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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앞골 기억 … 11
광풍(狂風) 속에서 … 30 교련(敎鍊)과 나 … 50 교환 조건 … 68 기억(記憶) … 86 달과 더불어 … 102 동면(冬眠) … 121 밀주(密酒) … 158 분별(分別) … 170 비풍(悲風) … 187 뻐꾸기 … 201 소녀태숙(少女台淑)의 이야기 … 229 속정(俗情) … 247 실비명(失碑銘) … 258 악수(握手) … 274 연습곡(練習曲) … 279 외뿔소 … 304 이 세상에서 … 317 장대현 시절 … 332 재회(再會) … 348 적중(的中) … 374 지게부대 … 392 추운(秋雲) … 409 춘한(春恨) … 425 탈피 … 440 파경(破鏡) … 454 편심(偏心) … 488 풍속(風俗) … 506 학춤 … 523 허민(許民) 선생 … 538 화병(花?) … 564 환등(幻燈) … 582 흐름 속에서 … 615 김이석 연보 … 650 |
金利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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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정한(情恨)과 따뜻한 휴머니티의 인간사랑!
김이석은 매우 다양한 주제를 다뤘는데, 이들 작품의 배경이나 소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평양이나 해방 이전 이북의 농촌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로 주로 한국적인 정(情)과 한(恨)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으며, 또 다른 하나는 한국전쟁과 전쟁이 가져온 비극에 관련된 부분으로 전쟁의 아픔은 물론 고통스럽고 눈물겨운 피난 생활에서 피어나는 인간애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원동력을 주제로 삼는다. 이를테면 「관앞골 기억」,「교련과 나」 등은 1920년대 식민지사회의 단면을 제시한 소년시절의 회상이며,「동면」,「뻐꾸기」,「지게부대」,「재회」,「허민 선생」 등은 사소설적 접근으로 한 지식인의 내면세계를 그리면서 월남 지식인들의 비참한 삶의 모습을 세밀히 기록하고 있다. 이 가운데 우울한 지식인 화자의 눈에 비친 전후 황폐한 한국 사회를 희비극적 형식으로 그려낸「뻐꾸기」는 단연 수작으로 꼽힌다. 한편 인간적인 지조를 지키지 못함은 물론 타인에게 의존하는 인간형을 객관적으로 그린 「허민 선생」과 「학춤」은 휴머니즘 정신을 다루고 있으며 「외뿔쏘」는 월남하기 이전에 무대 위에 올렸던 희곡 「소」와 맥을 나란히 하는 작품으로 우화적인 성격을 강하게 띄고 있다. 「광풍 속에서」는 6.25 전쟁 때 평양시가 유엔군 중폭격기들의 공습을 받아 파괴되는 장면을 그린 것으로 전쟁의 참화를 이보다 더 생생하게 그린 작품은 없다고 평가받는다.「파경」은 어려운 과정을 거쳐 결혼한 사람들이 전쟁으로 말미암아 파국을 맞이해 그들의 삶이 어떻게 무너져가는가를 충격적으로 다룬다. 이런 작품들을 통해 김이석은 전쟁이 개인의 삶을 얼마나 산산조각으로 파괴해버렸는지를 연민어린 시선으로 상징적으로 다룬다. 그 밖에도 남녀의 애정 윤리를 다룬 작품과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한 작품들도 존재한다. 김이석의 문체는 치밀한 구성과 간결한 표현으로 한국적 정한(情恨)의 세계를 관조하는 담담한 심경으로 그리고 있어 작품을 읽는 이들에게 짙은 호소력으로 다가간다. 무엇보다도 그의 다양한 작품 전반에 흐르는 정서는 따뜻한 인간애로, 독자는 김이석의 작품을 읽으며 휴머니즘과 함께 깊은 문학적 울림을 얻을 수 있다. 아세아자유문학상 수상! 『실비명』 김이석의 대표작으로 꼽히는「실비명」은 1954년 3월에 발표된 단편소설로 일제 치하를 배경으로 하여 홀아비 인력거꾼인 덕구와 그의 외동딸 도화의 삶을 그리고 있다. 덕구는 아내를 여윈 뒤 홀로 살면서, 의사가 된 딸을 인력거에 태우고 신나게 달리고 싶은 희망에 산다. 그러나 아버지의 이런 소망과 달리 딸 도화는 불량소녀가 되어 학교에서도 퇴학을 당한다. 그럼에도 희망을 버리지 못한 덕구는 간호부를 하다가 의사가 되는 수도 있다는 말을 듣고 딸을 간호부로 취직시킨다. 그러던 중 뜻밖의 사고로 인력거를 끌던 덕구는 죽음을 맞이하고, 아버지의 죽음 뒤 도화는 기생이 되고 만다. 이 작품은 빈곤하고 암울한 생애와 아버지 덕구의 바람을 어기고 기생이 된 딸 도화의 참회에 젖은 생활을 섬세히 묘사한다. 소박한 덕구의 간절한 바람과 회한에 잠긴 도화의 모습에서 독자는 애절한 생의 비애를 느낄 수 있다. 또한 김이석은 빈곤의 어두움과 우울함을 작품 바탕에 깔아놓은 채 인정의 아름다움을 훈훈하게 펼쳐 보인다. 김이석은 월남 작가로서 두고 온 고향인 평양에 대한 기억과 6.25 전쟁, 전쟁의 상처 및 후유증으로 말미암은 가난 문제를 주제로 삼아 실향민의 문학 세계를 구축했다. 또한 그는 소설에서 모더니즘과 관련이 있는 도덕성과 인정(人情) 문제를 휴머니즘 차원에서 탐색했으며, 전쟁 동안 피난민들이 겪은 참혹한 고통을 자신의 경험을 통해 리얼리즘적 소설 미학으로 표현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그와 그의 문학이 한국 문학의 지평을 넓히는 데 크게 기여했음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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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은 1·4후퇴 때 고향인 평양을 등지고 남으로 내려왔다. 전후 서정주, 황순원, 조연현 등을 중심으로 한 남쪽 문단에서 김이석은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킬 수 있을 만큼 역량 있는 작가였지만 어떤 의미에서 그는 월남한 작가였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었다. 그가 응당 받아야 할 조명을 충분히 받지 못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작가 김이석은 두고 온 고향 평양에 대한 기억과 6·25 전쟁의 상처, 전후의 결핍과 가난 등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발표하며 이호철, 최인훈의 실향민 문학과는 다른 세계를 구축했다. 그러나 이념적인 갈등으로 점철된 시대 상황 등이 김이석 문학의 참된 가치를 깊이 탐색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던 면도 없지 않다. 여기에 선집으로 모아놓은 단편소설들은 그의 이름을 문학사에 새길 수 있을 정도로 예술적 가치가 높은 작품들이다. 이념적 갈등을 초월하려는 오늘의 시대정신이 그의 문학을 있는 그대로 보고 재평가할 기회를 맞이한 것은 한국 문학 발전을 위해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 이태동 (문학평론가·서강대학교 영문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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