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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기초
1장 자본주의 경제의 기반: 제도 형태 2장 자본주의의 철칙에서 조절양식의 계승으로 3장 축적체제와 역사적 동학 4장 위기이론 2부 발전 5장 행동의 논리, 조직 및 제도 6장 현대 자본주의의 새로운 제도적 장치들 7장 정치 영역과 경제 영역: 근대 세계의 정치경제학 8장 자본주의 형태의 다양성과 쇄신 9장 조절의 수준: 국가적·지역적·초국가적·세계적 10장 한 조절양식에서 다른 조절양식으로 |
Robert Bo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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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이론적 발전 덕분에 당대의 연구들에 편재하는 세계화라는 개념을 반박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용어는 매우 이질적인 변형들을 하나로 묶고, 암묵적으로 세계경제가 동질화 과정을 거쳐 통합된 하나의 전체를 형성할 것으로 가정한다. 사실은 이와 정반대다. 국제적 개방은 오히려 대조적인 특화들을 심화시킬 수 있다. 예컨대 미국과 영국에는 국제 금융 중개가, 독일과 일본 그리고 한국에는 혁신과 공산품 수출 주도 성장이, 프랑스와 스페인에는 포드주의 특화의 끈질긴 잔존이, 중앙유럽 및 동유럽 나라들에는 외국인 직접투자로 추동되는 산업적 동학과 석유와 원자재에 연계된 지대 수취 체제 등이 심화된다. --- p.20
조절이론은 이러한 마르크스의 이론적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자본론』의 분석을 수정하거나 확장하려 한다. 이를 위해 경제학의 ‘근대적 방법론’을 사용하는 동시에 19세기 말 이래 ‘자본주의가 겪어온 변형’에서 끌어낸 교훈도 활용한다. 조절이론이 영감을 얻는 두 번째 원천은 다름 아닌 자본주의의 장기 역사다. 한편으로 이 장기 역사 속에는 국가는 물론 상인, 생산자, 은행가, 금융인 등 다양한 주체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변화들이 녹아 있다. 이러한 변화들을 무시하고 어떤 이론을 만든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 p.24 현대의 다양한 제도주의 접근과 비교해 조절이론을 특수하게 만든 핵심 질문은 새로운 조절이 어떻게 출현하는가, 그리고 자본주의의 형태 전환을 보장하는 과정은 무엇인가라는 것이다. 변화는 본질적으로 내생적이다. 즉, 한 발전양식이 성공해 확산되고 성숙해가는 동안 스스로를 불안정하게 만들어 결국에는 대위기로 들어서게 만드는 힘들이 작동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은 제도의 성격이 국지적인지, 부문적인지 혹은 반대로 글로벌한지에 따라 상당히 다르다. 대위기는 사회적 갈등이 정치 영역의 중개로 해소될 때 비로소 극복된다. 이 점은 예컨대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과 이것이 세계경제에 미친 파멸적인 영향에 대해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이 보인 반응을 분석해보면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사회적 공간(금융, 학계, 정부)에 소속된 집단적 행위자들 간의 상호작용이라는 측면에서 분석함으로써 새로운 관점이 열리고 대변형의 시기가 이해될 수 있다. 이처럼 사회과학이론은 역사의 산물이며, 그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 --- p.32 화폐가 상품경제를 제도화한다면 화폐는 결코 상품경제의 산물로 볼 수 없다. 이러한 관점은 물물교환의 거래비용 상승으로 경제주체 스스로 화폐를 고안했다고 보는 신고전파의 우화 같은 주장을 반박하는 것이다. 사실 경제사를 살펴보면 민간화폐를 발명해 사용한 것은 상인들이며, 왕이나 군주는 자신의 영토에 유통하는 화폐에 법정 시세를 부여함으로써 그 주조권을 가로채려 했음을 알 수 있다. 많은 국민화폐들이 공공부채증서의 형태로 시작되었다는 사실도 강조할 만하다. 역사가 가르쳐주는 또 다른 교훈은 다양한 민간화폐들 간의 경쟁을 토대로 한 은행 시스템은 어느 것이든 오래 가지 못했다는 점이다. 결국 중앙은행이 창설되었다는 것은 위기나 심지어 붕괴의 위협에 항상 노출되어 있는 결제 시스템이 활력을 유지하도록 감시하기 위해 상업적 이익의 논리에 연연하지 않는 (공공-옮긴이) 주체가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정부로부터-옮긴이) 독립된 기관으로 간주되는 현대의 중앙은행조차 그 지위는 여전히 정치권력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화폐체제’(개방경제에서는 환율체제를 포함)의 선택은 ‘반드시’ 정치 영역의 개입을 통해 이루어진다. --- p.55 조절이론은 국가의 행동을 결코 전일적인 것으로 보지 않는다. 