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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하모니카 섬의 노래 빛이 앉았던 자리 수혈 물어뜯긴 사과 푸른 날개 마라의 샘 백합향을 찾아서 비밀번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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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니카」는 고향의 집수리를 하면서 발견한 아버지의 하모니카를 통해 아버지가 평생 가슴에 묻고 살았던 첫사랑과 그것을 평생 견뎌야 했던 어머니의 사연을 가슴 시리게 노래하고 있다. 「섬의 노래」는 이십여 년이 넘도록 정신병원에 갇혀 있던 고향친구 창희의 아픈 사연이 어린 시절 삽화를 바탕으로 담백하게 직조되고 있다. 「빛이 앉았던 자리」는 서유럽 여행에서 첫사랑 세진을 만난 미후의 심리가 여행의 이국적인 모습과 맞물려 독특한 색깔의 아우라로 나타난다. 「수혈」은 촉망받는 의사였던 아들이 사고로 죽은 후 하루하루를 견디는 구자윤 부부의 일상과, 특이한 피를 가진 구자윤의 아내 피를 얻어 아이를 살리기 위해 달려온 백인여자의 사연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면서 과연 인생과 인연이 무엇인가를 심도 있게 탐색하는 작품이다. 「물어뜯긴 사과」는 음악동아리 선배인 홍 윤과 어여쁜 사랑을 키우다가 집에 숨어든 강도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삶의 질곡을 뚫고나가는 혜연의 심리가 권투 체육관의 샌드백을 두드리는 모습과 까치에게 물어뜯긴 사과의 상징으로 뛰어나게 발현되고 있다. 「푸른 날개」는 고시공부를 하다가 어린이 집 교사로 취직해 살고 있는 여자의 신산한 삶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어린이 집 아이를 폭행한 것으로 몰려 해고를 당한 여자의 딱한 사연과 반려견 녹두와의 우정이 마치 가을비 같이 쓸쓸하게 독자들의 마음을 적신다. 「마라의 샘」은 층간 소음 문제로 아래층 남자와 다툼 끝에 이사를 가야하는 아이를 키우는 부부의 다급한 상황이 모세가 홍해를 나와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수르광야로 들어가는 성경구절과 접목시키는 첫 단락부터 빠른 전개와 탄탄한 구성으로 시종 흥미 있게 읽힌다. 「배합향을 찾아서」는 고등학교 때 실수로 사람을 죽이고 교도소에서 형기를 마치고 나와서 빌딩이나 교회의 청소를 하며 살면서도 성악에 관한 꿈을 잊지 않는 남자의 형상이 백합향처럼 은은하게 가슴을 울리고 있다. 「비밀번호」는 외모지상주의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먹은 것을 토하면서까지 살을 빼려는 못생기고 뚱뚱한 유미와, 비만이면서도 이혼녀이지만 예쁜 미모를 지닌 유부장의 당당한 모습을 대조적이면서도 희화적으로 그려내어 우리 사회의 아픈 단면을 심도 깊게 해부하고 있다.
이처럼 안은순 작가의 소설집 『하모니카』는 사회 구석구석의 어두운 단면과 우리 이웃들이 가진 삶의 곡절에 관해 구체적인 애정과 관심을 보이고 있다. 소설속의 인물들은 자신이 처한 열악하고 심각한 현상에도 불구하고 결코 인간임을 버리지 않고 거부하지 않는다. 그것은 인간의 본성을 사랑으로 바라보고 이를 다시 자신의 삶 속으로 불러들여 따뜻하게 풀어가는 작가의 시선 때문에 가능하다. 그 시선은 결국 누가 우리를 이렇게 힘들고 죄스럽게 만드는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찾는 순례의 길에 닿아 있다. 작가의 말 소설 쓰기는 매번 쉽지 않았다. 한편의 소설이 완성되기까지 오직 소설 쓰기에 올인하여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92년 신춘문예를 통한 소설등단 후에도 어려운 소설 쓰기보다 쉬운 것을 찾아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서예를 하고, 시를 쓰고 수필을 배운다고 십여 년 이상 외도를 했다.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것은 행복하다. 소설 쓰기에 보탬이 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소설 쓰기에 올인하는 데는 방해가 되었다. 2012년 첫 소설집을 낸 후 수필집 한 권과 함께 세 번째 소설집을 낸다. 등단 이십 년이 넘건만 작품집이 열 권도 안 되는 이유이다. 어차피 늦었으니 질적으로 승부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보지만 허세일 뿐이리라. 이번 소설집은 깜냥,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 분량을 채우기 위해 완성도가 낮은 소설까지 끼워 넣는 일이 없어야 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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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순 작가의 소설은 주인공들의 아픔에 감응하면서 공감케 하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작가가 인간의 본성을 사랑으로 바라보고 이를 다시 자신의 삶 속으로 불러들여 따뜻하게 풀어가기 때문이다. 「하모니카」의 아버지와 「빛이 앉았던 자리」의 미후는 그런 작가의 시선이 융숭 깊게 각인된 인물들이다. 이 작품집은 이런 인물들을 통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끊임없이 묻고 탐색하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사유하게 만들고 있다. 아름답고 소중한 것들을 잃어가며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무감각을 묵직하게 파고드는 작품집이다. 정진을 빈다. - 김지연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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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안은순은 작품에서 소외된 자들의 삶과 애환을 즐겨 다룬다. 이번 소설집에 실린 「섬의 노래」와 「물어뜯긴 사과」 같은 작품이 대표적이다. 인생의 의미를 예민하게 포착하는 성찰의 주춧돌에다 약자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세워 놓는 상상의 불기둥은 작가적 재능과 역량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그의 소설을 읽고 나면 이상하게 이 힘든 세상의 험한 질곡을 모두 이해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 정종명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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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순 작가의 작품은 독자들의 영혼을 자극하는 힘이 있다. 특히 「수혈」과 「백합향을 찾아서」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웃들의 잔잔한 이야기를 생동감 있는 서사로 만들어 영혼의 공감대를 짙게 형성하면서도, 사회적인 문제의식의 위상을 단단히 뿌리내리고 있다. 한국소설이 은연중에 외면하고 있는 엄연한 현실의 실상을 치열하게 파고드는 그의 작가적 태도에 이제 독자들이 화답할 차례이다. - 이광복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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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순 작가의 소설집 『하모니카』는 빠르게 변화하는 삶 속에서 그동안 소중하게 지켜왔던 가치들이 사라져가고 있는 상실의 지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독자들에게 현실을 반성적으로 사유하게 만든다. 그 사유는 결국 누가 우리를 이렇게 힘들고 죄스럽게 만드는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 앞으로 인도하는 순례의 길이다. - 김성달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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