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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평범한 게 뭐지? 평범한 게 왜 좋지? 08
Ⅰ 이탈리아 포르치아 마을의 부고란 떠나기 전에 뭘 했지? 재봉질을 하루 배웠지! 24 그 여행, 나도 같이 가도 되나요? 32 첫 호스트, 이탈리아어 교사 오리에따 37 이웃이 죽으면 종을 울리는 마을, 포르치아 46 이탈리아 가정의 저녁을 책임지는 한국인 셰프 54 이탈리아 유치원 일일 교사가 되다 62 마을 사람들의 공동 와이너리 70 공유 차량 블라블라카 타고 트리에스테로 76 이날을 위해 재봉질을 배워온 저 아닙니까! 84 가는 날이 장날? 이탈리아의 시골 장터 89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가 사는 곳 93 숲속의 작은 성, 두 번째 호스트 제니의 집 100 아시시 근교 동양 여성 두 명 동사체 발견? 107 생존을 위한 제니의 난로 특강 111 윌리엄 셰익스피어와 함께 살다 119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소통의 관계 맺기 123 한국어 억양은 노래처럼 들려 130 도시의 생명과 시골의 생명 142 엄마, 이 선을 넘어와도 괜찮아요 147 Ⅱ 영국의 공동체마을, 텔레그라프힐 오, 런던의 천사들이여 156 세 번째 호스트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증손녀 170 작가들, 이웃에게 집을 개방하다 175 마을 놀이방과 대안학교 184 영국 아이들과는 이런 걸 하고 놉니다 192 공간이 갖춰지면 사람들은 모인다 198 죽은 이들의 재래시장 그리고 커뮤니티 텃밭 206 일흔 살의 1세대 미국 히피, 다이애나와의 우정 212 Ⅲ 독일 트레벨의 장애인 전용 게스트하우스 여행의 소파, 카우치 서핑 226 베를린의 공유 텃밭, ‘공주님의 정원’ 235 네 번째 호스트, 시골의 장애인 게스트하우스 240 잔디 깎고 장작 패고, 하루가 모자라 246 홍콩 사람, 메기의 속사정 251 장애인의 성 워크숍 255 오해해도 괜찮아, 무서워해도 괜찮아 262 시골길 자전거 여행 267 Ⅳ 자연과 더불어 사는 스페인의 피코스데에우로파 하드코어 여행의 시작 274 다섯 번째 호스트, 요가인 사이먼과 앨리 286 냉장고가 없는 삶이란 291 이것이 진정한 몸 노동 298 안 되겠어, 다른 호스트네로 탈출하자 304 에필로그 살아보기를 마치며 313 부록 노동 교환 여행 방식, 헬프엑스 가이드 3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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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프엑스라는 여행법이 있다고?
물가 비싼 유럽으로, 그것도 5개월 가까이 여행을 다녀왔다니 여행 경비는 어떻게 마련했냐고요? 제 여행 방식이 조금 특별했기에 큰 비용이 들지 않았습니다. 바로 ‘헬프엑스HELPx’입니다. 웹사이트를 통해 ‘호스트’를 구해서 일주일에 20~30시간가량(하루로 치면 5시간 내외) 자신의 노동력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숙박과 음식을 제공받는 형태이지요. 간단히 말하면 남의 집에서 일해주고 머무는 여행입니다. 그 ‘일’은 일용직의 개념이 아니므로 협상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 2주 정도는 한 호스트의 집에서 살게 됩니다. 호스트는 부족한 일손을 메꿀 수 있고, 여행객(헬퍼)은 숙식을 해결하며 나머지 시간에 자유로이 여행할 수 있습니다. 서로에게 모두 이득이 되는 여행 방식이지요. --- p.19~20 첫 번째 할 일은 내 도움을 원하는 사람을 찾는 것 여행을 떠나기 전에 보통 숙박과 교통을 제일 먼저 알아본다. 그러나 나는 좀 달랐다. 헬프엑스로 떠날 거니까. 헬프엑스에서 제일 중요한 일은 바로 첫 번째 호스트를 정하고 연락하는 것. 연락이라고 함은, 내가 호스트의 공간에서 ‘무슨’ 일을 ‘얼마나’ 할지 알아보고 그 대가로 어떤 환경을 제공받을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호스트도 나도 서로가 마음에 들면 도착일과 머무는 기간을 조율하고 최종적으로 확정을 받는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은 보통 이메일로 이루어진다. 나는 적절한 첫 번째 호스트를 찾기 위해 헬프엑스 웹사이트에서 맨 처음 여행지인 ‘이탈리아’ 그리고 ‘요리’라는 키워드로 검색했다. 내가 호스트에게 도움이 될 만한 재능이 ‘요리하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람은 음식을 나눠 먹으며 친구가 된다. 외국인과 가까워질 때, 서로 간단한 자기 나라의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친해지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또 있을까. --- p.24~25 유치원 일일 교사가 되어 인사말을 가르치고 태극기를 그리다 나를 통해 한국이라는 나라를 처음 알게 되는 이 꼬마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전날 저녁까지 고민하면서 무무와 머리를 맞댔다. 