왜냐하면 국가의 여러 부처들 사이에 상호 대안적인 원리들을 두고 긴장과 모순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상법을 노동법보다 우선시해야 할까? 사회보장 재원 조달에서 조세의 기여분과 노동자 및 기업가의 기여분을 어떻게 배분할까? 법적·정치적 평등이 기업 차원의 산업민주주의 원리와 같이 갈 수 있을까? 정치권력은 이토록 많은 질문에 그때그때의 상황과 세력관계에 따라 답변을 달리한다. 이처럼 제도 형태와 국가 역할 사이에는 강한 상호 의존성이 존재하며, 이는 정치 영역과 경제 영역이 상호 중첩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 p.58 ‘조절’이라는 용어가 주는 함축적인 이미지와는 반대로 조절이론은 거의 안정된 축적체제와 위기를 동시에 다룬다. 그러나 이 점에서도 조절이론은 마르크스주의 관념은 물론 고전파의 관념과도 구별된다. 마르크스는 축적이 본성상 경기변동을 동반하며, 성장의 국면과 산업위기 또는 금융위기를 통한 조정 국면이 주기적으로 이어진다고 본다. 그러나 마르크스가 말하는 위기는 조절이론이 말하는 위기와 전혀 다르다. 그것은 자본주의 생산양식에 고유한 모순들(집중의 심화, 이윤율 하락 등)로 인한 자본주의 생산양식의 붕괴를 말한다. --- p.67 조절이론의 개념들은 특정 조절양식과 축적체제의 ‘작동’을 보장하는 요인은 물론, 이것들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요인도 함께 고려할 수 있도록 구상되었다. 이 점은 조절이론이 다른 현대 거시경제학 이론에 비해 매우 독창적인 방식으로 구축되었음을 보여준다. 조절이론은 아날학파로부터 영감을 받기는 했지만, 경제사 연구를 단순히 반복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위기가 ‘다양한 형태’로 발생한다는 사실을 증명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위기를 유발하는 몇 가지 ‘기본 메커니즘’을 해명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위기들은 특정의 추상 수준에서는 불변적인 요소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 p.110 조절이론은 처음부터 위기 분석을 핵심 과제의 하나로 삼았다. 포드주의 성장체제의 탈선을 관찰하는 것으로 시작된 연구는 대위기의 계기적 출현의 역사를 집중 분석하는 것으로 나아갔다. 1980~1990년대에 위기들의 끊임없는 반복과 그 독특성에 놀란 경제학자들은 다시 위기에 주목했다. 금융위기를 정식화하고 위기의 역사를 다시 고찰함으로써 수많은 결론과 직관이 얻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절론적 문제의식은 여전히 그 독창성을 견지해왔다. --- p.141 두 번째 일반적인 교훈은 자본주의 경제의 장기 동학이 갖는 특징의 규명과 관련된다. 자유화 정책이 성공을 거두면서 많은 관찰자들이 미래에도 시장 영역이 연속적으로 확장될 것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이와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는 역방향의 움직임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움직임은 말하자면 경쟁 메커니즘의 활력 유지에 불가결한 새로운 제도적 장치들을 적절한 방식으로 창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제 분업을 비롯한 분업의 심화뿐만 아니라 혁신, 다양한 생산부문, 사회보장, 환경 등을 관장하는 제도적 장치들의 복잡성 증대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 p.213 2008년 금융 붕괴 이후 공황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막대한 개입을 해왔다는 사실은 정치 영역이 경제 영역에 구조적으로 연계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조절이론은 이 두 영역의 착종이 정치경제체제의 생명력을 보장하는 조건임을 강조함으로써 이러한 역설에 하나의 해답을 제시한다. 이 진술은 이데올로기적 선택의 표현이 아니라 정반대로 자본주의 동학을 고려한 개념화 노력이 가져다준 성과다. 체제가 가변적이며 또 정치 조직에 의존됨을 보여줌으로써 조절 연구는 하나의 공간을 열어젖혔다. 이 열린 공간에서 민주주의의 실현과 대위기의 시기에 가능한 대안 모색이 다양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 p.252 조절이론은 자본주의라는 사회경제적 체제의 약점과 강점을 동시에 이해하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그 약점과 강점은 긴밀하게 얽혀 있으며, 자본주의의 진실한 속성은 신용을 비롯해 상응하는 수단을 동원해 미래에 아이디어를 투사하는 데 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유발되는 모순과 불균형은 위기로 귀착되며 그중 가장 심각한 위기들은 자본주의의 존재 자체를 위태롭게 만들기도 했다. 