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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서문

첫걸음 - 문명의 요람에서 중세까지
경건과 사치 - 16~18세기까지 여성의 책 읽기
여성, 책을 접하다 - 19세기
미술이 된 독서 - 20세기

참고문헌
도판목록
옮긴이의 말

저자 소개

저자 : 크리스티아네 인만 Christiane inmann
빈 대학교 경제학부에서 경제와 사회과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녀는 개인 소장가, 미술품 소장 기관과 미술전시회의 자문위원으로 22년 동안 활동했으며, 현재는 빈과 뉴욕을 오가며 일하고 있다. 고대부터 현재까지의 미술품에 대한 열렬한 관심과 책 읽기에 대한 열정으로 이 책을 썼다.
역자 : 엄미정
이화여자대학교 사회학과와 동 대학원 미술사학과에서 서양 미술사를 전공했다. 한동안 미술을 비롯한 시각 문화에 대한 책을 만들었고, 현재는 미술 관련 책을 번역하고 쓴다. 지은 책으로 『나의 첫 번째 그림책』(가제, 근간), 옮긴 책으로는 『죽음과 부활, 그림으로 읽기』, 『파블로 피카소』, 『살바도르 달리』, 『손 안에 담긴 미술관』, 『에두아르 마네』, 『에드가 드가』가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12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508g | 153*225*20mm
ISBN13
9788970844657

출판사 리뷰

지하철에서 한 여성이 책을 꺼내 든다. 사람들의 시선은 그녀에게로 집중된다. 그녀의 손에는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가 들려 있다. 여자는 능숙하게 페이지를 찾아 읽어 내려가기 시작한다. 사람들의 표정에는 놀라움과 불쾌함이 역력하다. 갑자기 나이 지긋한 한 남자가 일어나 그녀의 손에 들린 책을 빼앗는다.
“어디 여자가 이런 난잡한 소설을 읽어?”

이처럼 여성이 읽는 책을 규제한다는 것은 오늘날에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 어머니, 할머니 세대의 상황은 이와 다르지 않았다. 가부장제 아래 여성은 남성에 비해 열등한 존재로 여겨졌고 사회를 이끄는 것은 남성들의 몫이었다. 여성은 결혼해서 남편을 내조하고, 아이를 낳아 잘 기르며 가정을 평화롭게 지키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졌다. 책을 좋아하고 주장이 강한 여성은 쓸데없이 호기심이 많고 기가 세다며 손가락질 받아야 했다. 이런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경우가 아니었다. 서양에서는 15세기부터 남녀평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었고 여성 투표권이 인정되는 등 여성의 권리에 대한 인식이 앞섰지만, 문명이 시작되고 글자가 생길 무렵, 여성은 사회의 중심에서 배제되어 있었다. 글자는 신성한 것이었고 여성에게 글을 배울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이후로 오랫동안 책은 여성이 섣불리 건드려서는 안 되는 판도라의 상자와 같이 여겨졌다. 여성이 자유롭게 책을 읽으면 가정에 대한 책임을 소홀하게 여기며, 여성의 정신은 나약하기 때문에 좋지 못한 책을 통해 쉽게 영향을 받고 잘못된 결정을 내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제약에서 벗어난 여성들이 있었다. 메소포타미아의 엔헤두안나는 여사제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찬가를 지었고 고대 그리스의 사포는 최초의 여성 시인으로 오늘날에도 회자되고 있다.

유교의 영향으로 보수적인 성향이 강했던 아시아에서도 일부 여성만이 글을 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들 여성은 남성을 뛰어넘는 문학적 자질을 갖추고 있었다. 중국의 반소는 《한서》라는 중국 최초의 왕조사를 썼고, 세계 최초의 소설로 일컬어지는 《겐지 이야기》를 완성한 것은 일본의 궁녀였다. 시간이 흘러 중세시대 힐데가르트는 다방면에 걸친 학식을 쌓아 저술가이자 작곡가, 자연과학자 등 다양한 역할을 담당했으며 왕과 왕비, 교황의 고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또한 크리스틴 드 피장은 최초의 여권 운동가인 동시에 다채로운 작품 세계를 보여주며 성공을 거둔 작가였다. 여성은 조금씩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는 인쇄술의 발전으로 인한 책의 보급, 여성 고등 교육 기회의 확대, 선구적인 여성들의 활동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 책은 여성의 독서 활동을 알아보고 여성의 이미지를 통해 당시를 재현한다. 또한 책 읽는 여성의 그림이 지닌 기능과 다양한 사회 속에서 독서 환경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밝히고 있다. 이전에 나온 비슷한 주제의 책들이 단순히 책을 ‘소비하는’ 여성들을 다루고 있다면 이 책은 책을 ‘생산하는’ 여성들의 모습과 이야기까지 다루고 있다. 문명의 시작에서 중세, 16~18세기, 19세기, 20세기 등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여성의 독서가 해방되어 가는 사회적 과정을 찬찬히 짚어간다. 아름다운 여성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그들의 모습을 설명하는 관음증적 시각에서 탈피해 이미지와 긴밀하게 연계된 인문?역사적 배경에 대한 설명, 화가와 그림이 그려진 상황에 대한 뒷이야기까지 풍부하게 제공한다. 이는 단순히 아름다운 그림을 모아놓은 책과는 차별화되는 면이며 서양 중심으로 서술되던 문화사에서 벗어나 아시아의 문화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는 점 또한 이 책의 장점이다.

