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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12월
#오늘도 나에게 리스펙트 - 유머 프로페셔널 - 여행 따위 - 바이닐의 준엄한 명령 - 움직임과 머무름 - 바쁘다는 말 - 균형의 왕 - 거리감 - 유시민 - 이 글은 쉬운 글이다 - 정확한 리스펙트의 실험 - 솔직한 사람 - 거절과 리스펙트 - 부정적인 에너지는 거부 - 저 걱정하지 마세요 - 이분법은 거부 - 국적보단 취향 - 날씬한 다리 +30, 눈 확대 +20 - 판타스틱 남자 4 - 크리스마스 분쇄! - 12월 31일 - 혼자 #사랑과 연대의 시트콤 - 외로워야 산책이다 - 이해심과 무관심 - 100% 지어낸 여자 이야기 1 - Life Is Good - 100% 지어낸 여자 이야기 2 - 인형의 기사 - 이별 한 시간 후 - 카페+++ - 동네 단상 1 - 동네 단상 2 - 빽다방 - 망원동 - 연결돼 있다는 느낌 1 - 늘 처음을 떠올리게 해줘 - 연결돼 있다는 느낌 2 - 신혼집 - 세월호 - 장례식 - sewol0416 - 배달 월드 - 좋아요 #서브컬처클럽 - 우리 닮았나요 - 슬픈 승리 - IDGAF - 머라이어 캐리 - 선물 - 펄프극장 - 태조 왕건 - 동주 - 늦어버린 남자 - 서브컬처 - 별것 아닐 땐 난리를 치면서도 - 종현 - 인 다 소울 - 강요하지 마, 음악가에게도 - 이별 노래 이야기 에필로그 : 무더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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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와 동시에 나는 ‘내 것’ 역시 존중받기를 원한다. 대세와 어긋날지라도 말이다. 나는 일부러 짧은 글을 연습하고, 웹툰 창작에 도전하며, 카드뉴스를 즐겨보는 사람이다. 사실 아이폰은 내 신체의 일부고 스티브 잡스는 나의 신이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바이닐과 카세트테이프로 음악을 듣고, 시집을 읽으며, 윤종신이 1990년대에 그려낸 사랑의 방식을 동경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나의 절반은 시대의 무브먼트를 따라가지만 나머지 절반은 늘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움직임과 머무름」중에서
나는 그보다 근본적으로, 사람이 타고난 기질이 서로 다르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최대한 놀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일을 벌이며 그 자체에서 오히려 에너지를 얻는 사람이 있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처럼 굳이 여행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이 ‘다름’에 대한 복합적인 이해와 존중이 없는 사람과는 친하게 지낼 생각이 없다. 하지만 엄마랑은 어쩔 수 없이 가깝게 지내야 한다. ---「바쁘다는 말」중에서 사람을 싫어하거나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정말로 좋은 사람들과 오래도록 함께하기 위해서는 나를 지킬 필요가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종종 차가워져야 할 때가 있다. 그 균형을 내가 잘 유지하고 있는지 가끔 점검한다. 균형의 왕이 되기 위해. ---「균형의 왕」중에서 하지만 솔직함에도 균형의 묘가 있는 법. 이 복잡하고 상처 받기 쉬운 세상에서 최대한 ‘나 자신’으로 살면서, 다른 사람에게 무례하지 않으며, 내가 원하는 것도 성취하는 삶이란 역시 어려운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확실히 고난도다. 이 균형을 매순간 잡아내려 노력하는 일이 아무래도 앞으로의 삶에서 중요한 목표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그런 예감이 든다. ---「솔직한 사람」중에서 “너무 많은 이해심은 무관심일 수도 있지” 이 구절 덕분에 깨달을 수 있었다. 