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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는 말|한국 유산기 그리운 산 나그네 길 - 8
1. 내포의 정기 가야산 10 남연군묘, 오페르트 도굴사건, 내포, 손석우묘, 개암나무, 상여, 윤봉길 2. 극락정토로 가는 배 관룡산·화왕산 24 옥천사 터 신돈, 장승, 솟대, 관룡사, 전통지붕, 용선대, 산천비보, 화왕산, 억새, 배바위, 득성지비, 척경비, 산신령과 산신각, 만다라 꽃, 남명 조식 3. 못다 이룬 도읍지 계룡산 42 남매탑, 십승지, 갑사, 영규대사, 사람주나무, 신도안, 신털이봉 전설, 동학사, 창호 4. 두타산에서 느끼는 고진감래 58 묵호, 양사언, 삼화사, 물색, 쉰움산, 시멘트산업, 박달나무, 두타행, 삼척, 마가목, 벽계수 5. 산고수장 덕유산 76 수승대, 서숙, 구황작물, 산고수장, 산오이풀, 구상나무, 생물주권, 설중단비, 구천동 격전지, 남부군, 무주, 백련사, 오수자굴, 구천동 칡, 질경이풀과 환향녀, 협죽도, 참회나무, 사스래나무, 영각사산, 돌배 6. 울음소리 들리는 명성산 102 산정호수, 미다스왕과 마타리꽃, 궁예와 도읍지 철원, 광대싸리, 자인사 7. 자유와 풍류의 상징 무등산 112 엉겅퀴, 산딸나무, 고광나무, 선돌, 서석대, 충장공 김덕령, 백당나무, 광주학생운동, 소쇄원 8. 서산낙조의 명승지 변산 126 모감주나무, 꽝꽝나무, 이화우, 부안삼절, 월명암, 꾸지뽕, 나도밤나무, 내소사, 변산팔경, 변산의 유래, 참나무 은인 다람쥐 9. 날아가지 않은 봉황 비봉산 140 버들개지, 산줄기 구분, 봉황을 잡아둔 땅이름, 오동나무, 금오탁시, 영남유학, 사육신 10. 정승이 나오는 삼정산 150 돌장승, 실상사, 자작나무, 칠암자, 도마마을과 접경지, 겨울 나그네 연가 11. 성스런 나무들의 터 성인봉 160 향나무, 장철수 대장, 너도밤나무, 정로환, 말오줌대, 명이나물, 성인봉전설, 대풍감, 호박엿 12. 원효와 요석공주 소요산 174 동두천, 소요학파, 말발도리·매화말발도리, 참나무시들음병, 파계승, 원효와 요석공주 13. 봄내 고을의 봉우리 오봉산, 삼악산 184 소양호, 골풀, 청평사 회전문, 소양강처녀와 동백, 멸가치, 참죽나무, 흥국사 궁예, 맥국 14. 구름 머문 월출산 194 무화과, 영암아리랑, 박주가리와 왕나비, 신라 도선국사, 도갑사, 왕인박사 15. 비밀의 경치 응봉산 206 굴참나무코르크, 원자력발전소, 응봉산 유래, 매의 종류, 창해삼국, 피톤치드,편백나무, 덕구온천, 연리지, 덕풍계곡, 일제의 목재수탈, 높새바람 16. 어머니의 치맛자락 지리산 226 화엄사, 노고단, 피아골, 접골목, 제석봉 고사목, 신경준 산경표, 청학동, 지리산 일출 17. 문경새재, 둘러앉은 주흘산 250 새재, 산불됴심 표석, 여궁폭포와 선녀탕, 벌목과 연기, 신갈·갈참나무, 북쪽을 바라보는 목련, 하늘재, 문희경서, 주흘산 유래 18. 임을 그리는 치술령 260 망부석, 박제상, 벌지지, 은을암, 국수봉, 두더지, 벚나무와 산벚나무, 파랑새 이야기 19. 강물에 흐르는 태화산 270 고씨굴, 외씨버선길, 부엉이방귀나무, 태화산성, 귀룽나무. 닥나무, 단양과 복자기나무 참고문헌 - 282 찾아보기 - 284 |