여기에 소개된 모든 작품이 그 시대를 대표하는 표상이며 역사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특별한 인물의 한순간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그림들은 모두 그림 속 주인공이 속한 사회에서 여성의 사회적 위치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소중한 자료가 된다. 이제 책 읽는 여성과 함께 그녀들이 살았던 시대 속으로 들어가 보자.

* 굳게 닫힌 판도라의 도서관이 열린다
그림 속에 숨겨진 비밀을 찾아서

이 책은 독서를 하는 여성의 그림이 주가 된다. 때로는 그림 하나가 열 문장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기도 하다. 우리는 그림을 보며 그림 속 모델이 어떤 인물인지, 또 그녀의 옷차림이나 자세, 배경이 되는 장소와 읽고 있는 책을 통해 책을 읽는 여성의 사회적 위치나 시대적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인물의 표정과 시선에 담긴 심정을 헤아리고 이면의 이야기를 상상할 수도 있다. 윈슬로 호머의 그림 속 여성은 풀밭에 누워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책에 몰입하고 있는데, 그녀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지만 편안한 자세를 통해 독서가 여성에게 허용되었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자유로운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급진적인 여성 운동가 울스턴크래프트의 당당한 눈빛에서는 그녀의 결연한 의지와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여성과 책, 예술의 만남. 그 이후
중세시대 여성의 초상화에 기도서를 함께 그리는 것은 신앙심을 드러내기 위해서였고 이후 책은 자주적이고 현명한 여성임을 보여주는 수단이 되었다. 하지만 점차 책을 읽는 여성의 모습 자체가 화가들의 눈을 사로잡으며 귀족이나 전문 모델 대신 주위의 평범한 사람들이 그림의 주인공이 되기 시작했다. 현대로 오면서 책 읽는 여성은 예술가의 개성을 표현하기 위한 흥미 로운 주제가 되었다. 이제 그림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보다는 예술가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어떤 방식으로 표현한 그림인가가 더 중요해졌다. 페르낭 레제는 무릎에 책을 펼쳐놓고 식사를 하는 여인들의 모습을 그려 근대 ‘여가’의 의미를 규정했고, 샤다코프는 책을 읽는 여자 우유 배달원들을 통해 공산주의에 대한 엇갈리는 애증을 표현했다.

눈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그림들
여성의 권리, 사회적 제약이라는 주제를 내려놓고 보면 이 책에 실린 작품은 시선을 끄는 매혹적인 여성의 이미지라는 공통점이 있다. 자화상 속 소포니스바 앙구이솔라는 관람자와 시선을 맞추고 있는데 우리는 그녀의 커다란 눈망울을 오랫동안 바라보게 된다. 잔디밭에 앉아 조용히 책에 몰입한 아내의 모습을 그린 모네의 그림은 인상파 특유의 반짝이는 풍경과 더불어 풀밭에서 햇볕을 받으며 책을 읽는 여인의 우아한 자세가 특히 돋보인다. 마이클 글래스는 마치 사진처럼 보이는 사실적인 그림을 그렸는데 힘든 하루를 마치고 책을 읽다 잠든 여인의 평화로운 모습은 관람객이 그림 속 공간으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판도라의 도서관. 그 문이 열리고
귀족의 특권이었던 독서는 이제 대중을 위한 활동이 되었다. 이러한 분위기와 맞물려 여러 규제와 편견에 시달렸던 여성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이성과 감성》, 《오만과 편견》의 작가 제인 오스틴과 《제인 에어》와 같은 작품을 남긴 브론테 자매들은 이름을 밝히지 않거나 가명으로라도 작품을 출간했으며 이후에도 여성 작가들의 활동은 꾸준히 이어져 최초의 공상과학 소설로 일컬어지는 《프랑켄슈타인》, 출간되자마자 30만 부가 팔려나간 《톰 아저씨의 오두막집》과 같은 작품이 인정받고 널리 읽힐 수 있었다.
이제 판도라의 상자와 같이 금기로 여겨졌던 도서관의 문이 열렸다. 여성은 글자를 배웠고 스스로 읽을 책을 선택할 수 있다. 책을 통해 지식을 넓히고 배우며 소설과 시를 읽을 뿐 아니라 직접 글을 쓸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추게 되었다. 이 책은 독서를 통해 가능성과 희망을 찾는 오늘날의 여성들에게 바치는 찬가인 셈이다.

리뷰/한줄평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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