나에게 늘 친절하고 상냥하며 예의바른 여자들을 내가 별로 안 좋아했던 이유를. 나에게 얼굴 한 번 찡그리지 않고 늘 미소로 대해주지만, 실은 나의 그 어떤 비밀도 궁금해하지 않았던 그녀들의 실체를 말이다. 내가 뭘 하더라도 이해한다고? 기분 나빴던 적 없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왜 날 좋아하지 않아. 더불어 작은 일에도 늘 크게 웃는 여자와 같이 있는 게 늘 외로웠던 이유도 이제는 알겠다. 작은 일에는 작게 웃어도 되니, 나의 일에만 크게 웃는, 때로는 싫은 소리도 하고 화도 내는 여자, 난 그런 여자가 좋더라. 김치볶음밥은 내가 만들 테니까. ---「이해심과 무관심」중에서 언제까지 연남동에 살지는 모르겠다. 당장 다음 달에라도 마음이 바뀌면 이사를 갈 수도 있다. 또 그가 언제까지 연남동에서 빽다방을 운영할지도 잘 모르겠다. 내일 갔는데 가게가 없어졌을 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 해도 난 섭섭해하지 않을 것이다. 대신에 그때의 나는 5초간 멈춰 서서, 얼굴은 아는 누군가의 앞날이 행복하기를 기원하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때때로 흔들려도 결국은 살 만한 삶을 그가 손에 쥐길 바라면서. ---「빽다방」중에서 오늘 새로 나온 앨범을 들으며 이 앨범은 며칠 만에 차트에서 사라질까, 아예 없던 일처럼 되려면 일주일이면 충분할까 생각하다 문득 죽은 내 책의 시체와 마주쳤다. 지금도 나의 예전 책들은 틈만 나면 살고 싶다고 말을 거는데, 이제 곧 나의 새 책도 그들 곁으로 보내야겠지. “홍보기간이 끝나갑니다. 이제 이 책에 대해서 그만 좀 말하세요. 지겨우니까요.” ---「에필로그-무더위」중에서 |
“그러나 나는, ‘내 것’ 역시 존중받기를 원한다
대세와 어긋날지라도“ “나는 때때로, 아니 자주 이 사회에서 소수자가 된다. 크리스마스를 신경 쓰지 않는다거나, 남의 생일은 물론 내 생일도 안 챙긴다거나, 좀처럼 해외여행을 가지 않을 때, 나는 ‘유사-비정상 겸 확실한 소수자’가 된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나의 주장은 늘 이런 식이다. ‘너희들 다 인정하고 존중할게. 진심이야. 그런데, 그렇게 안 하는 날 보고 잘못됐다고는 말하지 마. 난 잘 살고 있거든?’” _21쪽 「여행 따위」 누군가를 100% 온전히 이해하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어느 한쪽이 전적으로 옳거나 전적으로 그른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이 사회는 남이 무얼 하든 자기 잣대로만 판단하거나,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자주 부당하게 깎아내린다. “대세에 따르지 않는 사람에게, 이 사회는 여전히 오지랖이 넓다.”(83쪽) 다들 해외여행을 갈 때 집에서 비디오게임을 하면 나만 뒤처지는 건가? “집에서 비디오게임을 하든 해외로 여행을 떠나든 둘 다 똑같이 삶을 즐기는 일일 뿐이다. 여기에 우열 같은 건 없다.”(20쪽) 크리스마스를 애인과 함께 불태우지 않으면 나만 잘못 살고 있는 건가? “크리스마스를 즐기든 즐기지 않든 스스로 괜찮다면 되었다. 적어도 나는 아무렇지 않은데 남의 시선 때문에 불행해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84쪽) ‘나 너무 바쁘다’는 말이 언제부턴가 ‘나 되게 잘나가’라는 전시처럼 들리게 된 건 왜일까? “많은 이가 한가한 삶보다는 바쁜 삶에 가치를 더 부여하고 안도한다. 어떠한 삶을 살든 스스로가 삶의 주인이라면 그걸로 충분하다.”(34쪽) 작가는 내 것이 아닌 타인의 기준으로 나를 재단하는 모든 행위를 끊임없이 경계한다.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최소한의 고민 없이, 이것 아니면 저것으로 타인을 단죄하는 이분법도 신뢰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아 서로를 정확하게 볼 수 있는 거리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를 통해 비로소 타인의 삶 또한 온전히 존중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고 믿는다. “누구에게도 100%의 온전한 나를 이해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평생 자잘한 오해와 마주하게 될 것이다.”