현재까지 자본주의는 지리적 기반을 확장하고 사회에 대한 지배를 심화시킴으로써 위기를 극복하는 수단을 찾아냈다. --- p.299 자본주의의 모순적 성격을 다시 생각해보자. 자본주의는 새로운 공간을 정복한 후 먼저 자본주의를 강화시키지만, 이는 결국 전례 없이 복잡한 위기로 귀착될 수 있다. 왜냐하면 국민국가가 상실한 영향력을 그 대신 행사할 어떤 정치권력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 p.3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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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의 숨은 명저 『자본주의 정치경제학』 한국어판 출간
조절이론의 창시자 로베르 부아예가 쓴 조절이론 매뉴얼 1970년대 프랑스에서 탄생해 마르크스주의의 이론적 전통을 비판적으로 계승한 조절이론은 지난 40년간 발전을 거듭하며 세계 각국의 경제학자들에게서 큰 주목을 받아왔다. 이번에 출간된 『자본주의 정치경제학: 조절이론 - 기초와 발전』은 미셸 아글리에타, 알랭 리피에츠 등과 더불어 조절이론의 창시자 중 한 명이자 국제적으로 저명한 이론가이기도 한 로베르 부아예가 지난 40여 년간 쌓아온 연구 결과를 망라한 것으로, 자본주의에 관한 그의 방대하고도 치밀한 경제적·정치적·역사적 분석을 아낌없이 담아낸 기념비적인 저작으로 평가된다. 이 책에서 로베르 부아예는 조절이론의 이론적 기초를 상세히 소개하는 동시에 이를 토대로 현대 자본주의의 축적체제와 위기를 분석하고 기존 경제학이론의 한계를 뛰어넘는 대안을 제시한다. 왜 ‘정치경제학’인가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정치경제학의 복원을 명시적으로 추구한다는 것이다. 제목 역시 ‘조절이론’이 아니라 ‘자본주의 정치경제학’이다. 즉, 이 책은 자본주의 정치경제학의 하나인 조절이론의 위치를 명확히 한다. 따라서 조절이론이 역사적 방법론을 중시함에도 자본주의 이전의 시대는 다루지 않는 대신에 자본주의가 출현한 이래부터 지금까지 자본주의의 전 역사를 담고 있다. 조절이론을 정치경제학으로 명시한 것은 경제 영역과 경제 논리만 다루는 표준 주류 경제학과 확실한 차별화를 도모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럼으로써 마르크스 경제학의 문제의식을 계승하고 그 현대적 버전을 천착한다. 그리고 제도경제학 등 다양한 비주류 경제학 조류의 성과도 포섭한다. 조절이론의 방법론적 특징의 하나는 현실의 존재와 변동을 이해하는 데 있다. 따라서 현실이 어떠해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거나 이러저러한 정책적 처방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특정한 정책이 왜 이 시기에 특정 국가에서 나왔는지를 해명하려 한다. 현실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나아가 왜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어왔는지에 천착하는 것이다. 한편으로 이러한 점은 조절이론이 학계를 벗어나 정책담당자나 일반인들에게까지 널리 알려지지 못한 요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현대 정치경제학의 다양한 조류 중 조절이론만큼 성공을 거둔 조류도 없을 것이다. 1970년대 이래 프랑스에서 하나의 학파를 형성한 후 프랑스를 대표하는 경제학 조류로 정착되었고, 이후 여러 나라의 연구자들을 포섭하는 국제화도 이루었다. 특히 일본과 한국에서 상당수 연구자가 조절론적 방법론으로 국민경제와 국제경제를 연구해오고 있고, 이제는 중국을 비롯한 나라들로도 확산되고 있다. 서구 다른 나라들보다 아시아 나라들이 조절이론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부아예의 말처럼 아시아 자본주의가 새로운 유형의 자본주의로서 21세기를 주도할 자본주의 유형이기 때문은 아닐까 짐작해볼 수 있다. 조절이론을 통해 본 자본주의의 발전과 위기 이 책은 ‘기초’와 ‘발전’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기초’가 조절이론의 기본 매뉴얼을 소개한 부분이라면 ‘발전’은 현대 자본주의의 거대 전환과 이에 대응해 1990년대 이후 조절이론이 이룩한 이론상의 거대 전환을 개괄한다. 1부 ‘기초’는 조절이론의 매뉴얼로 사용될 수 있는 부분으로서, 조절이론의 기초 개념과 방법론은 물론이고 다양한 경제학 조류(신고전파 경제학, 마르크스 경제학, 케인스 경제학, 신제도주의 경제학 등)와의 비교를 통해 조절이론의 독창적인 기여가 무엇인지 소개한다. 