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제1부-2001학년도
준비 끄읕~~ 대면식 피구 경기 임용식 간판쟁이 도난사고 못난 놈들 개그맨 학교에 오다 홍역 유행하다 깊은 산 속 옹달샘 신나는 날 심물화상기 연수 물개와 조련사 실험 몰아서 하다 1일 교사-물바다 꽃보다 아름다운 민속놀이 더위가 몰려오고 새 책 받은 날 급식풍경 진정한 프로의 모습 피구 시합 교실에 가을을 걸다 시험 보는 날 연 만들기 공 하나 플룻연주회 난로가 있는 풍경 학구에서 살기 어미 노릇 헤어짐 새 학교 새 학년 제2부-2002학년도 새 날 속이 궁금하여 풍금이 있어 아늑한 숲 속 교실 작은 연못 도농교류 월요일 숨구멍 보기 날아다니는 교실 방학, 뒷정리 눈병 콩나물 관찰 폐교 화산폭발 첫 눈깨비 개학날 발렌타인 데이 손님 맞을 채비 제3부-2003학년도 첫 만남 10이 5이면 화이트 데이 울보들 15자 이상 내 꺼요 하얀 천사 물로켓 새 오르간 기술자 역할놀이 소체육회 연습 짜장면 시상 짝 바꾸는 날 모자 그리운 그늘 김밥 싸먹기 지금 무슨 시간이야 현장체험학습·가을 싸움 별 교실을 하루 비우다 자율장학 장래희망 첫눈 내린 날 개학하다 폐휴지 수거하는 날 익숙한 것과의 이별 새 교실 제4부-2004학년도 눈 내리다 줄 서기 닮은꼴 노래 불러요 갈비 나온 날 오미자차 게발 선인장 보결수업 디지털 캠코더 쪽지편지 선물 늦게 온 소포 찌그러진 공 갇혀 지낸 날 짝 바꾸다 두부 공장 공장장 악보를 찾아서 내일은 수련활동 가는 날 동요대회 결과 잘 가 아, 옛날이여 개학 사흘째 축제를 향하여 시화 가는 길 연휴 지나고 가을 소식 김밥 싸기 아파요 그립다는 것 마지막 잎새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신입생 예비소집 개학 종업식 짐싸기 새 학년 제5부-2005학년도 새 만남 숨 고르는 중 지푸라기 소풍날 잠시 보건 교사 텃밭 예술이에요 대영박물관 한국전 아픈 다리 아침 훈화 병가 조각 깨달음 잇몸으로 살기 고마운 미용사 인사이동 |
홍솔의 다른 상품
|
1일 교사-물바다
예전의 학교에서는 1일 교사를 학부모 중에 초빙하여 스승의 날에 그 반 수업을 맡겼었다. 대상자가 많을 것 같지만 의외로 맡길만한 사람이 많질 아니하다. 대한민국 3,40대 아빠는 직장에 매여 있어 시간을 낼 수가 없고 엄마들은 겁을 내고…… 10여 년 전 아직도 생생한 한 아빠의 1일 교사 현장. 1일 교사로 임명되신 분은 시내 학원의 강사셨다. 난 발령받은 지 1년하고 두 달 그리고 며칠 된 풋내기 교사였었다. 말만 한 6학년 남자 여자애들은 내 손아귀에 들어오지 않고 하루 하루는 밀고 당기는 전쟁터였던 5월. S 아빠가 교단에 섰다고 생각하는 순간이었을까. 교실은 쥐죽은 듯 조용해지고 빨려 들어갈 듯한 눈초리만 교실에 그득했다. 영어가 초등학교 교실에 아직 들어오지 않았을 때였으며 따로 영어를 배우는 애도 거의 없었다. 초등학교 6학년을 애로 둔 시내 유명 학원의 유명 영어 강사, 그의 강의는 나의 혼도 빼 놓았다. 중간 중간 유머와 위트, 적당한 몸짓과 음의 고저장단, 물론 유창한 그 본토 발음하며 가히 환상적인 수준이었다. 정신을 차리니 괘씸한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길에 들어선 건 금은보화나 화려한 훈장이나 명예를 바람이 아니라 내 교실에서 작은 세상을 만들고자 함인데 두 달이 지나고도 애들 집중 제대로 시키려면 원맨쇼를 했다가 협박을 했다가 몽댕이를 들었다가 별의별 방법을 다 동원하고 있는데 아니 어디서 날아온 저 강사는 순식간에 내 양 떼를 휘어잡고 맘대로 조물락거리고 있는 게 아닌가? 자존심이 팍팍 구겨지더니 깨지고 있었다. 한참이 지났을까. 창밖만 바라보고 있던 내 귀에 자지러지는 비명과 함께 판이 다 깨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우리 반 말썽꾸러기가 교실에 있는 물통의 물을 쏟은 것이다. 우왕좌왕 어수선 날렵한 탐정의 눈초리로 눈동자만 굴려 상황을 파악하니 강사는 당황을 하면서 애들 자리에 앉히려고 노력 중이며 애들은 그야말로 물 만난 고기 떼였다. 남자애들은 옷을 벗고 물장구라도 칠 기세이며 여학생은 비명에 호들갑에 가관이었다. 난, 담임인 난 창밖만 바라보며 흘러가는 구름만 감상하였다. ‘얘야. 모처럼 이쁜 짓 하는구나. 저어기 화장실 가면 청소용 물호스도 있단다. 심심하면 한번 틀어 보렴. 물탱크 물 다 써도 괜찮단다. 이 교실이 노아의 방주가 되어 두둥실 떠 올라도 괜찮찮다. 뒷감당은 내가 다 하마’ 시내 제일의 강사가 아니라 이 나라 최고의 강사, 세계 최고 강사라 할지라도 이 상황에서는 담임 밖에 없는 것이다. 속으로는 쾌재를 부르면서도 조신하며 얌전한 얼굴로 창밖만 주시하는 나에게 강사는 뚜벅뚜벅 걸어와서는 말했다. “애들 집중 좀 시켜 주십시오.” 애들과 나만의 비밀스러운 약속이 있기에 한마디로 조용히 시켰다. 역전승이었다. 물론 빛나는 조역 땜에 얻은 것이지만 말이다. 강사의 하늘을 치솟던 자신감은 물에 젖은 빵조각처럼 흐물거리더니 한 옥타브 낮아진 목소리로 강의를 하고 1일 교사의 날은 끝이 났다. 혈기왕성한 20대의 이야기이다. 모처럼 시간을 내고 오셔서 봉사해주신 분에게 그런 생각한 나를 돌아보면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아름다운 시절의 짧은 이야기 한 토막이다. 그때 그 아이들이 보고 싶다. 어떻게 자라나 있을까. 내 기억 속에는 늘 그 개구쟁이로 남아 있는데…….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