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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아이들의 책을 정리하다가 이원수 선생님의 밤중에란 시를 읽게 되었습니다. 고등 학생을 둔 어미가 되어서야 한 구절 한 구절에 담겨 있는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을 깨닫고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그리곤 어머니로부터 비롯된 그리운 지난 시절의 기억들이 물밀듯이 밀려왔습니다. 밤중에 의 어머니처럼 늘 재봉틀 앞에 앉아 계셨던 어머니, 들어도, 들어도 또 듣고 싶던 할머니의 옜날 이야기와 무릎베고 누워 만지작거리던 조그만 젖꼭지의 감촉.맨날 헌털뱅이 옷만 물려 입는다고 툴툴거리던 동생들과 인심 좋던 만화 가게 아저씨.
--- p.머리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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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
옥봉국민학교 3,4학년 때 점심 시간 돌아오면 피난민 아들 철재하고 운동장 건너 측백나무 이빠진 울 밖으로 나갔습니다. 논으로 비탈진 아늑한 둔덕에 철 따라 민들레 피고 토끼풀이 푸르릅니다. 보자기 풀어 양은도시락 열고 나 먼저 먹어나가면 철재는 곁에서 지켜보며 제 차례 기다립니다. 젓가락으로 떼어 먹는 보리밥 한 덩이마다 매달려 있는 두 사람의 마음 철없어도 또렷이 느낄 수 있습니다. 어느새 절반쯤 먹으면 둘이는 서로 미안하고 불편합니다. 그만 먹으라고 못하는 철재는 딴전인 척 먼데로 눈을 돌려 보기도 하지만 그 눈길 금방 되돌아옵니다. 나는 절반에서 한 덩이 더 먹습니다. 마지막 반찬그릇 들어내면 그 아래 또 한 숟갈쯤 깔려 있을 테니까요 열 살 무렵 봄 여름 긴긴 날 그래서 둘이 모두 시원찮은 점심이지만 괜찮습니다. 껄끄러운 그 밥 나누어 먹고도 우리는 미루나무 큰 키로 자랐습니다. --심호택-- --- p.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