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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연애에서 결혼까지 겨울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또 봄 닮아서 좋은, 달라도 좋은 흔한 신혼의 아침 앉아서 소변보기 취향의 공유 특별한 이유 ENTP 취미의 공유 덕분에 올림픽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코딱지 다이어트 미니멀라이프 프로민원러와 평화주의자 보폭 맞추기 각자의 시간 현실부부, 현실신혼 결혼의 실용성 시어머니와의 첫 통화 딸보다 사위 나의 상속인 어머님, 왜 저희만 바쁘죠? 1분 안에 부자 되기 1분 안에 부자 되기 ? 2 부부(夫婦) 사내커플 생존법 우리집 이야기 우리 집 가훈 가사분담 요리의 공식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공금의 함정 가뿐하고 소박하게 연애보다 두근두근 신혼의 밤 비로소 완성 편지 주말부부 우리 집에서 가장 따뜻한 곳은? 감자 스킨십 심쿵의 순간들 결혼을 잘 했음을 증명하는 방법 남편 나 삐쳤어 상상임신 아끼지 말기 에필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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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속으로
결혼 후 한 달하고도 3일이 지난 평일 점심시간, 서둘러 점심을 먹고 화장실로 향했다. 그간 마음만 먹고 해내지 못했던 일을 해 볼 참이었다. 아무도 없는 화장실, 빈칸에 들어가 휴대폰을 꺼냈다. 그리고 즐겨찾기에 넣어둔 전화번호 위에 손가락을 갖다 대었다. 곧 신호음이 들렸다. 마음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다. 무슨 말로 시작해야 할까. “여보세요.” 어머님의 목소리였다.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을 보니 밖에 나와 계신 모양이다. “어머님, 저 예지에요. 식사는 하셨어요?” 첫 통화에서 대뜸 식사 얘기부터 꺼내다니. 긴장한 티를 내고 싶지는 않았는데 어쩐지 ‘저 긴장했어요’라고 말해버린 것만 같다. “그래. 너는 밥 먹었나?” “네. 어머님. 저도 방금 먹고 들어왔어요.” 잠깐의 침묵이 있은 후, 어머님의 말씀이 이어졌다. “안 그래도 아침에 너희 시아버지한테 목소리 듣고 싶은데 전화가 안 온다고 얘기했었다.” 뜨끔했다. 우리 어머님은 감정을 애써 숨기려고도 하지 않으시지만 숨기지도 못하는 분이시라 가끔은 직설적인 화법에 당황할 때가 있다. 이번에도 진작 전화를 드리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와 당황으로 말문이 막혀버렸다. -<시어머니와의 첫 통화> 중에서 남편이 집을 비운 사이 방 청소를 하고 있었다. 주방 겸 거실을 먼저 닦고 다음으로 옷방을 닦아낸 후 마지막으로 침실을 닦을 차례였다. 침실은 가장 아끼는 공간이므로 새 물티슈를 뽑았다. 12평짜리 오피스텔이 세 개의 공간으로 나뉘었으니, 각방은 주어진 기능을 겨우 할 수 있을 정도로 작다. 게다가 안방에는 침대까지 놓았기 때문에 남는 공간은 침대 오른쪽과 아래쪽으로 어린아이의 보폭 남짓한 너비뿐이다. 집안일을 기피하는 우리에게는 안성맞춤인 집이라고 생각하며 허리를 굽혀 열심히 닦았다. 방바닥을 닦고 침대 옆 거치대를 닦기 시작했을 때다. 침대와 세트로 구성된 거치대는 주로 화장지나 휴대폰 충전기를 얹는 용도로 쓰이고 있었다. 쌓인 먼지를 닦아내기 위해 화장지 갑을 들어 올린 순간, 문제의 물질이 눈에 띄었다. 그 물질은 납작하게 눌린 쥐포와도 같은 모양이었는데, 크기는 쌀알보다 조금 더 크고 빛깔은 노리끼리했으며 자세히 살펴보니 미세한 구멍 같은 것이 군데군데 나있었다. 괜한 호기심에 그것을 집어 앞뒷면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냄새도 맡아보고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도 봤다. 