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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야야, 진달래꽃 다졌다
저 달이 빨리 지라고 닭이 우네 외갓집 가는 길 만리포에 부는 바람 간이역 문산 가는 기차 섬진강에 비가 내린다 아들의 여자 친구 웬 할머니들? 야야, 진달래꽃 다 졌다 2. 동백꽃이 지는 뜻이야 흔적 울리지 않는 삐삐 낮닭 우는소리 난지도에 내리는 달빛 동백꽃이 지는 뜻이야 밤안개 모과차 향기 목소리 지리산에서 오래 된 사진 3. 그리운 어머니 손거울 그리운 어머니 아들의 반항 그 아이 거울 앞에 앉아서 공원길 사랑보다는 정 새벽이 오는 소리 채송화 보러 올래? 매화꽃 향기에 봄은 오고 내 고향 장승포 4. 읽어버린 사진기 추정 장미의 단상 어느 봄날의 외출 상실감 릴케의 시집을 펼치면 잃어버린 사진기 5. 지금은 부재중입니다 공중전화 방관자 도시의 미아들 민들레꽃이 필 때 지금은 부재중입니다 섬, 그곳에 가고 싶다 기다림이 주는 행복 물빛 따라 마음 따라 창문을 닫으며 바다에 가고 싶은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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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유리병에 담긴 모과차를 한 수저 떠 찻잔에 담고 뜨거운 물을 붓는다. 그러나 아직은 숙성이 덜 된 듯, 색깔보다는 향기가 먼저 코 끝에 와 닿는다. 한 모금 마셔 보지만 역시 맛보다는 향기다. 그러나 어쩌랴 채 설탕이 녹지도 않은 그 모과차의 맛을 얼른 맛보고 싶은 것을.
거실 유리창으로 가을 햇살이 밀려와 치마폭에 안긴다. 늦가을의 쌀쌀한 기운은 떼어버리고 온 햇볕이 따사롭기 그지없다. 하지만 그 가을볕이 들어오기 전부터 내 마음은 한 잔의 모과차로 이미 따뜻해져 있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이 선물을 넌지시 건네주던 그녀의 마음을 헤아리며 행복해 하고 있다. 선물은 참으로 준 이의 마음에 따라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하는 모양이다. 아무리 그럴듯한 선물이라도 의례적이거나 준 이의 정성이 부족하면 시큰둥해지고 보잘 것 없는 선물일망정 상대의 마음이 가득 담겨져 있는 것이라면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지게 마련이다. ---pp.86~8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