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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세상 밖으로
제2부 생장 제3부 생장을 위한 전략 제4부 겨울나기 제5부 꽃 제6부 적과의 동침 제7부 나무가 있는 숲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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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투쟁기이어야 하는가. 나무에게도 치열한 삶이 있다. 작은 종자 하나에서 얼어붙은 땅을 헤집고 싹을 틔우는 일에서부터 잎을 만들고, 줄기를 키우고, 뿌리를 키우고, 꽃을 만들고, 열매를 만드는 어느것 하나 거저 되는 법이 없다. 이 책은 철저하게 나무의 관점에서 씌어졌다. 나무를, 자연을 그저 정신적 위안처로 삼으려는 사람들에게 어쩌면 나무는 또 하나의 긴장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람들은 나무에게서 일어나는 살떨리는 삶의 현장들을 정확하게 인정해야 한다. 나무로부터 받는 위안은 도피적 위안이 아니라 지구상 생물들의 숙명적 삶을 이해함으로써 얻는 공감적 위안이어야 한다. 그래서 이 책은 그냥 참나무가 아닌 신갈나무이어야 했으며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닌 치열한 투쟁사이어야 했다. 이제 신갈나무는 숲의 전자이면서 사람들에게 자신의 삶을 알리는 투쟁가가 된다.
--- p.책머리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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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갈나무는 오랜 경험에 비추어 너무 과한 습관은 꼭 탈을 불러온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다. 꽃이 아름다우면 꽃에 망가지고 열매가 탐스러우면 열매로 당하고 잎이 가치로우면 잎으로 당하는 것을 알고 있다. 칼로 일어난 자는 칼로 망하고 말로 일어난 자는 말로 망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 p.1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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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시간이 흐른다. 봄과 여름과 가을과 겨울이 끝없이 반복된다. 나무에게 계절의 반복은 성장의 약속이다. 나무는 위로 자라 오르고 뿌리는 아래로 뻗어내린다. 제법 자란 나무의 줄기에는 나무가 겨울을 보낸 횟수만큼의 마디가 생겨 있다. 마디간의 길이는 한 해 동안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정확하게 13개의 마디 중 일부는 줄기에 문드러져 묻혀 있으며 일부는 길게, 일부는 짧게, 그리하여 평탄하지 못했던 지난 시간을 말해주고 있다. 잎무리도 제법 무성해져 그늘을 드리운다.
시간이 흐르면서 청년으로 자란 나무는 본격적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익히기 시작한다. 경쟁에 있어서는 본능이 우선하지만 내부적으로 생장을 일구는 데는 본능보다도 계획적인 의지가 더욱 중요했다. 신갈나무는 이제 숲의 전사가 되었다. 나무로서는 대단히 성공적인 셈이다. 어느새 그에게는 성장의 법칙이 정해져 있다. 그것은 마치 제2의 본능과 같아서 봄이 오면 정확하게 나무의 성장을 지배한다. --- 제3부 생장을 위한 전략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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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나라 숲의 주인공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신갈나무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한 나무의 일대기를 바탕으로 식물 전반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출간되었다. 숲 혹은 나무에 관한 기존의 책은 어렵고 딱딱한 전문서 혹은 자원으로서의 실용서가 대부분이었으며(그것도 번역서가 대부분이다)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아늑한 쉼터로서의 정신적 위안처 혹은 문화사적 이해에 그치고 만 것이 사실이다. 이는 숲 혹은 나무를 치열하고 역동적인 삶의 현장으로 보지 못하고 마치 그림 속의 정물처럼 대상화시켜 이해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아마도 동물과 달리 이동성이 없는 식물의 특성 탓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은 일반 독자와는 동떨어진 전문과학서의 어려움과 딱딱함을 극복하고, 문화 혹은 인간 본위의 대상화된 시각을 거부한다. 이 책은 그야말로 식물이 주인공이다. 그러므로 독자들에게 자연과학적 지식을 전달해 주는 '식물학 개론서'의 역할은 물론이거니와 잘 짜여진 한 편의 소설을 읽는 서사적 감동마저 더해준다. 왜 신갈나무인가 세상의 모든 사물은 놀랍게도 제각각의, 그러면서도 비교적 특성을 잘 반영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하나하나의 명칭을 제대로 부른다는 것은 사물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바탕이 된다. …… 그러나 나무 중에 참나무라는 이름을 가진 나무가 없다는 사실은 이제 하나의 상식이다. 신갈나무는 참나무류 중에서 우리나라 산림의 아주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 실로 이 땅의 주인이 되어가고 있는 참나무류의 대표이다. 따라서 이 책의 제목이 참나무가 아닌 신갈나무가 되는 것은 사물에 대한 정확한 인식에서 출발하고자 함이다. 나무에게도 치열한 삶이 있다. 작은 종자 하나에서 얼어붙은 땅을 헤집고 싹을 틔우는 일에서부터 잎을 만들고, 줄기를 키우고, 뿌리를 키우고, 꽃을 만들고, 열매를 만드는 어느것 하나 거저 되는 법이 없다. 이 책은 철저하게 나무의 관점에서 씌어졌다. 나무를, 자연을 그저 정신적 위안처를 삼으려는 사람들에게 어쩌면 나무는 또 하나의 긴장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람들은 나무에게서 일어나는 살떨리는 삶의 현장들을 정확하게 인정해야 한다. 나무로부터 받는 위안은 도피적 위안이 아니라 지구상 생물들의 숙명적 삶을 이해함으로써 얻는 공감적 위안이어야 한다. 그래서 이 책은 그냥 참나무가 아닌 신갈나무이어야 했으며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닌 치열한 투쟁사이어야 했다. 이제 신갈나무는 숲의 전사이면서 사람들에게 자신의 삶을 알리는 투쟁가가 된다. 이 책에는 저자들이 직접 찍은 200여 장의 사진이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다. 부부이자 지기(知己)인 저자들이 온 산을 헤매며 찍은 이 사진들은 식물의 생태를 설명하는 것부터 삼림욕의 기분을 느끼게 하는 볼거리까지 풍부하게 제공한다. 사진만으로도 충분히 숲으로의 여행이 가능할 것이다. 특히 울릉도에서 찍은 원시림 사진이나 장백산 소천지의 은환호(銀環湖, 사스래나무의 흰 수피로 둘러쳐진 호수라 붙여진 이름) 사진, 고산의 바람을 고스란히 견뎌내고 있는 나무들의 사진은 원시의 신비함마저 느끼게 한다. 또한 이야기적 구성이라 하여 빠지기 쉬운 정보들은 별도의 글상자로 설명되고 있어, 이야기의 흐름을 끊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식물학 지식을 얻을 수 있다. 나무의 성장단계에 맞춰 그때그때 필요한 정보들이 제공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