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1장· 순간의 위로 - 헤아리다
낯섦과 두려움은 설렘과 떨림의 다른 이름 강렬한 쓴맛 끝엔 달콤함이 숨겨져 있다 우울을 견뎌내는 힘 외롭기 때문에 더 잘 보이는 것들이 있다 대부분의 상흔은 엉뚱한 곳으로 튀게 마련이다 어른들도 기댈 곳이 필요하다 2장 · 따뜻한 고독 - 귀 기울이다 서로 날 선 마음을 접어주다 상처 입은 자만이 다른 사람을 치유할 수 있다 옛날식 다방에서 모닝커피를 마시다 부족한 중에도 빛나는 어떤 것을 서로에게 얹어주는 것 고수들은 타인의 취향을 함부로 재단하지 않는다 작은 것들이 쌓여 깊은 세계를 이루어간다 낭만 뒤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 3장 · 소통의 미덕 - 응시하다 차가운 시절, 마지막 왕의 슬픈 이야기 절망의 순간엔 뭔가 따뜻한 것이 필요하다 완벽한 커피 한 잔을 천천히 내려주고 싶은 마음 묵묵히 자기 상처를 들여다보고 견뎌내는 것 끝은 언제나 또 다른 시작으로 이어진다 에스프레소풍 비엔나커피처럼 인생엔 그렇게 겹겹이 더해지는 맛이 있다 4장 · 탐닉의 순간 - 들여다보다 카페의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만으로도 축제는 시작된다 모두가 잠든 밤, 당신의 영감을 깨우는 검은 뮤즈 정성을 다해 순도 높은 열정을 담아내다 깊이 알수록 더 사랑하게 되는 것들 아슬아슬한 경계선 안쪽에서 그 끝을 아련히 그려보다 오래도록 한자리를 지키는 차가운 열정 한 방에 훅 가지 않으려면 5장 · 조용한 사치 - 바라보다 길 위를 떠도는 그때 그 시절의 사랑 모든 아름다움에는 이유가 있다· 천사가 지나가는 순간, 멈추다 수수한 매력이 전하는 사소한 기쁨 마음이 정갈해지는 조용한 오후의 사치 사랑은 어쩌면 한 사람의 모든 것을 기억하는 일 |
|
- 낯섦과 두려움은 설렘과 떨림의 다른 이름
나는 이제 새로운 세계를 조우할 때, 그래서 두렵고 막막할 때면 부다페스트에서 처음으로 맛보았던 에스프레소를 떠올린다. 그리고 새로운 발견을 선사할 그 겹겹의 문을 열 준비가 되어 있는지 확인한다. 혹시 새로운 세계가 낯설고 두려워 움츠리고 있다면 마음을 열고 발을 내딛자. 낯섦과 두려움은 설렘과 떨림의 다른 이름이곤 하니까. 그 세계는 당신에게 이제껏 볼 수 없던 것들을 보게 할 테니까 말이다. - 강렬한 쓴맛 끝엔 달콤함이 숨겨져 있다 쓴맛을 왈칵, 듬뿍 안겨준 뒤에 아주 인색하게, 아주 잠깐 달콤한 맛으로 위로해주는 에스프레소는 인생을 참 많이 닮았다. 지난하고 불확실한 일상에서 반짝이는 우연을, 운명을 마주할 때 삶은 달콤해진다. 그러니 당신, 그 스쳐가는 달콤함을 맛보고 싶다면, 설탕 없는 에스프레소의 쓴 맛을 견뎌보길. - 외롭기 때문에 더 잘 보이는 것들이 있다 실패는 겪어보면 아무것도 아니다. 물론 실패나 불행의 냄새에 민감한 사람들이 조금씩 거리를 두고 물러난다는 것을 실감할 때, 또 그 자격지심 때문에 예전처럼 선뜻 별 생각 없이 커피 한잔 마시자는 말을 건네기가 힘들어질 때 와락 외로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이제 외롭기 때문에, 실패했기 때문에 더 잘 보이고 들리고 느껴진다는 것을 안다. 