결국 간단한 한국어 인사말과 태극기의 의미를 배우고 그려보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무릇 색칠 놀이란 세계 모든 어린이의 공통 놀이이지 않은가. 이날의 수업을 위한 신의 한 수라고 한다면 내가 여행 직전 인사동에서 산 생활한복 저고리였다. 뺄 것은 모조리 빼고 배낭 하나로 단출하게 꾸린 짐이었음에도 생활한복은 꼭 한번 입을 일이 있을 것 같아 나름 욕심을 부려 장만한 준비물이었다. 이때를 위한 것이 아닌가! 저고리에 가져간 풍성한 남색 치마를 받쳐 입고 화장을 곱게 하니 나름 보여줄 만한(!) 한국인이 됐다. --- p.63~64 세상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앨리스의 증손녀라고? 바네사는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인연이 깊었다. 그와 관련된 현대 소설을 이미 한 권 출판했고 지금은 두 번째 작품을 쓰는 중이란다. 그도 그럴 것이, 놀랍게도 바네사는 그 소설 주인공인 앨리스의 실제 모델의 증손녀였다. 맙소사! 이 집의 아이들은 장난기가 많았지만 다들 착해 보였다. 잘 지낼 수 있으리라는 느낌이 들었다.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기는 해도 속도가 빨라지거나 영국식 억양과 발음이 나오면 내가 잘 알아듣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아이들은 하루에 다섯 개씩 새로운 단어를 알려주마고 약속했다. --- p.173 베를린 도시 텃밭 ‘공주님의 정원’에서 서울 시민 텃밭을 꿈꾸다 베를린의 공유 텃밭, ‘공주님의 정원Prinzessinnengaten’. 베를린의 남쪽 크로이츠베르크 지역에 위치한 이곳은 베를린 시민들이 회원제로 이용하는데, 조성된 이야기가 독특하다. 2009년, 2차 세계대전 때 파괴된 백화점 부지에 두 청년이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이 자리를 잡으면서 도시 텃밭으로 운영할 계획이 본격화됐다고. 1백여 명의 베를린 시민이 파괴된 건물의 잔해를 함께 치운 뒤 자원봉사자 2천여 명과 크라우드 펀딩 등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텃밭 경작지가 조성됐다. 회원이 되면 이 넓은 부지의 한구석에 자신의 텃밭을 할당받아 작물을 기를 수 있다. 서울에도 이런 곳이 있다면 어떨까. 바라보고 있자니 덧붙이면 좋겠다 싶은 아이디어가 반짝였다. 이를테면 ‘우리 동네 오리 기르기 아이디어’ 같은. 예전에 제주도 성산리에 있는 ‘지구마을평화학교’라는 곳에서 생각했던 기획이다. --- p.238~239 독일 시골 마을 장애인 게스트하우스의 성 워크숍 워크숍의 주제는 ‘장애인의 성性’. 성욕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가지는 기본적인 욕구다. 적절하고 현명하게 다루지 못하면 당연히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사라는 그것을 ‘심리적인 불구’라고 표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라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성 문제가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다루어지기가 어렵다는 것에 주목했다. 이성異性을 대하는 주제에 대해 부모들조차도 장애를 가진 자녀에게 가르침을 주기는커녕 그 주제 자체를 터부시하기도 한단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민감하면서도 당황스러운 이 주제에 대해 어떤 부모는 왜 그런 걸 궁금해하냐며 아이에게 화를 내기까지 한다고. 아이가 장애를 가졌더라도 부모가 비장애인이라면 더욱 그렇게 되기 쉽다. 부모조차도 성에 대해 한 번도 고민해본 적 없고, 교육받은 적도 없을 테니. 비장애인의 성도 ‘은밀하게 숨겨야 하는 어떤 것’으로 다루어지기 쉬운 사회에서 장애인의 성 이슈가 얼마나 방치되고 숨겨졌을지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 p.255~2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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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사는 올림픽 88둥이들은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사람들은 88년도에 태어난 아이를 올림픽둥이, 88둥이라고 부르지만, 막상 그들에게는 서울올림픽에 대한 기억은 없다. 9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내며 IMF를 경험한 88둥이의 삶은 치솟은 학비와 취업난에 그야말로 팍팍할 뿐이다. 