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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으로 매긴 성적표 1
이상석
친구미디어 1997.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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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사랑으로 발굴되는 아이들의 진실
2. 나를 교사로 키우신 스승
3. 선생님 얘기해 주세요
4.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하여

품목정보

발행일
1997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86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7268514

책 속으로

나는 이 말을 듣는 순간 참으로 아찔했다. '그렇구나...담배를 피게 한 건 고사하고 그런 죄도 지었구나. 내가 이 학생을 얼마나 안다고 그런 판단을 내렸을까. 더구나 직장 생활까지 지장을 줄 그런 판단을 내가 어찌 감히 내릴 수 있었단 말인다. 순전히 내 기분이 아니었던가. 나의 무지가 이런 횡포를 저질렀구나. 물론 학교 생활의 모습에서 파악된 행동 사항을 교사의 소견으로 적는 것이긴 하지만 내가 애정을 가지고 이 학생을 보았다면 그렇게 고집 센 아이로만 몰아볼일 수 있었겠는가...

--- p. 91

<외할매 생각>

할매야
할매만 생각하면 눈물부터 먼저 나노
초라한 상여 뒤 따라
보리가 이글이글 누렇게 타오르던 산비탈 지나
소나무 우거진 산모롱이
생전에 못 잊던 손수 지은 낮은 기와집 내려다 보이던 곳
마른 땅 파내어 할매를 묻을 때
할매야
그때의 숨막히는 애통함을 할매는 알제
할매를 묻고 돌아내려올 때
참 이상케도 보리밭 두렁에 앉아
보리댕궁이 꺾어
나는 또 보리피리 불어 보았데이
온 세상 파란 하늘
할매의 나라 하늘을 보며
눈물도 없이 삘리리
보리피리는 혼자 울었데이

방학이면 감 삭혀 두고 난수밭에 강냉이 심어
날 기다리던 할매야
아이구 내 새끼 옥골선풍 내 새끼
엉뎅이 토닥거려 잠 재우던 울 할매
자식 많던 그 시절 애오라지 딸 하나 두고
가뭄 든 여름날 물꼬를 지키느라
늑대 우는 들판에 밤 새운 억척으로
한 세상 버티어 내면서도
동네 혼사 때면 새벽에 정좌하고
사돈지 써주던 울할매야

참으로 나는 할매의 사랑으로
이만큼이라도 더운 가슴
지닐 수 있었제
저승꽃 핀 손으로 선생질 잘 하라고
얼굴 싸안아 주던 울 할매야
아이들을 볼 때마다 나는 할매의 삶을 얘기해 준다
'하늘의 절반' 우리의 아이들
지금 이렇게 까르르 까르르 예쁘게 웃고만 있는 아이들도
이 땅을 일구고 지키며
할매의 삶을 이어올 아이들의 가슴에
울 할매같은 마음들이 차곡차곡 쌓여갈 때
그것은 할매의 환생이요
사랑의 잔치일 거라

이 땅이 할매의 사랑으로 가득할 것이면
언제쯤 우리 모두
이 강산 누비는 비구름 되고
흙이 되고 풀이 되어도
우리는 언제나 살아 있을 것이제, 할매

--- pp.179-181

<외할매 생각>

할매야
할매만 생각하면 눈물부터 먼저 나노
초라한 상여 뒤 따라
보리가 이글이글 누렇게 타오르던 산비탈 지나
소나무 우거진 산모롱이
생전에 못 잊던 손수 지은 낮은 기와집 내려다 보이던 곳
마른 땅 파내어 할매를 묻을 때
할매야
그때의 숨막히는 애통함을 할매는 알제
할매를 묻고 돌아내려올 때
참 이상케도 보리밭 두렁에 앉아
보리댕궁이 꺾어
나는 또 보리피리 불어 보았데이
온 세상 파란 하늘
할매의 나라 하늘을 보며
눈물도 없이 삘리리
보리피리는 혼자 울었데이

방학이면 감 삭혀 두고 난수밭에 강냉이 심어
날 기다리던 할매야
아이구 내 새끼 옥골선풍 내 새끼
엉뎅이 토닥거려 잠 재우던 울 할매
자식 많던 그 시절 애오라지 딸 하나 두고
가뭄 든 여름날 물꼬를 지키느라
늑대 우는 들판에 밤 새운 억척으로
한 세상 버티어 내면서도
동네 혼사 때면 새벽에 정좌하고
사돈지 써주던 울할매야

참으로 나는 할매의 사랑으로
이만큼이라도 더운 가슴
지닐 수 있었제
저승꽃 핀 손으로 선생질 잘 하라고
얼굴 싸안아 주던 울 할매야
아이들을 볼 때마다 나는 할매의 삶을 얘기해 준다
'하늘의 절반' 우리의 아이들
지금 이렇게 까르르 까르르 예쁘게 웃고만 있는 아이들도
이 땅을 일구고 지키며
할매의 삶을 이어올 아이들의 가슴에
울 할매같은 마음들이 차곡차곡 쌓여갈 때
그것은 할매의 환생이요
사랑의 잔치일 거라

이 땅이 할매의 사랑으로 가득할 것이면
언제쯤 우리 모두
이 강산 누비는 비구름 되고
흙이 되고 풀이 되어도
우리는 언제나 살아 있을 것이제, 할매

--- pp.179-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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