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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 웃기지도 않는 사건의 서막
제2장 - 계약 제3장 - 그들의 인연 제4장 - 강제 데이트! 제5장 ? 친해지다 제6장 - 그녀의 남자 사람 친구 제7장 ? 그의 고모 제8장 ? 분명해진 인연 제9장 ? 강제적 파트너 제10장 ? 진짜 연애 제11장 ? 연애의 충실한 감정 제12장 ? 유일한 파트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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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은 유진에게 소파에 앉으라는 이야기도 하지 않고 하얀색 복사 용지를 가지고 와 펜으로 계약서의 내용을 순식간에 작성해 건넸다.
<계약서> 최진성(이하 ‘갑’이이라고 한다)과 성유진(이하 ‘을’이라고 한다)은 서로 결혼하지 않기 위해 협력할 것을 계약한다. 1-1. 갑과 을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결혼을 막기 위해 할아버지(최은중 회장님)를 설득한다. 1-2. 을은 사생활을 존중받되 이 집에 있는 동안 갑을 비롯한 이 집의 식구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며 귀가가 늦어질 시 사전에 양해를 구할 수 있도록 한다. 1-3. 이 집에 머무는 기간은 최소 7일간이지만 사정에 따라 연장될 수 있으며, 을은 연장기간을 무조건 합의 및 승인해 주어야 한다. 1-4. 을의 비협력, 비협조 등으로 인하여 결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흘러가게 되면 갑은 을의 오빠 회사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갑 : 최진성 [주민등록번호 XX1202-XXXXXXX] (인) 을 : 성유진 [주민등록번호 XX0107-XXXXXXX] (인) 유진은 진성으로부터 건네받은 계약서를 읽고 난 뒤 짜증이 솟구쳤다. 모든 계약 내용이 자신에게 불리했으며 책임을 떠맡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특히 네 번째 조항은 돈이 자신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들어 서명을 하는 게 망설여졌다. 진성은 빠르게 서명할 줄 알았던 유진이 계약서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있자 계약을 재촉했다. “빨리 사인 안 하고 뭐해?” “4번 항목 때문에 못하겠는데?” “왜?” “왜겠어? 돈이 없으니까 못하는 거지.” “뭐라고?” “생각해 봐. 내가 돈이 있으면 우리 오빠한테 투자하고 말지 여기에 팔려 왔겠냐? 그리고 최진성 씨가 큰 착각을 하고 있는 게 있네.” “착각?” “최진성 씨 할아버지가 우리 오빠 회사에 투자를 한 거지, 최진성 씨가 투자를 한 게 아니라는 거. 더불어 내가 최진성 씨와 결혼을 해야만 투자자금 회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게 실제 상황이라는 것. 그렇기에 투자자금 회수도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결혼을 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고, 그 부분에 대해서 최진성 씨와 내가 별도의 계약을 하자는 것 아니었어? 지금 4번 항목은 문제의 본질에서 벗어나 있으니 이 항목을 빼도록 해 그렇지 않으면 계약을 할 수 없어.” 진성은 유진의 말에 정확히 정곡을 찔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머리가 나쁜 여자가 아니라는 것을 눈치채기는 했지만 목적이 급해 대충대충 넘어가는 게 없을 만큼 이성적인 여자인 줄도 몰랐다. 진성은 아무 변론도 못하고 4번 항목을 빼자니 왠지 자존심이 상했고, 계약을 하기는 해야 했기에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유진은 진성이 말이 없는 것으로 보아 4번 항목을 빼자는 이야기가 묵살되지 않을 것 같아 다소 안도했다. 그러나 마음을 놓을 수 없기에 긴장을 늦추지 않은 채로 진성의 입술이 열리기를 가만히 기다렸다. 진성은 펜으로 4번 항목의 앞부분은 놔두고 뒷부분을 ‘갑은 을에게 세 가지의 요구를 할 수 있다’로 변경한 뒤 다시 유진에게 내밀었다. 유진은 문제가 되는 4번 항목을 살펴보고는 또다시 뒷목이 저릿해져 왔고, 가까스로 붙잡고 있던 냉정을 놓친 채 그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수 있는 말들을 쏟아붓고 말았다. “야, 너는 계약서 같은 거 한 번도 안 써봤냐? 이딴 게 무슨 계약서야? 혹시 계약서가 뭔지도 모르면서 계약서 타령을 했던 것은 아니냐? 똥폼은 다 잡아 놓고 계약서를 뭐 이딴 식으로 써?” “뭐? 이게 또 어디서 막말 질이야?” “지금 막말하게 만든 게 누군데 그래?” 유진은 매서운 눈초리로 진성을 쏘아보며 응수했다. 진성은 자신이 생각해도 불명확한 조항이기는 했으나 그녀와 결혼을 하지 않는 것 외에 딱히 요구사항이 없어 이런 조항을 내건 것이었다. ‘쌈닭보다 더 성질머리가 지랄인 여자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