구체적으로는 자본주의 경제에 필요충분한 기본 제도에는 무엇이 있는지, 이런 제도들의 구도가 어떻게 일정한 동태적 안정성을 갖게 되는지, 이러한 제도들은 무엇에 의해 변형되는지, 한때 성공을 구가했던 성장체제가 반복적으로 위기를 경험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위기가 동일한 내용과 모습으로 반복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자본주의의 새로운 형태의 출현과 그 지속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는 도구는 무엇인지를 탐구한 결과를 종합한다. 마지막으로 포드주의 성장 모형, 비선형 성장 모형, 금융 주도 성장 모형을 정식화함으로써 이론의 내적 일관성 정도를 밝히며, 실증과 경험적 연구로 어떻게 진행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2부 ‘발전’은 우선 현대 자본주의의 거대한 전환을 조절론적 관점에서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지 살펴본다. 중국의 급속한 성장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EU의 위기와 브렉시트를 어떠한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하는지, 금융 주도 축적체제와 세계금융위기는 어떤 관련을 맺고 있는지, 소득 불평등 확대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지대의 역할은 무엇이며 성장에 대한 환경 제약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를 일관된 시각으로 검토한다. 그리고 이러한 자본주의의 거대 전환에 부응해 조절이론 내에서 1990년대 이후 어떠한 이론적 발전이 있었는지를 ‘발전’ 부분에서 추가해 다룬다. 조절이론은 거시사회적 기초에서 출발해 미시경제적 의사결정으로 나아가려 한다. 그러면서도 미시 수준과 거시 수준 사이에 하나의 중간 매개 차원을 설정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이러한 중간 매개 개념들 중 핵심적인 것으로 생각되는 것들을 완벽한 리스트로 제공한다. 그 결과 생산 모델, 사회적 혁신 시스템, 훈련관계, 국가 사회보장 시스템, 불평등 체제와 환경의 제도적 장치라는 개념 등이 그것이다.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제도 형태들이 어떻게 양립 가능하게 되고 보완성을 형성하며 유지하는지를, 그리고 새로운 축적체제가 어떻게 ‘보이는 손’을 통해 출현하게 되는지를 이 책은 새로운 정치경제학적 틀을 이용해 설명한다. 또한 조절양식의 정합성을 설명하기 위해 안토니오 그람시와 니코스 풀란차스의 헤게모니 블록이라는 개념을 발전시킨 지배사회블록(dominant social bloc)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정책의 정당화 과정에서 아이디어와 이데올로기의 역할을 강조하는 표상 체제라는 개념을 소개하며, 2008년 위기에 대처하는 정책적 대응이 국가별로 어떻게 상이했는지를 설명하는 구조 개혁 스타일이라는 개념도 제시한다. 부아예만이 쓸 수 있는 조절이론 매뉴얼 조절이론의 탄생은 이른바 ‘영광의 30년’ 시기의 종말을 예견하고 이해하는 데 표준이론들이 무능했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조절이론은 고유한 분석 도구를 사용함으로써 미국의 금융화 주도 체제가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할 수 있었고, 유로존의 약점도 일찌감치 탐지해낼 수 있었다. 물론 다른 이론들과 마찬가지로 조절이론 역시 한계를 안고 있으며 만능의 이론은 아니다. 하지만 조절이론은 현대 자본주의와 그 위기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도구로서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우리에게도 중요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조절이론의 대가 로베르 부아예가 쓴 조절이론의 교과서 『자본주의 정치경제학』이 우리말로 국내에 소개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할 만하다. 독자적인 방법론을 개척한 조절이론 연구자들 중 부아예를 제외하고는 이러한 종합 소개서를 집필할 만한 다른 연구자를 찾기는 어렵다. 조절이론의 개척자로는 미셸 아글리에타 등도 있지만, 조절이론이 이만한 성과와 반향을 가질 수 있게 된 데는 부아예의 공로가 가장 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왕성한 연구와 집필 능력으로 조절이론 발전의 전 역사와 현황을 꿰뚫고 있다는 것은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 정치경제학』의 발간을 계기로 한국 경제이론의 지평도 더욱 확장되기를 기대해본다. |