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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프롤로그 1. 이름이 무엇이냐? 2. 태어남이 죄인가요? 3. 무엇이 다르오? 4. 가는 길 어디 메오? 5. 매(妹)의 연(緣)이었던가 6. 바람이 분다 7. 그 머루향 참으로 짙더이다 8. 님아, 데려가 주시오 9. 가는 길에 나…… 데려가오 10. 나는 그대와 다르다 11. 어찌 다르다 하오? 12. 그대 가슴에 나 있는가? 13. 버리오, 나 그대 버릴라오 14. 어여, 어여 가세. 우리 님 만나러 가세 15. 기다리오, 나 기다려 반겨 주오 16. 산이 깊다 했소? 땅이 넓다 했소? 17. 머루향 짙은 그 산에 가려오 18. 먼 훗날, 알 수 없는 시간에 작가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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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군요. 당신이 바람을 가져다 주었군요. 고마워요. 많이 걸어 덥고 힘이 들었는데. 당신의 바람이 더위를 식혀 주었어요."
고맙다? 그에게 고맙다 말을 한다. 미친 여자군. 미친 여자로는 보이지 않는데. 곱게 빗어서 등 뒤로 파란 끈으로 묶어 늘어뜨린 검은 머리는 빛을 받아 반짝이고, 땀이 흘러내리다 식었는지 얼룩이 남아 있음에도 그 고운 이마의 선은 퇴색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입술은 자신의 것으로 하고 싶은 욕망이 이는 것조차 용납하지 못할 정도로 아름답고 순수해 보였다. "후후, 내가 무서운가요?" 사내는 태어나 처음으로 놀랐다. 그에게, 사람 목숨쯤 쉽게 사라지게 하고 마는 그에게 이 여린 여자가 무섭냐니? "무서워 말아요. 난 누구든 다치게 하지 않아요." 사내에겐 여자의 말이 자신을 해하지 말라는 말로 들렸다. 그녀를 다치게 한다? 다치게 할 수도 없고 그리 하고도 싶지 않았다. 한 걸음 다가갔다. 피하리라 생각했지만 여자는 물러서지도 움찔거리지도 않았다. 그 맑고 큰 눈엔 호기심만이 가득했다. 또다시 한 걸음 다가갔다. 그러자 이젠 두 눈마저 감고 깊은 숨을 들이쉬는 것이 아닌가? "아, 내 생각이 맞았어요. 당신이에요. 바람을 데려온 건 당신이었어요. 당신에게서 조금 전 그 바람의 냄새가 나요. 흙 내음이. 어디서 왔나요? 이곳의 바람이 아니에요. 알 수 있어……." ---본문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