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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내면서 | 시를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과의 따뜻한 만남
1부 내 꿈은 아름다움에 대하여 내 꿈은 다시, 처음으로 꽃에 대하여 수업기 시인의 비명(碑銘) 얼굴 수빈이가 그린 내 얼굴 겨울 가야산 나의 집 나무 아래 와서 내 주소 선물 수륜초둥학교 2부 빛과 그늘 서문시장 돼지고기 선술집 아버지의 추억 어떤 유모차의 기억 화분 흔들림에 대한 아주 작은 생각 아이에게 저 풍경 첫눈 우리 마당 빛과 그늘 눈길 산골 마을 은행나무 손 할매 해장국집 3부 햇살 한 줌 우리 집에 가자 코스모스 겨울 언덕에 고삐 풀린 너는 잠들고 햇살 한 줌 저물 무렵 가장 낮은, 더 아름다운 그냥 그대로 흘렀으면 좋겠네 게으른 농사 낯익은 허기 진돌전(傳) 꽃씨처럼 4부 내 생애의 별들 수업 좋은 사람들 둑방길 시론 내 생애의 별들 다시, 사랑하는 제자에게.4 썰물 폐교에 대한 보고서 무밭에서 새벽 모닥불 하산 식물인간형 세월호, 이후 이 시대의 교실 풍경 함께 쓴 시 천북(天北) 밤길 발문 | 좋은 마음을 버리지 않은 교사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 송승훈(교사, 광동고) 발문 | 시 한 편 품고 살아가기 힘든 세상에서 시 읽고 쓰기 - 박소연(학생, 상주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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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씨처럼」
날 때부터 누구나 홀로 와선 제 그림자 거두어 저물어가는 것 빛나던 날의 향기도, 쓰라린 고통의 순간들도 오직 한 알의 씨앗으로 여물어 남는 것 바람 크게 맞고 비에 더 얼크러지고 햇볕에 더 깊이 익어 너는 지금 내 손바닥에 고여 있고 나는 또 누군가의 손바닥에 남아 생의 젖은 날개 파닥파닥 말리며 꼭꼭 여물어, 까맣게 남는 것 최혜지 | 삶의 허망함에 대해 자주 생각해 보곤 한다. 태어난 것들은 결국 모두 무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그러나 삶 속에서 그 의미를 찾고 나아가야만 하는 것이 현실이다. 바람을 맞고, 비에 얼크러지며, 쓰라린 고통의 시간을 감내한 삶은 소중하고도 값지다. 씨앗이 생명을 다함으로써 아름다운 꽃이 피어나는 것처럼. 그리고 그 꽃의 생명이 다하면서 또 다시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는 것처럼. 삶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단지 우리에게 주어졌기에, 그 기회는 쉽게 오지 않기에 우리는 인내의 시간을 거쳐 진정한 삶의 의미를 스스로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홀로 태어나 스스로 저물어 가는 꽃씨처럼 말이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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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는 내 시보다 아이들의 글이 더 상큼하고 재미있으리라 생각한다. 시는 나의 졸시(拙詩)지만, 아이들 글은 깔끔하고 톡 쏘는 맛이 있고 신선해서, 신세대가 쓴 ‘시 수상록(隨想錄)’이라 할 만하다. 어떤 글은 섬세하고 부드러운 봄바람 같고, 혹은 늦가을 바람처럼 예리하게 시의 속살을 파고들기도 하고, 혹은 함박눈처럼 푸근하게 덮어 오는 것이 있어서, 읽는 이들이 아이들의 맑고 따뜻한 감성의 결에 그냥 흠뻑 빠져들어 공감하게 되리라 믿는다. 그 힘은 자신의 미래에까지 잠식해 들어오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불안한 생존 환경 속에서도, 자기 나름의 길을 헤쳐 나가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대견스러운 삶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적지 않은 시차(時差)를 두고 이 땅에 살아온 나(시인)와 우리 아이들(독자)의 삶과 정신이, 시(詩)를 매개로 하여 만나는 다채로운 모습을,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독자들은 흥미롭게 만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도 슬쩍 한발 끼어들어 볼 수 있는 열린 공간이, 이 ‘시와 감상 글판’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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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중·고등학생들에게 시 창작을 가르치다니, 이게 되나? 의문이 들었다. 그런데 배 선생님과 공부한 학생들이 쓴 시를 보니 그 시가 다들 괜찮았다. 아니,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좋았다. 게다가 문예반 같이 시에 관심 있는 학생들만 모아서 한 동아리 수업이 아니라, 일반 교실에서 전체 학생들과 같이 한 정규교과시간에 한 수업이었다.
이게 되나 싶어서, 배창환 선생의 수업 방식을 내 수업에서 해봤다. 세상에나! 교실에 있던 학생들이 멀쩡한 시를 모두들 써냈다. 내 입에서는 탄식이 절로 나왔다. ‘아, 내가 무식해서 아이들을 제대로 못 가르쳤구나.’ (중략) 배창환 선생은 우리나라 중고등학교에서 시 창작 수업을 가장 잘하는 분이다. 우리시대 최고일 뿐만 아니라, 해방 이후 최고라 할 만하다. 그는 불씨였고, 그 불씨는 여러 교사들에게 옮겨 붙어 곳곳에서 시 창작 교육이 실천되고 있다. - 송승훈 (국어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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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마음에 교내 문예대회에 덜컥 참가한 것이 인연의 시작이라면 시작이다. 야간 자율학습을 하면서 집중이 잘 되지 않거나 학교생활을 하면서 떠오르는 글감이 있을 때 자주 생각해 두었던 구절을 정리하는 마음으로 썼다. 이후에 시화를 그리기도 했고, 선생님의 시를 읽고 감상문을 쓰기도 했다. 자기만족으로 즉흥적인 마음에 시작한 일이 결국 이렇게 시 감상 소감문까지 쓰게 될 줄은 몰랐다. (중략)
바쁜 고등학생 시절 속에서 시를 온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깨닫는다. 마음속에 시 한 편 품고 살아가기 힘든 세상이다. 글쓰기는 그동안 내가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세상에 표현할 수 있는 좋은 일탈이 되어 준다. 이제는 일탈이 아닌 일상이 될 때까지 부지런히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다. - 박소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