그런 것들을 알게 된 후엔, 다른 이의 불행한 이야기에 더욱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 조금 더 세상의 슬픔을, 삶의 한순간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 - 대부분의 상흔은 엉뚱한 곳으로 튀기 마련이다 혹여 자신이 치유하지 못한 상처를 남에게 건네지는 않았는지 한참 기억을 더듬어보았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는 동안, 나는 들고 있던 블랙커피에 나를 투영해보았다. 블랙커피만큼 검은 상처가 나 자신도 모르는 어느 구석에 숨어 있는지 살펴보았다.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흉터더라도 우유를 섞은 카페라테처럼 잘 아물어 날카로운 가시로 변모하지 않으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때로는 그렇게 커피 한 잔이, 우리의 짙은 상흔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거울 역할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어른들도 기댈 곳이 필요하다 술과 담배와 커피는 때로 너무 입맛을 땡긴다. 그 ‘땡기는’ 느낌의 치명적인 작용이 바로 중독이다. 아침잠을 쫓아내기 위해 마시던 커피는 어느새 규칙적인 시간마다 내 손에 들려 있고, 새 담뱃갑을 뜯는 시간의 간격이 점점 줄어듦을 확인할 수도 있다. 한잔으로는 웬만해서 취하기도 힘들어 조금 더 독한 술을 찾기도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것들은 내 삶의 깊숙한 자리를 차지해간다. 어쩌면 그건 나이 탓이기도 하다. 나의 삶이 조금씩 무게를 더해가고, 그 무게를 어디엔가 기대어놓을 수 없을 때 커피와 담배와 술은 작은 안식처가 된다. 그리하여 하루하루 지날수록 조금 더 자주, 이것들을 찾는 것이다. - 상처 입은 자만이 다른 사람을 치유할 수 있다 “상처 입은 자만이 다른 사람을 치유할 수 있다!” 마침표 대신 느낌표로 마무리된 이 한 문장 때문에 그 두꺼운 책, 카를 융(Carl Jung)의 자서전을 사지 않을 수 없었다. 삭혀지지 않는 마음속 슬픔이나 분노는 휴화산이다. 잠잠하다가 기회를 노려 언젠가는 폭발한다. 그런데 이 대책 없고, 그래서 폭력적이기까지 한 폭발도 문제지만 정신을 차리고 복기해나가면서 그것이 향하는 지점을 발견하는 일은 또 하나의 슬픔, 분노가 된다. 무의식중에도 그런 거친 감정들은 주로 더 낮은 곳, 더 힘없는 사람을 향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정제되지 않은 감정의 폭발조차도 안전선 안에서만 이루어진다는 발견은 끔찍하다. 상처 입은 자는 더 낮은 쪽에 머물렀다는 이유만으로 자타가 더 위쪽에 머문다고 과신하는 누군가들이 함부로 버린, 난폭한 감정에 더 자주 노출된다. 타인의 고통을 헤아리고 위로하는 능력 역시 내 무의식 저편에 감춰진 상처가 자극받는 데서 출발한다. 상처 입은 자만이 다른 사람을 치유할 수 있다는 말은, 그래서 옳다. ---본문 중에서 |
|
“나는 이제 외롭기 때문에, 더 잘 보이고 들리고 느껴지는 것을 안다.