그래도 운 좋게 대학 졸업 후 남들이 부러워하는 글로벌 기업에 입사한 저자(모모)도 있다. 사회적 기업이라는 모토의 이 회사가 좋아 마케터로 의욕을 갖고 일하지만 일하면 할수록 사회적 기업은 모토일 뿐 결국 물건을 하나 더 파는 수단임을 알게 된다. 여기서 우선 멈춤을 결심한 88둥이 모모, 자, 다음 선택은 무엇일까. 누구나 도움이 필요하고 누구든 도움을 줄 수 있다 글로벌 기업 퇴사 후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 들어간다. 그곳에서 잠시 일하는 동안 해외 사례들을 직접 보고 싶단 생각을 갖는 모모. 우연히 알게 된 헬프엑스라는 사이트에서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면 그 집에 머물 수 있는 걸 알게 된다. 도움을 주고받는 여행법이 있다고? 해외여행이라 하면 맨 처음 항공권과 숙박 시설을 알아보기 마련이다. 하지만 헬프엑스라면 다르다. 내 도움이 필요한 곳이 어디인지를 찾는 게 첫 번째 할 일! 그다음은 상대가 원하는 조건에 서로가 맞는지 이메일을 주고받는다. 내가 호스트의 공간에서 ‘무슨’ 일을 ‘얼마나’ 할지 알아보고 그 대가로 어떤 환경을 제공받을지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모모가 헬퍼로서 호스트에게 어떻게 이메일로 커뮤니케이션하는지 상세히 설명한 헬프엑스 여행 지침서. 세계와 내가 함께 사는 법을 가르쳐준 여행 어디 볼까. 먼저 헬프엑스에 가입하고 이탈리아로 들어가 볼까. 호스트가 원하는 게 뭘까. 요리와 에너지 넘치는 두 사내아이와 놀아주기. 그리고 재봉틀? 난 사찰 요리도 배운 경험이 있고 얼마나 기운 센 아이들인지 몰라도 나 또한 튼튼한 체력의 소유자며 게다가 재봉틀…… 이건 떠나기 전 하루 만에라도 배울 수 있다고. 그런데 이곳이 어디? 포르치아?? 이후에도 영국, 독일, 스페인에서 호스트의 선택 원칙은 공동의 삶이다. 공동의 삶은 사람뿐만 아니라 자연도 해당된다. 굳이 장애인 게스트하우스를 가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오지를 가고, 나이와 상관없이 친구를 만들면서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공간이 갖춰지면 사람들은 모인다 마을 사람들을 모이게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우선 공간을 마련하면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한다. 모이는 게 어떨까, 묻지만 말고 누군가 공간을 만들어보자. 그럼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곳으로 모인다는 것을 모모는 체험한다. 새롭게 공간을 만들 필요는 없다. 영국 텔레그래프힐의 마을 공연은 공연장이 따로 없다. 마을의 성당이 공연장으로 공간을 빌려준다. 모모는 한국에 돌아와 성미산 공동체마을에서 살아가며 공동의 공간을 만들어간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주인공 앨리스의 증손녀가 살고 있는 런던의 텔레그래프힐은 모모가 사는 성미산 공동체마을의 학습 모델이기도 하다. 지역 공동체에서 산다는 것 정보화마을, 평화생태마을, 체험휴양마을, 자연생태우수마을, 마을기업, 희망마을 등 전국의 지역공동체 수는 약 5,885개로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아직은 주로 정부의 주도하에 이루어지며 마을이 자발적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는 드물다. 반면 우리보다 앞서 공동의 삶에 관심이 많았던 유럽의 경우 정부 지원 없이도 자신이 살고 있는 공간에 자연스럽게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낸다. 모모는 함께 살기의 방법으로 헬프엑스 여행을 선택하고 그 현장에서 일하면서 배운다.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는 잉여 자원이 많음을 깨달은 게 모모만의 여행에서 얻은 가장 큰 성과이다. 헬프엑스Helpx란 무엇인가? 도움을 필요로 하는 호스트와 도움을 줄 수 있는 헬퍼를 연결해주는 사이트다. 이 사이트는 영국의 롭 프린스가 2001년에 개발했다. 롭은 몇 년간 호주, 뉴질랜드 등을 노동력과 숙식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여행했는데, 이를 ‘도움 교환Help exchane’이라고 불렀다. 당시에는 온라인 사이트가 없었기에 마을의 구인 게시판 등을 이용했는데 마침 IT 개발자였던 롭이 온라인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 개발을 시작한 지 얼마 뒤 롭은 패러글라이딩을 하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한다. 이때 생긴 신체의 악조건이 오히려 사이트 개발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만들어 헬프엑스 사이트가 탄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