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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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 등산 구간 중 제일 오래 걸리는 곳이 동학사에서 은선폭포, 관음봉, 자연성릉과 삼불봉, 신선봉, 장군봉, 박정자 삼거리를 거치는 구간인데 8~10시간 정도 걸린다. 밀양 박씨가 심은 정자나무가 있어 박정자 삼거리다. 이 절은 마곡사(麻谷寺)의 말사로 계룡산 동 계곡에 학이 깃들었다 해서 동학사라 고 하였다. 최초의 비구니 승가대학으로 알려진 동학 강원(講院)은 원래 금강산 유점사에 있던 것을 고종(1864년)때 옮겨왔다. 신라 성덕왕(724년)시절 상원조사가 암자를 지었던 곳에 청량사(淸凉寺)라 하였고, 고려 때 도선국사가 중창, 박제상의 초혼제(招魂祭)를 지내면서 동학사로 바뀌었으며, 길재·정몽주·단종·김종서·사육신 등 여러 충신들에게 제사를 지냈다고 전한다. --- p.55
백련사에 이르는 굽이진 계곡 일대를 구천동(九千洞)이라 하는데 흐르는 계곡물은 부딪히고 미끄러지면서 폭포가 되고, 기이한 바위들이 구천 개 널려서 구천동, 구천 개의 절집이 있었다 해서, 절이 많아 구천 명이 다녀갔다고, 구·천씨가 살았다고 구천동……. 어쨌든 유래가 하도 많은 것은 그만큼 경치가 빼어나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구천동은 산골의 대명사다. 덕유산에서 시작되는 물줄기는 북동으로 금강 상류 무주구천동을 만들고, 서은 칠연(七蓮)·용추(龍湫)폭포를 거쳐 안성분지로 흘러 금강지류를 만든다. 남동은 거창 위천(渭川), 황강(黃江)을 이루어 낙동강으로 흘러간다. --- p.90 양산보는 스승 정암 조광조가 기묘사화로 화순 능주에서 사약을 받자 고향에 은둔, 소쇄원을 짓는다. 주거 기능을 갖춘 별서5)로 대숲의 바람, 새소리, 빛과 그늘, 달, 술, 시, 노래 등 문학적 요소들이 가득한 곳이었으니 송순, 정철, 송시열, 기대승 등이 드나들었다. 소쇄원은 소강이라는 뜻도 있지만, 물이 맑고 깊은 소(瀟), 사슴이 이슬 맞아 씻은 듯 깨끗한 쇄(灑), 원림(園)이 아니던가? 나는 이곳에 올 때마다, 자연을 들인 우리의 전통과 사람의 공교로움을 섞은 것으로 이해한다. 경상도 정자는 계곡과 문중에, 호남지역은 대체로 원림에 많이 지었다. 인위적으로 연출한 것이 정원라면 원림은 야트막한 산과 숲을 그대로 배치한 형태였다. --- p.124 눈 녹으면서 햇살을 받으니 골골이 운무산행. 비봉산은 봉황이 두 날개를 펴고 날아가려는 모습으로 우리는 소나무·참나무 능선길 오르는데 봉황의 날개인 우백호 위로 걷는 셈이다. 인걸은 지령(地靈)이라 좋은 기(氣)가 흐르는 산을 자주 다녀야 우리 몸도 맑은 기운을 받게 된다. 선산의 이름이 신라의 일선주(一善州)에서 비롯됐다지만 선(善)은 산기슭의 차음(借音), 산이 순해서 선산(善山)으로 불리지 않았을까? --- p.142 산을 절반정도 올라서자 박새인 듯 초롱꽃 이파리인 듯 동남 비탈면을 빼곡히 덮고 있다. 마늘 냄새가 나는 걸 보니 분명 산마늘이다. 개척 당시 굶주림에 생명을 이어준 나물이라 해서 명이·산마늘로 불리는 백합과 식물이다. 울릉도, 오대산, 지리산, 설악산과 중국, 일본에도 자란다. 강원도 지역은 잎이 길고 울릉도는 둥근 타원형이다. 이른 봄 눈 속에서도 나오며 이뇨, 해독, 구충, 감기에 좋고 비타민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박새, 초롱꽃, 산마늘은 모두 백합과 식물이지만 박새와 은방울꽃은 독이 있어 중독사고가 잦다. --- p.167 옛날 처녀가 빨래를 하다 오이를 건져 먹곤 아이를 낳자 부모가 부끄럽게 여겨 버렸다. 비둘기가 먹이를 주면서 보살피므로 신기하게 여겨 데려다 키웠는데 도선이었다. 비둘기 숲 구림(鳩林)이 여기서 비롯된다. 아이가 영특해서 월출산 아래 암자에 보내 중이 되게 하였고 출가한 곳이라 하여 암자 터를 도선의 낙발지지(落髮之地)라 한다. 