… 조금 더 세상의 슬픔을, 삶의 한순간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 외로워서 더 좋은 시간, 커피 한잔이 주는 순간의 위로- 가끔은 삶이 엇나간다는 생각에 상처받아 숨고 싶을 때가 있었다 그때마다 그를 위로한 건 한잔의 커피였다 쓴맛을 왈칵, 듬뿍 안겨준 뒤에 아주 인색하게, 아주 잠깐 달콤한 맛으로 위로해주는 커피처럼 인생은 지난한 고통 끝에야 비로소 행복이라는 달콤함을 허락한다. 그 시간 동안 우리는 때때로 스스로를 마주하는 절명의 외로움과 싸워야 한다. 하지만 빈 곳엔 채울 것이 많은 법. 홀로 외로워 텅 빈 마음은 처음엔 쓸쓸하더라도 시간이 흐를수록 충만해진다. 그 절대 고독의 외로움 속에서 그는 찬찬히 스스로를 돌아보며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홀로 남아서, 외로워서 완벽한 순간이었다. 한편의 영화를 보듯 섬세한 관찰력으로 풀어낸 커피와 감정에 관한 34가지 이야기 헤아리다, 들여다보다, 응시하다, 바라보다, 귀 기울이다 삶이 그렇게 계획대로만 흘러가고 깨끗하게 딱 떨어지는 인생살이라면 얼마나 재미없을까. 삶은 복잡 미묘한 감정들과 사건들로 가득 차 있어 우리는 조그만 행운에도 신나고 살맛나는 것은 아닐까? 아무리 슬프고 답답한 일들이 겹쳐진다 하더라도, 때로는 그 겹겹이 쌓인 마음들로 인해 새로운 빛이 보이곤 하니까. 이 책은 '하고 싶은 이야기'와 '보여 주고 싶은 이야기'를 세련된 감수성, 섬세한 감정선, 디테일한 연출력으로 그려내는 영화감독 장윤현의 첫번째 산문집이다. 「오! 꿈의 나라」, 「파업전야」, 「접속」, 「텔 미 썸딩」, 「썸」 등 그의 영화에는 늘 인간의 외로움과 폐쇄된 감정 그리고 상처와 슬픔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과정이 묵직하게 담겨져 있다. 하지만 「황진이」 이후 우리나라 최초의 여자 바리스타, 고종과 커피를 둘러싼 삶과 죽음을 그린 웰메이드 사극 영화 「가비」로 돌아오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쓴 맛을 즐기게 되었을 때 비로소 삶의 달콤함을 알게 되었다’ 는 장윤현 감독의 말처럼 그 시간은 그에게 실패의 좌절감, 위기의 순간 느껴지는 긴장감, 그 속에서 거짓말처럼 솟는 용기까지… 지난하고 불확실한 일상에서 끊임없이 외로움과 싸워야 하는 시간들이었다. 장윤현 감독은 900여 일 동안 영화 「가비」의 시나리오를 쓰면서 커피를 공부했다. 그리고 커피에서 삶을 발견했고, 다시 사람을 발견했다. 커피에서 발견한 사람들의 감정과 모습을 생각하며 글을 썼다. 그에게 커피 한잔은 어두운 시절을, 우울을 견뎌내는 힘이 되었다. 그때의 경험으로 힘들 때 마시는 커피의 맛뿐 아니라 다른 것들도 배웠다. 이 책은 그런 헤아림의 조각들이다. 커피 한잔을 내리듯 따뜻하고 섬세한 시선으로 써 내려간 목을 타고 넘는 커피의 맛처럼 깔끔하게, 달콤하게, 독하게 당신의 마음에 자리할 문장들 순간의 위로, 소통의 미덕, 따뜻한 고독, 탐닉의 기쁨, 조용한 사치, 5개의 테마로 이루어진 34가지 이야기는 우리가 늘 마주하는 일상을 조용히 보여준다. 그 속에서 섬세하게 그려낸 감정의 선, 그리고 그때마다 등장하는 커피 한잔을 주제로 한 감각적인 스토리텔링은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준다. 커피는 인생을 참 많이 닮았다. 떫고, 쓰고, 달콤하고… 우리가 인생에서 겪고 있는 다양한 맛들이 녹아 있다. 인생의 다양한 순간순간, 장면장면에서 우리의 감정은 당황스러울 만큼 우리가 알지 못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작용한다. 그리고 그런 수많은 순간을 함께했던 커피를 매개체로 풀어내는 다양한 에피소드와 섬세한 문장은 외롭고 힘들 때마다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제가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는 서로의 깊은 상처를 헤아려주기도 하고 들리지 않았던 소리에 오래도록 귀를 기울여주고 싶은 마음이 생길 것이다. 지친 일상의 파문을 잔잔히 잠재우고 인생의 아름다운 순간들을 가만히 바라볼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세상의 이러저러한 틀과 이론을 들이대는 대신 다른 사람의 아픔과 외로움을 잘 이해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덮을 때쯤 외로운 시간이, 슬픔의 감정이 꼭 나쁜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외롭기 때문에 더 잘 보이는 것’ 과 ‘인생은 그렇게 겹겹이 더해지는 맛이 있다는 것’ 을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