처음에는 어떤 냄새를 가진 물질일 수도 있었겠으나 말라비틀어져 수분도 모두 빠져나간 지금은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았다. 맛보기를 제외한 오감을 활용하여 관찰한 결과, 나는 그 물질을 ‘남편의 코딱지’로 결론지었다. 잠들기 전 콧속의 이물질이 거슬렸던 남편이 일어나기 귀찮은 나머지 옆에 있는 거치대에 살포시 올려둔 것이리라. -<코딱지> 중에서 요즘 졸혼이 유행이라고 한다. 혼인 상태는 유지하면서 서로 간섭하지는 않는, 긍정적인 개념의 별거라고 한다. 평생 상대방의 삶에 깊이 관여해온 부부가, 남은 생은 독립적으로 살아 보기 위해 내리는 선택이다. 나는 노년이 아니라 신혼 때부터 서로의 시간과 관계들을 인정하며 독립적으로 살고 싶다. 때로 혼자일 수 있다고 전제하면, 결혼으로 ‘나’를 잃었다는 상실감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 두 사람의 결속도 더 단단해진다. 혼자일 수 있는 우리가 ‘함께’를 선택했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실로 원해서 함께하는 거니까. -<각자의 시간> 중에서 돈이 없어서 결혼을 포기한다는 사람들이 많다. 집 문제 때문이 크다. 하지만 결혼 여부에 상관없이 필요한 것이 집이다. 결혼 후에 필요한 것들은 결혼하지 않아도 필요한 것들이다. 오히려 결혼 후에는 집도, 차도, 냉장고도 둘이서 나누어 쓸 수 있기 때문에 돈이 훨씬 적게 든다. 샴푸나 린스와 같은 생필품도 대용량이 훨씬 싸다. 비싼 소량 포장 제품과 저렴한 대용량 제품 사이에서 고민할 필요가 없다. 둘이 함께 쓰니 대용량도 금방 줄어든다. -<결혼의 실용성> 중에서 이런 문제 앞에서는 친정 부모님도 내 편이 아니다. 부모님 세대에서는 너무 당연한 상식이라 이런 화제를 꺼내는 나는 모난 돌이 되어버린다. 문제의식을 가지고는 있지만 시댁 식구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나는 이러한 현실을 체념하며 받아들이지도, 단호히 거부하지도 못한 채 속으로만 앓고 있다. 늘 그래왔기에 문제의식이 없는 어머님들과 요즘 세대의 문제의식이 두려운 아버님들. 굳어진 고정관념을 깨려면 나 혼자 겪는 이 갈등을 밖으로 꺼내는 수밖에 없는데 그 결과로 잃게 될 것 또한 내게는 너무 소중한 것들이라 행동하는 일이 쉽지 않다. -<어머님, 왜 저희만 바쁘죠?> 중에서 회사에서 도보 10분, 차로 5분 거리에 위치한 12평짜리 오피스텔. 전세 가격도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절반 이하로 저렴하고, 텔레비전과 세탁기, 냉장고, 전기레인지 등 기본 가전이 설치된 곳이라 혼수도 필요가 없었다. 인터넷으로 구입한 침대와 블라인드가 우리가 집에 투자한 전부다. 따져보니 100만 원도 채 들지 않았다. 청소도 간단하고 동거하는 기분으로 살기에도 안성맞춤인데다가 혹여 서로 다투더라도 붙어있을 수밖에 없으니 신혼을 보내기에 이보다 좋은 집이 있을까. -<우리집이야기> 중에서 삶에 필요한 다른 기술들처럼 요리도 직접 해 보니 별거 없었다. 엄마가 한 번도 만들어준 적 없었던 요리에 도전하여 성공한 날, 으스대며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거 봐, 엄마. 남들이 하는 건 나도 할 수 있다고 했었지? 미리 연습했으면 어쩔 뻔했어.” -<요리의 공식> 중에서 “오빠는 어떤 어린이였어?” “오빠도 사춘기 겪었어?” “군대에 있을 때 편지 많이 받았어?”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며 남편의 인생에서 지나간 페이지를 들춰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마치 남편의 지난 인생에 참여해 그 시절의 남편과 수학여행이나 엠티 같은 곳에서 만나 이불을 뒤집어쓰고 속닥거리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다. -<신혼의 밤> 중에서 결혼은 현실이 맞다. 남자친구의 자취방에 놀러 가는 것처럼 즐겁고 설레는 신혼을 꿈꾸던 로망이 현실이 된다. -<신혼의 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