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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 콘돔이여!
#2. 널 죽여주겠어. #3. 첫날밤을…… 이제 했어. #4. 억울한 아침. #5. 나 이제 분가할래. #6. 지가 뭔데 날 팔아? #7. ……지가 있는 곳. #8. 면허는 아무나 따나. #9. 밤의 기어 연습. #10. 벽이 너무 얇아요. #11. 약발을 세워봐. #12. 남의 떡. #13. 아빠의 청춘. #14. 오해의 늪. #15. 유치장 연가. #에필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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쟤 뭐 하는 거야?
돌연히 책을 덮고 벌떡 일어선 호정으로 인해 가슴이 쿵 내려앉았던 이록은 느닷없는 호정의 태도에 눈을 크게 떴다. 갑자기 호정이 방바닥에 내려서서 그를 보고 섰더니 이상한 몸짓을 시작 했던 것이다. 두 손으로 하늘을 한 번 찌르고 다시 이쪽을 찌르더니 엉덩이를 쓱 빼고 흔든다. 뭐 하는 거야? 웬 짱구 춤이지? 이거야 말로 ‘짱구는 못 말려’라는 만화 영화에 나오는 짱구가 추던 춤동작과 너무 똑같다. 쟤 진짜로 짱구 춤을 추는 것은 아니겠지? 이록은 눈을 크게 뜨고 호정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영락없는 짱구 춤이다. 야, 저 나이에도 짱구 춤을 출 수 있다니 대단하다. 역시 애라서 그런가? 이록의 입이 떡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음악은 무드가 있게 방안을 흐르고 있는데 그 음악을 무시한 호정의 짱구 춤이 한참동안이나 계속되었다. 아니 이래도 반응이 없어? 호정은 맥이 탁 풀렸다. 이록의 얼굴은 결코 그녀에게 넘어온 표정이 아니었다. 멀뚱멀뚱, 맞다. 꼭 그 표현이 어울린다. 이록은 그저 멀뚱멀뚱 그녀를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다. 아무리 음악이 무드 있으면 뭐 하고 아무리 춤을 추면 뭐 하냐고. 이제 옷을 하나씩 벗어 던져야 하는데 망설여졌다. 지금 호정이 입은 것은 잠옷과 브래지어 팬티뿐이다. 공연히 잠옷 벗어 던졌다가 이록이 그제처럼 정조를 지키기 위해 몸을 사린다면 너무 창피해 그야말로 쪽팔림을 이기지 못하고 석 달 열흘 OTL로 있다 목을 맬지도 모른다. 유혹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고 아무에게나 하는 것 또한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호정은 차마 잠옷을 벗어 던지지 못하고 대신 춤을 그쳤다. “오빠! 내가 춤추는 것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어?” 짱구는 못 말려가 생각나지만 어쩐지 그 말을 하면 안 될 것 같아 이록은 현명하게도 꾹 참았다. “그, 글쎄.” “섹시하지 않아?” 내가 변태냐? 짱구 춤을 보고 섹시함을 느끼게. 말 안 하고 참은 것 역시 잘했다. 혹시라도 호정이 섹시한 춤을 춘다고 생각하고 춘 거라면……. 생각만 해도 모골이 송연하다. “귀……, 그래, 귀엽다.” “섹시하지 않고?” 섹시하냐고? 웃음이 나오는 것을 이번에도 참았다. 이제 보니 호정은 춤추는 것엔 영 소질이 없는 모양이다. 적어도 마누라가 춤바람 나는 것은 평생 없을 것 같다. “섹시한 춤을 춘 거야?” “응.” “왜?” “오빠랑 밤일을 하기 전에 무드 잡으려고. 우리 그저께 하다만 것 계속 이어 해야 된다고 생각해. 나는.” 와. 호정의 말에 눈이 번쩍 뜨였다. 그럼, 그럼. 뭐든 이어지는 것은 좋은 일이다. 아고 예쁜 호정아. 내 오늘은 너 화나지 않게 아주 잘해주마. 이록이 벌떡 일어섰다. “춤은 그렇게 추는 것보다 이렇게 추는 것이 섹시할 것 같은데.” 신이 난 이록이 호정을 침대에 앉힌 뒤에 춤을 추기 시작했다. 중학교 때 백댄서가 되는 것이 어떨까 하고 생각했을 정도로 춤추는 것을 좋아한 이록이었다. 정말 심각하게 생각하고 또 생각했었다. 그때 백댄서의 길을 택했더라면 지금은 사는 방법이 틀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백댄서는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생각으로 그냥 취미생활로 그쳤었다. 이록은 지금 웬만해선 남 앞에서 춤을 추지 않는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이 되살아날까봐서다. 그러한 이록이 지금 아무에게나 보이지 않은 자신의 끼를 아낌없이 보여주었다. 꼭꼭 숨겨 놨던 춤 솜씨를 아낌없이 드러냈다. 마누라 앞에선데 뭐. 호정이 감탄을 넘어서 완전히 홀린 눈으로 그를 보는 것에 신이 난 이록은 흐느적거리는 음악에 맞춰 그가 가진 솜씨를 모조리 발휘했다. “오빠, 너무 멋져.” 입까지 벌린 호정이 감탄에 감탄을 하더니 이어 다짐을 한다. “오빠, 다른 여자 앞에선 절대 이렇게 춤추지 마!”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