(87쪽) 이 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이해와 위로, 리스펙트를 보낸다. 유머와 진지함이 절묘한 비율로 섞인, 그의 문장은 읽어본 사람만이 안다 “미안하지만 난 유머 왕이다. 대중성과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약점이 있지만, 대신에 소수 마니아의 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나의 유머 철학을 지면에 온전히 담기는 어렵다. 그래도 간단히 말하자면 주로 시사/예술 레퍼런스가 존재하는 유머, 혹은 두 번 이상 생각해야 웃을 수 있는 유머를 즐겨 구사하는 편이다. 때문에 나의 유머를 추종하는 사람들은 교수, 지식인, 청와대 행정비서관, 프랑스 미술관 큐레이터 등이 주를 이룬다. 실제로 ‘굿유머 갱’이라는 크루를 만들어 활동한 적도 있다. (…) 사실관계에 자신 있으니 팩트체크 하길 바란다.” _15~16쪽 「유머 프로페셔널」 남이 무얼 하든 자기 잣대로만 판단하지 말 것. 어떠한 삶을 살든 스스로가 삶의 주인이라면 그걸로 충분하다. 그러나 작가는 서로 존중하고 존중받기 위해 거리감을 유지하는 것이, 서로에게 더 차가워져야 함을 뜻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리스펙트’라는 삶의 태도는 결국 좋은 사람들과 오래도록 함께하고, 세상과 더 많이 연대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그는 관계와 일상에 늘 농담을 동반하는 여유가 필수라고 생각한다. 연남동 카페에서 원고를 쓰던 그는 때로 동네를 어슬렁거리는 산책자로, 집 가까운 슈퍼마켓과 서점의 단골손님으로, 옛 여자친구의 옛 남자친구로, 발라드를 부르던 윤종신의 팬으로, 스쳐 지나가는 일상을 유머러스하면서도 따뜻하게 포착해낸다. “예상대로 멋지게 사는 것 같지만 이상한 드립은 여전하더라”는 첫사랑의 갑작스런 전화에 “그때의 내가 지금의 내가 구사하는 일급유머를 구사했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며 농담을 건넨다. 이승환의 노랫말 “너무 많은 이해심은 무관심일 수도 있지”를 듣다가 “나에게 늘 친절하고 예의바른 여자들을 내가 별로 안 좋아했던 이유”가 무엇인지 깨달음을 얻는다. 세월호 사고일을 와이파이 비밀번호로 쓰는 연남동 ‘카페 인홀릭’에서는 커피와 함께 ‘연대’도 마신다. 무엇보다 옛 연인과의 지나간 연애를 재해석한 「100% 지어낸 여자 이야기」를 읽는다면, 농담과 진실이 절묘한 비율로 섞인 그의 유머에 진지하게 웃을 수 있을 것이다. 그가 책으로 묶은 글들은 그가 살아온 삶의 태도와 다르지 않다. 내가 당신의 것도 존중하듯이 당신도 나의 것을 존중해주기를, 그래서 우리가 서로 친구가 된다면 서로 더 많은 유머로 더 많이 웃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작가는 글 쓰는 삶과 소소한 일상, 드라마와 영화, 만화책의 주인공들, 친구와 애인, 동료와 업무 담당자들, 흘러가는 유행가와 고전이 된 음악들 모두에게 섬세하고 따뜻한 눈길을 보내며, 이 모든 것이 온전히 이해받고 존중받기를 바란다. “나의 바람은 키가 작다. 세상을 따라가면서도, 그저 늘 약간은 여전히 나다울 수 있기를 나는 바란다. 만약 작은 바람을 하나 더 꼽을 수 있다면, 나와 비슷한 사람이 다른 동네보다 우리 동네에 더 많이 사는 것. 연남동 동네친구 구합니다.” _31쪽 「움직임과 머무름」 |
“그동안 그의 삶과 관계에 대한 통찰에 공감해왔다. 그의 고민들은 나의 것과도 그다지 다르지 않았다. 이 책은 내가 세상에 전하고픈 여러 메시지를 담고 있어 대리만족을 느낀다. 당신에게 가 닿기를 바란다.” - 더 콰이엇 (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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