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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 : 동물에 빗대어 사람살이를 꼬집는 재미난 이야기
들어가는 마당 : 용궁 잔치 첫째 마당 : 용왕의 병 둘째 마당 : 용궁 회의 셋째 마당 : 별주부 나섬 넷째 마당 : 별주부 뭍으로 다섯째 마당 : 짐승 잔치 여섯째 마당 : 토끼 만남 일곱째 마당 : 토끼 용궁으로 여덟째 마당 : 용궁에서 아홉째 마당 : 토끼의 꾀 열째 마당 : 다시 뭍으로 나오는 마당 : 살아난 토끼 푸는 글 : 판소리와 판소리계 소설에 대하여 - 전상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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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그 모양이 여러 가지이다 보니 이름도 가지각색이다. 고전소설 이름으로는 『토끼전』 외에 주부 벼슬하는 자라 이야기란 뜻의 『별주부전』, 토끼를 점잖게 이르는 말인 『토생원전』이나 『토공전』이 있다. 판소리사설 이름으로는 토끼와 자라 노래란 뜻의 「토별가」, 물속 용궁에서 벌어지는 일을 노래했다는 뜻으로 「수궁가」가 있다. 이 책에서는 가장 쉽고 널리 쓰이는 『토끼전』을 이야기 이름으로 삼았다. 이 책은 판소리사설 「수궁가」, 그중에서도 풍자성이 강할 뿐 아니라 아기자기한 재미도 많이 품고 있는 「김연수바디본」에 가장 많이 기대었고, 「유성준바디본」과 「박초월바디본」에서도 몇몇 화소를 끌어다 썼다. 고전소설 『토끼전』과 『토공전』도 얼마만큼 참고하였다. 「수궁가」에는 『별주부전』에 없거나 소홀히 다룬 대목이 오히려 크게 드러나는 곳이 있다. 그중 하나가 뭍짐승들이 모여 나이 자랑을 하는 대목이다. 이 책에서는 지루해지기 쉬운 이야기에 글맛을 더하고 풍자성도 있어서 그 대목을 살려 두었다. 서술이 매우 구성진 노랫말은 최대한 살리고, 말마디가 축 늘어지는 느낌은 짧고 깔끔한 느낌으로 바꾸었다. 사물 이름을 번거롭게 늘어놓는 사설은 빼고, 이야기 이해를 돕거나 재미를 살리기 위한 대화나 묘사는 새로 덧붙였다. 기둥줄거리의 흐름은 충실히 따르되, 곁가지 화소와 말투는 이 시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바꾸었다.
서로 속이고 속는 동물 이야기에 빗대어 사람살이의 헌데를 날카롭게 꼬집는 풍자 한마당 『토끼전』은 흔히 슬기를 다룬 이야기로 알려져 있다. 목숨이 위태롭게 된 토끼가 묘한 꾀로 그 위기를 벗어나 자기 목숨을 구하는 일이 고갱이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종종 어린이들에게 슬기를 가르치는 교재로도 쓰인다. 그것이 틀린 눈길은 아니지만 거기에만 매달리면 중요한 또 한 가지 성질을 놓치게 된다. 옛날 사람들은 이야기 속에 자신들이 하고 싶은 말을 은근히 숨겨 놓았는데, 『토끼전』에도 그러한 풍자가 크게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겉으로는 동물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이 보이지만, 속내는 사람살이의 헌데를 날카롭게 꼬집고 있다. 어떤 사람의 어떤 잘못을 어떻게 꼬집고 있을까? 옛날 임금과 벼슬아치들 가운데 입으로만 백성이니 충성이니 하면서 뒤로는 자기 이익만 챙기는 이들이 많았다. 이 책에서는 이야기 중 용궁 회의 대목과 뭍짐승 나이 자랑 대목 같은 데서 날카로운 풍자를 찾을 수 있도록 생생하게 되살렸다. 그러기에 놀리는 쪽에서는 속 시원함을 느끼면서도 제 모습을 한 번 돌아보게 될 것이며, 놀림을 받는 쪽에서는 속이 뜨끔할 것이다. 한바탕 웃고 나서도 은근한 뒷맛, 풍자의 묘한 맛을 느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