도선은 당나라로 유학, 풍수를 배워 승려보다 풍수대가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풍수지리의 역사가 신라 말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도 도선 때문이라는 것. 풍수서 도선비기(道詵秘記)로 유명한 그는 지리쇠왕·산천순역·비보설 등을 주장하였다. 고려의 성립과 고려, 조선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영향을 끼쳤다. 무위사, 도갑사는 도선국사가 세웠다지만, 인도마라난타가 영광 불갑사, 무안 원갑사와 함께 삼갑사를 열었다는 얘기도 있다. --- p.204 어느 여름날 들른 칠불암은 칠불사로 변신했고 아자방도 수리를 하는지 철제빔이 험상궂게 놓여있었다. 어쩌랴? 쌍계석문(雙磎石門)을 최치원이 쇠지팡이 철장(鐵杖)6)으로 새겼으니 어찌 탓하랴만, 옛 맛은 사라지고 세속화·상업화로 화려의 극치가 됐다. 그래도 가락의 왕비에 의해 불교가 처음 왔던 곳 아닌가? 쌍계사는 달마 선문 육조 혜능의 정상(頂相)7)을 모셨으니 선찰(禪刹), 진감선사가 팔음(八音)8)률로 범패(梵唄)9)를 처음 열어 불교음악 시작이 이곳이다.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넘어 선과 범패를 아울러 쌍계(雙磎)라 했으니, 선현들의 은유적인 작명실력에 어떻게 감탄하지 않겠는가? --- p.2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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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감성으로 들려주는 사연 많은 우리 산 이야기
암봉 914미터 바위봉우리에 앉으니 소나무 그늘아래 쇠물푸레 나무는 살랑살랑 이파리를 흔든다. 꼬리진달래, 싸리나무 너머 멀리 영월읍내 훤하게 굽어보인다. 남한강 물길은 구부러져 흐르고 소나무 굵은가지는 반지 낀 모양으로 불룩한 기형이다. 나무에 앉은 부엉이가 방귀를 뀌면 독해서 혹이 만들어지는 소나무 혹병, 참나무 포자가 바람에 날려 소나무에 생기는 병인데 부엉이방귀나무라 불리는 복력목(福力木)이다. 부엉이방귀나무 됫박으로 쌀을 푸면 부자 되고 복 나간다 해서 남에게 주는 것을 꺼렸다. 혼수예물의 으뜸으로 가까이 두면 액운을 떨쳐 행운을 준다고 믿었다. 복력목 위쪽의 솔잎을 삶아 뇌졸중·중풍·간질병 예방약으로, 강장제로 도 썼다. 부엉이 소리가 “부엉 부엉 부흥~” 나중엔 부흥으로 들린다 해서 부흥(富興)상회 이름도 많았다. 부자 되어 잘 산다는 바람이었을 것이다 _ 강물에 흐르는 태화산’ 중에서 질풍노도(疾風怒濤)의 시절부터 홀린 듯 산에 다니며 꿈을 키우던 세월이 어느덧 30여 년 되었다. 새벽같이 산에 이끌려 오르내리던 날들, 숲속에서 길을 잃고 낯선 곳으로 내려와 숨은 이야기를 물으며 숲이 부르는 소리, 나무가 들려주는 노래도 알았다. 미끄러지고 뒹굴며 땀에 젖은 수첩에 순간의 감동을 놓치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다. 궂은 날씨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현장을 채록하며 사진기에 표정을 담았다. 식물의 냄새·풍경, 산천의 유래, 전설과 더불어 자연생태의 이파리 뒷면에 가려져 있던 인문적인 것까지 들춰내려 애썼다. _ 작가의 말’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