은 왜 어려울까? 네 번째 강의▹ 말은 변하는 것이 좋을까, 변하지 않는 것이 좋을까? 다섯 번째 강의▹ 좋은 말과 나쁜 말은 타고난 것일까? 2부 문법의 세계 여섯 번째 강의▹ 문법은 왜 배우는 걸까? 일곱 번째 강의▹ 품사를 구분하는 일은 너무 어려워 여덟 번째 강의▹ 문장에 우리의 생각이 어떻게 담길까? 아홉 번째 강의▹ 조사와 어미는 우리말 문장의 핵심 고리 열 번째 강의▹ 말은 쪼갤 수 없을 때까지 쪼개 봐야 안다고? 열한 번째 강의▹ 단어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열두 번째 강의▹ 소리를 실은 문자의 운명은? 열세 번째 강의▹ 소리와 소리가 마주치면 소리가 변한다? 3부 사전의 세계 열네 번째 강의▹ 사전은 어디에 쓰지? 열다섯 번째 강의▹ 어떤 사전이 좋은 사전일까? 열여섯 번째 강의▹ 사전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찾아보기 참고 문헌 |
崔炅鳳
최경봉의 다른 상품
|
‣ 본문 중에서
나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주시경 선생님이 쓰신 모든 책과 논설을 봤습니다. 선생님이 직접 붓으로 쓴 것도 있었고 활자로 인쇄한 것도 있더군요. 주시경 선생님의 책은 선생님의 굵은 목소리를 담은 오래된 녹음테이프이기도 했고, 선생님의 강의 장면을 담은 흑백 영화이기도 했어요. 이 자료들을 보면서 주시경 선생님을 존경하는 사람들조차 정작 그분이 우리말에 대해 말하고자 했던 것을 잘 알지 못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나는 선생님의 생각을 분명히 밝히려고 주시경의 문법을 현재의 학교 문법과 비교해 봤어요. 놀랍게도 우리가 문법을 공부할 때 부딪히는 문제들을 주시경 선생님 또한 고민했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셨더군요. -6쪽 <머리말> 나는 주시경이라고 한단다. 여러분들 중에는 이미 나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도 있을 거야. ‘한글’이란 이름을 만든 사람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 국어학자들은 나를 우리말 연구를 처음 시작한 사람이라고 해. 지금 쓰고 있는 ‘한글 맞춤법’도 내가 틀을 잡았지. 또 여러분들이 학교에서 배우고 있는 ‘국어 문법’도 내가 틀을 잡았다고 할 수 있어. 여러분들 표정이 왜 갑자기 어두워졌지? 아! 한글 맞춤법과 문법이 여러분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래. 맞춤법과 문법이 어려운 점이 있지. 나도 인정해. 그런데 맞춤법과 문법이 없다고 생각해 봐. 수많은 사람이 제각각 말을 하고 글을 쓴다면 세상이 얼마나 복잡해지겠어? -15쪽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뭐? 내가 100년 전 사람이어서 고리타분할 거 같다고? 이래 봬도 나 주시경은 ‘스타 강사’였어. 국어 하면 주시경이었지. 다른 수업 시간에는 꾸벅꾸벅 졸던 학생들도 내 강의가 시작되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수업에 집중했지. 우스개 이야기를 하면 학생들은 책상을 치면서 웃었어. 일요일마다 보성 학교에서 강습회를 열었을 때에는 학생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지. 내 자랑이 너무 심했나? 흠흠, 하여튼 이 책에서 강의는 이렇게 하려고 해. 세영이랑 세운이가 공부하면서 궁금해 하던 것을 직접 보여 주고, 이에 대해 내가 아는 것과 고민했던 것을 모두 이야기할 거야. 그럼 시작해 볼까? -17쪽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한국어 ‘바람’과 중국어 ‘바람(風)’과 영어 ‘바람(wind)’이 의미를 확장하는 방식은 제각각이라는 거야.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날까?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바람’에 대한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지. 국어사전을 보면 ‘바람’의 뜻 하나가 특별히 눈에 띌 거야. “공이나 튜브 따위와 같이 속이 빈 곳에 넣는 공기.”라는 뜻. “공에 바람을 넣었어.”라고 많이 말하잖아. 영어나 중국어에도 이런 쓰임이 있을까? 두 언어 모두 “공에 공기를 넣었어.”란 표현을 써. ‘바람’이 ‘공기’의 뜻으로 확장되는 것은 우리말의 독특한 의미 확장 방식이라고 할 수 있지. 우리말이 신기하다고? 새삼스럽기는. 익숙한 것에 관심을 가질 때 의외로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곤 하지. -33쪽 <우리말에서 우리의 얼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얼짱’과 ‘멘붕’처럼 국적 불명의 단어들이 많고 지금도 새로 만들어지지만, 사실 문법을 파괴하며 만들어진 신조어들은 반짝 쓰였다가 대부분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어. 말도 자연처럼 스스로 정화 작용을 하는 거지. 몇 가지가 살아남았다는 건 그것이 생명을 가질 만큼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기 때문일 거야. -85쪽 <좋은 말과 나쁜 말은 타고난 것일까?> 이처럼 문장은 몇 가지 기본 틀에 수식어들을 덧붙여 무한히 생성되고, 그렇게 생성된 문장은 다른 문장과 결합하면서 무한히 확장될 수 있는 것이지. 이걸 보면 문장은 생각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최소 단위이자,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큰 단위라고 할 수 있어. 그럼 문장이 길어질수록 문장을 이해하는 게 어려울까? 보통은 그렇지만 문장의 줄기와 가지를 구분하면 아무리 긴 문장도 정확히 이해할 수 있을 거야. 이 말을 바꿔 말하면 이거야. 풍부한 생각과 감정을 담은 문장을 이해하려면 이를 담을 수 있는 문장을 구성하는 능력, 즉 문법 실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 -129쪽 <문장에 우리의 생각이 어떻게 담길까?> 내 제자 중에 이병기라고 있어. 여러분들 중에 아는 사람도 있을 거야. 시조 시인, 가람 이병기. 조선어 강습원에 열심히 다녔는데, 이병기는 문학을 공부하려면 문법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사람이었어. 결국 우리 문학사에 획을 긋는 시조 시인으로 성장했지. 나는 시를 이렇게 생각해. 언어의 섬세함을 특별히 드러내어 말하는 거라고. 그러니까 우리말을 섬세하게 사용하는 것이 곧 문법 공부이고 문학 공부인 거야. -142쪽 <조사와 어미는 우리말 문장의 핵심 고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